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천사 기념일 강론>(2024. 10. 2. 수)(마태 18,1-5.10)
복음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8,1-5.10
1 그때에 제자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하늘 나라에서는 누가 가장 큰 사람입니까?” 하고 물었다.
2 그러자 예수님께서 어린이 하나를 불러 그들 가운데에 세우시고 3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4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가
하늘 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다.
5 또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10 너희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여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우리는 서로 수호천사가 되어 주어야 합니다.』
“너희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여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마태 18,10).”
1) 여기서 ‘작은 이들’은 ‘나보다 작은 이들’,
즉 ‘나보다 힘이 약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의 천사들’은 ‘그들의 수호천사들’을 뜻합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 라는
말씀은, 수호천사가 항상 하느님 곁에 있으면서, 자기가 맡고
있는 사람의 일을 하느님께 곧바로 말씀드린다는 뜻입니다.
수호천사가 항상 곧바로 말씀드리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각 사람의 일을 세세하게 잘 알고 계신다는 것인데,
그것은 곧 ‘하느님의 보호와 사랑’을 뜻합니다.
알고 계시니까 곧바로 조치를 취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보호와 사랑을 인간에게 전달하는 일도
수호천사가 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사실, 천사가 하는 일은, 또는 천사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일은, 실제로는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그래서 이 말씀의 진짜 뜻은, “하느님께서는 각 사람의 일을
언제나 항상, 늘 살펴보시고, 다 알고 계시고, 언제나 항상
‘사랑으로’ 보살펴 주시고, 보호해 주신다.”입니다.>
수호천사가 늘 지키고 있으니까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예수님 말씀은, 작은 이들을
무시하고 업신여기는 것은 곧 그들을 보살펴 주시는
하느님을 무시하고 업신여기는 일이 되기 때문에
그런 짓을 하면 안 된다는 뜻입니다.
2) 예수님의 말씀에 대해서 이런 의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나의 수호천사는 어디에 있는가?
내가 힘이 없어서 무시당하고, 억울한 일을 당할 때,
‘나의 수호천사’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예수님의 말씀을 반대로 읽으면, “너희가 힘이 없어서
업신여김을 당하더라도 좌절하지 마라. 하늘에서 너희의
수호천사들이 하느님께 늘 말씀드리고 있으니.”입니다.
이렇게 읽으면, 이 말씀은 ‘작은 이들’, 즉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격려하시는 말씀이 됩니다.
그런데 실제 현실에서는, 억울한 일을 당해도 그냥 그렇게
끝나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호천사가, 또 하느님께서
우리를 보호해 주신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늘만 쳐다보면서 언제 올지 모르는 하느님의 도움을,
또는 수호천사의 도움을 마냥 기다리고 있어야만 하는가?
그렇지만, 인간 세상에는 착한 사람들도 많고,
곤경에 처한 이웃을, 또는 힘이 없어서 억울한 일을 당하는
이웃을 마치 자기 일처럼 나서서 도와주는 이들도 많습니다.
그런 이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이 세상이 그런대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바로 그 사람들을
하느님께서 보내신 수호천사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지금 나를 도와주고 있는 그 사람이 나의 수호천사입니다.>
3) 그것을 믿는다면, 이제 우리도 ‘작은 이들’을 위한
수호천사가 되어 주어야 합니다.
무기력하게 하늘만 쳐다볼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나서서,
정의와 평화가 제대로 실현되는 세상을, 억울한 일을 당하는
사람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너무 거창하게 생각할 것은 아니고, 지금 내가 있는
위치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조금씩이라도 세상을 바꾸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개인의 힘만으로는 안 될 때가 있습니다.
그때에는 공동체가 나서야 하고, 서로 연대해야 합니다.
사실 신앙인들의 공동체, 즉 교회는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위한 안식처와 피난처가
되어 주어야 하는 사명을 받았습니다.
<교회는 작은 이들의 수호천사가 되어 주어야 합니다.>
4) 수호천사의 반대쪽에는 항상 악마가 있고, 수호천사는 늘
선행과 사랑을 권고하는데, 악마는 늘 악행을 부추깁니다.
천사의 권고대로 할 것인지, 아니면 악마가 유혹하는 대로
할 것인지, 선택과 결정은 내가 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권고합니다.
“궁핍한 성도들과 함께 나누고 손님 접대에 힘쓰십시오.
여러분을 박해하는 자들을 축복하십시오. 저주하지 말고
축복해 주십시오. 기뻐하는 이들과 함께 기뻐하고
우는 이들과 함께 우십시오. 서로 뜻을 같이하십시오.
오만한 생각을 버리고 비천한 이들과 어울리십시오.
스스로 슬기롭다고 여기지 마십시오(로마 12,13-16).”
<궁핍한 성도들, 우는 이들, 비천한 이들은 ‘나보다 작은
이들’이고, 그들과 함께하는 것은 곧 수호천사의 권고대로
선행과 사랑을 실천하는 일이기도 하고, ‘작은 이들’을
위해서 수호천사가 되어 주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악마는 그들을 무시하고 외면하라고 유혹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스스로 복수할 생각을 하지 말고
하느님의 진노에 맡기십시오. 성경에서도 ‘복수는 내가
할 일, 내가 보복하리라.’ 하고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오히려 ‘그대의 원수가 주리거든 먹을 것을 주고,
목말라하거든 마실 것을 주십시오. 그렇게 하는 것은 그대가
숯불을 그의 머리에 놓는 셈입니다.’ 악에 굴복당하지 말고
선으로 악을 굴복시키십시오(로마 12,19-21).”
<내가 ‘작은 이’의 입장에 있을 때, 수호천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선으로 악을 굴복시켜라. 주님의 심판에
맡겨라.” 라고 권고하는데, 악마는 “주님의 정의가 실현되는
때가 언제인지 알 수 없으니 기다리지 말고 직접 정의를
실현해라.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라는 율법이 있으니,
네가 당한 만큼 앙갚음해도 된다.” 라고 유혹합니다.>
[출처] 수호천사 기념일 강론|작성자 송영진 모세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