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30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안산시립 국악단 제 22회 정기연주회 성악협주곡의 밤 공연이 있었다.
수업을 마치고 올라오니 가까스로 공연시간에 맞춰 올 수 있었다.
제 1부가 시작되었다. 첫 곡은 관현악 ‘아리랑’ 이었다.
이번 공연에는 거문고가 한 명도 보이질 않았다. 소아쟁이 두 명이나 됐고 해금파트가 정말 많았다. 흥겹고 신나는 부분에서 개량 대피리가 두 명이 들어감으로 인해서 소리가 더 풍부한 느낌이 났다. 악기 편성을 약간만 달리해도 듣는 느낌이 확연히 달라지는 걸 느낄 수가 있었다.
두 번째 곡은 ‘창과 관현악 심청가 중 “범피중류”’ 였다.
처음엔 곡 전체적인 느낌이 밋밋한 듯 했으나 장단이 바뀌면서 소리가 흥겹고 경쾌한 분위기를 띄었다. 음정이 정확하고 듣는 이가 지루하지 않게 해주는 무대였다.
세 번째 곡은 ‘한국민요 “한”’ 이었다.
이 곡은 시작부터가 가볍고 경쾌하게 시작하였다. 전주처럼 관현악이 한단락 끝나고 김영임 선생님께서 등장하셨다. 느린템포에서도 전혀 지루하지 않고 귀귀울이게 하는 무언가가 느껴지는 듯 했다. 빠른 템포는 아니지만 약간 밝은 느낌이 났다. 노래 후 간주 부분에서는 태평소, 피리, 대금, 가야금 순서로 약간의 파트 솔로같이 들어간 듯 했다. 다시 창자가 소리를 하고 매듭지은 후 다시 목탁소리를 시작으로 관현악이 시작됐다. 강원도 아리랑 부분에서는 꼭 절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목탁소리 때문인 것 같았다. 노래부분에 거의 목탁과만 하는 부분에서는 깔끔한 맛이 느껴졌고, 가사 전달이 분명해서 너무 좋았다. 끝은 아주 웅장하게 맺었다.
15분간 휴식 후 2부가 시작되었다.
2부에서는 일본, 중국, 서양의 성악곡을 다뤄서 그런지 악단의 의상이 바뀌었다. 첫 번째 곡이 원래는 일본곡인데 순서가 바뀌어서 그 다음곡인 중국곡이 먼저 연주 되었다.
2부 첫 번째로 연주되는 곡은 중국성악 ‘시차이’ 였다.
중국 연주자도 한 명 나왔는데 찡후란 악기를 연주하고 있었다. 찡후란 악기를 처음 봤는데 해금과 비슷한 악기지만 작고 귀여웠다. 피리 서로만 소리를 내며 시작하였다. 찡후란 악기의 소리가 작은것 같으면서도 큰것같고 큰것같으면서도 작은 아주 특이한 소리였다. 음악이 상당히 전개된 이후에 중국 성악가가 등장하였다. 창법이나 손동작이 매우 특이하였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정말 듣기 싫은 소리였다. 찡후 연주자가 중간에 악기를 바꾸었는데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어서 너무 궁금했다. 약간은 오페라의 느낌도 들었다. 앤딩이 웅장하다가 뚝 끊겨버리는 느낌이어서 아쉬웠다.
다음은 에사시오이와께, 소란부시, 하나사까온도 라는 일본 곡 이었다.
곡이 시작하기 전 북 반주하는 두 명이 먼저 나와 무릎을 꿇고 앉아서 작은 장구 같은 악기를 연주했다. 추임새 같은 것도 넣었는데 조금은 우스운 소리였다. 우리나라 민요와 트로트를 섞어 놓은 것 같은 창법이었다. 그래서 얼핏 들으면 우리나라 말을 하는 것 같이 들리기도 했다.
소란부시란 곡은 많이는 아니지만 들어본 곡이었다. 앉아서 치는 장구같은 악기는 퇴장하고 서서치는 대북이 등장하였다. 흥겹고 재미난 곡인데다가 성악가가 박수를 치며 흥을 돋워서 더 신이 나는 무대였다.
하나사까온도라는 곡은 힘찬 북 솔로로 시작하였다. 꽹과리 같이 치는 것인데 꽹과리보다는 훨씬 작은 악기도 있었는데 귀여운 소리가 났다. 하나사까온도는 소란부시와는 아주 흡사한 느낌의 곡이어서 아주 흥겨운 무대였다.
마지막 곡은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 중 피가로의 아리아 “나는 거리의 만물박사<Largo al factotum della citta>”“마이웨이<Myway> 였다.
성악가가 무척 자유롭고 자신감 있는 모습이어서 힘찬 느낌을 받았다. 평소보던 성악가들의 무뚝뚝하고 무표정한 것과는 달리 웃는 얼굴로 노래해서 보기 좋았다. 국악 관현악보다는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 한 느낌이었다.
아주 색다르고 오늘 무대 중에 가장 재미있었다.
“마이웨이”가 연주되기 전에 지휘자의 약간의 설명과 함께 앵콜곡을 먼저 하였다.
일본 연주자들의 북연주와 노래가 이어졌다. 옛 트로트를 듣는 것 같았다. 작은 장구같은 악기는 손으로 줄을 조이면 음이 높아지는 듯 했다. 노래를 아주 빨리했는데 꼭 우리나라 말로 랩을 하는 것 같이 들렸다.
중국 성악가는 유명한 경극중 하나를 했는데 어떤 분위기의 노래인지 파악하기도 전에 너무 짧게 끝나버려서 아쉬웠다.
드디어 마지막 곡인 “마이웨이”가 연주되었다. 은은하게 연주하는 부분에서 대금소리는 팬플릇 소리와 비슷하여 노래와 잘 어울려 듣기 좋았지만 해금소리는 약간 조화가 안 되는 것처럼 들렸다. 성악과 같이 듣는 연주는 째즈카페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을 들게 하였다.
여러 가지 다양한 성악을 맛본 것 같은 무대였다. 그 중 가장 재미있고 흥미로웠던 것은 마지막 성악 무대였다. 뮤지컬을 보는 듯 아주 색다르고 멋진 연주였다.
첫댓글 좋은 경험이 되었죠^^ 한,중,일 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