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1. 이솝우화(Aesop's Fables)
이솝우화( - 寓話, 고대 그리스어: Αισώπου Μύθοι, 영어: Aesop's Fables) 혹은 아이소피카(Aesopica)는 고대 그리스에 살았던 노예이자 이야기꾼이었던 아이소포스가 지은 우화 모음집을 말한다. 아이소포스는 흔히 이솝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솝우화는 의인화된 동물들이 등장하는 단편 우화 모음집을 가리키는 총괄적 용어이기도 하다.
이솝우화는 친숙한 동물이 나오고 교훈이 들어 있다는 점에서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어린이 덕성교육을 위한 인기 교재로 그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최초의 한글번역은 1895년에 일본인의 도움으로 만든 최초의 신식교과서 《신정심상소학》에 처음 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7편의 이솝우화를 "새로운 이야기"라는 표제 아래 소개했다.
이솝 우화로 잘 알려진 이야기들 중에선 탈무드에 가까운 구조를 가진 이야기들이 아주 많으며, 실제로 탈무드 혹은 미드라시의 이야기가 이솝 우화로 끼어들어간 게 아닌가 하는 의혹도 있다. 동일한 이야기가 실제로 탈무드와 미드라시에도 나올 뿐더러, 이 이야기들이 들어간 판본은 오리엔트 판본들이기 때문.
특히 아시아 쪽 설화와 비슷한 이야기들이 상당히 많으며, 아시아 쪽에서 익숙한 이야기들은 인도 설화가 이솝 우화에 들어가 있는 것을 보아, 실제로 아시아 쪽 이야기가 이솝 우화로 약간 끼어들어간 것으로 추측된다. 한편, 그리스어 판본이 라틴어 판본으로 번역되면서 내용이 약간 수정된 이야기들도 있다. 아래 목록들을 보면 알겠지만, 금도끼 은도끼, 시골쥐와 서울쥐 등 우리나라 전래동화로 알려진 경우들도 꽤 많다.
아래 목록 중에도 학술적으로 이솝 우화가 아예 아닌 것이 알려졌거나, 이솝 우화에 끼어들어간 것으로 의심되는 이야기들이 매우 많다. 학술적으로 위작 여부가 의심되는 이야기들 외에도, 여우나 포도가 나오는 이야기의 경우에는 실제 출처가 탈무드일 가능성이 높다.
이 외에도 이솝 우화가 아예 아니거나 미심쩍은 이야기들은 목록에서 제외했다.
2. ㄱ
2.1. 갈까마귀의 교만
갈까마귀 마을에 어느 갈까마귀가 살고 있었다. 이 갈까마귀는 동족들에 비해 덩치고 크고 힘도 세서 평소 잘난척 대마왕이었고, 심지어 동족들과 같이 산다는 것을 창피하게 생각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이들을 떠나서 까마귀들과 살기로 했다. 하지만 까마귀들은 환영은 커녕 오히려 분노하며 쫓아 버렸고, 안 되겠다 싶어 다른 새들을 찾아가 봤지만, 결과는 마찬가지.
결국 줄줄히 퇴짜를 맞고 무리로 돌아오자 동족들도 왜 돌아왔냐고 화를 내며 멀리멀리 내쫓아 버리면서, 결국 이 갈까마귀는 죽을 때까지 혼자 외롭게 살았다.
2.2. 감기 걸린 여우
배고픈 사자가 길을 가다가 염소를 만났다.
사자: 이봐, 염소야. 내 입 냄새가 어떤지 한 번 맡아 봐.
염소가 냄새를 맡았다. 그런데 사자의 입 냄새는 아주 고약하고 지독했다.
염소: 사자님, 사자님의 입에서는 아주 고약하고 지독한 냄새가 납니다.
염소는 사실대로 말했다.
사자: 뭐라고?! 내 입에서 무슨 냄새가 나?! 감히 동물의 왕을 깔보다니, 무엄한 놈 같으니라고!
화가 난 사자가 염소를 잡아먹었고, 그 다음에 만난 늑대가 사자의 입 냄새를 맡은 다음 거짓말을 했다.
늑대: 아무 냄새도 안 납니다.
사자: 이런 거짓말쟁이 같으니라고, 왕은 거짓말을 싫어한다. 너는 염소보다 더 무엄한 놈이다.
늑대도 잡아먹은 사자가 그 다음에 여우를 만났다. 그러자 꾀쟁이 여우는 한 가지 꾀를 생각해 내고는 이렇게 말했다.
