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부터 제가 언급하는 내용은 전부 사실임을 알려드립니다.
제가 오늘 학교에서 겪은 일입니다. 참 이건 고등학생 치고는 너무 수준 낮다고 밖에 생각이 들지 않지만 그래도 진행하겠습니다.
제가 영단어 실력이 부족한 것을 확인하고, VOCA영단어장을 사서 아침부터 열심히 암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몇 시간이 지나자 옆에 있는 여자 애들이 얘기하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야, 대한민국을 한자로 쓸 때 한자가 나라 한(韓) 맞재?"
"잘 모르겠다. 한나라 한(漢)아니가?"
제가 이 대화를 듣는 순간 기가 다 차더군요. 저는 속으로 간절히 쟤네들이 내게 질문을 하기 않기를 빌고 있었지만, 그 기도는 허사가 되고 말았습니다.
"동훈, 대한민국에서 '한'자가 나라 한(韓)이가, 한나라 한(漢)이가?"
제가 이 질문을 받는 순간 100t 짜리 망치가 5m 밖에서 내 머리를 향해 날아오는 듯한 충격을 느꼈습니다.
우선, 이걸 질문한 애들은 지금 대한민국을 한자로 못 씁니다. 보나마나 뻔한 결과 입니다.
대한민국에서 '한'자를 몰라서 저리 버벅거리니까 그렇죠,
제가 이 질문을 받고 어찌했냐구요?
당연히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대답할 가치가 없는 아주 저질스러운 질문이었기 때문이죠.
게다가 중학 3년 하고 지금 반 년 더 한문을 배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 대한민국도 한자로 못 쓴단 소리는 대한민국의 한문 교육 하나마나 입니다.
만약, 제가 질문한 애들 한테 이런식으로 대답했으면 얘네들은 또 이렇게 말합니다.
"모를 수도 있지." 내지는 대충 제게 욕을 퍼붓습니다. 물론 대놓고 하지는 않겠죠.
여기서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우리나라의 한문 교육의 모순점을 발견해 낼 수 있습니다. 중학교 3년 고교 2년 (현재까지 제가 받은 고교 한문 교육은 6개월 치 밖에 되지 않지만요.)동안 열심히 한문을 가르쳐 놓으면 뭐합니까? 아직도 대한민국도 한자를 못 쓰는 애들이 수두룩한데... 이 현상의 원인 제공자는 우리나라 한문 교육정책결정자들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소위 교육정책결정자들은 보면 이런 심각한 사태를 보고도 방치해 둡니다.
저 대한민국(大韓民國)이란 글자는 쓰기로 치면 6급 상당의 매우 쉬운 수준에 속하는 데, 이를 못 쓰는 데, 하물며 다른 과목 개념 이해면이나 과목별 용어 이해면에서 한자를 아는 학생보다 그 속도가 더딜 것이 아닙니까? 또 한자를 더 공부하고자해도 그렇지도 못할 것이 뻔합니다.
제가 아무리 급우라고 해서 잠재력이 풍부하다. 얼마든지 노력하면 한자급수 2급이나 1급 딸 수 있다 못해도 3급은 딸 수 있다.하고 봐주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겠습니다. (아차차... 되도 않는 신세타령 죄송합니다.)
한자능력검정시험이 도입된지 20년을 넘어 30년이 다 되어 가고 있고, 21세기 들어 한자 붐이 일면서 한자 학습 의욕과 한자를 많이 아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한자능력검정시험이 많이 활성화 되었다지만 대한민국(大韓民國)도 한자를 못 쓰는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가 심각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한자에 담 쌓아도 최소 7급 내지는 6급 상당의 한자는 마스터 하고, 더 나아가 교육용 1800자와 상용2000자를 모두 정복해야할 판이다. 이들의 제1 목표가 중등교육용900자를 암기하는 일이 된다. 그래서 아무리 한자와 담 쌓아도 900자는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첫댓글 우리나라에서 살려면 솔찍히 영어보단 한자가 더 필요합니다. 한자가 안쓰인곳이 없기때문...
한국어 중 외래어의 대부분은 영어에서 기원한 것이 많습니다. 이들을 모두 이해하려면 영어도 익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님의 의견에 동감을 합니다만 영어 실력이 부족하면 어디서든 개고생이라고 들은바 있으니 한자 공부만큼 영어 공부 또한 경시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