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작의 강림!]
선녀 천 류화...
그녀는 몸에 있던 사신수의 알을 우리에게 넘겨 주고 투명한 은 빛이 유리의 몸 속에서 빠
져 나갔다.
그 후...
유리는 신비로운 매력이 사라져 버렸다.
다만 좋은 거라면 이제는 벙어리가 아니라는 정도?
그녀는 마치 새로 깨어난...갓 태어난 아기 같은 정신을 가지고 있었다.
하여간...우리는 그 알을 하나씩 가지고 있었다.
나는 화(火) 라고 새겨진 알을, 수령은 뇌(雷)라고 새겨진 알을, 준후는 풍(風)이라고 새겨
진 알을, 아연은 지(地)라고 새겨진 알을 하나씩 집고 있었다.(약간은 유치한 구별 방법이
다...)
그 날 저녁, 마천각은 완전 잔치였다.
물론 정천 학관이 끼어 들어서는 안 되지만 마 유랑은 어찌나 좋던지 우리에게 까지 음식을
푸짐하게 나누어 주었다.
우리는 먹을 것을 싸 들고 시끄러운 밖 말고 기숙사 안에서 내 침대에 둘러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와 진짜 선녀였다니..."
"아직도 안 믿겨져"
"유배 끝이라잖아"
"다행이지 뭐..."
나와 수령, 준후, 아연 순으로 차례대로 말했다.
준호는 우리가 뭘 했는지 궁금해 하면서 알을 보더니 물어서 나는 다시 궁금한 표정에 있는
준호의 질문을 받아 주러 고개를 돌렸다.
내 이야기를 다 들은 준호가 입을 딱 벌렸다.
"와 진짜?"
"그렇다니깐."
"대단해!!! 그럼 너는 선녀를 알아 본 거야?"
"말하자면 그렇겠지"
"호오 니 눈은..."
나는 준호의 반짝이는 두 눈을 고이 살짝 장난스럽게 찔러 주며 먹을 것으로 시선을 돌렸다.
흐흐 맛있는 전유 들이여!!!
"우물우물...근데 이 알 언제 깨어나?"
"꿀꺽...나야 모르지"
준호가 싱글거리며 말했다.
"근데 내가 제일로 궁금한 것은..."
갑자기 준후가 심각한 얼굴로 음식을 내려 놓았다.
"그 징벌자가 언제 나타나느냐야. 그 놈은 이미 사람이 아니고 괴물이잖아? 우리가 사방신
의 알까지 얻었는데 왜 죽치고 있는 거지?"
"내가 아냐? 그리고 분위기 좀 깨지마"
갑자기 싸해진 분위기에 내가 투덜거리며 말했다.
"그도 그래..."
준후도 동감했다.
"내일 화 천랑이 직접 5명을 건져내지?"
"버리는 거 겠지"
내가 정정해 주며 말했다.
"그래 맞아. 근데 너 어떻게 할 꺼야? 청명 검을 안 꺼낼 수가 없잖아."
아연이 정확하게 핵심을 짚어 주었다.
"동감이야. 그래서 내가 검 집만 사용한 거라고. 청아야. 너 검 없어?"
-...원하신 다면 드리겠습니다-
"그래 줄레? 영감이 눈치 챌 것 같아"
내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 영감 눈치가 3단 이라고...내 눈치는 5단이구 푸흐흐~
"하여간 이 알 무지 크다...츄릅...후라이 하면 맛있을까?"
"천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아...전에도 알 받더니 그런 소리 했잖아"
"몰라. 기억에 없는 걸?"
"야 준후! 우리 주작이 기억 언제 생각나게 해 줄꺼야?"
"우리 주자악~?"
아연과 나, 수령, 준호 순으로 조잘댔다.
"하암...졸리다. 하여간 내일 붙어라 킥킥"
준후는 슬쩍 수령의 대답을 회피하며 자 버렸다.
"이 놈아!!"
"칵! 시끄러 수령! 나도 잘꾸야!!!"
