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성장을 맛보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매일 일기 쓰기를 실천하라고 소소책방 주인(저자)은 자신의 경험담과 함께 조언해 주고 있다.
저자는 동서양의 일기 쓰기에 관한 명저들을 소개할 뿐만 아니라 그들이 일성으로 내뱉고 있는 일기 쓰기 비법에 대해서도 독자들이 일일이 찾아 일어야 하는 수고로움을 대신해 주고 있다. 얇은 단행본이라고 하지만 글쓰기의 매력에 빠져 들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는 금쪽같은 책이라고 감히 추천해 드리고 싶다.
현재 나 또한 블로그(이창수의 서재)에 올해 3월부터 매일 <교감 일기>를 쓰고 있다. 교감에 관한 일상을 적어 내려 가는 평범한 글인데 지속성을 유지하기 쉽지 않는 시점에서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주제별로 써 내려가다가 이제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생각나지 않아 고민하던 중 일기 쓰는 다양한 방법에 대한 통찰을 얻게 되었다. 물론 일기 쓰기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일기 쓰기를 강제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오로지 본인의 결단에 따라 실천할 수 있는 분야이긴 하지만 일기를 써 내려가면서 얻을 수 있는 유익한 점이 많기에 저자를 비롯한 나 또한 독자들에게 과감히 일기를 쓸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일기에 대한 가치를 어떻게 매겨야 할까?
"사소한 기록도 때에 따라서는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가치가 있다는 점이다" _21쪽
임진왜란 당시 유명한 일기에 이순신의 난중일기, 류성룡의 징비록, 오희문의 쇄미록이 있다. 특히 오희문의 쇄미록은 평범한 사람의 일기라 더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일기다. 난세에 영웅이었던 이순신과 그를 추천했던 고위관료 류성룡의 일기도 역사적으로 귀중한 가치가 있는 일기지만 오희문의 일기는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 전쟁 중에 쓴 글이라 난중일기, 징비록과 버금가는 가치로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도 한 번 도전해 보면 어떨까 싶다. 평범한 교감의 일상의 기록인 교감 일기도 훗날 많은 이들이 찾아 읽어보면 우리 교육의 과거를 살피는 교육 자료로 쓰일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을 슬쩍 가져본다.
유명한 작가들이 감동을 주는 글을 쓸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가 많은 글을 남길 수 있었던 이유는 평소 일기를 썼기 때문이라" _94쪽
나도 여러 종류의 일기를 잠깐 잠깐 썼던 것 같다. 병영일기, 육아일기 등과 같은 한 때 그 시절을 잊지 못해 썼던 기억이 있고 일부분을 아직 소장 중에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96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 때 무장공비와 격돌했던 4개월 간의 생생한 현장을 기록에 남겨 놓지 못한 점이다. 평생 경험할 수 없는 장면이길래 두고두고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몇 년 전부터 개인적 일기를 다이어리에 쓰고 있고 그러다보니 몇 권 씩 쌓이게 되는 것 같다. 중요한 점은 나도 모르게 글쓰기에 담력이 생겼다고 할까. 처음에는 글 쓰는 것 자체가 생소하고 시간도 많이 걸렸지만 요즘은 생각나는대로 쓰다보면 왠만한 글은 30분 내로 써져 지기도 한다. 아마도 평소에 일기를 썼던 근력이 붙어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직장 생활하다보면 오로지 집중해서 글을 쓴다는 것이 쉽지 않다. 짬을 내어 겨우 겨우 써 내려가는 글이지만 그것 마저도 도전할 수 있었던 이유도 아마도 일기 쓰기의 효과가 아니었을까 싶다.
일기를 쓰는 목적은 무엇일까?
"일기를 쓰는 행위의 1차 목적은 기록이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일기를 새로운 일이나 작품의 재료로 쓸 수 있다"_96쪽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이 간다. 기록으로 남기면 그 기록물들이 결국은 제2의 창조물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나의 첫 저서 '교사여서 다행이다'라는 책도 책을 읽고 난 뒤의 기록물이 바탕이 되었다. 지금 교감 일기를 써 내려가는 것도 훗날 혹시 출판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충분히 자료로써 역할을 충분히 해 내리라는 기대감이 있다. 일기는 기록을 넘어 재생산의 도구가 된다는 점에 깊히 공감한다.
저자의 간곡한 부탁의 글을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꾸준히 일기를 쓰는 현실적인 이유는 어떤 방식으로든 다음 작업을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_99쪽
저자가 참고한 책이자 독자들이 일기 쓰기에 관하여 꼭 읽어봤으면 하는 책들
이태준의 문장강화, 찰스 부카우스키의 죽음을 주머니에 넣고, 페르난두 페소아의 불안의 책, 김성칠의 역사 앞에서, 수전 손택의 타인의 고통, 이태준의 무서록, 브루스 채트윈의 송라인, 스테파니 도우릭의 일기, 나를 찾아가는 첫걸음, 장 그르니에의 일상적인 삶, 데릭 젠슨의 네 멋대로 써라, 버지니아 울프의 책 읽기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 아닌가, 실비아 플라스의 실비아 플라스의 일기,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의 전쟁일기, 안네 프랑크의 안네의 일기, 유만주의 일기를 쓰다, 숀 비텔의 서점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