여우: 죄송합니다, 사자님. 제가 심한 감기에 걸려서 냄새를 맡을 수가 없어요.
꾀 많은 여우는 이렇게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2.3. 값진 유산
한 농부가 늙어 세상을 떠나게 되자 게으른 아들 삼형제에게 이런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 내가 남기고 간 것을 너희들은 포도밭에서 발견하게 될 것이다.
아버지의 장례를 모신 뒤에 삼형제는 아버지가 남겼다는 것이 무엇인지 포도밭을 열심히 파헤쳐 보았다. 물론 금은보화같은 보물을 떠올렸지만, 아무리 파도 파도 얻은 게 없어서 삼형제는 실망했다.
하지만 그 땅을 파는 과정 속에서 철저한 밭갈이로 튼튼해진 포도나무로부터 전례가 없을 만큼 많은 포도를 수확하자 이들은 근면 그 자체가 진정한 보물이라는 걸 깨닫고 아버지의 지혜에 감탄했다.
뚱딴지 명심보감에서는 부자(富者)와 아들로 바뀌어서 나온다. 그 아들은 평소 노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아버지가 걱정이 많았는데, 어느 날 아버지가 병이 들어서 죽기 직전에 해당 우화의 아버지와 비슷한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으며, 이후에 아들은 위의 아들들처럼 금은보화같은 보물을 떠올리면서 열심히 땅을 파 봤는데, 거기서 한 단지가 나왔다. 아들은 기뻐하면서 단지를 열어봤는데, 그 안에는 보물이 아닌 아버지가 마지막에 쓴 편지가 있었다. 편지의 내용인 즉슨 '열심히 땅을 파 봤으니 이제 땅에 씨를 뿌리고 밭을 가꾸면 가을에 풍년이 와서 큰 부자가 될 것이다.'라는 내용으로 끝을 맺었다.
패러디로, 아버지가 보물을 너무 깊게 묻어서 아들들이 밭을 다 뒤집어 엎고도 찾지 못한다는 만화도 있었다.
배경을 현대로 바꾸고 감옥에 수감된 가장이 집에 있는 아내에게 "밭에 무기를 묻어놓았으니 잘 숨기시오!"라는 편지를 보내서 편지를 검열한 경찰들이 밭을 갈아엎어서 농사일을 대신 해 준 격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2.4. 개가 하는 일
양들이 주인에게 자신들은 털과 젖을 바치는데 개는 바치는 것도 없이 밥만 얻어먹는다고 불평을 했다. 그러자 개가 양들을 찾아와 말했다.
개: 너희 말이 맞아. 나는 주인에게 바치는 것이 없지. 하지만 내가 없으면 어떻게 될까? 도둑이 너희를 훔쳐가고 늑대가 너희를 물어갈 걸. 나라는 짐승이 딱 버티고 너희들을 지켜 주니까 너희들이 안심하고 맛있는 풀을 먹을 수 있는 거야.
개의 말을 들은 양들은 다시는 불평하지 않았다.
2.5. 개구리들의 임금님
파일:나무위키상세내용.png 자세한 내용은 개구리들의 임금님 문서를 참고하십시오.
2.6. 개를 부러워한 늑대
밝은 달이 둥실 떠오른 깜깜한 밤, 먹이를 구하러 온 늑대와 산책 중인 개가 만났다. 늑대는 아무 것도 먹지 못해서 비쩍 말랐고, 개는 통통하게 살찐 데다가 털에는 윤기가 자르르 흘렀다.
늑대: 나는 아무 것도 못 먹어서 이렇게 비쩍 말랐는데 너는 어디서 뭘 먹고 사니?
개: 나는 먹이를 찾아다니지 않아. 아늑한 집에서 먹이를 주시는 주인님이 있으니까. 나는 집에 살면서 도둑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집을 지킨단다. 만약에, 도둑이 들어오면 집을 부수고 살림살이를 다 훔쳐가 버릴 거야.
개의 말에 늑대는 개가 부러워서 말했다.
늑대: 그래? 그렇다면 나도 네 주인님께 데려가 줘. 도둑쯤은 거뜬하게 막을 수 있어.
개: 내가 주인님께 잘 말해 볼게. 같이 가자.
둘이 주인집으로 가던 도중에 늑대가 개의 목에 생긴 상처를 보게 되었다.
늑대: 네 목에 상처가 있던데 왜 생긴 거야?
