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블랜드라는 도시는 미국 내의 수 많은 스포츠타운(뉴욕,LA,시카고,그린베이 등등) 중에서도 특히나 특별한 의미를 가집니다.
그것은 클리블랜드가 미국에서도 그 어떤 도시들도 가지지 못한 "the Town of Loses(패배자들의 도시)"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클리블랜드는 20세기 초반만해도 미국에서 제4의 도시였을 정도로 잘나가던 도시였습니다.
그러나 경제공황 직후 인근 도시 디트로이트, 시카고 등등이 급속히 성장하던데 반해 클리블랜드는 2차대전 이후 계속 침체를 겪었습니다.
거리는 실업자들로 넘쳐났고, 도시는 점점 더 침체에 빠져가면서 클리블랜드는 미국 내에서도 10위 권 밖의 중소도시로 전락하고 말았죠.
경제침체로 실의로 빠진 클리블랜드 사람들에게 있어서 그들을 위로할 유일한 존재는 바로 "스포츠"였습니다.
클리블랜드 시민들, 그리고 노스이스트 오하이오주 주민들의 스포츠에 대한 사랑과 애정은 정말 미국 그 어떤 도시보다도 특별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시민들의 애정에도 불구하고 클리블랜드 스포츠의 역사는 오로지 "패배", 그것도 (그냥 아예 처음부터 못하거나 그런 것이 아닌)
결승전에서의 극적인 "패배", 다 이긴 경기 1초 남겨놓고 역전당한 "패배", 원 아웃 남겨놓고 실수로 "패배" 같은 성질의 비극적인 "패배" 였습니다.
클리블랜드의 스포츠 팀은 NFL의 "브라운스", MLB의 "인디언스", NBA의 "캐벌리어스" 세 팀입니다. 이 팀들은 모두 미국 스포츠 역사에 길이 기록되고 있는 최고의 명장면들을 지니고 있습니다.
(1) NFL 클리블랜드 브라운스의 1987년 afc 결승전 "the FUMBLE"
- 경기종료 1분전 7점차 뒤지고 있던 브라운스는 종료 10초 전 동점찬스 불과 터치라운 1야드 지점에서 펌블을 해서 패배(nfl 역사상 가장 유명한 펌블... 그래서 the FUMBLE로 불림)
(2) MLB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1995년 월드시리즈 "the BLOWN"
- 7차전 마지막 이닝 호세메사가 블로운 세이브로 우승 넘겨줌(참고로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장기간 홈구장 매진 기록을 가진 팀은 뉴욕양키스도 보스턴레드삭스도 아닌 클리블랜드인디언스임. 90년대 최강의 팀이었던 클리블랜드는 결국 이 월드시리즈를 끝으로 다시는 월드시리즈에 못올라감)
(3) NBA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1989년 동부 결승 "the SHOT"
-5차전 1초전에 마이클조던에게 역전 버저비터 얻어맞고 패배(마이클 조던 커리어 버저비터 중 1위로 선정)
(4) NFL 클리블랜드 브라운스 "the DRIVE"
- afc 결승서 덴버 브롱코스의 존 얼웨이의 마지막 3분 남겨놓고 믿을 수 없는 대활약으로 역전패(nfl 역사상 가장 극적인 역전승 중의 하나)
(5) MLB 클리블랜드 인디언스"Pedro's the GAME"
- AL 디비전 시리즈 마지막 5차전 3회부터 등판한 페드로 마르티네즈에게 셧아웃 당함 (페드로 마르티네스 역사상 최고의 포스트 시즌 퍼포먼스로 불림)
(6) Art Modell 사건
"Cleveland is Football Town"이란 말이 있는 것처럼 클리블랜드에서 가장 인기있는 팀은 NFL 클리블랜드 브라운스입니다. 그런데 뉴욕출신의 구단주 Art Modell은 그러한 클리블랜드를 95년 볼티모어로 연고지를 이전시킵니다.
