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간 정신과 희망의 힘 증명한 칠레 광부 구출
서른한 살 광부 아발로스가 13일 낮 12시 11분(한국시각) 지하 700m 깜깜한 절망에 갇힌 지 69일 만에 다시 세상의 햇빛과 만나는 순간 칠레 전역엔 "비바(만세)! 칠레"가 울려 퍼졌다.
CNN, BBC 등의 생중계로 칠레 산골마을 산호세 광산에서 벌어진 기적 같은 매몰 광부 구조 드라마를 지켜보던 세계인도 함께 만세를 불렀다.
아발로스 다음으로 세풀베다와 안드레스, 이웃 볼리비아 출신 광부 마마니가 구조용 캡슐 '피닉스'호를 타고 한 시간마다 차례대로 구출됐다.
붕괴 당시 현장감독 우르수아는 "모두가 구조된 다음에 나가겠다"고 다짐한 대로 마지막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첫 구조자가 올라오는 것을 보며 "우리는 결코 굴복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켰다"며 "칠레의 정신·힘·신념, 그리고 희망이 광부 33명과 함께 부활했다"고 선언했다.
8월 5일 산호세 광산에서 갱도가 무너져 33명의 광부가 700m 아래 갇혔을 때만 해도 사람들은 사상 최악의 탄광사고로 끝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8월 22일 생존자를 확인하기 위해 뚫고 내려간 구조대 드릴에 광부들이 '우리는 피신처에 모두 살아있다'고 쓴 메모가 올라오면서 절망은 희망을 캐내는 드라마로 바뀌었다.
탈진해 있을 줄 알았던 광부들이 8월 26일 지름 15㎝ 구멍으로 내려간 동영상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며 국가(國歌)를 합창하자 칠레 정부와 국민은 광부 구출에 온몸을 던졌다.
광부들이 습도 90%, 섭씨 35도 넘는 지하에서 48시간마다 참치 두 스푼과 우유 반 컵으로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그들 사이 연대(連帶) 의식과 서로에 대한 격려 덕분이었다.
광부들은 연장자 고메스를 리더로 뽑고 그의 지휘에 따라 간호사 출신 광부는 동료들 건강을 돌보고, 팝송 잘 부르는 광부는 레크리에이션으로 활력을 돋우고, 날마다 기도를 빠뜨리지 않았다.
광부들은 두 팀으로 나눠 한 팀이 자는 사이 다른 팀은 생존에 필요한 활동을 하며 69일을 버텼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도움으로 구조 캡슐이 완성돼 구출작전이 임박하자 광부들은 서로 나중에 캡슐을 타겠다고 양보했다.
한 사람 구출하는 데 한 시간쯤 걸리니 마지막 사람은 길게는 하루 반을 더 어둠 속에 머물러야 하는데도 서로 뒤차례를 자청(自請)했다.
광부들은 공동체와 동료를 위해 자기를 희생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책임을 나눠지는 인간의 선한 의지를 입증해 보였다. 그 중심에 광부들이 선출한 고메스와 현장감독 우르수아가 있었다.
칠레 정부의 신속하고 침착한 대응, 구조현장의 혼란을 줄이고자 대표 기자를 뽑아 취재를 맡긴 칠레 언론의 책임있는 태도도 빛났다.
워싱턴포스트는 "광부 구조드라마를 통해 칠레는 자신의 정신(Soul)을 보여 줌으로써 안으론 국민적 단합, 바깥으론 강력한 힘을 과시하게 됐다"고 했다.
절망 속에서 광부들이 보여준 의지와 지혜, 리더십, 칠레 정부의 슬기로운 대처가 나라의 재앙을 나라의 격(格)을 높이는 계기로 바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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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간 정신과 희망의 힘 증명한 칠레 광부 구출
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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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14 10:04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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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_()_
soul...._()()()_
어둠 가득한 곳에서 공동체 의식과 다른 사람을 위하는 마음 가득하였기에 밝은 세상으로 올 수 있었나 봅니다. 함께 어우러지는 이 좋은 세상! 고맙습니다. 마하반야바라밀 _()()()_
행으로 모든게 증명되었지요.
밝은 생각과 올바른행 바로이런게 아닐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나무 마하반야바라밀...()()()
나무마하반야바라밀.........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