나도 이불을 덮으며 말했다.
잠시 후 우리 여섯은 조용~히 잠을 잤다.
우리가 아마 제일 일찍 잤다지?
* * *
부시럭 부시럭...까작까작...
"으음..."
부시럭 부시럭....
"아웅..."
콕콕...
"흐음..."
까작 까작....
"칵!!! 뭐야! 이런 새벽에 누가 자꾸!"
내가 벌떡 일어나 보니 방 안은 어두워져 있었고 모두 자고 있었다.
창문으로 하늘을 보니 컴컴한 게 새벽 2~3정도 된 것 같다.
보름달 만이 방 안을 비추고 있었다.
근데...누가 자꾸 내 볼을 쪼는 거...쪼아?
까작 까작...
내가 소리가 나는 근원지로 눈을 돌리자...세상에나!
내 옆에 둔 알이 깨지고 있었다...
바스락 대는 소리를 내면서...
보이는 것은 새의 부리밖에 없는데...
톡톡...
누가 나를 건드렸다.
내가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 보니 흑주가 걱정스럽게 보고 있었다.
-안 주무시고 무얼 하십니까?-
내가 흑주한테 알을 가르키자 그도 의아한 듯 보았다.
-새...같군요-
-그치그치? 이게 자꾸 나를 깨우드라...-
-죽일까요?-
헉...흑주의 손에는 어느 새 단도가 들려져 있었다.
나는 흑주를 말렸다.
-차...참아라!-
까작 까작...
그 소리는 한 군데서만 나는 것이 아니었다.
아연의 옆에서도...준후의 옆에서도...수령의 옆에서도 났다.
소리는 꽤 큰 편이었다.
"히익...청아야 안 되겠다...소리가 너무 크니까 알들 들고 밖으로 나가자"
내가 내 알과 수령의 알을 챙기며 말했다.
-예-
흑주도 아연과 준후의 알을 손에 들고 소리 없이 순식간에 밖으로 나갔다.
흑...나야 살금 살금 조심스레 나갔고...시간이 꽤 걸렸다...
"어디로 가지?"
밖으로 나온 내가 두리번 거렸다.
흑주는 이 곳 지리를 잘 아는 듯 나에게 손 짓 했다.
흑주를 따라가 보니 흑주는 한적하고 나무가 많은 곳으로 나를 데려왔다.
까작 까작...
품속에서 알이 계속 까작 거리는 소리를 내며 콕콕 찔러 왔다.
나는 그 곳으로 오자마자 알 먼저 내려 놓았다.
까작!
맨 먼저 흰색의 준후의 알이 깨어났다.
"흐...흑주야? 물 좀 떠다 줘"
내 말에 흑주는 잽싸게 사라졌다.
"키아아옹.."
"어머! 귀여워라!"
준후의 알에서 나온 것은 귀여운 아기 고양이 였다.
아닌데...고양이라고 하기에는 이빨이 있었다.
"배...백호?!"
하지만...너무 귀여워!
내가 알에서 깨어난 귀여운 백호를 보며 말했다.
"가르릉..."
"까르륵 너무 귀엽다"
내가 백호를 안아 보며 말했다.
"가르릉"
백호가 귀엽게 내 품에서 발짓을 했다.
까직!
다음 알은 수령이었다.
뱀?
뱀은 아니다...뱀처럼 몸이 늘씬하고 길었지만 머리 위에 작은 뿔이 있었고 앞에는 작은 손
이 있었다.
"청룡?! 꺄흣~ 왜 이렇게 귀여운 거야!!!"
내가 청룡도 안아 보며 말했다.
방금 깨어나서 그런지 다들 손 안에 들고 다닐 만큼 귀여웠다!
까지직...
아연의 알에서도...거북이가...나왔다;;;
너~무 너무 귀여웠다.
황토빛에 작은 이빨이 나 있었다.
"현무다 현무!"
내가 바람이 부는 것을 즐기는 듯한 거북이를 보며 말했다.
