제1독서
<저를 가난하게도 부유하게도 하지 마시고 저에게 정해진 양식만 허락해 주십시오.>
▥ 잠언의 말씀입니다.30,5-9
5 하느님의 말씀은 모두 순수하고
그분께서는 당신께 피신하는 이들에게 방패가 되신다.
6 그분의 말씀에 아무것도 보태지 마라.
그랬다가는 그분께서 너를 꾸짖으시고 너는 거짓말쟁이가 된다.
7 저는 당신께 두 가지를 간청합니다.
제가 죽기 전에 그것을 이루어 주십시오.
8 허위와 거짓말을 제게서 멀리하여 주십시오.
저를 가난하게도 부유하게도 하지 마시고
저에게 정해진 양식만 허락해 주십시오.
9 그러지 않으시면 제가 배부른 뒤에 불신자가 되어
“주님이 누구냐?” 하고 말하게 될 것입니다.
아니면 가난하게 되어 도둑질하고 저의 하느님 이름을 더럽히게 될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고 병자들을 고쳐 주라고 제자들을 보내셨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9,1-6
그때에 1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를 불러 모으시어,
모든 마귀를 쫓아내고 질병을 고치는 힘과 권한을 주셨다.
2 그리고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고 병자들을 고쳐 주라고 보내시며,
3 그들에게 이르셨다. “길을 떠날 때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
지팡이도 여행 보따리도 빵도 돈도 여벌 옷도 지니지 마라.
4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그곳을 떠날 때까지 거기에 머물러라.
5 사람들이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 고을을 떠날 때에 그들에게 보이는 증거로 너희 발에서 먼지를 털어 버려라.”
6 제자들은 떠나가서 이 마을 저 마을 돌아다니며,
어디에서나 복음을 전하고 병을 고쳐 주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본당 주일학교에서 ‘필드트립(Field Trip)’을 준비하였습니다. 학생들은 4시에 모여서 필드트립에 대한 주의사항을 들었습니다. 학생들을 위해서 차량봉사를 해 줄 형제님들도 함께 했습니다. 저도 학생들과 함께 하고 싶어서 필드트립에 참가했습니다. 이번 필드트립의 장소는 텍사스 레인저스 구장이었습니다. 뉴욕에 있을 때는 메츠와 양키즈 구장에 가곤 했습니다. 우리는 함께 기도하고, 야구장으로 향했습니다. 텍사스 레인저스는 몇 년 전에 ‘돔’구장을 신축했습니다. 야구장은 덥지 않고 쾌적했습니다.
우리는 열심히 응원했고, 텍사스 레인저스는 9회 말에 점수를 내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1점차로 이겼습니다. 이런 필드트립이 좀 더 발전하면 필드필그림이(Field Pilgrim) 될 수 도 있습니다. 야구장, 농구장에 가서 학생들이 서로를 알아가는 것도 좋습니다. 주교좌성당이나, 성지에 가서 학생들이 함께 기도하고, 서로를 알아가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3년간 ‘필드트립’을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필드트립 장소는 ‘갈릴래아’ 호숫가 주변이었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마치 2000년 전에 예수님과 함께 있는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호숫가 언덕에서 ‘행복선언’을 하셨습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 행복하다고 하셨습니다. 평화를 위해서 일하는 사람이 행복하다고 하셨습니다. 옳은 일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이 행복하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행복은 세상이 주는 행복과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빵과 물고기’를 축성하셨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라고 하셨습니다. 빵 5개와 물고기 2마리로 오천 명이 먹고도 12광주리가 남았습니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라며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먼저 ‘하느님의 뜻과 하느님의 의로움’을 찾으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아픈 사람을 치유해 주셨고, 마귀 들린 사람에게서 마귀를 쫓아내셨습니다.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하셨습니다. 예수님은 필드트립을 통해서 제자들을 가르치셨습니다.
주님께서는 제게 많은 ‘필드트립’의 기회를 주셨습니다. 제가 가보지 않았던 곳으로 저를 보내 주셨습니다. 5년 전에는 ‘가톨릭평화신문 미주지사’로 보내주셨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에파타와 탈리타쿰’을 이야기했습니다. 가톨릭평화신문이 영적으로 메마른 사람들의 마음을 열어주기 바랬습니다. 가톨릭평화신문을 통해서 절망 중에 있는 사람은 희망으로, 어둠 속에 있는 사람은 빛으로, 근심 중에 있는 사람은 담대함으로 일어나길 바랐습니다.
팬데믹이라는 큰 장애물이 있었지만 주님께서는 제 발의 등불이 되어 주셨습니다. 주님께서는 함께 필드트립을 할 수 있는 동료들을 보내 주셨습니다. 주님께서는 지난 2월 13일, 저를 이곳 댈러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으로 보내 주셨습니다. 필드트립의 장소는 다르지만 제가 해야 할 소명은 변함이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2000년 전에 제자들에게 주셨던 소명과 같습니다. 복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아픈 사람과 함께 하는 것입니다. 세상이 주는 행복이 아닌, 주님께서 주시는 참된 행복을 전하는 것입니다.
오늘 독서는 제게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하나는 허위와 거짓말을 멀리하는 것입니다.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른 하나는 너무 부유하게도, 너무 가난하게도 살지 말라는 것입니다. 너무 부유하면 교만해 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너무 가난하면 세상의 것에 마음을 빼앗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해서 살 수 있다면, 주님께서는 이곳에서도 제 발의 등불이 되어 주실 것입니다. 인생은 어쩌면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필드트립’이 아닐까요?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령과 함께 멋진 필드트립을 만들어 가면 좋겠습니다.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율법의 완성이라고 하셨으니 저희가 그 사랑의 정신으로 하느님의 계명을 지켜 영원한 생명에 이르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