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ovak Philharmonic
Slovak Philharmonic Choir
Alexandre Bloch – conductor
Jozef Chabroň – choirmaster
Gil Shaham – vioiln
Robert Schumann – Manfred Overture, Op. 115
Camile Saint-Saëns – Violin Concerto No. 3 in B minor, Op. 61
César Franck – Psyché
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9월 23일부터 10월 8일까지 57회 브라티슬라바 음악제가 열렸다.
Prague Philharmonia, Monte-Carlo Philharmonic Orchestra, Budapest Festival Orchestra- Iván Fischer,
Czech Philharmonic- Semyon Bychkov, Orchestra dell´Accademia Nazionale di Santa Cecilia, Juraj Valčuha 등
인근 국가의 오케스트라가 참여해 인구 44만 명의 작은 도시에 클래식 음악의 축제지만 국제적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음악제가 열리는 Reduta - Konzerthalle는 Slowakische Philharmonie의 상주 홀로 700명의 객석을 가진 작은 홀이지만
단순미의 극치를 보이는 아름다운 연주홀로 음향도 수준급으로 실내악, 오케스트라 등 많은 레코딩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Slovak Philharmonic은 120명이 넘는 단원의 완벽한 5관 편성을 유지하고 있어 인구 550만 명의 작은 국가이지만 문화
투자에서 모범사례를 보인다. 특히 rco, brso, 빈 필, Budapest Festival Orchestra, Czech Philharmonic 등 세계 최정상급
오케스트라의 연주에도 45, 39, 29 €의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티켓가격을 책정하여 시민에 문화의 풍요를 제공한다.
700석의 객석 연주홀에서 세계적 오케스트라를 초대하여 이 가격으로는 적자를 볼 수밖에 없으나 공산주의 시절에서
부터 연결된 중앙정부의 지원으로 해결한다고 한다.
첫 곡 슈만의 Manfred Overture 영국 시인인 Lord Byron의 시 Manfred를 인용해 작곡한 칸타타의 서곡, 울림 좋은 첼로
파트가 필자의 귀를 사로잡는다. 현악기의 발란스가 아주 안정적이다.지휘자 Bloch의 손끝에서 섬세하게 만들어지는
소리는 현대 젊은 지휘자들의 과거 거장들과 가장 차이는 보이는 지점이며 발전된 클래식 음악의 현주소일 것이다. 이것은
크리틱커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나뉘는데 과거 거장 지휘자들이 음악적으로 큰 그림을 그려낸다는 이유로 오케스트라
앙상블에 발란스, 어택, 음가 등 주요 요소에 소홀한 것들에 비해 현대 지휘자들의 밀도있는 앙상블 완성의 노력은 우리들이
인정해 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Teodor Currentzis가 이들에 선봉에 서있고 또 이것에 반하여 대척점에서 극히
보수적이면서도 단정한 그림을 그려내 과거 거장 모습의 Klaus Mäkelä에 등장은 현대 클래식 음악 발전에 매우 고무적이다.
각 파트의 정돈된 앙상블은 이 연주회를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노력한 흔적을 느꼈고 특히 목관 파트의 짜임새 있고
깊이 있는 연주력에서 세계 최정상급 오케스트라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뭉클함이 있었다. 세계 메이저급 오케스트라로 인정
받지는 못하고 있으나 부분적으로 앙상블의 최 극치를 보여주는 모습은 필자의 판단으로 체코슬로바키아 공산주의
시절부터 프라하의 Czech Philharmonic과 브라티슬라바의 Slovak Philharmonic 양대 오케스트라에 국가적 지원으로
120명이 넘는 단원의 5관 편성을 유지하며 발전시켜 앙상블의 단단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두 번째 곡 Camile Saint-Saëns – Violin Concerto No. 3에서 더욱 목관 파트의 앙상블에 극치를 느낄 수 있었다.
