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일간 중미 여행기 29: 멕시코 2
"과달루페 성당, 테오티우아칸, 그리고 귀국"(최종회)
<과다루페 성당과 테오티우아칸>
<구글 지도에 나타난 과달루페 성당>
<과달루페 성당 밖의 모습>
과달루페 성당 지하에 주차하고 차에서 빠져 나오면 십자가, 묵주, 성모상, 미사 제구 등이 가득 들어 있는 수많은 상점들이 있는 미로가 나온다. 어디가 어디인지도 모르고 또 그곳에 눈을 둘 수도 없다. 우리의 가이드가 쏜살같이 미로를 따라 앞장서서 길을 안내하기 때문이다.
드디어 밖으로 나오면 넓은 광장이 나타나고 대문을 들어서면 거기가 바로 멕시코 시티 북쪽에 있는 과달루페 성당이다. 넓은 광장에 우뚝 솟은 건물이 보이고 좌측에 파란 둥근 지붕의 건물이 보이는데, 이곳이 바로 현재 예배소로 사용되는 성당 건물이다. 내가 찾아갔을 때, 신자들로 성당 내부는 가득 차 있고,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은 문밖에 서서 예배를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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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입구>
<성당 안에 있는 안내 표지판>
과달루페 성당의 탄생 이야기는 153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독교로 개종한 후안 디에고(Juan Diego)라는 인디언 농부에게 성모 마리아(Virgin Mary)가 나타나 테페약(Tepeyac) 언덕에 교회를 지으라고 말한다. 자신은 농부에 불과하므로 그런 힘이 없다고 하자, 성모 마리아는 그에게 능력을 부여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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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고는 이런 이야기를 주교에게 찾아가 여러 번 말했으나, 주교는 그의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어느 날, 디에고가 걸친 망토 위에 마치 기적과도 같이 성모 마리아의 모습이 선명하게 나타난다. 주교는 엎드려 경배했고, 한참 후에 마리아의 형상은 사라졌다. 현재 디에고가 입었다는 망토는 과달루프 성당 벽에 걸려있으며 구경하려는 사람들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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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뒤 세월이 흐르면서 이 성당은 수 많은 기적을 일으켰다는 소문이 퍼지게 되었다. 또한 이 성모상은 얼굴이 유럽인이 아니라 인디언을 닮았다는 것과, 또한 디에고라는 인디언에게 성모 마리아가 나타났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인디언들이 기독교로 개종하는 데 크나큰 역할을 했다. 마침내 1737년 성모 마리아는 멕시코의 수호 성인(patron saint)로 인정되었고, 라틴 아메리카의 천상 수호 성인으로 인정받았다. 멕시코에서는 농민 혁명이 일어날 때마다 과달루페의 성모가 그려진 깃발이 사용되었다. 또한 후안 디에고도 2002년 요한 바울 2세에 의해 성인으로 인정되었다. 오늘날 이 일대는 성스러운 곳으로 인식되어 하루에 수천 명이 찾아오고 축제일인 12월 12일에는 수십만 명이 이곳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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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뚝 솟아 있는 건물의 꼭대기에는 종탑이 있었고 그 위에 피뢰침을 등에 업은 십자가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마치 인간과 신을 연결하는 중개자처럼 서 있었다. 관심을 끄는 것은 꼭대기에 있는 한 그루의 나무다. 분명 저곳에 누군가가 저 나무를 심지는 않았을 것이다. 바람에 날려 씨가 착근을 하고 시멘트 속에 터를 잡아 생명을 유지해 살아가는 것이 글자 그대로 신기(神氣)가 없으면 불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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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 망토를 걸친 성모 마리아 상이 보인다>