콰직!
내 알은...어째 요란스럽게 깨어났다.
내 알에서는 흑주 말대로 새가 나왔다.
붉은 빛과 자주빛이 섞여 있는 요염한 새였다.
눈썹이 길었고 꼬리역시 길었는데 꼬리에는 구슬을 꿰어 놓은 듯한 작은 구슬이 꼬리에 여
러 개 달려 있었다.
눈만 검고 나머지는 모두 붉고 자주빛을 띄었다.
샤샥
흑주가 어디서 났는지 양동이 안에 물을 떠왔다.
"쪼록 쪼로록~"
주작이 울었다.
"에구구 다들 귀엽다~"
내가 주작을 안아 보며 말했다.
그리고 물로 깨끗하게 씻겨주지 않고 물에 빠트려 버렸다;;;
알아서 씻으라고~
우헤헤!
"쪼로오오오옥!!!"
붉은 주작은 날개 때문에 괴로워(?) 하는지 쪼록 거렸고 백호는 고양이 과(?) 여서 그런지
역시 허우적 댔다.
아연의 거북은 하거나 말거나 바닥에 가라앉아 있었고 수령의 청룡은 물 만난 물뱀이었다...
그렇게 한 참을 내버려 둔 체 내가 꺼내자 두 놈은 기진맥진해 있고 한 놈은 피곤해 했고
한 놈만 아까와 같다.
쯧쯧...
"쪼로오~옥!~!! 쪼록 쪼록 쪼록!!!"
잘 걷지도 날지도 못하는 갓 태어난 주작이 나를 향해 화가 났는지 부리로 콕콕 쪼았지만...
간지럽고 귀엽다.
후후후...
"자자 들어가자. 벌써 새벽이다"
나는 나 때문에 제대로 잠도 자지 못한 졸린 듯 꾸벅 꾸벅 조는 흑주를 보며 말했다.
흑주는 내 말에 놀라서 눈을 번쩍 떴고 나는 사신수를 품 안에 넣고 흑주의 뒤를 따라 다시
침대 안으로 들어갔다.
하아...내일도 무지 피곤하겠지?
* * *
"아령아? 아령아? 인나 봐아~"
"우움..10분...아니 5분만 더어~"
"주인이나...부하나...저 녀석도 뻗어 있네...야! 일어나서 니 주인 좀 깨워 봐! 아침 먹을
시간이었다고! 우린 벌써 다 먹었고~ 일어나 아려엉!"
수령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나는 침대에서 뭉기적 거렸다.
"칵! 눈까리 다 뽑아서 그 안을 후벼파기 전에 안 일어나?"
벌떡!
제길...아연이다...또 속았다!!!
흑주도 나와 같은 처지인지 침대에 일어나서 피곤한 눈을 비비적 대고 있었다.
에궁~ 귀여워!!!
"하아암...졸려라..."
"또 졸려? 어제 뭐 했어?"
"후아암...알 새끼들이 깨작거리잖아"
나는 어제 내 품에서 제운 사신수들을 보이며 말했다.
얼씨구?
이것들도 아주 천하태평으로 자고 있다.
"어라? 언제 깨어났지?"
수령이 자신의 물 뱀을 들며(청룡) 말했다.
-나 더 잘꺼다-
허걱...저게 말을 했어?!
갑자기 수령의 청룡이 짧은 팔로 눈을 비비적 대더니 굵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니가 무슨 잠돌이냐? 인나"
수령이 매정하게 청룡을 빙빙 돌리며 말했다.
준후는 그냥 싱긋 웃으며 자는 백호를 품으로 안아 쓰다듬었고 백호는 귀엽게도 가르릉거리
는 소리를 간간히 내었다.
아연은...가관이었다...
"등가죽을 하나 하나 잘게 잘게 쪼개서 니 눈깔에 박아 넣고 그 안을 후벼 파서 용봉탕하기
전에 안 일어나?"
