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음악 이야기다. 며칠전 띠방 산행 때 범방의 한 친구와 같이 걷게 되었는데 그는 대단한 팝 애호가였다.
모임에서나 산행에서든 대화는 옛 추억이거나 지금 살아 가는 이야기에서 가장 공감을 한다.
심오한 내용보다 서로 닮은 꼴을 찾아 대화하는 것이 나는 가장 편하고 좋다.
하긴 무슨 학술대회에 참가한 것도 아닌데 니체의 철학사상을 논할 것이며 공자의 생활란에 관해 토론할 것인가.
그가 젊을 적에 들었던 팝 얘기를 하자 귀가 번쩍 트이며 동질감을 느꼈다.
나처럼 결핍이 많고 외로움을 타는 사람일수록 이것저것에다 의미 갖다 붙이기를 좋아하는 법인가.
그의 해박한 팝송 이야기에 나는 신이 나서 몰입을 했다.
그러다 당시 팝송 프로를 진행하던 DJ 이야기로 연결되었다.
김기덕, 이종환, 황인용, 김세원, 임국희 등, 그 시절 추억의 디제이들을 어찌 잊을 것인가.
디제이 이야기를 한참 나누다가 내가 전영혁을 아느냐고 물었더니 잘 모르겠다고 한다.
그 친구가 나보다 팝에 대해 훨씬 많이 아는데도 전영혁을 모른 것은 전영혁이 심야 프로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아니면 너무 많은 디제이 이름들 때문에 잠시 그가 착각을 했을 수도 있을 거고,,
시간은 많고 돈은 없던 시절 아웃사이더였던 나는 마치 자폐아처럼 심야방송을 열심히 들었다.
그러면 심야를 언제부터 심야라 할까.
밤 11시 조금 넘으면 무조건 잠자리에 들어야 하는 지금은 밤 10부터 심야지만 예전에는 자정이 넘어야만 심야였다.
지독한 야행성이었던 나는 자정도 초저녁이었고 당연 3시가 되어서야 잠자리에 든 날이 많았다.
지금도 그렇지만 예전부터 나는 TV보다 라디오 듣기를 좋아했다.
밤 10시쯤에 시작했던 김세원 밤의 플랫폼과 새벽 1시에 나오는 전영혁의 음악세계를 주로 들었다.
전영혁 또한 나처럼 아웃사이더였던지 알려진 곡보다는 이색적인 음악들을 많이 들려줬다.
어쩔 때는 10분 넘게 연주만 이어지는 곡을 틀어주기도 했다.
그때 알았던 뮤지션들이 참 많았는데 <에릭 클랍튼>과 <디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였다.
묘하게도 둘 다 영국 출신들이다.
내가 심취했던 디테일한 노래 이야기는 나중 기회가 되면 팝 음악방이나 노래동호방에서 하기로 하고 넘어간다.
전영혁 덕분에 알란 파슨스 노래를 즐겨 들었다.
예전에는 eye in the sky를 즐겨 들었는데 나이가 드니 노래 취향도 바뀌나 보다.
요즘 old and wise 가사에 꽂혀 이 곡을 자주 듣는다.
늙음과 현명함은 마치 쌍둥이처럼 따라 다니면서도 일치하기가 쉽지 않은 단어다.
인생을 마치 수학 공식처럼 정답이 척척 맞아 떨어지게 살 수는 없겠지만 나는 요즘 늘 다짐한다.
현명하지는 못하더라도 심술궂은 사람은 되지 말자. 점심 먹고 와서 이 노래를 들으며 한 생각이다.
오늘 유독 이 노래 가사가 가슴에 와 닿는다.
첫댓글 지나간 모든 것은
아름답다는데
가슴은 뻥 뚫려서
그저 헛헛 할때도 있지요
음악을 들으니 왠지 쓸쓸함이~
학창시절 DJ는 우리들의
우상 이었는데
전영혁님은 저도 처음 들어보네요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겠네요
지금도 예전 음악이 좋기는 해요~ㅎ
이 음악 듣고 쓸쓸했다니 제대로 공감을 했네요.
워낙 제 사는 것이 정신 없게 돌아가니 가끔은 이런 노래로 마음을 가라앉히곤 합니다.
방장님도 전영혁님을 모른다니 제가 참 별종이긴 하나 보네요.ㅎ
세대가 다르네 난 김종환 펜이였는데 미사리 계산동 으로.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안 모든 음악은 좋아해서 요즘도 CBs. 11 시 영화 음악부터 저녁 배미향 8시 까지 잠이 안올때 음악으로 잠을 청 한답니다
현덕 아우님이. 그런 시절도 있었네오 ㅡ음악 잘듣고 갑니다
마야 누이, 저도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듣는 팝송이 대부분입니다.
심야프로는 졸업했지만 지금도 저는 TV보다 라디오를 즐겨 듣습니다.
마야 누이가 듣는 프로를 보니 역시 감성적인 분이십니다.
음악은 인생을 풍요롭게 만든다고 하데요.ㅎ
@유현덕
지금도 배미향. 멋진 음악으로 하루가 자납니다
@마야1 답글 오타 수정하는 사이 벌써 답댓글이,,^^
그 분 프로 저도 차에서 가끔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귀로만 듣는 라디오가 상상력을 길러주기도 하지요.ㅎ
@마야1 저도 지금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듣고 있지요.
Tom Jones의 'Without love'...
정말 시원시원하게 노래 잘하네요..
근데, 김종환 아니고 이종환 아닌가요..ㅎ
@남동이
논네 표시 했네 아쿠 ㅡㅡㅡㅎ
지난번 띠방 산행에서 남동이 님과 올드팝 이야기를 진지 하게 나누는걸 뒤에서 따라오면서
들었지요
리즈향도 낑기면 진도가 안나갈까봐서리
듣고만 있었지요 ㅎㅎ
팝송은 가요와는 달라서 늘 애정 하고 있어요
임국희 아들 고3때 우리 아빠가 담임 이라서
한때 우리집에도 놀러왔었다는 ㅎㅎ
나는 그때 고 1 한참 꿈많은 소녀 였다쥬
현덕 님 글 ㅡㅡㅡ에 옛추억이 생각이 났답니다
잼나는글 역시~~👍
ㅎ리즈향님이 뒤에서 들으셨군요.
남동군의 올드팝에 대한 사랑과 해박함에 감탄했답니다.
어설프게 알고 있는 저는 바로 꼬리를 내렸지요.
리즈님 아버님이 학교 선생님이셨던 것은 알고 있었으나 임국희 아들 담임이었다는 것에 깜짝 놀랍니다.
인연이란 게 이리도 묘한 것, 리즈님과 내가 뒤늦게 친구가 된 것도 귀한 인연이라는..ㅎ
@유현덕
와. 생각이. 나는구려
임국희 ㅡ그분이 아직 살아계시나 하늘로여행가셨나 궁금. ㅡ
궁금해서 인테넷으로 찾아보니 그속에서 우리 눈에익은분들이 많으시네 덕분에 옛추억을 생각하는 지금. 새각에 잠겨서. 꿈나라 여행 준비중. ㅡㅡㅎ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는 음악은
사랑입니다.
아름다운 음악으로 영혼을 채워 나가요~ 멋진 유현덕 님~
앗! 멋진 내 친구 유니님 다녀가셨군요.
유니 친구님도 올드팝에 각별한 사랑을 갖고 있다는 것을 내가 알지요.
평온한 일요일밤 되시길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