시애틀에서 관중이 안들어와서 구단을 옮긴 오클라호마와는 다른 케이스입니다(시애틀팬께는 죄송;;)
멀쩡하게 잘 굴러가고 최고의 인기였던 구단을 오로지 자기 이익 하나로 옮겨버린 것입니다.
그래서 클리블랜드에서 "Art Modell"은 최악의 배신자의 대명사와 동일시됩니다 (물론 그 타이틀은 이제 르브론의 것이 되었지요;;;)
이 외에도 클리블랜드와 관련된 수도 없이 비극적인 장면들(the Drive 사건, 레드삭스에게 AL결승 역전패 등등)이 많지만, 일단 이정도만 보셔도 클리블랜드의 스포츠잔혹사가 어느정도인지 이해하실듯합니다.
미국스포츠에서 클리블랜드하면 항상 패배자들의 도시, 뭔가 해도 해도 안되는 도시, 스포츠 하나만 보고 사는 애들인데 그 스포츠 마저도 loser인 동네라는 조롱과 동정이 섞인 이미지를 가진 도시입니다.
그런 패배자들의 도시 클리블랜드에 자기 지역 출신의 19살 슈퍼스타(역사상 최초로 고교경기가 전미에 생중계된) 르브론 제임스에 대해서 클리블랜드 팬들이 얼마나 큰 기대를 가졌을지, 얼마나 무한한 애정과 사랑을 줬을지는 쉽게 짐작가능한 것이었습니다.
특히 르브론은 데뷔 이후 실력적으로나 혹은 지역사회와의 접촉, 언론관계 등에 관해서도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고 클리블랜드 시민들의 르브론에 대한 애정은 아마 오하이주 스포츠 역사상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겁니다.
문제는 이제 2010년 7월 1일이 르브론의 FA라는 것이었는데, 그러나 클리블랜드 시민들이 반드시 르브론이 클리블랜드에 잔류하리라 확신하지는 못했을 겁니다.
클리블랜드라는 소도시에서 영원한 프랜차이즈로 남아달라고 하기에 르브론 제임스는 이미 너무나 전국적인 스타가 되버렸고, 또 클리블랜드 시민들은 자신들의 스타들이 더 큰 돈을 찾아, 혹은 명예를 찾아 다른 팀에 자신의 스타를 뺏기는 일에 너무나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앨버트벨, CC사바시아, 클리프리 등등... 클리블랜드의 슈퍼스타들이 자신의 프랜차이즈를 떠나서 뉴욕이나 시카고 등등 더 뛰어난 프랜차이즈로 떠난 예들은 너무 많았었죠.
캐벌리어스팬들은 물론 최선은 르브론제임스의 잔류지만 어느정도는 르브론 제임스와의 이별을 예상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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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ESPN의 "the Decision" 특집 생방송 계획이 발표되기 직전까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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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ecision이 발표되기 직전까지 르브론의 시카고행을 중점적으로 예상하던 언론들이 특집 생방송이 발표되자 대부분 클리블랜드의 잔류쪽에 무게를 둡니다.
클리블랜드 스포츠사의 비참한 역사 등을 고려할 때 미국언론들 입장에서 과연 르브론 제임스가 이런 전국방송을 통해서 자신의 고향을 떠난다는 발표를 하리라 믿긴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설령 떠난다고 해도 기존의 클리블랜드 스포츠스타들이 그러했듯이 대도시 프랜차이즈로 갈 것을 예상했지만, 그것 마저도 소수고 대부분은 잔류에 큰 무게 중심을 두었죠.
그 이후의 과정은 여러분들이 아시다시피 르브론의 마이애미로의 합류가 되었는데....
여기서 문제는 the Decision 방송 그 자체와 르브론의 인터뷰였습니다.