-.....잡식이냐....후후 그리고 보니 말투가 많이 여성스러워(?) 졌는데?-
현무의 싸가지 없는 말투에 아연의 힘줄이 불끈 돋는다.
마치 현무는 아연이 그러는 즐기는 듯 했다.
나는 주작을 어찌 할 줄 몰라서 그냥 들고 멍~ 하게 서 있었다.
-개쉐리...태어나자 날 바로 물 속에 넣어?! 난 불의 속성이라고!!!-
화들짝!
갑자기 분노에 찬 주작의 음성이 귓가에 쟁쟁하게 퍼졌다.
근데 뭐?
개...개 쉐리이~?!
"뭐?! 다시 한 번 말해 봐!"
아연이 왜 사신수 이야기를 꺼 냈을 때 왜 인상을 찌푸렸는지 알 것 같다.
이런 싸가지 사신수 같으니라고...
"흑주...찬 물 양동이에 하나 가득 떠 와"
내가 주작을 분노의 눈길로 쳐다 보며 말했다.
-사랑합니다!!!! 날 넣지 말아요!!!!-
우리의 치졸한 사신수 주작...바로 꼬리를 내리고 말았다.
니가 그럼 그렇지....
"하아암...근데 내 밥은?"
"늦게 일어나 놓고도 밥이 생각나냐?"
아연이 한심하다는 듯이 물었다.
"배고픈걸?"
내가 인상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
"으그그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아연이 무언가를 꺼내며 말했다.
"와 주먹밥!!! 아연! 사랑해!!!"
"칵! 떨어져~!! 빨리 쳐 먹기나 해! 오늘은 화 천랑이 탈락자를 뽑는 단 말야"
"아 맞다"
내가 먹을 것을 입에 넣으며 말했다.
배고 플 때 먹는 음식은 정말 그 어떤 것이라도 맛있군...
그런데 그 영감도 참 고생이다.
겨우 한 명을 탈락시키기 위해 그 고생이라니...
나중에야 안 것이지만 25명이면 엄연히 홀 수다.
즉, 한 곳의 사람이 치우쳐 있다는 소리다.
그러니까 결국 그 쪽을 노리게 되는데...그 쪽은 바로...
"마청각이레..."
준후의 청천 벽력 같은 한 마디...
"아여어언~~!!!!"
결국...아연은 시합을 관청하기 위해 나의 귀중하고도 귀중한 단잠을 빼앗은 것이다.
"불만 있어?"
아연이 매섭게 노려보며 물었다.
"아뇨..."
난 찍소리 하나 못 내고 주눅 들고 말았다.
내 손에 안겨 있던 주작이 불쌍하다는 듯이 쪼록 거렸다.
아~ 나의 이 불운한 운명이여!!!
나는 나의 불운함을 한탄하며 졸린 눈을 부비적 거리며 경기장으로 향했다.
어떤 재수 없는 놈이 탈락될 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
다...
난 그 어떤 것 보다 나의 단잠이 더 중요하단 말이다!!!
하지만 내가 아연에게 개길만한 깡은 없었다...아...내가 그렇게 무력했단 말인가?
그런가?
하아...한숨 밖에 나오질 않는다...
에구구...
흑주 역시 졸렸는지 자꾸 비틀거렸다.
좀처럼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쯧...녀석도 많이 피곤한 모양이다.
간신히 연무장으로 왔을 때 시합은 이미 수 차례 벌여진 듯 했고 아연은 역정을 냈다.
"내 이것들 때문에 늦을 줄 알았어!!!"
"내...내 잘못인가!"
나는 나의 최대 용기로 아연에게 맞섰지만 결국 째림을 견디지 못하고 자리에 조용히 앉아
서 주작이나 쓰다듬었다.
"흑~ 난 왜 이렇게 불행한 거지?"
-운명으로 생각해라-
내 옆에 앉아 있던 수령의 청룡 도마뱀이 수령의 손목에서 슬쩍 얼굴을 내밀며 말했다.