전국에서 기도를 하러 오는 사람들은 최후의 몇 미터를 무릎을 꿇고, 무릎을 움직여 성당까지 가기도 한다. 내가 거기에 갔을 때도 몇 사람이 두손을 모으고 무릎에 의지하여 성당에 가는 것을 보았는데, 특별히 깔개가 없는 것으로 보아 잘못 했다가는 무릎이 까질 것으로 보였다. 물로 성모 마리아가 기적적으로 도와 그럴 일이 없을 지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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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티우아칸 근처에 있는 한 기념품 판매점에 갔다. 우툴두툴한 길을 따라서 자동차는 마치 자갈밭을 가는 것처럼 굉음을 내면서 달린다. 잠시 후 황토색 비포장 도로를 지나면 특이한 한적한 시골 집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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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주인은 독한 데낄라 술을 한잔씩 따라준다. 그곳에서 판매하는 술을 사주기를 바라면서, 알아들을 수도 없는 스페인어로 데낄라 상품을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술이 얼마나 독한지 공짜로 따라주는 술 한잔 하니 벌써 얼큰해 진다. 사람들이 달라는 대로 그는 술을 따라 준다. 술이 취하면 "에라 모르겠다"라는 심정으로 상점의 물건을 무더기로 사기를 바래서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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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한 마당에 놓여있는 선인장 껍질을 벗기기 시작한다. 그런 다음 단지 몇 번의 손놀림에 의해 그 선인장은 종이가 되기도 하고 실이 되기도 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옛날에는 실제로 이런 방법으로 선인장에서 종이와 실을 만들어 사용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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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에서 희한하다고 느끼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도처에 놓여있는 해골 장식품이다. 아즈텍 문화에서는 죽은 사람은 탈라로칸이라는 곳으로 간다고 믿는데, 죽은 자가 여기에 가려면 4년이 걸린다고 한다. 그래서 잠시 쉬는 날이 바로 "죽은 자의 날"이다. "죽은 자의 날"은 11월 1일부터 2일까지이며, 이날 사람들은 해골 장식을 하고 해골 모양의 쿠키와 케익을 먹는다. 또한 멕시코인들은 죽은 자가 자기 집에 머물 수 있도록 음식과 꽃, 초 등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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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가게 경내에 있는 잔디밭에 염소 두 마리의 색깔이 좀 특이하다. 얼룩소라고 하면 보통은 몸통 여기저기가 불규칙적으로 얼룩덜룩 한데, 여기 염소는 머리부터 몸의 중간까지는 검은 색, 나머지는 흰색이다. 그러나 다리는 또 불 규칙적으로 얼룩덜룩 하다. 근처에서 풀을 뜯는 엄마 소는 세월이 가면서 색이 바래서 그런지 몸 전체가 무슨 색인지 구분하게 힘들도록 색깔이 뒤섞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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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놀라운 것은 이집에서 서성거리는 개다. 공포 영화에나 등장할 만한 시커먼 이 개의 눈동자는 갈색이고, 검은 피부는 마치 피부병이 걸린 개처럼 거의 털이 없다. 이 개는 Xolo라는 종인데, 아즈텍과 톨텍 문화 시대 때부터 있었다고 한다. 컬럼버스가 1492년 카리비안 해안에 도착했을 때 이 개를 보았고, 후에 이 개가 유럽에 전파되었다. 이 개는 식물만을 먹는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믿기 어렵다. 그나저나 이 개의 모습이 제발 꿈에 나타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개꿈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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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지도로 본 "테오티우아칸">
우리가 테오티우아칸에 도착한 것은 2014년 12월 18일 오전 8시였다. 해발 2300미터에 위치한 테오티우아칸의 공기는 차가웠고, 뿌연 안개가 끼어 있어서 멀리 앞을 내다보기 힘들었다. 죽은 자를 위해 입구에 장식해 둔 정갈한 꽃다발은 여기가 바로 죽은 자들이 살아가는 세계라는 것을 말해주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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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앞에 펼쳐진 중앙에 나 있는 넓은 도로를 죽은 자의 길이라고 부른다. 