발란스, 정확한 어택, 음가, 풍부한 울림 등 앙상블 모든 부분에서 가장 이상적인 연주력을 보여주었다. 비록 오케스트라
전체의 앙상블에서 느낄 수 없었지만, 부분적으로 목관 파트의 앙상블은 필자가 어떤 오케스트라의 연주에서도, 음원에서도
경험하지 못했던 극치의 앙상블이었다. 크리틱커의 눈으로 연주를 들을 때 가장 괴로운 지점은 단점이 먼저 들려오는
것이다. 그러니 웬만한 연주회를 즐기며 편하게 감상할 수 없는 고뇌가 있다. 그러나 그러다가도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
연주가 부분적이라도 인지할 때 그 희열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감정의 선을 파고드는 경우가 있다. 특히 오늘 연주
Saint-Saëns 2악장에서 마지막 부분 클라리넷과 솔로 바이올린의 알페지오 옥타브 마무리는 표현할 수 없는 천상의 소리를
들려주었다. 솔리스트 길 샤함은 화려한 기교를 드러내려고도 하지 않으면서도 화려함을 느끼게 하고 청중의 가슴속을 파고
드는 자신의 음악적 언어로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그의 음악은 과장이 없다. 성실함과 따뜻함의 인간미가 근원에 깔려
우리에게 전달되는 음악가로써 그의 모습에서 바이올린 솔리스트로 구도자적 삶이 청중이 피부에 와 닿을 정도로 그의
음악은 절제와 연주자로서의 자기 관리에 충실함을 느끼게 한다. 오늘 그와 목관 파트의 아름다움은 필자가 아주 오랜만에
황홀경을 느낄정도로 행복함을 가져다준 선물같은 연주였다. 길 샤함은 청중들의 열정적 반응에 재즈풍의 바이올린 솔로
곡과 Bach's "Partita No. 3 in E Major: Preludio"을 선물했다.
세 번째 곡 César Franck – Psyché에서 이 오케스트라의 한계점을 드러내 보인다. 오케스트라의 기본은 발란스다. 각 파트가
자신이 맡은 부분에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해 어느 파트의 치우침 없는 그림을 그려낼 때 오케스트라 앙상블이 완성된다.
금관과 팀파니 쪽에서 약한 화력과 어택의 일그러짐이 앙상블 발란스를 깨고 있다. 특히 트럼펫의 어택 미스와 불안정한
음정이 막강한 힘을 가진 건강한 소리의 스트링 파트와 오밀조밀 섬세하고 밀도 있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목관 파트의
아름다움을 방해하고 있다. 프랑스어 텍스트의 Psyché, 합창의 어설픈 딕션 또한 감성을 느낄 수 없다. 정확한 불어 딕션은
오케스트라의 소리와 함께 상상을 초월한 전혀 들어보지 못한 클랑으로 뭉클함을 주는데 아쉽다. 이것은 프랑스어 텍스트가
그만큼 어렵고 이는 우리나라 합창단에서도 한계를 보있 수밖에 없는 점일 것이다. 1985년 프랑스 태생의 지휘자 Bloch는
젊은 지휘자들중 발전의 가능성이 느껴졌고, 우리나라 서울 시향에서도 객원 지휘를 했다고 하는데 그 당시 어떤 모습인지
궁금함이 있었다. 그는 2016년 부터 1976년 창단되어 2016년까지 장기 집권 했던 Jean-Claude Casadesus의 후임으로
Orchestre national de Lille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다.
지난 6월 10일 예술의 전당에서 있었던 서울 시향의 티에리 피셔 지휘의 Ravel, Daphnis et Chloé와 8월 27일 롯데 콘서트
홀에서 Aziz Shokhakimov의 지휘 Shostakovich, Symphony No. 10 공연을 직접 참관하고 필자는 평론을 유보했었다.
그 이유는 두 공연에서 모두 필자가 멀리서 관찰했던 서울 시향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서울 시향이 느껴졌기 때문이었고
두 공연만으로는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가장 큰 이유는 두 공연 모두 필자가 서울 시향에서 제공받은
단원 명단에서 볼 수 없는 객원 단원이 너무 많아 정확한 서울 시향 사정을 알 수 없는 현실에서 섣부는 평을 할 수 없었다.
"인구 550만 명이 채 않되는 슬로바키아의 얼굴 오케스트라인 Slovak Philharmonic의 모습은 3명의 악장과 2명의 부악장을
포함한 75명의 현파트와 수석과 솔로 두명을 지명한 5관 완성의 목관파트와 트럼펫, 트럼본, 2명의 수석을 포함한 8명의
호른, 2명의 팀파니 수석을 포함한 4명의 타악기 파트 등 모두 120명의 정단원으로 이루워진다."