대부분은 우리가 사신수를 소매에다 숨겨서 넣거나 손으로 가려서 잘 못 본 듯 했지만 우선
가장 큰 이유는 시합에 관전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괴물인 화 천랑이라는 인간은 벌써 몇 명을 상대 했는데도 지친 기색도 없었고 땀 방울
만 약간 맺혀 있을 뿐이었다.
"근데 준후...이제 슬슬 나에게 걸려진 기억 제어제를 풀어도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가르릉 거리는 귀여운 백호를 쓰다듬고 있었던(이 백호는 벌써 많은 여자들의 눈
길을 사로잡고 있었다)준후를 향해 내가 물었다.
"꼭 그럴 필요가 있을까?"
준후의 목소리에는 귀찮은 듯한 목소리가 역력했다.
"흠...내 과거사가 궁금해서 말이야"
나 역시 한참동안 잊고 있었던 것에 대해 조금은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말한 것이다.
사실 이 대화를 듣는 사람은 우리 둘과 흑주 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흑주 나름대로 지금 벌어지는 비무를 흥미 진진하게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나는
알 수 있었다.
지금 이 안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그러했다.
모두 비무를 보느라 정신이 없던 것이었다.
그 만큼 비무는 치열했지만 화 천랑은 어린애를 가지고 놀 듯이 했다.
그런 모습을 청명사에 지내면서부터 봐왔던 나는 별 감흥 없이 그것을 보고 있었다.
하도 질린 거라서 말이다...
"자 이제 비무가 모두 끝났습니다!"
갑자기 큰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나는 이 목소리를 잊을 래야 잊을 수가 없었다...가공할 내력의 사자후...
음공선생!!!! (물론 이름은 아직 모르지만 말이다...)
그런데 웬지 다른 학생들은 아직도 흥분한 상태였다.
특히 정천 학관 아이들이 그러했다.
왜 저러지?
하지만 나의 이런 의문점은 쉽게 풀렸다.
"자 그럼 특별 이벤트를 시행해 볼까요? 뽑기에 뽑힌 사람이 특.별.히. 화 장문인과 비무를
겨룰 수 있다는 것은 익히 아~시~겠~죠~?"
"헉...그...그런 게 있었어?"
내가 아이들을 보며 물었지만 아연을 포함한 그들도(특히 준후는 얼빵한 모습이 참 일품이었
다)전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대체 언제 이야기 한 거야?
그리고 왜 갑자기 저 음공선생이 저주스러워 지는 걸까?
나는 이런 의문들을 무시한 체 조용히 주작이나 쓰다듬었다.
설마 저 많은 사람들 중에 내가 걸리기나 하겠어?
하지만...설마가 사람을 잡는 다는 말은 그냥 있는 게 아니었다.
화 천랑은 어떤 종이 쪽지를 들더니 읽었다.
"정천 학관 1학년 백. 아. 령!"
장내에 울릴 듯한 큰 목소리 였다.
그 목소리를 들은 나는 토할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헉...마...말도 안돼..."
"잘해봐"
크흑...준후야 그래도 너라도 걱정해 주니 기쁘다~
"행운을 빈다"
"잘해~"
아연의 말에 비해 준호의 말은 상당히 내 비위를 상하게 했다.
마치 죽어서 돌아오라는 소리 같았다.
"힘내고"
수령의 짧지만 강한 어조가 실려 있었다.
-클클 잘해봐라-
-후후 살아나 돌아오거라-
현무와 청룡...니들은 내가 돌아오면 죽었어...
-열심히 하세요-
헉...내 마음속에 울려 퍼지는(사신수가 아직 어려서 그런지 목소리는 사신수의 존재를 아
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만 울려 퍼졌다)이 귀여운 목소리는~ 백. 호!!!!
꺄흣...무지 귀엽군...
-귀찮아...태어나자 마자 이 지꺼리라니...-
입이 험하신 우리의 주작 양(?)...
나는 그런 주작의 목소리를 들으며 소매 안 쪽으로 손을 넣어 주작의 입을 고이 고이 눌러
주었다.