르브론의 발표 몇시간 전부터 ESPN에서는 클리블랜드의 스포츠 잔혹사를 계속 반복해서 틀어주면서 클리블랜드를 조롱하였고,
르브론은 인터뷰를 통해서 지역사회팬들에 대한 미안함을 전하기는 커녕
"나는 챔피언쉽을 딸 수 있는 팀을 원한다. 단순히 레귤러시즌이나 몇연승을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 현재 그리고 앞으로 영원히 챔피언쉽을 딸 수 있는 팀을 원한다"고 공표해버린 것입니다.
또한 거기에 덧붙여 "나의 클리블랜드의 7년은 성공적이었고, 내 팬들이 이 결정을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담담하게 얘기하였죠.
단순히 새로운 도전을 원한다거나 친구들과 뛰고 싶다 정도가 아니라 저런 식으로 말해버림으로써,
전국방송을 통해서 다시금 클리블랜드의 loser Town의 이미지를 공표해버린 셈이 되버린 것입니다.
게다가 발표 직후 많은 지역스포츠스타들이 하는듯이 지역신문광고등을 통해 고마움과 미안함 등을 나타내는 편지 한통 없이 바로 다음날 마이애미 행사에 나타나서 "우승은 한두번도 부족하다. 7번 이상 하고 싶다"라고 얘기해버리는 바람에 더 극적으로 홈타운을 엿먹이는 모습으로 비춰지게 됐죠.
이러한 일련이 행동이 단순히 클리블랜드 지역 뿐만 아니라 미국 전 언론에 있어서 르브론 제임스의 행동이 "야비한 배신(corwardly betrayal)"으로 비춰지게 된 것입니다.
사실 저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정말 나이에 맞지 않게 성숙한 미디어플레이를 해온 르브론이 왜 가장 중요한 순간에는 이토록 어수룩하게 행동했는지 정말 이해가 가지않습니다.
하루아침에 전미국 최고의 슈퍼스타에서 스포츠 역사상 최고의 배신자로 불리게 된 르브론... 안타깝네요.
첫댓글 우리가 생각하던것 이상이네요 블루워커의 도시인 클리블랜드이기에 더더욱 그런것 같습니다
루저 타운이라... 확실히 클블팬들은 기분이 안 좋을것 같습니다.
물론 이런 뒷배경도 지금의 비난에 크게 영향을 줬겠지만
타칭도 있지만 자칭 King이라던 선수가 King답지 못한 선택을 해서 욕먹는 거라고 봅니다.
누구나 다 할수 있는 쉽게 갈 결정을 할거면 King이라는 이름은 왜 갖다붙인건지..-ㅅ-
자유계약선수인데 자유로운 선택을 한걸 왜 비난하냐고 하시는 분들 계신데
그렇게 따지면 세상에 비난받을 일은 범죄말고는 없죠.
연예인이 자살해도 그 사람 선택이니까 비난 못하나요? 공인이니까 환호받을수도 비난받을수도 있습니다.
카멜로 앤써니 가 르브론 자리에 있어도 충분히 우승한다 라고 비교글이 나올겁니다
실제로 멜로면..르브론에 크게 안밀리는데..-_ㅠ 쿨럭..
범죄가 여기서 왜 나오나요. 자살은 또 왜 나오고..정말 말도 안되는 합리화네요. 이번 FA 선수들중 르브론만 심하게 욕먹고 있죠. 그럼 이적한 선수들 그냥 다 욕하시죠.. 그런 식으로 비난해도 된다고 치면, 왜 비난하냐고 하시는 분들도 그런 말할 권리 있는겁니다. 같은 입장입니다.
제 논지는 공인이니까 비난받을수도 환호받을수도 있다는거고 다른 이적한 선수들과 르브론은 환호받았던(!!) 정도가 다르죠.
