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6주간 화요일 (루카9,51-56)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기념/반영억 라파엘 신부
복음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가시려고 마음을 굳히셨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9,51-56
51 하늘에 올라가실 때가 차자,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가시려고 마음을 굳히셨다.
52 그래서 당신에 앞서 심부름꾼들을 보내셨다.
그들은 예수님을 모실 준비를 하려고
길을 떠나 사마리아인들의 한 마을로 들어갔다.
53 그러나 사마리아인들은 예수님을 맞아들이지 않았다.
그분께서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길이었기 때문이다.
54 야고보와 요한 제자가 그것을 보고, “주님, 저희가 하늘에서 불을 불러 내려
저들을 불살라 버리기를 원하십니까?” 하고 물었다.
55 예수님께서는 돌아서서 그들을 꾸짖으셨다. 56 그리하여 그들은 다른 마을로 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품을 키워야 합니다」
갈릴래아에서 예루살렘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은 사마리아를 통해서 가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길을 통하여 예루살렘에 가시고자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길을 가시기에 앞서 심부름꾼을 앞서 보내셨고, 그들은 사마리아 사람들의 집에 들어가 예수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사마리아인들과 유다인들 간에는 종교적이고 민족적인 적대감이 있었습니다(요한4,9). 사마리아인들은 이스라엘의 주 하느님의 신앙을 받아들였으나 하느님께 대한 예배는 예루살렘이 아닌 그리짐산에서 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신명11,29). 그리짐산에 자기들만의 성전을 건립하였습니다. 그래서 결국 예수님을 맞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야고보와 요한은 예수께서 냉대를 받으시자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 여쭙니다. “주님, 저희가 하늘에서 불을 불러내려 저들을 불살라 버리기를 원하십니까?”(루카9,54).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꾸짖으셨습니다. 야고보와 요한의 태도는 사마리아 사람의 태도와 다를 바 없었습니다. 그러니 야단맞는 것은 당연합니다.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인정을 받겠느냐? 죄인들도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은 사랑한다. 너희가 자기에게 잘해 주는 이들에게만 잘해 준다면 무슨 인정을 받겠느냐? 죄인들도 그것은 한다”(루카6,32-33).
하느님이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단죄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아들을 시켜 구원하시려는 것입니다(요한3,17). 예수님께서는 길잃은 사람들을 찾아 구원하러 오셨습니다(루카19,10). 그리고 사도들도 역시 사람을 구원하기 위해서 파견되었습니다. 사도행전 13장 47절에는 이렇게 기록되어있습니다. “ 사실 주님께서 우리에게 명령하셨습니다. ‘ 땅끝까지 구원을 가져다주도록 내가 너를 다른 민족들의 빛으로 세웠다.’” 그러므로 그 본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앙갚음하고 싶은 마음을 거두기 전까지 그들은 결코 꾸짖음을 면할 수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저주할 수 있는 권한이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냉대에 개의치 않고 당신의 가실 길을 가십니다. 맞서지 않고 그저 당신의 일을 찾아가실 뿐입니다. 순리를 따라가십니다. 우리도 주변 여건, 환경에 구애받지 말고 해야 할 일을 해야 하겠습니다. 누가 뭐라 하든지 그것이 주님의 일이라면 기쁘게 해야 하겠습니다. 아니, 무슨 일을 하든 그 일이 주님의 일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활동을 하다 보면, 가끔은 이런저런 소리를 듣기도 합니다. 예기치 않은 일을 접하게 되면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개의치 말고 주님을 향한 길에 흔들림이 없어야 합니다. 반대하고 배척하는 이들을 거부할 것이 아니라, 때를 기다리며 주님의 은총을 간구하는 것이 우리의 몫입니다. 그를 위해 기도하다 보면 내 마음이 먼저 커지게 되고, 이런 사람도 저런 사람도 다 품을 수 있게 됩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마음에 화만 쌓이게 되고 주님과 멀어지게 됩니다. 먼저 품을 키울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데레사 성녀에 의하면, “사랑은 커다란 맛을 느끼는 데 있지 않고 매사에 하느님을 기쁘게 해 드리려는 결단을 내리는 데에 있다. ……사랑은 넘어질 수도 있고 불충분한 행위를 저지를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랑은 모든 것에서 유익함을 얻어낼 수 있고 주님을 불쾌하게 하는 것들을 신속하게 없애 버린다…사랑을 산다는 것은 아무런 내색도 없이 어떤 요구도 없이 그저 베푼다는 의미입니다………사랑이란 결코 한가로울 수 없는 것, 한가로운 사랑은 벌써 잘못되었다는 표시인 것입니다.” 데레사 성녀에게 있어서 가장 큰 중심은 사랑이었습니다.
성녀는 “나의 소명은 사랑입니다. ‘어머니이신 교회의 마음’ 속에서 저는 사랑이 되겠습니다. 그리하여 모든 것이 되겠습니다”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도 사랑이 되기를 기도합시다. 주님의 사랑을 비추는 연장이기를 희망합시다.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를 선교의 수호자로 모시는 것은 바로 교회의 소명이 사랑이고 그 사랑을 살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세상에 사랑이신 주님을 전하려면 사랑을 살아야 합니다. 모두가 사랑의 사도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더 큰 사랑을 담아 사랑합니다.
◈ 출처: 신을 벗어라 원문보기▶ 글쓴이 : rapha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