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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사육마릿수 358만두 '과잉', 美소고기 수입 25.7만t '최대'
농식품부, 농협 하나로마트 980곳 연계 '소프라이즈 한우 세일'
서울의 어느 마트의 한우고기 진열대. [사진=박성은 기자]
정부가 농협과 함께 ‘반값 한우’ 지원으로 소비 촉진에 불을 지피며 공급 과잉과 수입산 급증으로 어려움이 큰 한우 농가를 돕는다. 국내 최대 유통사 롯데도 백화점, 마트와 연계한 한우 할인행사로 소비자 장바구니 부담 줄이기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국의 농·축협 하나로마트와 연계해 17일부터 사흘간 등심을 비롯한 한우고기를 최대 50% 세일하는 ‘소프라이즈! 2023 대한민국 한우세일’ 행사를 한다고 15일 밝혔다. 이 행사는 전국의 980여곳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동시 진행된다. 1등급 한우 등심 가격은 평균 소비자가 대비 30% 할인된 100그램(g)당 6590원, 불고기·국거리류는 50% 할인된 2260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농식품부는 또 한우자조금을 활용해 이달 23일부터 3월4일까지 하나로마트와 대형마트에서 한우 할인행사를 추가로 열 방침이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15일 서울 양재동 하나로마트를 찾아 한우가격을 점검하는 한편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들에게 한우고기 홍보활동을 했다. 정 장관은 “소비자들이 한우가격 인하를 체감할 수 있도록 농·축협이 대대적인 할인판매를 개시하겠다”며 “소매점별 소비자가격을 주기적으로 조사·공개하는 등 정책적인 노력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유통기업 롯데도 백화점과 마트를 통해 한우 할인행사에 동참했다. 롯데백화점은 17일 단 하루 동안 전 점포에서 한우를 포함한 축산 전 상품군을 대상으로 40% 할인 판매하는 ‘미트 프라이데이(Meat Friday)’ 행사를 연다. 특히 한우 등심·안심·채끝·양지·사태 등 대표 부위들을 전 등급에 걸쳐 할인가로 선보인다.
롯데마트는 이달 1일부터 1등급 한우를 평균 소비자가보다 30%가량 저렴한 가격에 내놓고 있다. 1등급 한우 국거리·불고기 부위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70% 늘어날 정도로 소비자 호응도 크다.
롯데는 한우 할인행사가 고물가에 따른 소비자 장바구니 부담을 줄여주는 한편, 소비 침체·생산비용 압박으로 경영난을 겪는 한우농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한우농가들은 공급 과잉, 수입산 물량 급증으로 어려움이 가중된 상황이다.
농식품부와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올 1월 한우 도매가는 킬로그램(㎏)당 1만5904원으로 전년(1만9972원), 평년(1만9037원) 대비 각각 20.4%, 16.5% 하락했다. 또 올해 한우 사육마릿수는 358만여두로 역대 최고치에 도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는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밥 소비가 늘면서 한우 수요가 크게 늘자 농가들이 사육량을 지속적으로 늘리면서 공급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더욱이 가격경쟁력이 우위에 있는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은 지난해 25만6910t(미국육류수출협회, 통관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한우 입지가 좁아졌다.
농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산 소고기 물량이 지금 같은 추세라면 한우 값은 하락하면서도 생산비 부담은 갈수록 커지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한우산업 기반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신아일보] 박성은 기자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