NBA의 KING이 다른 선수랑 같은 취급받을수는 없지 않습니까? 상황도 다르구요. 다른 선수들이 다 쇼하고 떠난것도 아니고
대형 스포츠 언론사들 특히 cbssport와 si의 글을 보면 르브론을 대놓고 조롱하는 글들이 있죠 Gregg Doyel 이라느 사람의 글은 자극적인 단어까지 써가면서 저주를 퍼붓습니다. 웨이드와 보쉬한테는 아무런 감정이 없다는 말까지 곁들면서요 미 현지 언론들과 수 많은 사람들은 훨씬 더 많이 르브론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nbcsports사이트에서 댄 길버트의 철없어 보이는 발언이 사실이라고 생각하나 vs 이건 너무했다 르브론 편이다 의 poll있는데 70% 댄 길버트쪽으로 우세합니다. 알럽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더 많은게 이상한게 아니죠
또 하나 웃긴것 길버트가 르브론 제임스의 모형 피규어를 99불에서 17불 41전으로 바꿧는데 이 가격은 바로 미국 독립전쟁때 영국으로 배신하고 가버린 아놀드 무슨.. 아무튼 미국 역사상 최악의 배신자??? 그 사람 생일인가 그렇다는군요;;
베네딕트 아놀드 말씀하시는건가 보네요 ㅋㅋㅋㅋ
확실히 엄청나네요. 생각이상으로 최악이군요. 참 그녀석 대변하기도 힘들어지네요.
본인이 해결해야죠 이제 르브론도 안티를 짊어지게 된거죠 하지만 당장이라도 우승을 시킨다면 또 달라지게 될겁니다 그렇다고 당장 모든 안티가 사라지는것도 절대 아니지만요
동감합니다
정말 이해할수없는 잔인한 언론플레이었습니다. 왜 그흔한 편지하나 납득할만한 이유하나 주지않는걸까요.
이부분에선 뭐 할말이 없습니다. 욕먹어 싼 언론플레이었습니다. 르브론에게 가장 실망적이었던것은, 수퍼스타셋이모인것, 그곳이 웨이드의 하우스인 마이애미인것이 아니라 ...이번 언론플레이었습니다.
진짜 이게 더욱 더 철없고 놀고만 있는 미성숙함을 드러내는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담담히 클블을 버렸다는 방송을 대대적으로 해놓고서는 바로 다음날 아무일도 없었다는듯(실제 미안함 마음같은 걸 제대로 표현한 적도 없습니다) 마이애미 입성을 자축하고 있었죠. 유약함과 성숙하지 못한 태도... 플옵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되네요. 챔피언쉽에 도전하는 한 계속해서 언론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일 겁니다.
넘버원 농구선수가 될지는 몰라도 슈퍼스타라는 측면에서 르브론은 절대로 S급이 되지 못할겁니다.
생각보다 심하군요... 르브론은 왠지 클리블랜드에서 유승준급 비난을 받을거 같습니다
이런 사정이 있었군요. 클블 팬들이 분노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네요.
이걸 보니 더 충격적이네요
클리블랜드를 떠나든 남든 자신이 결정할 일이지만.... 7년 동안 오로지 자신만 보고 살았던 팬들의 가슴에 꼭 저런 식으로 대못을 박아야만 했을까요? 더구나 자신의 고향팀인데 말이죠....ㅡㅡ;;;
허허... 패배한 도시...
르브론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오히려 점점 미성숙해지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듯해서 안타깝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글쎄요. 지금 우리나라 사람들이 삼성을 보는 것과 같은 시선이 되겠죠.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찬양은 아닐겁니다.
언론이야 성향이 원래 박쥐 같으니 그럴 수도 있겠지만, 문제는 팬들도 그렇게 생각할까입니다.
호세메사가 블론한건 97년이죠.클리프리와 사바시아는 리빌딩을 위해 유망주를 받고 넘겨준 것이구요. 그러나 이걸 떠나서 클블자체가 그러한 이미지인건 사실이죠.
르브론일로 인해서 더욱더 그런 이미지가 강해진거 같습니다. 이제 그럼 클블 최고의 스포츠스타는 추신수가 될수도 있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