-꾸에엑~ 커컥 주..주작 컥컥...-
소리를 들어보니 아무래도 목을 쥔 듯 하다.
아~ 나의 정의(정의는 개뿔...)로서 주작이 무사하길 빌며!(입에 침이나 바르고 하는 거짓말)
나는 그토록 꺾고 싶어하던 화 천랑과 마주섰다.
그리고 우선 꾸벅 거리고 인사를 했다.
화 천랑은 조용히 머리를 까닥 거렸다.
드디어 나의 일생 일대의 소원이 성. 취. 된다!!!
화 천랑을 꺾고자 했던 주작의 서가 유일한 희망!!!
그런데...문제가 있었으니...바로 청명검이다.
화 천랑이 선물해준 세상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청명 검인데 잊어버릴 리가 있겠나?
그럼...난 뭐 가지고 싸우지?
-뭐하나...안 싸우고?-
마음 속으로 울려퍼지는 주작의 울음 소리도 먼 곳의 목소리 처럼 들렸다.
정말 난 뭐 가지고 싸우지?
화 천랑이 검을 뽑아 들자 나는 마음이 다급해 졌다.
"나...나는..."
나는 조용히 주춤 거릴 뿐이었다.
만에 하나 내가 위험할 시 흑주라도 튀어나왔다가는...
그 땐 끝장이다.
"검을 뽑지 않고 뭘 하는 거냐...설마 나를 우습게 보는 것이냐?"
절대 아니라고 외치고 싶다.
저 인간은 인간이 아닌 괴물이라고 내가 자부할 정도니 말이다.
하지만...어떻하지?
정말 무슨 방법이 없는 거야?
-왜 그러지?-
주작의 음성...
하기사...어제 방금 태어난 주작이 뭘 할 수 있겠는가...
"나를 우습게 본다면...흠...먼저 가도록 하지..."
헉...저...정말 어쩌나? 청명 검을...뽑으면 안돼!
화 천랑이 내 쪽으로 다가와 공격을 시도했다.
나는 할 수 없이 다른 것을 시전했다.
주작의 서(朱雀 書)
4장 환영술
귀영분신(鬼影分身)
순식간에 내 몸이 여러개로 나뉘었다.
물론 정확히 말하자면 이 많은 것들이 다 환영이지만....
"늙은이의 눈을 현혹시키는 것인가...?"
난 저 말투를 안다.
일부러 체면 차리는 것이다.
아무도 없었다면...'고얀 것! 감히 나를 놀려먹어? 어린 것이 어른을 놀려 먹어? 죽어봐
라!!!' 하고 말할 것이다.
매화 곡에서 화 천랑이 나에게 보여 준 모습은 그 나마 나은 것이다.
원래 저 인간...심각한 이중인격자에다가 늙어가면 갈 수록 성격이 괴팍해 지지만...그나마
이미지 관리를 꽤 잘 하고 있었다.
그건 정말 칭찬 해 줘야겠군...
"주...주작..."
내가 천천히 입모양을 벌리며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말했다.
-무슨 일인가?-
"나...난 내 검을 쓸 수 없어..."
-.....저 늙은이 때문에?-
"사정이 있어서..."
화 천랑이 눈을 부릅뜨며 진짜를 찾기 위해 눈을 굴리는 동안 내가 소근소근 말했다.
-하아...태어난지 만 하루도 안 되서 무슨 꼴 인지는 잘 모르겠으나...그렇다면 너의 힘을
필요로 하마...그거 까지는 거부하지 않겠지?-
"무슨 짓을 해도 좋아..."
-그럼...주작의 서 5장의 주작의 강림이라는 기술을 기억하는가?-
"다 꽤 뚫고 있어..."
주작의 서 5장 주작의 강림...아무 기술도 적혀 있지 않는 의문의 장...나 조차 그 것을 해
석할 능력이 없었다.
그 곳에는 아무 장의 내용도 없었다...
