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점차 사라져가는 진도사투리에 대해 애착을 가진 이들(동창 이건희,영대, 진여중출신 노갑순등)이 진도초등 59회에서 서로 사투리 얘기들을 주고 받다가,
이젠 정말 조금 더 지나면 영영 사라져 버릴 거라는 다급한 걱정에서 그럭저럭 모아 둔게 약 2천여 단어 정도 되는데 그것들을
정리하면서 느낀 여러 가지들을 이 곳 동창들과 얘기 나눠 보고자 틈 나는 대로 사투리 얘기들을 올려 보고자 합니다.
사투리란 게 원래 어떤 기록으로 남기 보다는 입에서 입으로 구전되는 거라서 같은 뜻의 낱말 중에도 워낙 비슷한 것들이 많고
사람마다 다르기에 비슷한 음들을 모두다 각각 올리기도 그래서 그 중에 대표음을 찾는 일도 보통 아니더군요.
예를 들자면 “괜히”, “공연히”의 뜻으로 쓰이는 매랍시, 매럽시, 맬갑시. 맬겁시. 맬급시. 내르급시 ,무담시. 멀쩡없이로까지
“덩굴”은 넌쿨, 넌출, 넝쿨. 덩쿨. 등쿨. 떵쿨, 뜽쿨, 연쿨. 연출. 영쿨로 섞여 쓰이고,
“나중”도 난중, 낭종, 낭중, 내중, 낸중, 냉중, 등 여러 가지로 쓰이는데 심지어는 같은 사람이 이들 발음을 함께 쓰는 걸 듣게 됩니다.
그리고 예전 진도사투리는 광주 쪽과는 많이 다르고 가까이 해남과 목포 말과도 다른 부분이 많았으며 어투와 단어들에서 이들 지역보다 표준말에 더 가까운 부분들이 많이 보여서
아마도 유배지였던 영향에다 섬이라는 지역의 특성으로 육지와 교류가 원활하지 못했음이 원인으로 짐작되었는데,
진도대교가 놓이게 된 뒤로 내륙과의 교통이 빈번해지고 그곳 사람들과의 교류가 활발해 지면서,
또 한 편으로 방송 통신의 급속한 발달로 말미암아, 지금 진도장터에 나가 보면 타 전라도 지역과 예전에 비해서는 크게 다르지 않은 걸로 나타납니다.
예로 전라도 내의 다른 지역에서 “잘 가그래이!” 하는 말도 이전 진도에선 “잘 가거라.” 나 “잘 가그라.”였고 “안거.”도 그냥 “앉어.”였으며
“언능 묵고 가쇼이(잉).”도 잉잉댄다고 흉보면서 “얼릉 먹고 가쇼.”로 짧게 끊어 썼는데 지금은 이도 저도 다 함께 섞여져 쓰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하기로는 “되어”의 사투리가 “되아”의 붙임으로 “도ㅑ”로 쓰이고, 또“서”를 더 붙여 “도ㅑ서”로 발음이 되며,
“돼지”역시 도야지의 짧은 음으로 “도ㅑ”로 표기되어 “도ㅑ지”가 맞을듯한데, “도ㅑ”란 글씨가 한글에서 표기되지 않으므로 “댜”로 표기 할 수밖에 없답니다.
또, "해가꼬" "가가꼬" "와가꼬"로 표기 하는데 "해갖고" "가갖고" "와갖고"의 소리 나는 대로 아닌가 여길지 모르나, 진돗말들을 잘 들어 보면 분명 "갖고"의 입소리와는 다르게 확실히 "가꼬"이며 "해서" "가서" "와서"의 뜻으로 쓰입니다.
예로 - 불통을 갖고 와가꼬 입이로 불었다.(풍선을 갖고와서 입으로 불었다.)
또 “의”자의 발음이 일관되지 않고 의자=으자, 의무=으무로 의원=이원, 의사=이사등으로 나타납니다.
“야그한다.” 하면 우리 동창 중에서도 “야한 개그”를 말하는 줄로 알아들을지 모릅니다만.
그건 우리 어릴 때도 우리는 학교, 얘기, 선생님, 감기, 거울, 그림, 사마구, 쌀밥, 향교 등으로 말했으니 당연하지요.
하지만 연세 지긋하신 분들은 그때 거의가 핵교, 야그(이약), 선상님, 개진머리, 색경 또는 민경, 기림, 옥찌쟁이, 곱밥, 생교라고들 하셨습니다.
