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에 울퉁불퉁한 혈관… 꽉 끼는 옷·하이힐 피해야 예방 도움
여름철 불청객 하지정맥류 대처법
정맥에 혈액 정체되면서 혈관 늘어나
7∼8월 환자 1∼2월에 비해 1.8배 많아
가족력·임신·복부비만 등이 발병 원인
진행 놔두면 통증 심해져 일상에 지장
증상 경미할 경우 스타킹 착용 등 요법
악화 땐 시술이나 수술적 치료 받아야
다리에 푸르스름한 혈관이 구불구불하게 튀어나오는 하지정맥류 환자는 여름철이면 증가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7, 8월 하지정맥류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각각 4만8687명과 4만6615명으로 1, 2월의 2만7651명과 2만5957명에 비해 1.8배가 많았다. 반바지를 입으며 ‘미용상’ 눈에 띄게 보기 싫을 뿐만 아니라 혈관 확장으로 인해 증상도 악화하는 탓이다.
◆가족력 있으면 발생 가능성 높아
하지정맥류는 판막에 이상에 생기면서 발생한다. 동맥은 심장에서 조직으로, 정맥은 조직에서 심장으로 혈액을 운반하는 통로인데 이 중 하지정맥은 위치상 중력을 거슬러 혈액을 운반해야 한다. 이때 역류가 발생하지 않는 역할을 해주는 것이 혈관 내 얇은 판막이다. 이 판막에 이상이 생기면 혈액이 위로 올라가지 못하고 다리에 정체되면서 정맥에 지속적으로 압력이 가해지면서 혈관이 늘어난다.
이는 여러 위험 인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족력, 임신·출산, 복부비만 외에도 하루 6시간 이상 서 있는 직업, 의자에 오래 앉아 있는 직업, 심부정맥혈전증의 과거력,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 등이 위험인자다. 나이 증가에 따라 정맥 탄력이 감소해 확장하고 정맥 내 판막도 약해져 혈액의 역류가 발생하기도 한다.
혈관외과 교수는 “일부 보고에 의하면 하지정맥류 환자의 약 80%에서 적어도 1명 이상의 가족구성원이 하지정맥류로 치료를 받았거나 치료를 고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는 유전적 요인뿐 아니라 생활습관, 기저질환 등을 공유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임신은 가족력 다음으로 중요한 요인이다. 자궁이 커지면서 복압이 높아지는 물리적인 요인 외에도, 임신으로 인한 호르몬의 변화가 주요 역할을 한다.
◆압박스타킹 등 보존적 치료 후 시술·수술 고려
하지정맥류의 증상으로는 하지 피로와 무거운 느낌, 타고 쑤시는 느낌, 칼로 찌를 느낌, 쥐가 나는 듯한 느낌, 하지 불안감 등이 있다.
하지정맥류의 치료 필요성과 목적을 ‘미용’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중요한 것은 통증이다. 하지정맥류는 급성으로 진행하지는 않으나 놔두면 정도가 심해지면서 증상이 심해지기도 한다.
교수는 “단순히 울퉁불퉁 튀어나온 혈관만으로 치료를 결정하지는 않는다. 하지정맥류 초기에는 오후 시간 유난히 발이 무겁고 쉽게 피로감을 느끼는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다 악화되면 아리다고 호소하는 등 통증을 느끼게 된다”며 “일부에서는 통증이 심해서, 혹은 쥐가 많이 나서 숙면을 취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튀어나온 혈관’이 치료의 잣대는 아니지만, 이를 오래 방치해서 색소침착과 간지러움이 생기는 경우에는 피부 궤양까지 진행할 수 있는 만큼 치료가 필요하다.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는 스타킹 착용, 혈액순환 개선제의 복용 등 보존적 방법을 우선 시행한다. 이후 치료 효과가 없고, 증상이 지속·악화하면 시술이나 수술적 치료를 받게 된다.
고전적으로는 피부를 절개해 문제 혈관을 제거하는 방법이 있지만, 최근에는 이런 절개술보다 작은 구멍을 뚫고 문제되는 혈관에 도관을 삽입해 열이나 접합제 혹은 경화제를 주입해 폐쇄하는 수술법을 많이 시행한다. 혈관 폐쇄 시 혈액이 다른 혈관으로 우회해 흐르면서 하지정맥류가 일으킨 증상들은 사라진다. 다만 이미 늘어난 혈관이 회복되지는 않는다.
교수는 “거미줄처럼 얇은 모세혈관이 붉어지는 모세혈관확장증의 경우 경화제를 이용한 주사치료를 하게 되고, 두툼하고 크게 튀어나온 혈관의 경우는 아주 작은 절개창을 통해 혈관은 절제해낸다”며 하지정맥류에 따라 치료도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방을 위해서는 하지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꽉 끼는 옷이나 지나치게 높은 하이힐은 피하는 것이 좋다.
교수는 “가족력이나 임신, 출산 등의 위험 인자가 있는 경우 고탄력 압박스타킹을 신어 예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외에도 복압이 높아지지 않도록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오래 서 있거나 같은 자세로 장시간 서 있는 것도 피하는 것이 좋다”며 “불가피하게 이런 자세를 해야 한다면 5분마다 한 다리씩 교대로 올렸다 내렸다 하거나, 발목을 까딱까딱해서 종아리 근육을 움직여 정맥의 순환을 도와주는 것이 도움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