아무 것도...단지 쓰여 있는 것이라고는 자신의 내공의 진원진기를 심하게 소모한다고만 쓰
여 있었고 그 밖에는 별 다른 내용이 없었다.
-시전하라-
주작의 엄숙한 목소리가 내렸다.
조금전의 장난기가 서려 있었던 목소리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였다.
나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시전했다.
주작의 서(朱雀 書)
제 5장 주작의 강림
나는 갑작스럽게 몸에서 내공이 빠져 나감을 느꼈다.
엄청난 양의 내공이 내 몸에서 빠져 나가고 있었다.
내가 느끼기에 어지러움이 일 정도로 충분히 많은 양 이었던 것이다.
화르르륵...
나는 나의 몸이 불로 감 쌓인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눈 앞에 있는 것은...검...
뜨거운 불에서 그 핵으로 보이는 붉은 검이 보였다.
불에 달구어진 상태라서 붉었지만 매력적인 검이었다.
나는 정신이 멍한 상태로 그 검을 잡았다.
-주작 강림...-
주작의 엄숙한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나는 정신을 잃었다.
아연과 수령 그리고 준호는 아령이 사용한 기술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녀가 사용한 것은 그들의 기술 중 최고에 속한다는 사신수의 강림!
사신수가 매게체를 통해 몸에 강림하면 들어오는데 엄청난 내공을 소비한다.
게다가 그것은 사신수 자체가 어릴 수록 내공을 많이 필요로 한다.
왜냐하면 아직 미숙하기 때문이다.
아령의 몸에 깃든 주작은 아령의 몸에 적응이라도 하려는 듯 가만히 아름답고 묘한 검을 잡
은 체 꼼짝도 하지 않았다.
이것을 지켜보던 마천각과 정천 학관의 학생들 뿐만 아니라 선생들 심지어 화 천랑 까지 놀
랐다.
하긴 갑자기 불길이 일어나고 그와 동시에 불길이 꺼지자 자신과 대련하는 학생이 묘하고 아
름다운 검을 쥔 체로 꼼작도 하지 않으니 말이다.
번쩍!
아령...아니 그녀의 몸에 깃든 주작이 눈을 떴다.
주작은 신기한 듯 아령의 손...아니 이제는 그녀가 지배하는 몸을 만져 보았다.
눈은 약간 붉은 빛으로 묘하게 감돌았으며 어딘가 모를 색기도 있었다.
"얼이 빠졌군...그런 것으로 상대를 제압이나 할 수 있을까?"
전혀 들어보지 못한 묘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화 천랑은 자신이 멍 하게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퍼뜩 정신을 차렸다.
"무엇이지? 너는 아까 그 학생이 아니다..."
화 천랑이 그녀의 눈동자를 보더니 말했다...아니 물론 그는 아령이 '그' 라고 알고 있을 테
고...
"수호자...라고만 해 두마...너무 많은 것을 알려고 하지 마라..."
남쪽을 수호한다는 주작은 색기가 가득 담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남자들을 현혹시키는 미소로 충분히 아름다웠다.
"그럼 가 볼까? 오랜만에 즐기는군..."
주작이 즐겁다는 듯이 손에 든 검으로 화 천랑을 노렸다.
검을 확실하게 잡자마자 완벽한 검 강이 잡혔다.
보일락 말락 한 투명한 검기와 뾰족하고 날카로운 것이 그 검을 감쌌다.
주작이 사라진 것은 순식간 이었다.
캉! 카캉!
"큭...."
화 천랑은 갑작스런 돌격에 그만 중심을 잃고 비틀거렸지만 맞섰다.
그렇게 둘은 어느 덧 오백 여 합을 주고 받았다.
화 천랑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주작은 전혀 그러하지 않았다.
오히려 즐겁다는 표정이었다.
화 천랑은 도저히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학생 치고는 너무 강하다고 생각했다...아니...저 검 때문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우선 저 검을 회수해야 한다.
