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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까마귀(남한산성 2006년 4월 8일)
물까마귀는 까마귀 부류가 아니다. 흑갈색으로 계곡에 서식하므로 물까마귀란 명칭이 붙여졌다. 옛날은 굴뚝새 부류로 생각되어 굴뚝새과에 들어간 적도 있었으나 우연히 모습만 비슷했을뿐으로 굴뚝새와도 아무런 유연관계가 없다고 한다. 물까마귀는 지대가 높은 산 계곡물에 서식한다고 하나 필자가 본 경우는 지대가 낮은 지역도 있었다(철원 이동갈비 파는 곳). 아니면 철원 지방이 표고가 높은 곳인지도 모르겠다. 단 물까마귀는 평지의 오염된 물에는 절대로 서식하지 않는다고 한다. 날아다니는 것도 계곡 하천 위이며 이탈하는 일은 없다. 계곡 물 이외의 세상은 모르면서 한평생을 살아가는 새이다.
한 겨울에도 물 속에 잠수하며 수서곤충의 유충이나 작은 물고기 등을 먹는다. 눈이 덮인 계곡물에 잠수하여 먹이를 찾고, 물 속에서 나왔다 들어가는 행동을 반복한다. 물까마귀의 경이적인 내한성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이 것은 꼬리에서 분비되는 지방을 부리로 항상 깃털에 문질러 전신이 유막에 덮여 있기 때문인데 물 속에서 날개를 사용하여 헤엄치는 모습은 물을 차단하여 흰색으로 빛나보인다.
작년의 어미 물까마귀가 잡은 먹이(남한산성 2005년 4월 19일)
올해는
어미 물까마귀 먹이가 줄었다(남한산성 2006년 4월 8일)
폭포 안의 돔 형의 둥지
산지의 계곡에서 생활하면서도 물까마귀의 둥지 꾸리기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 2월에 들어가면 둥지 꾸리기가 시작된다. 남한 산성의 물까마귀도 2005년도에는 2월 말 경(2월 25일)에 한쌍이 돌아다니는 것을 목격하였고 올해도 2월달에 서식함을 목격하였다. 놀랍게도 둥지를 꾸리는 장소는 햇볕이 비치지 않은 차가운 바위 속이나 폭포 안 바위 속이다. 이런 외진 곳에 둥지 재료를 운반해온다. 둥지에는 항상 물보라가 튄다. 이렇게 가혹한 조건에 둥지를 트는 이유는 뱀이나 너구리 등의 침입을 막기 위해서일 것이다.
둥지도 직경 30~40cm 정도의 구형이고 출입구로 가로로 아랫방향으로 개설되어 있다. 돔상의 둥지는 전부 이끼로 만들고 물보라를 맞아서 언제나 푸른 색이다. 만약 사람이 둥지를 찾더라도 둥근 돌에 이끼가 끼어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둥지 안은 낙엽이 깔려 있고 순백색의 알을 4~5개 낳는다.
어미는 물속에 잠수하여 능숙하게 헤엄을 친다. 특히 둥지에 접근시는 물 속으로 잠수한다.
포란은 암컷만 하며 15~16일 후에 부화한다. 새끼가 부화하면 수컷과 암컷 모두 새끼 키우기에 참가한다. 어미는 둥지 앞에 접근하면 수영 솜씨가 능숙하여 물속으로 잠수하여 둥지에 접근한다. 둥지를 나올 때도 잠수하여 나오므로 눈 여겨 보더라도 어미의 행방을 추적하기 어렵다. 방해꾼들을 용케도 따돌리는 것이다.
어두운 곳에 둥지가 있다면 새끼를 발견하기 힘들 것이다. 그러므로 새끼들은 부리 주위가 흰색으로 되어 눈에 띠기 쉽게 되어 있다.
물까마귀 새끼(남한산성 2006년 4월 16일)
새끼도
이소하자말자 헤엄을 칠 수있다(남한산성 2006년 4월 16일)
새끼는 둥지에서 22~23일 동안 긴 기간에 걸쳐 자란다. 체구나 알도 같은 크기의 검은지빠귀 경우는 12~13일에 둥지서기를하는데 비하여 아주 긴 기간이다. 일반적으로 나무 둥치에서 새끼키우기를 하는 새들은 둥지 서기가 늦다. 물총새, 딱따구리류 등도 둥지에 있는 기간이 길다. 그 대신 둥지 서기를 하고 나면 바로 멋있게 난다. 둥지를 떠날 때 거의 날지 못하는 작은 새들과는 대조적이다. 나무 둥치나 구형 둥지가 비교적 안전하기 때문일 것이다. 물까마귀의 경우는 외부 세계가 아직 추운 엄격한 기상 조건이라서 그런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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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가는 페이지] 눈치없는게 인간이가?
애당초 물까마귀 글을 올릴 때는 적지 않았지만 오늘 새벽에 일어나서 생각해보니 이 글을 적을 필요가 있다싶어서 적는다.
