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바람이 찹니다.
찬 기운을 몸으로 느끼다 보면
어느새 허름한 삼겹살 집에서 소주한잔..따악..생각이 나죠..
안도현씨의 퇴근길이라는 시에서 나오는 것처럼..
말이지요...
소주를 처음 먹어보는 사람은..
그 쓴맛에 놀라면서도 얼마만큼의 가득채워진 잔이
내 몸속으로 들어와도 끄떡없이..
그 잔의 횟수를 셀 수 있는지 궁금해하곤 합니다.
그리고..한번쯤은 대책없이 취해보곤 하죠...
그렇게 취하고 나면..
당분간은 술을 입에 대지 못합니다.
술에 취한 다음날..얼마나 머리가 아프고 어지럽고 속이 안좋은지..
직접... 생생하게 체험을 하고 나면..
냉수만 봐도 속이 안좋아지는걸 느끼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또 시간이 지나면 소주를 찾게 됩니다.
오이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콩나물국이 있었으면 좋겠고..
따끈따끈한 난로가 테이블 바로 옆에 있었음 좋겠고..
그리고...따..악.. 한사람만 더 있으면...
진솔하게 이야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그런 가을 밤을 보낼수도...있겠네요.
^^
소주를 가만히 들여다보니..
사랑과 비슷한점이 참 많습니다.
대책없이 취하게 하는 것에서 그 뒤 증상..
얼굴이 빨개졌다가.. 몸이 좀..떨리기도하고..
마실수록..더욱더 마시게 되고..
가끔..컨디션이 삼각관계를 조장하기도 하죠...
소주 하나만으론 안되서..이것저것 양념이 곁들여진 안주가 필요한것도
그렇고...말이지요....
소주를 먹어본지..정말..한달이 넘어갑니다.
이젠..적당히 조절하는 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스무살때부터 먹어서 이제서야 알게되었으니
참..오래도 걸립니다. 뭐..아직도 갈길이 먼것같기도...^^
오늘..술 드시는..내일 술 드시는 분들..
적당히 즐길줄 아는 가을밤 되시길 바라며
소녀... 또 찾아뵙겠습니다. ^^ (꾸벅~~)
첫댓글 드디어 주도가 극에 이르렀나 보네..ㅋㅋㅋ 축하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