그 간 정리 하면서 가장 정이 가는 말은 “함마니 요것 잔 조근다려 보쇼.”로 이가 좋지 않으신 할머니께 잡수실 거 드리면서 하는 말인데,
연세 높으셔 이가 별로 없으신 어르신들은 어금니로 씹기 보다는 몇 개 남은이로 자근자근 깨물어야 했으니 조근다려 보시란 이 정겨운 말도
이젠 정말 듣기 어려운 말이 된 거 같고, 좀 특이한 건 “연덕 빠졌네.”의 연덕과 “연덕 없네.”의 연덕의 원래 뜻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전혀 다른 낱말로 쓰인다는 거고,
“공주네 물견이네.”도 이제 원뜻을 아는 이가 드물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이 말은 예전 일제때 "물산 공진회"라는 품평회가 있어서 잘 된 농임공산품들을 그 곳에 출품 했었는데 ,
"그 곳에 내어 놓을 만큼 명품이다"로 비꼬아 반어법을 써서 하는 말로 "공진회에 내 놓아도될 물건이네"가 구전 변형된 말이랍니다.
*진도야그 한 마디*
우리 집은 치깐 옆에 허청재 가믄 거렁지랑 쇠시랑하고 곰배에 한새갱이가 있고, 도ㅑ지막(붙여서 안 써진다. 진도 표준말인지 모르고 맞춤법에 안 맞는다고) 옆이로 해서 뒷모캉으로 돌아가믄 지시럭 우게다가 덕석하고 메꼬리방석 도리방석에 조락까장 매달아 뒀었는데 느그덜집은 안그랬냐? 하루는 덕석 묶어논 새내끼 잡고 대롱개 띠다가 끊어져 부러서 덕석이고 메꼬리고 다 떨어져가꼬 아부지 엄매한테 부잡시럽다고 무쟈게 혼나고 쫓겨나기도 했었제!
그라고 해꿋나믄 우케 널어놓고, 장꼬방 뚜껑들-어짠 것은 옹구뚜껑에 소드랑뚜껑까장 배라밸시런 뚜껑이로 됭것들을 모도 벌쎠 놈시로, 어런들이 "우케랑 장꼬방 잘 봐라." 하고 들에 가시믄 땡볕나는 마당의 덕석우게다 널어 논 우케를 맨발로 밭뚜렁 쟁기질 하댓끼 질질 끔시로 댕기는데 발이 불뎅이에 딘것 같었어야. 그라고 비라도 올라고 하믄 장꼬방 뚜껑 덮을라 서답 해 논놈 걷을라 부산났었제! 그래도 집에가 아그덜 있는집은 괜잖제만 암도 없는 집은 비올라 하믄 집이로 들고 뛰니라고 올림픽 달리기도 저리가라 였었제! 어쨌댜?
치깐 .통새 ▷ 변소 ▷ 치깐은 측간(厠間)에서 온 말이고 통새는 다들 아시제?
허청제 ▷ 헛간 ▷ 보통 헛간을 얘기하는데, 변소가 따로 없는 집에서 치깐이 있는 곳을 허청제라 부르기도 하고, 집에 따라 행랑채에 딸린 부엌으로 나무청을 말하기도 함.
거렁지 ▷ 삼태기 ▷ 거름 푸고 재 퍼 날르고 할쩍에 질로 많이 쓰능거 알제?(질로=제일로)
쇠시랑 ▷ 쇠스랑 ▷ 저팔계가 갖고 댕기능거 땅파고 도팍 골르고 거름 낼쩍에도 씨제?(도팍. 독 =돌)
지시락(럭) ▷ 기스락 ▷ 표준말이 기스락이로 기슭에서 온 말임.
곰배 ▷ 고무래. 메 ▷진도서는 고무래를 당글개라 부르고. 목메를 메댕이 혹은 곰배로도 부름.
한새갱이 ▷ 곡괭이 ▷ 아매도 한새 주둥아리 탁했다고 고케 불릉갑제. 해남 그짝이선 꼬깽이라등만.(한새=황새)
메꼬리 방석. 도리방석 ▷ 맷방석 ▷ 가테가 도리도리 돌아 감시로 한 뺌썩 메꼬리 짜드끼 올래 짠 방석 알제?
덕석 ▷ 멍석 ▷ 네모진 큰 방석을 덕석이라 했는데 서울쪽에서는 요걸 멍석이라 하등만.
방석 ▷ 도래멍석 ▷ 둥근 방석 진도서 불르던 방석 말이등막.
새내끼 ▷ 새끼 ▷ 다 알제? 검줄(금줄) 칠쩍엔 왼동 새내끼 꽈가꼬 치고, 철나무하고 깔비고 나락 묶고 가마니짜고 징하게
많이 쓰능거. (꽈가꼬=꼬아서)(왼동잽이=왼손잡이) (철나무=겨울용땔감)(깔=꼴)(나락=벼)(여그서 징하다=많다)
대롱개 띠다 ▷ 대롱대롱 매달리다 ▷ 대롱개는 달래인데 대롱개 맹키로 매달링께 그라제.
메꼬리 ▷ 멱둥구미 ▷ 곡석 담어도 두고 날르고 흙퍼 날르고 무쟈게 많이 씨제.(곡석=곡식)
부잡시럽다 ▷ 부잡하다 ▷ 부잡하다는 표준말 ~시럽다는 ~스럽다의 사투리. 사람됨이 성실하지 못하고 경망스러우며 추잡하다.