필자가 군대 생활을 할 때 ‘눈치 없는게 인간이가?’라는 말을 고참들로부터 듣곤했었다. 군대(특히 해병대)는 훔치는게 습관화 되어 있는 조직이다. 검열이 있을 때면 비품은 모자라게 되어 있으므로 어떻게던 채워야되고 옆 내무반에 가서 훔쳐야된다. 이것을 해병대에서는 ‘감빠이’라고 했다. 즉 김빠이는 사회에서는 절도죄에 해당되지만 해병대에서는 죄도 되지 않는 일상화된 관행이다. 그러나 이 김빠이도 하다가 걸리면 실컷 얻어터지던지 영창을 가던지(아주 심할 때는)하는 곤란한 일이 발생한다. 그러므로 김빠이도 요령껏 눈치껏해야하는 것이다. 김빠이하다가 걸리면, 이 때 고참한테 듣는 잔소리가 ‘눈치 없는게 인간이가?’라는 말이다.
물까마귀가 남한산성에서 새끼를 키운다는 사실은 작년부터 알고 있었다. 작년의 경우 필자는 물까마귀 둥지 위치가 궁금하여 그 근처를 몇 번 두리번거렸으나 둥지 위치를 알 수없어 포기한 적이 있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남한산성 계곡에는 물까마귀가 번식을 했다. 그러나 올해는 이들의 번식을 방해하는 행동이 별로라고 생각되어 둥지를 찾을 생각을 아예하지 않았다. 단 이 들이 이소할 때를 놓치지 말고 새끼들은 찍어보기로 했다. 남한산성 계곡 위에서 멀찍이 찍는다면 물까마귀에게 방해를 하지 않고 찍을 수 있는 것이다. 이래서 물까마귀 새끼가 언제 이소할 것인지를 놓고 새아빠님과 샐리님, 필자 세명이서 내기를 하기도 했다. 3월 28일 날 먹이를 물고 가는 모습을 새아빠님이 보셨다하므로 이소 시간을 쉽게 추정할 수있고 D데이는 쉽게 계산할 수 있다.
그런데 그 때쯤 산성각 임백호선생님으로부터 물까마귀 이야기를 들었다. 어제 몇 사람이 와서 물까마귀 둥지를 찍을려고 플래쉬를 켜고 바위 속을 샅샅히 훑었다한다. 답답한 사실은 이들이 새 촬영을 생업으로 하는 사람들도 아니고 필자처럼 취미활동으로 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취미 활동이라면 좀 욕심을 덜내면 그만이고 플래쉬를 들고 물 속의 바위 틈을 수색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며칠 후 물까마귀 새끼가 이소를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다음 날 바로 남한산성 계곡으로 향했다. 벌써 계곡 안에 한 사람이 대포 렌즈를 거치해놓고 물까마귀를 촬영하고 있었다. 샐리님과 필자는 계곡 위에서 찍으려니 답답하다. 한참 후 다른 일행이 계곡으로 내려가서 합류하였다. 알고 보니 이들이 플래쉬를 들고 둥지를 찾던 사람들이었다. 더구나 가만히 보니 이 분들은 지난 겨울에 곡릉천에서 개리를 찍을 때 필자보고 개리를 날게했다고 크랙션을 울리면서 탐조 매너 운운했던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하루 종일 계곡에 대포 렌즈를 거치하여 물까마귀를 찍었다.
대충 찍고 빠른 시간 내에 자리를 일어섰다면 이런 말 안한다. 이들은 하루 종일 계곡 안에서 물까마귀와 씨름을 했다. 자기들은 이런 짓하면서 개리를 날게 했다고 크랙션을 울리고 야조보호회원이라고 큰소리치고...별안간 군대 시절에 자주 한 말을 하고 싶었다.
‘눈치 없는게 인간이가? 그냥 대충 찍었으면 빨리 자리를 떠나세요. 어미가 먹이를 못주고 있잖아요.’
우리는 위장텐트까지 빌려주었으나 큰대포가 위장 텐트에 잘 들어가가지가 않았는지 이들은 위장막도 포기하였다.
나레이션
찌르레기보다 약간 작고 땅달막한 체형의 물까마귀. 홋카이도로부터 야쿠시마까지 텃새로 분포하고 산지의 계류, 사와, 돌이나 바위가 많은데를 좋아하여 서식합니다. 윙크를 하면를 하면 흰 쌍까풀이 잘 눈에 띱니다. 짧은 꼬리를 빈번하게 상하로 움직입니다. 잠수를 잘하고 물속에서 헤엄치는 것뿐만 아니고 먹이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xxx, xxx 등 수서 곤충이 주 된 먹이이고 그 외에도 작은 물고기를 먹습니다. 번식 시기는 3월부터 6월까지이고 바위 굴이나 폭포 안 등 바위 틈을 이용합니다. 그 안에 이끼로 채워진 둥지를 만들고 암컷과 수컷이 협력하여 쌔끼를 키웁니다.
첫댓글 물까마귀 둥지 주위에 작년에는 6~7개의 다른새릐 둥지가 있더니 올해는 까마귀 사진을 짝으려고 너무 많은 사람이 와서 북적되서 딱 한개의 붉은머리 오목눈이만 6개의 흰알을 부화중에 있습니다 (물까마귀 새끼 먹이 활동중일때가 다른 새들이 둥지를 만들때)라 그런거 같습니다.
이런 일들이 갈수록 많아지는데.. 생태관찰이 먼져인지.. 사진이 먼저인지는 개인사정이고.. 우선은 생태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도리일텐데.. 귀한사진한장 얻고 남이 못찍게 파괴해버리는 일까지 있다하니 걱정입니다. 아래글만 따다가 옮기려니 이상합니다. 스크랩해서 널리 느끼게 해주면 좋겠습니다.
박선상~ 그래, 그놈들 면상이라도 박아 올리셔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