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주의는 보수당의 무기
보수당이 공화주의를 무기로 "유리한 경쟁의 틀"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니 政爭에서 진보당에 쪽을 못쓴다. 정말 한심한 것은 보수당 인사들이 바로 이렇게 중요한 공화주의가 뭔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그 공화주의가 ”자신들의 보검“인지도 모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 정치는 진보당이 민주주의의 굿판을 벌이고 있는 데도 보수당은 그 판을 뒤집지 못하고 어정쩡한 상태로 방어에만 급급하다.
전술에서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라는 원칙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수당은 진보당의 공격지점을 따라다니며 방어만 하다보니 이익은 없이 만신창이가 되어 피곤하기만 하다. 우리나라 헌법 제 1 조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라고 되어 있다. 그러니까 민주주의와 공화주의가 반반씩 균형을 이뤄야 한다. 아무리 치우치더라도 6 : 4 의 비율을 넘으면 안 된다.
민주주의와 공화주의가 모두 중요하지만, 굳이 우선 순위를 매기자면 공화주의가 먼저다. 왜냐하면 공화주의는 국가라는 공동체를 구성하여 그 공동체를 지키는데 가치를 두기 때문이다. 공동체가 온전히 유지되어야 그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누릴 자유가 살아 숨쉴 수 있다. 이는 마치 밭이 온전하게 유지되어야 그 밭에서 작물이 자라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것과 같다.
최근세 한국사를 보면 공화주의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해방후 건국은 우리 민족 공동체를 만드는 길이었고, 북괴의 남침으로 벌어진 6.25전쟁에서 나라를 지키는 것은 공화주의의 산물이었다. 이어서 박대통령의 조국 근대화 과정 역시 공화주의가 주인공이었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공화주의가 만든 물질적 풍요는 생존의 욕구를 충족하여 욕구의 다음 단계로 발전하는 바람에 "민주화 운동"을 강하게 촉발하는 계기가 되었다.
1980년을 기점으로 끓어오르기 시작한 이러한 민주화 운동은 이제 적정선을 지나쳐 정치 전 영역을 독차지하고 있다. 반 세기 가까운 시간, 정치를 독점한 ”민주화 화두“ 때문에 공화주의는 그 존재성마저 희미해졌으며 공화적 가치는 민주적 가치에 짓눌려 고개도 들지 못하는 처지가 되었다. 그 결과 안보 기반은 무너져 간첩이 준동해도 잡는 시스템이 궤멸되었으며 안보의 주체인 군은 형해화 되어가고 있다.
따라서 보수당은 이러한 상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되므로 공화적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노력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것이 보수당의 존재 이유이며 사명이다. 물론 공화적 가치 구현은 구성원들에게 희생과 부담을 요구하기 때문에 쉽게 지지를 얻을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가 반드시 구현해야 하는 절대적 가치라는 사실을 전 국민들에게 각인시켜야 한다.
역사와 논리, 전략적 수단을 총 동원하여 국민들을 교육시키고 홍보하여 반드시 공화주의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민주적 가치만 지향하는 민주당의 지나침과 편향을 제지하여 민주주의와 공화주의가 균형을 이루는 명실상부한 민주공화국을 지켜나갈 수 있다.
따라서 보수당 구성원들은 공화주의에 대한 확신을 가지기 위해, 자신들부터 먼저 공화주의를 공부하고 체화하는 노력부터 하길 바란다. 민주정의 고대 그리스는 겨우 50년을 존속했음에 비해, 공화정의 로마는 천년 역사를 구가했던 사실부터 알고서 말이다.
예비역 육군소장 김진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