나의 오른 쪽 즉, 남쪽에는 누군지 모르지만 새벽부터 나와 찬 공기를 가르며 누런 황톳빛 땅바닥을 향해 천연색 열기구를 타고 서서히 낙하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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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내 앞에 나타난 "태양의 피라미드"의 위용. 16-270미리 줌 렌즈 카메라로 최대 광각으로 찍어야 겨우 시야에 들어오는 2000년전의 건축물. 태양은 안개를 뚫고 흰색으로 작렬하고, 카메라 렌즈 플레어 현상으로 성게의 가시처럼 빛이 분산되어 흩어지고 있었다. 하늘과 피라미드 중턱에는 붓으로 흰점을 뚝뚝 찍어놓은 듯, 빛의 산란 현상이 빚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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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거리에 도착하여 왼쪽을 보니 저 멀리 희미한 산을 배경으로 "달의 피라미드"가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길 양옆으로 세워진 무수한 건축물은 그 당시 이 도시가 얼마나 번화한 곳이었나를 웅변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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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피라미드는 밑변의 길이가 230m, 높이가 66m로 거의 정사각형을 이룬다. 세계에서 3번째로 큰 규모라고 알려진 이 축조물은 기원전 200년 경부터 건설된 것으로 추정되며, 248개의 계단을 올라가야 정상에 다다를 수 있다. 경사가 급하여 올라갈 때는 앞 사람의 엉덩이만 보고 올라가야 한다. 중간에 놓여있는 비교적 넓은 단(terrace)이 없었다면, 아마 현기증으로 굴러 떨어지는 사람이 하루에도 몇 명씩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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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피라미드를 올라가면서 자주 뒤를 바라본다. 한쪽으로는 계속 열기구가 누런 대지를 배경으로 착지하고 있고 또 한 쪽으로는 저 멀리 사람들이 거주하는 마을이 장난감 집처럼 펼쳐져 있다. 내 뒤를 보니 한 여자가 걸어오다 멈추고 나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드넓은 죽은 자의 거리에 아무도 없는데, 왜 저 여자 혼자 여기를 올라오는 것일까? 혹시 죽은 자의 영혼이 현시(顯示)되어 나타난 것이 아닐까? 나는 머리털이 쭈뼛거려 서둘러 일행을 따라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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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가면서 바닥을 자세히 살펴보면, 크기가 각각 다른 돌을 쌓고 그 사이에 회반죽을 발라 놓았음을 볼 수 있다. 철기 문명이 아니어서 오로지 돌로 돌을 다듬어 쌓아올려 이 피라미드를 만드는 데는 수 많은 사람들의 땀과 눈물을 요구(*요청이 아님. "요구"와 "요청"이라는 단어 가지고 요즈음 정가에서 말이 많음)했을 것이고, 평생을 돌만 쌓다가 죽은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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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는 넓은 공간이 있는데, 사실은 이곳에는 전에 신전이 있었으나 파괴되어 없어지고, 지금은 이곳을 한바퀴 돌면서 사방을 바라보는 전망대 역할을 할 뿐이다. 신전이 있었다면 이 피라미드의 높이는 지금보다 훨씬 더 높았을 것이다. 여기에서 사방을 돌아보면 멀리 높은 산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테우티우아칸은 4면이 거대한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에 위치해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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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중간에 뾰죽한 돌이 서 있다. 저 멀리 보이는 것이 달의 피라미드다>
달의 피라미드로 가는 죽은 자의 길에 들어섰다. 죽은 자의 길의 폭은 40-100미터다. 길이는 5.5키로이나 현재 발굴되어 사람이 다닐 수 있는 길이는 2.5키로다. 죽은 자의 길 양쪽에 세워져 있는 탑에 올라가 담 밖을 보면 넓은 들판에 선인장이 듬성듬성 자라고 있다. 저 멀리 눈을 들어보면 반쯤 안개에 가려 아련히 산과 나무가 마치 동양화처럼 펼쳐져 있다. 다시 오른 쪽으로 머리를 돌려 태양의 피라미드를 보면 그 위에 서 있는 사람이 마치 개미새끼처럼 작게 보인다. 이 거대한 도시를 누가 왜 만들었는지 궁금증이 점점 커지게 된다.
