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궂이 따지고 보면...???
성민과... 애경사이에는... 별다른 추억이랄 것도 없었습니다.
어찌보면... 비록 짧은 세월이나마... 함께 한 시간은 적지 않았지만
그 시간들의 대부분은... 그저 업무를 보는 시간들이었기 때문이었고
단 둘이... 보낼 수 있었던 시간들은... 그리 많지 않았었습니다.
애경의 마음은 어땠는지를... 성민으로서는 잘 알 길이 없지만......
그의 생각은 그랬는지도... 모릅니다.
- "삶"의 모든 축(軸)은... 열심히 주어진 하루 하루를......
오로지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데 있다.
그러므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느끼는......
하찮은(?) 감정 따위는... 늘... 그 뒤에 있을 뿐이다.
만약... 오늘 내가 그녀에게 잘하지 못한 게 있다면...???
언젠가는... 잘 해줄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시간은... 아직도... 충분(?)하다.
설령... 내가 그녀와 사랑을 하면서... 그렇게 살 수 있다고 하더라도
지금은... 빈틈없이... 내게 주어진 일상에 충실해야만 한다. -
그... 무심한 생각들이...???
얼마나... 애경에겐... 몹쓸 짓 이었고......
그리고... 얼마나... 건방지고... 한 치 앞을 못 내다보는 짧고......
한 편으로는... 얕으막한 생각이었는지를......
성민은... 상상조차 할 수도...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런 그에게... 어느날... 애경이 머뭇거리면서......
목구멍에서 겨우 끄집어내는 듯이... 한가지 제의(?)를 합니다.
"저... 우리 언제 한 번... 시간을 내어서......
여행을 다녀오면 안 될까요...???"
그 말에... 성민은 별로 시답잖은 듯 대답을 합니다.
"아니... 늘... 아침에 눈만 뜨면 함께 있을 수 있는 데......
뭐... 새삼스럽게... 여행은 요...... 쩝!"
성민의 무심한 태도에... 더욱 부끄러워진 그녀가......
얼굴까지 붉히면서... 그렁그렁한 눈망울로 그를 바라봅니다.
"저... 그게... 아니구요... 성민씨가 몸이 다 회복이 되어......
다시 직장을 다니게 되면... 좀체 그런 시간이 없을 것 같아서......
그리고... 저도... 사는 곳을 벗어나... 어디 멀리 여행을 다녀 본지가
참... 오래 되었거든요... 그래서 가고 싶기도 하구요.
성민씨만 괜찮다면... 우리 하루 밤 이틀 낮을 잡아서......
훌쩍... 멀리 다녀왔으면... 좋겠어요."
- 아니... 이 여자가... 갑자기 왜 이러지...???
그 것도... 하루만에 다녀오는 것도 아니고......
그럼 외박을 하자는 말이 아닌 가...??? -
아마도... 애경의 마음은 그랬나 봅니다.
단... 하루 밤 이틀 낮이라도... 그 누구의 눈치도 뵈지 않는 곳에서......
늘... 그랬던 것처럼... 시간에 쫒기지 않고......
성민과... 단 둘이 함께 하는 시간을 갖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는... 마음 한 켠에... 조금 난처한(?) 감도 없지 않았지만...???
워낙이... 진지하게... 부탁을 하는... 그녀의 눈빛을 보면서......
그럼... 그렇게 하겠노라고... 승낙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그들에게는... 처음이자... 영원히 마지막이 될......
둘만의... 밀`월(密`月)의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마치... 두 번 다시는... 그들에게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추억 만들기" 같은... 슬픈여행이었습니다.
>>>>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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