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술붕어입니다.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찌는 계절.
여행하기에 좋은 계절입니다.
그러나 유명 관광지나 유적지를 관광하다보면 건물 현판이나 옛 선현들의 시(詩) 및 비석 등이 대부분 한자로 쓰여 있습니다.
나는 호적계장을 하면서 한자 공부를 하여 어느 정도는 해독을 할 수 있지만 역시 역부족입니다.
술붕어가 강원도 지방을 유람하면서 산길을 걷는데,
목도 마르고 배도 고픈데 마침 길 가에서 장례를 치르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이에 술이라도 한잔 얻어 마실까 하고 그쪽으로 어슬렁거리며 걸어갔습니다.
그런데 하관(下棺)을 하려던 사람들이 난처한 표정으로 있다가 선비 행색을 한 술붕어를 보더니,
“지금 하관을 하려고 하는데 제주(題主:신주에 대한 표시)를 써 주실 괘방산이오지를 않아 애를 태우고 있는데 혹 제주를 쓰실 줄 아시는지요? ”
술붕어 글 공부를 하여 한자를 쓸 줄은 알았지만 제주를 써 본 적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술을 얻어 마실 요량으로 알았다고 하고 다음과 같이 써 주었습니다.
“春秋風雨 楚漢乾坤(춘추풍우 초한건곤)”
이 구절은 초나라의 항우와 한나라의 유방이 중국의 천하 패권을 두고 서로 다투던 혼돈의 시절을 상징하는 말로 흔히 장기판의 말들의 움직임을 표현하는데 쓰임니다.
그리고 제사를 모실 때 쓰는 신주는,
“靑山萬里一孤舟 (청산만리일고주)”
“푸른 산 일만리에 떠 있는 외로운 배 한 척”이라고 써 주었습니다.
그러자 상주를 비롯하여 여러 사람들이 감사 해 하면서 술과 고기를 대접하고있을 때 제주를 써 줄 괘방산이 당도를 하였습니다.
이에 술붕어 아무렇게나 써 준 제주와 신주가 탄로 나 봉변을 당할까 두려워 여차하면 튀려고 단단히 준비를 하고 있는데,
괘방산 술붕어가 쓴 글을 찬찬히 들여다보더니,
“이게 진서(眞書:漢文)로 쓴 제주로군요.”하면서 감탄해 하는 것 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괘방산은 언문제주(諺文題主)?
술붕어 속으로 쾌재를 불르며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습니다.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르면 아무렇게나 써 줘도 아무도 모른다.
첫댓글 곳곳에 있는 현판도
너도모르고 나도 모르는 한자라면
아무렇게나 읽어버리죠 모 ㅎㅎ
문화재들이면 설명이 있을테구요
저도 한자잼병입니다
한자부활의 논의가 있습니다만
어떻게될지ㅠ
없앨 수는 없고
필요한 사람은 배워야 하겠지요
망자에 대한 예의는요 ? ㅎㅎㅎ
당연 불켱이지요
굽어 살피소서
삭제된 댓글 입니다.
걍 흘러가는데로 살면 됩니다
신경쓰면 머리 아픕니다
붕어..김선달...ㅎ
그려 어차피 모르고쓴것이 약일수도있으니...
괘변으로먹고사는 괘방산인들 그걸알았겠는감"~~ㅎ
알아도 그 상황에서 뮈라 하겠는가?
그려요.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르니..
아무도 모르니 대충해도
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ㅎㅎ
젊은 시절
가끔 통역 할 일이 있었습니다.
난 분명 한국 사람이니
당사자인 외국인은 잘 못알아 들어도
옆에서 듣는 한국의 보통 사람은
내가 하는 말이 틀린 부분이 있어도 무지 잘 하는 줄 아는 거지요. ^^
ㅎ ㅐ ㅎ ㅐ ~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님도 외국에 나가 설교를 하는데
긴 설굘르 짧게 통역하는 것을 보고 잘 전달하지 못하는구나 생각하고 영어회화를 공부했다 합니다.
잘 못 통역해도 못 알아들으니 알 수가 없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