개: 목줄을 차서 생긴 상처야, 사람들이 나를 무서워하니까 주인님은 낮에 이렇게 내 목에다가 목줄을 채워.
그러자 늑대가 돌아서며 하는 말.
늑대: 나는 그냥 산으로 돌아갈 거야, 비록 춥고 배고프고 찬 비를 맞으면서 자더라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지금 이대로가 더 좋아.
2.7. 개미가 욕심쟁이인 이유
한 농부는 내내 열심히 일했음에도 불구하고 수확량이 영 신통치 않았다. 반면 이웃집의 다른 농부는 그리 열심히 일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수확량이 어마어마했다.
평소 시기심이 많은 이 농부는 이웃집 농부의 농작물들을 몽땅 훔쳐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만족하지 못한 농부는 이웃집 농부의 친동생의 농작물들까지 몽땅 훔치기로 하고 친동생의 창고로 숨어들어갔다. 이 작자의 이 모든 것을 지켜보던 제우스는 그 동안은 참았으나, 이제는 더 이상은 참을 수가 없어서 농부를 개미로 만들어 버렸다.
농부는 갑자기 농작물이 크게 보여지는 것과 평소라면 가벼워야 할 농작물이 너무 무거운 것을 보고 뭔가 이상한 것을 느꼈는데, 한참 뒤에야 자신이 개미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미가 된 이 놈은 반성은커녕 여전히 농작물을 훔쳐가기 위해 무진 애를 쓰고 있었으며, 지금도 개미들이 농작물을 이렇게 옮기는 이유도 다 이 작자 때문이다.
2.8. 개미와 베짱이
파일:나무위키상세내용.png 자세한 내용은 개미와 베짱이 문서를 참고하십시오.
사실 원래 이 이야기는 개미를 자선을 하지 않는 이기적인 곤충이라고 까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2.9. 거북이의 집
어느날 제우스 신이 생일을 맞아 모든 동물들이 축하해줄 때 거북이가 안 오자 제우스 신이 거북이를 찾아가서 왜 안 오냐고 물었다. 그러자 거북이가 대답했다.
거북이: 집이 좋으니까요. 집만큼 좋은 곳이 어디 있겠어요?
이에 제우스 신이 화가 나서 어디를 가든지 등에 집을 지고 다니게 만들면서 거북이는 오늘날에도 어딜 가든지 간에 등에 집을 지고 다닌다.
달팽이로 나오는 판본도 있다.
2.10. 거짓말은 들통나기 마련
먼 옛날, 뱃사람들은 항해가 길어지면 쉽게 무료해지곤 했고, 그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애완동물을 배에 태워서 같이 생활하기도 했다. 어느 날, 한 선원이 원숭이를 데리고 배에 탔다. 배가 이타카 부근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폭풍우가 거세게 몰아쳤다.
배가 파도에 뒤집혀서 부서졌을 때 성난 파도 속에서 돌고래들이 나타나 사람들을 등에 태우고 안전한 육지까지 데려다 주었다. 돌고래는 원숭이를 사람으로 알고 등에 태워줬으며 아테네의 항구인 피레우스 맞은 편 육지에 다다르자 돌고래가 물었다.
돌고래: 당신은 아테네에 사시나요?
원숭이: 그럼, 당연하지. 나는 아테네에서도 가장 유명한 가문의 사람이지.
돌고래: 그러면 피레우스도 잘 알겠네요?
원숭이가 피레우스가 아테네의 유명한 관리인일 것으로 짐작하고 둘러댔다.
원숭이: 잘 알지, 잘 알고말고. 그는 나와 가장 친한 친구인 걸.
돌고래: (원숭이를 바다에 빠뜨린 다음) 이런 엉터리에 거짓말쟁이를 봤나? 너 같은 엉터리에 거짓말쟁이는 구해줄 필요가 없어!
그리고 돌고래가 바닷속으로 깊이 사라져버리자 원숭이는 드넓은 바다에서 나뭇조각에 매달려 살기 위해 어떻게든 버둥거렸다.
판본에 따라서는 원숭이가 거짓말했다는 것을 눈치챈 돌고래가 그냥 바닷속으로 잠수해버리면서 원숭이가 익사하는 경우도 있다.