그러나 기원전 2세기에 시작된 테오티우아칸은 기원후 3-4세기에 가장 번성했다. 한창 때는 15만~25만 명에 달하는 인구가 거주했고, 2천 채의 건물이 서 있었으며, 넓이는 30㎢에 달해 남북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큰 도시이자 고대 세계에서도 가장 큰 도시 중 하나였다고 한다. 그러나 알 수 없는 이유로 기원후 7세기에 이 도시는 멸망했다. 그후 몇 세기가 지나서 톨텍 족이 이곳에 왔을 때 이 도시는 단지 유령의 도시로 남아 있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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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보이는 태양의 피라미드>
<달의 피라미드>
달의 피라미드는 밑변의 길이가 146m, 높이가 46m이다. 기원후 500년 경에 건설되었다고 알려진 이 피라미드는 인간의 심장과 피를 바쳤던 곳, 즉 인신공희(人身供犧)가 있었던 곳으로 추측된다. 이 당시 인신 공희를 위해 기다리는 사람의 줄이 끝이 없었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희생되었는지 감히 상상하기 힘들다. 이런 사람을 죽여 제물로 바치는 일은 16세기까지 천년이 넘는 세월동안 지속되어 오다가 스페인의 지배를 받은 후에야 없어지게 되었다.
역사를 살펴보면 사람의 목숨이란 때와 장소에 따라서는 개미 새끼 목숨만도 못한 때가 있었다. 스페인들이 중남미를 침입하여 재미삼아 호박 찌르듯이 인디언들을 찔러본 일이나, 6.25 때 인해전술로 인해 그저 총알받이에 불과했던 중공군의 이야기를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다. 정말 사람이란 팔자가 있는 줄도 모르겠다. 물론 팔자라는 것은 언제 어디에서 태어났느냐가 첫 번째 팔자이고, 제 2 팔자는 흔히 사람들이 말하듯 부모가 누구냐,가 될 것이다. |
달의 피라미드에서 조금 옆길로 들어서면 무너진 건물 사이로 좁은 길이 미로처럼 나 있다. 그 안으로 들어가면 테우티우아칸 당시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색이 바래고 지워지기는 했어도 그들이 무엇을 그리려고 했는지는 대체로 구별할 수 있다. 족장이나 신관의 명령에 의해서 그렸겠지만,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벽화를 그렸던 화가가 금방 뛰쳐나와 말할 듯 하다. "저, 힘들어 죽겠슈. 차라리 죽는 게 낫겠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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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란 출발할 때가 가장 기분이 좋다. 여행을 준비하면서도 이에 못지 않게 기분이 좋다. 어디를 어떻게 가서 무엇을 하는 일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하늘을 붕붕 떠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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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라는 것이 항상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여행이라는 것은 힘들고 인내력을 요구하는 고된 활동이다. 그러다 보면 호텔에 머물며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은 때도 있고, 괜히 울적해 질 때도 있고, 사소한 일로 동료에게 짜증을 낼 때도 있다. 어떤 때는 "방콕"이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심지어는 이런 여행을 내가 왜 왔나, 하는 생각까지 들기도 한다.
결국 내가 아무리 발버둥쳐도 세상 구석구석을 다 볼 수는 없다는 것을 깨 닫게 되고, 적절한 선에서 만족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된다. 그러다가 여행의 목적을 생각해 본다. 여행이라는 것은 볼 것을 찾아 떠나는 것이기는 하나, 더 중요한 것은 익숙한 환경을 떠나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다다르게 된다. 본래 여행이라는 것은 돈주고 사서 하는 고통이며, 본래 인생사가 그런 것이다, 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여행만큼 보람되고 여행만큼 나를 변화시키는 것은 없다. 아무리 심금을 울리는 좋은 글을 읽어보아도 내 자신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오래 전에 깨달았다. 하지만, 세계 도처에서 내가 보고 듣고 경험한 사건은 나를 분명히 변화시킨다.
여행을 하지 않는 사람은 여행을 하는 사람이 부러울 수 있지만, 여행을 하는 사람은 여행을 하지 않는 사람을 부러워하지는 않는다. 나는 집에서 편안히 쉬고, TV나 보고, 정치인이나 욕하고, 요즘 젊은이들이 버르장머리가 없어서 세상 말세라고 한탄하면서 하루를 보내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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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는 한국으로 돌아간다. 동쪽에서 떠오르는 태양 빛을 받아 우리의 그림자가 길게 일직선으로 땅바닥에 드리워진 것이 신기롭기만 하다. 본래 뒤로 그림자를 길게 남기는 것이 모든 것의 끝이다. 하지만 우리는 옆으로 길게 그림자를 남겼다. 이는 우리의 여행이 끝나지 않았음을 암시하는 우리 마음의 그림자다. 아직도 남미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고, 바하마, 아이티, 도미니카 공화국 등의 서인도 제도가 저 멀리서 나에게 손짓하고 있다. 그리고 쿠바에서의 시퍼런 추억이 아직도 내 머리 속에 늦가을 서릿발처럼 내 가슴을 찌르고 있다.