하지만 승부는 결정지어야 한다...화 천랑은 그렇게 갈등하고 있는데 갑자기 아령의 눈동자
가 본래의 흑요석처럼 검은 빛으로 되 돌아 왔고 몸에 힘이 풀린 듯 검을 손에서 놓치고 털
썩 주저 앉아 그 자세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내공의 소모가 다 한 탓이다.
흑주가 깜짝 놀라서 달려가려고 했지만 아연이 흑주의 팔을 꼭 잡으며 완강하게 고개를 흔들
었다.
그러자 흑주도 잠시 흔들리는 눈동자를 하더니 제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너무나도 걱정되는 눈빛을 하고 있었다.
화 천랑은 선생들에게 뭐라고 하자 마천각의 선생들이 검에다 이상한 부적을 붙이고 천으로
조심스럽게 싸서 들었고 아령은 은 강속이 조심스럽게 안고 갔고 은강속이 음공선생에게 무
언가를 중얼거리자 음공 선생이 소리쳤다.
"오늘은 여기까지! 승자는 화 천랑 님이시다! 마천각에서 패자는 나중에 공개할테니 일단은
모두 숙소로 돌아가라!!"
아이들은 모두 그 사건에 대해 쑥덕거렸지만 정작 걱정되는 것은 준호와 흑주 그리고 나머
지 세명이었다.
백호와 현무 그리고 청룡도 주작을 걱정하고 있었다.
검 자체가 주작인데 그런 주작을 다시 검 상태에서 풀어 놓지 못하고 속박해 버렸으니 곤란
한 것은 그 둘이다.
한 편 그들 다섯이 걱정스런 마음으로 숙소로 떠나는 그 시각 선생들은 검과 아령을 들고 어
디론가 이동하고 있었다.
안내자는 화 천랑이었다.
그가 안내하는 곳은 청명 사와 더 불어 금지 구역인 매경절화사(梅瓊浙花寺-붉은 매화가 물
에 떠 있는 꽃잎이 머무는 절)라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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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판타지소설
○●주작의 서(朱雀 書)●○-제 20장 [주작의 강림]
루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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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20 16:40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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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보면볼수록 스릴이 넘치네요~ 저도 윗님처럼 왠지 징벌자가 준호같다는 느낌이.. 진짜 재밌어요~ 다음편 빨리 써주세요~
너무 재밌어요- 아아.. 드디어 주작이 나왔군요~ 아령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네요~ 담편도 원츄~~~ 빨리 써주시면 고맙겠어요~~~
우왕~~>ㅁ< 담편 기대하겠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계속 봤는데 정말 재미있습니다, 진짜 , 제 타입이에요~♡ 그리고 전 흑주랑 잘됬으면 좋겠어요 ♡
너어어무 재미있어요>ㅁ< 루루냥님 너무너무 궁금해요>ㅁ< 다음편이!!! 너무 궁금하네요!!!! 빨리 써어주세요!!! 와아!!! 너무 재미있따>ㅁ<
담편 이 궁금.. 매경절화사라는곳에서 제사같은거 지내나용?
으헉 ! 다음편 언능 보고싶어요 ㅜ
앗... 아령이는 금지된곳에서 산건가?
앗! 저는 흑주가 징벌자 같은데~~
님꺼 너무 재미있어여 ^^* 그런데엡.. 요즘 통 안올리시네염 ㅜㅜ 계속 기다리고 있는뎅.. ㅋ
ㅠ_ㅠ 기다리고 있는데 안올리시네요.. 계속 기다리겠습니다~
힝, 너무너무 기다리는뎅. 왜 안올리시지? ㅜ 빨리 올리셨음 좋겠다 ^^
휴가가셨나요>_ㅜ 요즘 통 않올리시네요ㅜㅁㅠ
몇달째? 기다리고있습니다... 고통받는사람에게 구원의 손길을..
루루냥님 담편 써주세요~ 7월달 부터 이태까지 쭈욱 담편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ㅜㅜ 님네 컴퓨터가 고장이라두~?ㅠㅁ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