서울 시향은 아직 가장 중요한 악장조차 지명하지 못하고 2명의 부악장만으로. 오케스트라의 가장 핵심 연주자인 목관
파트와 호른에 3명, 심지어 페루송 이후 팀파니 수석이 공석인 타악기, 바티가 빠진 오직 2명의 정단원인 트럼펫, 이 모습이
시향의 현주소이다. 지휘자 정명훈이 떠난 지도 벌써 7년, 필자는 여러 번에 걸쳐 서울 시향의 단원 문제에 대한 우려를
글을 통해 지적했었다. Orchestre Philharmonique de Radio France가 악장을 비롯하여 트럼펫 Alexandre Baty, 트럼본
Antoine Ganaye, 팀파니 페루송을 서울 시향에 객원 수석으로 보내고도 그들 공연 연주력에 전혀 지장을 받지 않은 것은
5관 편성의 양질의 넓은 단원 구조였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세계 최상급 오케스트라의 수석으로도 손색이 없는 연주력을
가져 서울 시향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필자는 단언한다. 지휘자 정명훈을 보고 서울 시향에 흔쾌히 합류한 그들이
그가 없는 서울 시향에서 머무를 이유가 없었다는 것은 이미 예상이 되었었다.
위에서 지적했듯이 이런 단원 구조를 가지고 어떻게 Daphnis et Chloé와 Shostakovich, Symphony No. 10번 공연을
했는지 의문을 가질 수 밖엔 없었다. 그러나 필자가 우려했던 모습과는 달리 지난 두 번의 공연은 매우 수준 높은 연주였고
특히 6월 10일 공연에서 Daphnis et Chloé 연주는 전반적으로 발군의 연주력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플륫 수석과 오보에
수석을 외국인 객원 연주자를 출연시킨 점과 목관 특수악기들의 서울 시향 앙상블력에 미치지 못한 나약한 연주력이 역시
문제점으로 드러났었다. 전반부 목관 파트의 부수석급 이 수석을 맡았으나 수석들과 많은 연주력 차이를 드러낸 점 역시
서울 시향이 3관 정단원에서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그러나 클라리넷 수석의 세계 메이저급 오케스트라에서도
실황 연주에서 흔히 들어볼 수 없는 훌륭한 연주력, 울림, 음악성 등은 서울 시향이 자랑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되고,
걱정했던 스트링 파트 중 콘트라 바스의 비약적 발전은 오케스트라의 기둥 역할을 충실히 해주어 서울 시향이 자랑할 수
있는 바이올린 파트의 강력한 힘이 더욱 돋보이는 모습을 보여주어 매우 고무적이었다. 비올라 파트의 충실한 제 역할도
칭찬받을 만하고 아직 첼로 파트의 연약함에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 10월 8일 Slovak Philharmonic의 César Franck –
Psyché 연주에서 바스 클라리넷과 잉글리쉬호른의 기억에 남는 발군의 연주는 비록 짧은 솔로지만 목관 특수 악기의
중요성을 보여주었다. 서울 시향 Daphnis et Chloé와 Shostakovich, Symphony No. 10번의 연주에서 보여준 특수 악기
들의 모습은 세계 메이저급 오케스트라로의 도약에 가장 걸림돌이 된다는 점이 증명되었다. 이 문제를 등한시해서는 절대
아시아에서 가장 존중받고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오케스트라의 위치에 오를 수가 없다. 서울 시향이 가장 시급하게 해결
해야 할 부분이 적어도 목관 파트 4관 정단원의 완성과 피콜로, 잉글리쉬호른, 바스 클라리넷, 콘트라 바순만이라도 솔로를
지정하는 것과 악장을 뽑지 못할 이유가 있다면 객원 악장이라도 참여시켜 이상적 악장을 정하는 일일 것이다. 악장의
위치는 지휘자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점을 운영진이 인식했으면 한다. 우리나라 젊은 음악인들이 세계 어떤 나라의 음악도
보다도 큰 노력을 하고 그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은 익히 서울 시향 운영진이 아니더라도 알려진 사실이다.
왜 그들을 담아내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는지 서울 시향 운영진에게 묻고 싶다.