조락 ▷ 종다래끼 ▷ 내끼질 갈쩍에랑 도랏캐로 댕길때 많이 쓰는 째깐해가꼬 어깨다가 메는 지푸락이로 맹근거제.(내끼질=낚시)
해꿋나다 ▷ 햇볕나다 ▷ 한낮에 해꿋날쩍에 언능 몰래야제 해어름때 되믄 잘 안 몰라야.(몰리다. 몰루다=말리다. 마르다)
우케 ▷ 사투리가 아닌 표준말로-방아 찧기위해 말리는 벼-인데 진도서는 걍 방애 찔라는 곡석 모도 우케라 했는디, 지끔도 많이 쓰능가는 몰름.
장꼬방 ▷ 장독대 ▷ 꼬방은 광을 꼬방이라고도 하고 장꼬방을 장꽝이라고도 하제?
옹구뚜껑 ▷ 옹기뚜껑 ▷ 옹기를 옹구라고 하제? 소에 붙어서 피 뽈아 먹는 등에도 옹구고? 맞제?
소드랑 뚜껑 :▷ 가마솥 뚜껑 ▷ 검은 무쇠솥인 가마솥 뚜껑으로, 뒤집어서 전지 지지는 배병(번철의 진돗말)으로도 사용했음.
서답 :▷ 빨래 ▷ 빨래를 서답이라고 했제.
첫댓글 진도말로 무덕이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이게 물지게를 가리키는 말인데 어릴적에 들었던 말인데 진도 출신들에게 물어도 모른다고 하네요 나만 혼자 들은말인가 고개가 갸웃뚱해지네요 혹시 무덕이란 말 들어본 사람 말좀 해줘요
진도는 표준말과 같은 말이 많아서 제가 알기로 물지게는 그냥 "물지게"이고 제주도에 "구덕""허벅"이 물 담은 그릇과 운반에 관계 되는 사투리입니다. 진도도 커서 각 동네 마다 조금씩 다른 사투리가 있을지 모르니 여기서 여러 회원들께서 혹시 아시면 댓글 주신다면 좋겠습니다. 뱃길로 제주도와 가까워 제주사투리 경남서남방언과 심지어 황해도 평안도와도 유사방언이 많습니다. 관심 감사드립니다.
많이도 모았네요 잘보고 스크랩 해갑니다.......................
진도 출생들도 잘 모르시는게 안타까워서 중요 파생 단어까지 3,000여 단어를 쓰임새 문장과 그 문장의 표준말 해석까지 곁들여 진도사투리를 전혀 모르는 분들도 쉽게 알아 들을 수 있도록 정리 중인데....은제 끝날랑가는...?
장에갈때 제사때 쌀이나 잡곡 계란을 담아 머리에 이고 다닌 산태미.동구리. 라는 단어는여.......?....
산테미=댕댕이 바구니, 동구리=동고리 입니다. 동구리는 부주(부조)댕길때 거그다 쌀 여가꼬(넣어서)갔다가 떡 담어갖고 왔지라. 댕담바구리=댕댕이 바구니 로 산테미와 댕담바구리는 댕댕이 덩굴(진돗말=댕담영쿨)로 만들고(맹글고) 동고리는 키버들로 만듭니다. 매칠후에 제가 옹기 박물관고 짚풀 박물관 견학기를 올래 놀깨라 거그 보믄 사진하고 같이 자세하게 나옹께 째깐 지달리쇼! 감사합니다
어째사 쓰까 ...바쁘실건데....카만이 않아서 눈으로 보는 우리는 좋요만은......
이 전 함씨덜 같으믄 - 어째사 씨꺼나 아짐찬해서...바뿌실것인디..암쭝만에.. 요케도 고상항께...카만이 앉어서 눈이로 보는 우덜은 조요만...내사 돈이 없잉께 장태가서 이녘 돈이로 붕에빵이나 한나 사 먹으쇼!...ㅋㅋㅋ...
우게 새내끼 해설함시로 징하게=많이로 댰는디, 걱서는 바로 뒤에가 많이가 있잉께 그 많이를 꾸매주는 말로 상당히, 엄청나게, 굉장히의 뜻이로 씌였다고 했어사라 맞겄소만, 내가 급하게 씨다 봉께 고케 댰소. 이해들 하시쇼! 그라고 징하다는 많다를 포함해 앞에 적은 고런 존뜻 말고도 "지긋지긋하다" 와 "징그럽다"는 조찬한 뜻이로도 쓰는줄은 다들 아시지라?
참 말로 어쨌던지간에 우덜은 잘 모르재 그랑깨 아잡씨가 많이잔 갤차주쇼.....
정겹습니다. 정리 하시려면 보통일이 아닐텐데 대단 하십니다. 수고 하심에 박수를 칩니다.
전부다 베껴갑니다~ㅋㅋ 너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