2.11. 고양이가 죽은 척해 봐도
고양이가 어느 빈집에서 쥐들을 왕창 발견하고 한 마리씩 잡아먹기 시작했다. 그러자 생쥐들은 구멍 속에 숨어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고양이는 쥐들을 꾀어내려고 죽은 척 축 늘어져 있었다. 그걸 보고 영리한 쥐 한 마리가 그 꼴을 보며 하는 말.
쥐: 이봐, 웃기지 마! 네가 돌덩이 흉내를 내도 우리는 결코 네 곁에 얼씬하지 않을 거거든!
그러자 부끄러워진 고양이가 당장 그 집에서 나갔다.
2.12. 고양이와 수탉
고양이가 수탉을 잡은 다음 그럴싸한 구실을 만들었다.
고양이: 넌 야밤에도 울어서 사람들의 잠을 못 자게 하지, 그러니 나는 너를 잡아먹겠다!
수탉: 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가축이라고! 내가 제때 그들을 깨우기 때문에 사람들이 마음 놓고 일을 할 수 있는 거야!
고양이: 네가 어떻게 변명을 하든, 내가 굶을 수 없는 노릇 아니니?
그런 다음 고양이가 바로 수탉을 잡아 먹었다.
사실 해당 우화는 Perry Index와 몇몇 판본에도 등장하지만, 진짜로 이솝 우화인지는 불명이다.
2.13. 고양이와 아프로디테
평소 눈이 상당이 높은 어여쁜 고양이가 있었는데, 많은 고양이들이 그녀에게 프로포즈를 하면 몽땅 거절하기 일쑤였다. 그러던 어느 날, 이 고양이는 길을 걷다가 한 미청년을 보자 바로 사랑에 빠졌다.
그 다음에 여신 아프로디테를 찾아가서 자기를 사람으로 만들어 달라고 소원을 빌자 바로 여자가 되었다. 그 뒤 아가씨가 된 고양이는 그 미청년을 찾아가서 프로포즈를 한 다음 결혼했다. 며칠 뒤에 아프로디테는 이제 완전한 사람이 됐는지 알아보기 위해 쥐를 그 고양이가 사는 방으로 보냈더니 이 고양이가 본색을 드러내면서 쥐를 잡아먹으려고 이리저리 날뛰기 시작했다.
그러자 화가 난 아프로디테는 아가씨를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렸다.
판본에 따라 고양이가 아예 그 쥐를 그 자리에서 먹어버렸다는 버전도 있다. 이 모습을 본 미청년이 경악하면서 집을 뛰쳐나가는 것으로 계속 진행되고, 아프로디테가 이것을 보고 분노해서 아가씨를 도로 고양이로 되돌렸다는 엔딩은 동일하다.
참고로, 해당 우화는 인도를 통해 넘어와 이솝 우화로 편입된 이야기로, 원본은 '시녀로 둔갑한 쥐'라는 설화며, 극동에서도 발견되는 설화다.
2.14. 고양이의 속임수
병에 걸린 닭이 많다는 정보를 입수한 고양이 한 마리가 지금이 닭을 많이 잡아먹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의사로 위장한 다음 닭장 앞에 당도해서 일단 멀리 떨어진 뒤에 닭들에게 상태가 어떠냐고 묻자 닭들이 말했다.
닭들: 몸은 아주 건강하네! 단지 네가 여기서 당장 사라져만 준다면 말일세!
2.15. 곰과 두 친구
파일:나무위키상세내용.png 자세한 내용은 곰과 두 친구 문서를 참고하십시오.
2.16. 공작새의 불평
한 불평불만이 많은 공작새가 노래하는 꾀꼬리를 보게 되었다.
공작새: 저 꾀꼬리는 참 좋겠다. 비록 나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목소리가 아름답고 그만큼 봄을 알릴 수 있으니까...
꾀꼬리의 목소리는 아름답고 곱지만 공작새의 목소리는 찢어질 듯 날카롭고 시끄럽기 때문이다. 꾀꼬리가 부러워진 공작새가 헤라 여신을 찾아가서 자신의 목소리에 대한 불평불만을 늘어놓았다. 그러자 공작새의 말을 들은 헤라 여신이 화가 나서 말했다.
