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200만대 생산량 대부분 미국 수출
부품-완성차 국경 수차례 오가는 구조
亞·EU 시장 개척으로 돌파구 모색해야
캐나다 자동차산업이 미국의 고율 관세 위협으로 최대 시련을 맞았다. 북미 시장 의존도가 높은 산업구조 개편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캐나다산 자동차에 최대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또한 3월 12일부터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매길 예정이다. 이에 따라 캐나다 자동차 산업의 독자 생존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캐나다 자동차 제조협회 조사에 따르면 캐나다는 현재 5개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생산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연간 생산량과 내수 소비량이 각각 200만대 수준이지만, 생산 차량 대부분이 미국 수출용이다.
지난 60년간 자유무역협정으로 양국 자동차 산업은 하나의 생산벨트로 통합됐다. 한 대의 자동차가 완성되기까지 부품이 캐나다-미국 국경을 수차례 넘나드는 구조다. 관세장벽으로 부품 이동이 제한되면 전체 생산라인이 멈출 수 있다.
캐나다의 독자적인 자동차 생산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과거 호주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호주는 관세 장벽으로 자국 자동차 산업을 보호했으나,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지 못해 결국 모든 생산기지가 철수했다.
업계는 아시아, 유럽과의 자유무역협정을 활용한 새로운 시장 개척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캐나다는 마그나 인터내셔널 등 세계적인 부품기업들을 보유하고 있어 글로벌 공급망 확대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캐나다산 원자재는 미국 자동차 산업의 핵심이다. 특히 자동차 제조에 사용되는 알루미늄의 90%가 퀘벡주에서 생산된다. 미국은 알루미늄 생산에 필요한 대규모 전력 설비가 부족해 단기간 내 공급처 전환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북미 자동차 시장의 통합도가 높아 관세 부과는 양국 모두에게 타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캐나다는 동서 무역회랑 구축으로 아시아·유럽 시장 진출을 확대하는 한편, 퀘벡산 알루미늄의 전략적 가치를 협상 카드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와 같은 거대 자본 없이는 새로운 자동차 기업을 설립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캐나다 자동차 산업은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와 기존 강점을 살린 새로운 성장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