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아쉬움까지 달래 주기를
지난 7월 27일,
폴란드 정부와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輕)공격기를 생산하는 국내 업체들 간에 무기 거래(武器去來)에 관한 기본 협정(基本協定)이 체결(締結)되었습니다.
21세기 무기 거래에서 보기 드물 만큼 규모(規模)가 엄청나서 오히려 우리 정부(政府)와 기업(企業)들이 공식 반응(公式反應)을 삼가며 조심스럽게 행동(行動)하는 중입니다.
아직은 세부 계약(細部契約)이 남아 있고 향후 변동 가능성(向後變動성(可能性)도 있지만 무엇보다 지금까지 국산 무기 수출 사례(國産武器輸出事例)와 비교(比較)할 때 다른 점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7월 27일, 폴란드 현지에서 이루어진 기본협정식
일단 언론(言論)에서 처음 가능성(可能性)을 언급(言及)한지 불과 두 달 만에 협정(協定)이 이루어졌다는 점이 그렇습니다.
최고의 명성(名聲)을 보유(保有)한 K9 자주포를 예(豫)로 들자면 호주(濠洲, Australia), 이집트(Egypt)와 계약(契約)을 맺기까지 정부 고위 당국자(政府高位當局者)까지 판촉 활동(販促活動)에 나서도 무려 10년의 밀고 당김이 있었습니다.
그만큼 무기 거래(武器去來)는 변수(變數)가 많고 시간(時間)도 필요합니다.
반면 이번에는 우리가 당황(唐惶)했을 정도로 폴란드의 적극적(積極的)인 대시에 힘입어 번갯불에 콩 볶듯이 일이 진행(進行)되었습니다.
↑K9의 이집트 수출 건은 10년에 걸친 노력 끝에 결실을 맺었습니다. 이처럼 무기 거래가 성사되려면 넘어야 할 난관이 많습니다.
물론 이전부터 판촉(販促)은 해왔지만 너무나 급하게 추진(推進)된 만큼 폴란드에서도 여러 이야기가 나오는 중입니다.
특히 48기를 구매(購買)하기로 한 FA-50에 대해 말이 많은데, 부정적 반응(否定的反應)도 상당합니다.
이들의 주장(主張)을 크게 요약(要約)하자면 F-35나 F-16, 라팔, 유로파이터, 그리펜 등이 있는데 어째서 FA-50인가?라는 점입니다.
앞서 언급한 전투기들의 작전 능력(作戰能力)이 FA-50보다 뛰어난 것은 명백(明白)한 사실(査實)이어서 이런 반응은 당연(當然)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FA-50 도입과 관련한 현지 매체의 토론 프로그램
그런데 이는 현재 서방제 전투기(西方製戰鬪機)의 수급 상황(收給狀況)을 모르기에 나온 발언(發言)입니다.
일단 거론(擧論)된 전투기들은 원하는 시일 내에 도입(導入)이불가능(不可能)합니다.
폴란드가 지난 2019년에 32기를 주문(注文)한 F-35만 해도 납품(納品)은 2025년 이후부터 5년 동안 순차적(順次的)으로 이루어질 예정(豫定)입니다.
F-16, 유로파이터는 생산(生産)라인이 닫히기 직전(直前)이고 라팔, 그리펜 도입도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러시아가 일으킨 전쟁 때문에 쓸만한 중고기(中古機)를 획득(獲得)하기도 어려워졌습니다.
↑미국으로부터 도입한 JASSM-ER을 장착한 폴란드 공군의 F-16 전투기입니다. 지난 2016년 11월 29일에 2억 달러를 주고 총 70발을 도입했다고 하네요.
폴란드는 이 JASSM-ER을 자국 공군이 운용 중인 F-16C/D 기체에 장착해 사용할 것이라고 했는데 벌써 폴란드 공군에 넘겨진 모양입니다.
러시아가 칼리닌그라드에 이스칸다르-M 전술탄도탄을 배치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에서 사거리 약 925km짜리 JASSM-ER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폴란드군의 주력인 F-16
그래서 옛 소련제(蘇聯製) 전투기의 퇴출(退出)과 F-35의 배치(配置) 전까지의 공백(空白)을 시급(時急)히 메울 대안(代案)으로 등장(登場)한 것이 FA-50입니다.
경(輕)공격기여서 작전 능력(作戰能力)이 앞서 언급(言及)한 전투기에는 미치지 못하나 만일 러시아의 침공(侵攻)이 있으면 주력기(主力機)를 보조(補助)하며 본토 방어(本土防禦)나 지상군 저지(地上軍沮止) 같은 임무(任務)는 충분히 수행(遂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현재 주력인 F-16과 향후 도입(導入)될 F-35의 조종사 양성(操縱士養成)에 효과적(效果的)인 수단(手段)이라는 점도 매력적(魅力的)인 요소(要所)로 평가(評價)되고 있습니다.
↑FA-50의 기반인 T-50으로 폴란드에서 시범 비행 중 블랙이글스
마치 (1)편의 소개처럼 당장 스피트파이어를 도입(導入)할 수 없어 M.S.406로 전력(戰力)을 향상(向上)시키려 했던 과거 사례(事例)의 데자뷰(Dejavu)라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FA-50 찬성 의견(贊成意見) 중에는 구해 놓고도 도착(倒着)이 늦어 사용하지 못했던 M.S.406을 거론(擧論)하며 최대한 빨리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무기라도 필요할 때 사용하지 못한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FA-50은 현재 폴란드에게 시의적절(時宜適切)한 무기(武器)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FA-50만이 유일하게 제때 공급이 가능합니다
사실 이런 일이 있으리라고는 폴란드는 물론 우리도 불과 6개월 전까지 전혀 예상(豫想)하지 못했습니다.
러시아(Russia)가 우크라이나(Ukraina)를 침략(侵掠)하면서 벌어진 결과(缺課)입니다.
그만큼 폴란드가 러시아에 대해 느끼는 두려움은 대단합니다.
NATO가 있음에도 폴란드가 불안(不安)해하는 이유는 역사(歷史)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지난 1939년에도 영국과 프랑스는 동맹(同盟)이었지만 정작 독일이 침략했을 때 자르(Saar)로 제한적(制限的)인 진군(進軍)을 했던 정도를 제외(除外)하면 도움을 준 것이 없었습니다.
↑국적 마킹이 된 모델에서 보듯이 오랫동안 폴란드가 M.S.406에 대해 가져 온 아쉬움까지 함께 풀어 주기 바랍니다
여러 차례 망국(亡國)을 경험(經驗)하고 불과 30년 전까지도 소련의 속국(屬國)으로 지내왔기에 현재 폴란드는 NATO와 별개(別個)로 스스로 지킬 힘을 최대한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뒤에서 백업해야 할 독일의 태도(態度)가 신뢰(信賴)를 주지 못하기에 조바심이 큰 것은 당연(當然)합니다.
갑자기 이루어진 거래(去來)지만 FA-50이 원하는 시일(時日) 안에 공급(供給)이 이루어져서 폴란드에게 도움이 되고 M.S.406에 대해 간직해 온 오래된 아쉬움까지 함께 풀어주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