헤라: 너는 네 목둘레의 무지개 장식과 꼬리를 접었다가 폈다가 할 수 있는 능력과 네 꼬리에 달려 있는 보석 상자의 보석들보다 더 아름다운 깃털들이 있는데 그것들로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지 않느냐? 모든 재능을 다 가지고 있는 동물은 없다. 신들은 너희들 각자에게 선물을 주는데 하나씩만 준다. 네 아름다운 깃털은 생각하지 않고 꾀꼬리의 아름다운 목소리만 생각했더냐? 감히 하늘 아래의 어느 누가 네 깃털을 보고 마음에 끌리지 않는 이가 있더란 말이냐?! 당장 그 불평을 그만두지 못해? 그만두지 않는다면 네 아름다운 깃털을 다 빼앗아 버리겠다.
모든 짐승들에게는 각자 나름대로의 재주가 있으면서도 욕심부리지 않고 다른 동물들을 질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공작새는 부끄러워했다.
2.17. 구두쇠
재산이 많은 한 구두쇠가 재산을 누가 훔쳐가지 않을까 항상 걱정하면서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구두쇠는 자신의 모든 재산을 금괴로 만든 다음 자신만 아는 확실한 장소에 묻어 두었다. 그 뒤 구두쇠는 그 금괴를 마치 자신의 심장과 영혼인 것처럼 소중히 여겼으며 날마다 흡족한 듯이 금괴를 바라 보았다.
그러던 어느 날, 구두쇠의 행동을 수상하게 여긴 한 사람이 구두쇠의 행동을 본 다음에 그날 밤 땅에 묻혀있는 금괴를 훔쳐 달아났다. 다음 날 구두쇠는 금괴가 없어진 사실을 알고는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으면서 울부짖었다. 마침 그 곳을 지나가던 이웃이 슬프게 울고 있는 구두쇠를 발견하고 그 이유를 물었으며 자초지종을 모두 듣은 다음 이웃이 구두쇠에게 말했다.
이웃: 그런 일로 너무 절망하지 마세요. 당신의 금괴를 가지고 있었을 때에도 진짜로 가지고 있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이제 돌멩이를 묻어놓고 금괴라고 생각하세요. 당신의 금덩이를 묻어놓고 사용하지 않는 것은 돌멩이를 묻어놓은 것과 같으니까요.
2.18. 구실
몹시 배고픈 늑대가 사방을 두리번거리면서 먹이를 찾다가 아기양 한 마리를 발견했다. 그러면서, 트집을 잡아서 아기양을 잡아먹기 위해 온갖 구실을 꾸몄다.
늑대: 이놈아, 내가 물을 마시려는데 네가 물을 더럽혔어!
아기양: 제가 언제 아저씨가 마실 물을 더럽혔지요?
늑대: 이놈아, 지금 네놈이 세수를 하고 있었지 않아?
아기양: 에이, 아저씨는 엉터리야!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흘러가는데 제가 세수를 했던 물이 어떻게 아저씨한테로 흘러가요? 저는 시냇물 아래에, 아저씨는 위에 있잖아요?
할 말이 없어진 늑대가 고개를 흔든 다음 이렇게 말했다.
늑대: 이놈아, 네가 작년에 우리 아빠를 놀렸지? 네놈이 어른한테 무례하게 굴었으니 너를 잡아먹겠다!
아기양: 왜 돼도 않는 억지를 계속 쓰는 거에요, 늑대 아저씨? 저는 올해 태어났다고요! 작년에는 이 세상에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제가 아저씨네 아빠를 놀려요?
그러자 부끄러워진 늑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어슬렁어슬렁 꽁무니만 뺐다.
늑대가 더 이상 아무런 구실도 잡지 못하자 아기양을 버릇없는 아이라며 생트집을 잡은 다음 잡아먹는 새드 엔딩인 버전도 있다.
2.19. 귀여움을 받으려던 당나귀
어느 가정집에서 당나귀와 삽살개를 기르고 있었다. 당나귀는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해야 할 일이 많은 반면, 삽살개는 가정집의 주인에게 사랑을 많이 받았다. 주인은 삽살개와 날마다 놀아주고 밖에 나갔다가 오면 삽살개에게 줄 먹이도 가져왔다. 그러면 삽살개는 깡충깡충 뛰면서 주인을 반겼다. 이것을 본 당나귀는 삽살개를 질투했다.
그러던 어느 날, 주인이 밖에 나갔다가 돌아오자 당나귀는 삽살개가 했던 것처럼 껑충껑충 뛰면서 주인을 반겼다가 실수로 주인을 걷어찬 것도 모자라서 집안까지 난장판으로 만드는 바람에 제대로 화가 난 주인이 하인을 호출해서 죽도록 구타한 후 밖에 있는 나무에다 묶어 놓으라고 명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