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외는 피로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참외의 고장 경북 성주. 성주 나들목을 지나자 곳곳에 비닐하우스 단지가 눈에 띤다. 속내를 들여다 보면 온통 참외밭임을 알 수 있다. 전국 생산량의 70∼80%를 차지하고 있으니 그 범위를 가늠할 수 있다. 월항면 보암2리 가은이네 농산을 찾은 것도 첨과(甛瓜), 감과(甘瓜), 향과(香瓜), 황과(黃瓜), 진과(眞瓜)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워지고 있는 참외 농사와 효능에 대해 제대로 알기 위해서다.
농막에 들어서자 보동 청년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배선호(44) 대표가 반갑게 맞이한다. 성주가 고향인 그가 개인 사업을 정리하고 부인 임용순(34)씨와 함께 이곳에 정착한 게 벌써 13년 전이다.
"부친이 하던 가업을 물려받아 참외 농사를 지었지만 10년은 고생했습니다. 이 기간은 참외에 대해 터득하는 시간이었다고 보면 됩니다. 참외 농사를 짓는 것은 똑같이 보여도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과는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3분의 1 정도는 적자가 나니까요."
그는 총 면적 15,840㎡인 비닐하우스 22동을 보유하기까지 농사시기를 철저히 지켰다. 시기를 조금만 놓쳐도 매출에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한 해 매출이 1억5천만여 원 정도인 것은 그의 끊임없는 노력의 산물이라 볼 수 있다.
"참외 수확 시기는 3월부터 시작해서 6개월 정도입니다. 10월 부터 1년 농사를 다시 시작합니다. 싹을 발아 시켜 모종으로 키운 상태에서 본포(모종을 옮겨 심을 밭)로 나갑니다.
두 달 동안 보온 상태를 유지 한 후 순치기와 벌 수정을 합니다. 다시 수확이 시작되는 것이지요."
그의 말에 곁에 있던 부인도 고개를 끄떡이며 수긍한다. 오죽 했으면 봄에 꽃구경 못 가고, 가을에는 단풍 구경을 못 간다고 했을까 싶다. 그만치 농한기가 없다는 뜻도 된다. 그럼에도 부인 임씨는 웃는 얼굴이다. 인터넷 판매를 통해 품질에 있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
"인터넷으로 참외를 구매한 고객들이 오히려 농사를 잘 지어줘서 고맙다고 말합니다. 돈 주고 사 드시면서 고맙다고 하니 오히려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어떤 분들은 선물을 보내 주시기도 해요."
고객들의 칭찬에는 농사 시기 못지않게 토지 관리를 철저히 한다는 믿음이 작용했다. 고객들은 퇴비를 통해 땅 심을 회복시켜 주고 있다는 것을 맛으로 안다. 퇴비는 또한 연작 피해를 줄이는 중요한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그의 부친 배일문(69) 선생은 이에 한 마디 덧붙였다.
"땅은 거짓이 없습니다. 농사를 어느 정도 지어 보면 이 같은 내용을 알 수 있습니다. 무엇이든 어느 선까지 올라 설 때가 힘듭니다. 주위 사람들로부터 농사 잘 짓는다는 것은 인정받는 것은 더더욱 힘듭니다. 그러나 맛이 이를 증명합니다. 참외를 드시면서 즐거운 마음을 가졌으면 합니다."
부친의 오랜 농사경험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던 그는 참외의 맛을 좌우하는 품질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자신 있다. 이로 인해 그는 좋은 상품을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는 참외와 관련된 효능에 대해서도 잘 숙지하고 있다.
"참외는 더위를 식혀주면서 피로를 회복시켜주는 저칼로리 과일입니다. 참외는 갈증을 멎게 하고, 열을 없애며 소변을 잘 나가게 하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진해, 거담작용도 있다고 해요. 그러나 위가 약해 소화가 잘 안 되는 경우에는 주의해야 합니다."
그는 평소 알고 있던 내용을 차분히 소개했다. 이것은 평소 참외 농사를 지으면서 자신이 경험했던 내용이기도 했다. 잔잔하면서도 설득력이 있었다. 그의 말처럼 〈식료본초〉에는 참외에 대해 갈증을 삭이고 기를 도우며 번열을 제거하고 소변이 잘 나오게 하며 삼초(三焦)의 기를 통하게 한다고 밝혔다.
어느 정도 이야기가 무르익을 무렵, 그의 모친 임소선(67)여사는 참외꼭지가 축농증에 좋다는 의견을 표시했다. 바짝 말려 분말을 낸 후 가느다란 빨대로 콧속에 불어 넣으면 노란 콧물이 흘러 나온다는 것이다. 참외꼭지가 항염증(抗炎症)효과와 알레르기성 비염 및 만성 비염 등에 치료 효능에 대한 연구 결과가 보고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또한 참외 꼭지의 쓴맛은 암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쿠쿠르비타신(cucurbitacin)임을 알게 됐다.
그의 부인은 첨과자(甛瓜子)라 불리는 참외씨에 대해 소개했다. 부인의 말은 참외씨도 건강에 유용하게 활용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참외씨에는 토코페롤 함량이 높아서 노화방지와 변비치료에 효과적입니다. 염증을 없애고 고름을 뽑아내는 치료의 효능도 인정되고 있습니다. 참외씨는 맺힌 것을 풀어주고 어혈을 제거하며 폐를 맑게 하고 장을 촉촉히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참외씨가 붙어있는 하얀 부분인 태좌는 중요한 영양소인 엽산이 참외의 다른 부위의 다섯 배가 많아 임산부들에게 유익합니다. 또 참외씨는 참깨같이 볶아서 기름으로 짠 후 생선을 구울 때 쓰면 잡내를 없애주는데 아주 좋아요."
부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깎아 놓은 참외 한 조각을 입안에 넣었다. 아삭한 과육과 달콤한 과즙이 입안을 향기롭게 했다. 이어 이들 부부를 따라 들어간 참외밭은 100m 정도로 길게 느껴졌다. 푸른 잎 사이로 언듯 언듯 보이는 참외를 쳐다보며 고객들의 건강을 생각하는 이들의 정성을 짐작했다.
첫댓글 인간이 농업 경영을 시작한 이래 가장 변함없는 진리가 바로 땅은 거짓이 없다죠.
그래서 이러한 땅을 일구는 농부를 천하지대본이라 하지 않았습니까?
근대에 산업이 발전 하면서 어찌보면 천대받는 일중의 하나가 농부가 되었지만 그러나 인간의 종극은 결국
땅이 아닐까 합니다. 좋은곳 다녀 오셨네요. ^^
멎진 부부임니다.........ㅎㅎㅎㅎㅎㅎㅎ
와우~ 고생이 많으십니다..갑자기 참외가 먹고 싶어유..ㅎㅎ
술먹은 다음날 참외 한 개는 보약이더군요
아하,,, 저는 참외씨가 그리 좋은줄도 모르고 매번 벗겨내고 먹었는데요,,,,
에공,,, 좋은 글 일 읽고나니 참외가 먹고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