사실 47일은 길었다. 그러나 조금만 시간이 더 있었다면 멕시코의 유명한 곳을 좀더 가보았을텐데, 라는 후회는 지금 이 시간에도 남는다. 하기야 어디 인생에 만족이 있겠는가? 100살을 산 사람이 이제 죽었으면 좋겠다는 말이 어디 그리 쉽게 나오겠는가? 그저 무한한 앞날이 있다고 믿고 살다가 어느날 갑자기 저 세상으로 가는 존재가 우리 아니던가?
진정한 여행자는 죽는 그날까지 여행의 끈을 놓지 않는 사람이다. 「여행자는 세월의 흐름만으로 늙지 않는다. 여행자는 여행을 포기함으로써 늙어간다. 세월의 흐름은 얼굴에 주름을 남기지만, 여행의 포기는 영혼과 심장에 주름을 남긴다. 여행자는 죽지 않는다. 단지 사라질 뿐이다.」 (끝 부분, 사무엘 울만과 맥아더 글의 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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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2014년 12월 20일 멕시코시티를 떠나 미국의 샌프란시스코를 거쳐 22일 한국에 도착했습니다.
*경비는 모두 (왕복 항공료, 쿠바 항공료, 숙박비, 식비, 입장료, 교통비, 일일 관광비, 개인 잡비, 선물 구입비 포함) 600만원이 조금 덜 들었습니다. 사람에 따라서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그 동안 이 글을 읽어 준 모든 분, 댓글을 달아주신 분, 그리고 함께 여행했던 동료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2015년 6월 28일 작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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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중미여행기 29편까지 수고 많으셨습니다.
예, 멀고 먼 길 걸어왔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동안수고많으셨읍니다
즐겁고행복한그리고 아름다운 추억의 시간들
을다시 만나게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하게 잘 계시죠?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서 가슴과 머리 속에 가득찬 보석이있길. 저도 가보고 싶군요.
예, 쿠바는 꼭 가보셔야 할 듯. 특히 낡은 미학을 즐기신다면.
이젠 추억속으로 간직 합니다, 형님 늘 수고의 감사드립니다 ,,, 다음 여행을 ,,, ㅎㅎㅎ
그래도 권일님이 제일 멋있는 경험했다는 것은 아무도 부정 못할겁니다. 감사합니다.
가고싶은 여행지의 여행기 설래는 맘으로 정독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과 남미대륙 여행할 기회가 있기를 기원하겠습니다.
안녕하시죠. 예 기회가 닿으면 같이 가봅시다.
중미 여행기 대박입니다..^^
예, 잘 계시죠. 다음에 뵙길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곽샘! 그 동안 여행기를 작성하여 올려주신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하며 항상 건강하여 평생 여행으로 여생을 보내기를 바랍니다. 파이팅!
안내, 통역, 설명, 정말 너무 수고 많으셨습니다. 나중에는 힘들어서 말이 잘 나오지 않는 것도 목격했구요.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장기간에 걸친 세심한 여행기 올려 주시느라 너무 수고가
많으셨습니다...언제 또 기회가 된다면 여행하실때 함께 할수있는
영광을 주시기 바랍니다^^
여행기 읽을때마다 꼭 가보고싶습니다 알뜰하게 다녀오셨네요 더더욱 감탄입니다 저두 동참할수있는 곁을주세요
장기간에 걸쳐 올려주신 후기 정말 감사드립니다
벌써 기억이 희미해져 가는 제게 이런곳을 다녀왔다고 일깨워주는군요
항상 건강하시고 두분이 멋진여행 이어가시기 바랍니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