10월 19일부터 3일간 Salzburg Großes Festspielhaus에서, 23일 암스텔담 Concertgebouw Main Hall, 25일 wien
musikverein Großer Saal, 27일 런던 Cadogan Hall에서 서울 시향의 투어가 있을 예정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지나간
투어보다 진일보한 면에 대표를 비롯하여 운영진에 감사를 표한다. 새 대표의 포부대로 투어를 성사시킨 점을 높이평가
하고 싶다. 도시 선정부터 공연장 선정에 많은 공을 드린 점에 감사드리고 다만 빈, 잘츠부르그, 암스텔담, 런던순으로
투어 일정을 잡았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첫 공연장 잘츠부르그에는 직항이 없어 비행기를 갈아타야 한다.
빈은 직항이 있다. 물론 홀의 대관 일정과 이동의 방법에서 문제점이 있을수 있다는 점은 이해되나 그러기때문에 유럽,
미국 등 장거리 투어 공연은 적어도 1년전, 2년전 부터 계획을 세워야 한다. 장시간의 이동, 비행기를 갈아타는 경우는
가뜩이나 짧은 투어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연주인에 많은 피로도를 줄 수 있다. 운영진은 연주자들이 최상의 컨디션에서
연주를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지극히 작은 부분이라고 생각할지라도 섬세한 행정으로 좋은 공연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운영진 여러분이 인지해 주시기 부탁드린다. 몇 해전 박현정이란 분이 서울 시향 대표로 임명돼 첫 발언이 세계 10대
오케스트라로의 도약이었다. 이 말에 큰 우려를 했었던 기억이 있다. 새 대표에 부탁드린다면 조급함을 갖지 마시고
오케스트라에서 가장 시급하게 해야 할 일부터 차근차근 이루워 주기를 바란다.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급히 서두르면 세밀한 부분까지 최선의 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 21일 잘츠부르그 공연, 25일 빈,
27일 런던 공연의 예매율이 신통치 않다. 변방 오케스트라의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암스텔담의 25-31€ 티켓 가격에
비해 빈의 24-90€, 잘즈부르그의 27-93€가 가뜩이나 동양 오케스트라에 폐쇄적인 오스트리아 음악 애호가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 역시 미리 간구해야 했다.
외국에서 많은 오케스트라 공연을 접하다 보면 항상 먼저 가슴에 와닿는 것이 우리나라 오케스트라의 발전을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할까, 외국 각 오케스트라의 장단점과 운영 상태, 구조, 단원 처우 등을 비교 관찰하게 된다. 주제넘은
글이라 느끼신 분도 계실 것이다. 이에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2022년 10월 11일 bratislava에서 franciscopaik.
p.s. 2024년부터 Jaap van Zweden을 상임 지휘자로 계약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는 손은경 서울시향 대표의 가장 큰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하면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츠베덴은 장점이 많은 지휘자로 61세의 지휘자로서 경륜과
에너지를 함께 할 시기의 서울 시향에 최적의 지휘자로 생각된다. 서울 시향의 운영진들은 시어머니같이 드센 뉴욕 필
인텐단트들에 시달렸을 것이 뻔한 그를 새 단원의 선택권, 모든 음악적 결정권 등 일임하여 스스로 마음에 우러나
서울 시향 발전에 힘을 쏟을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그를 상임 지휘자로 임명한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2023/24시즌을 끝으로 뉴욕 필과 결별을 선언한 그를 적기에 찾아 계약을 성사시킨 것에 운영진에 경의를 표한다.
5년간의 장기 계약도 탁월한 선택이었고, 정말 좋은 지휘자를 찾기에 하늘의 별 따는 것보다도 힘든 현실에서 그를
모셔? 온 결과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서울 시향에 행운이라고 생각된다. "뉴욕 필은 쿨트 마주어 같은 대가를
상임 지휘자로 영입하고도 많은 음악 외적(스폰서 행사에 참여시키고, 심지어 거액의 후원자들과 만찬을 해야 하는 등)
일에 신경을 쓰게 하여 마주어 스스로 계약을 갱신하지 않고 독일로 돌아가는 일이 벌어졌었다." 서울 시향 운영진이 해야
할 일은 그가 음악적인 문제에만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여건과 뒷받침을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다시한번
손은경 대표를 비롯하여 운영진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Slovak Philharmonic 역대 Chefdirigenten
첫댓글 sangyoung 님의 서울시향을 사랑하기 주신 고견에 감사 드립니다.
내용을 서울시향 관계자 분들에게 전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