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라산[咸羅山] 240.5m 전북 익산
산줄기 : 금남기맥
들머리 : 함라면사무소
위 치 전북 익산시 웅포면 웅포리
높 이 241m
# 참고 산행기[사네드레]
금강 낙조가 아름다운... 익산 함라산(240.5m)
[고스락에서 바라본 미륵산]
충청남도와 전라북도를 가르며 유유히 흐르는 금강, 그 금강을 따라 넓은 들판 위에 솟은 함라산은 정상이 겨우 240.5m밖에 되지 않는 낮디낮은 산이다. 평균 고도가 600~700m에 이르는 강원도와 비교해보면 함라산은 그야말로 작은 언덕쯤으로나 치부될 정도로 낮다. 하지만 주변에 큰 산이 없고, 평야지대의 고도가 해발 0m에 가까운 탓에 밑에서 바라본 함라산은 제법 우뚝 솟은 위용을 자랑한다.
동서로 길게 뻗은 능선은 총 연장 길이가 6.1km로, 능선으로 올라서면 금강의 흐르는 물줄기를 따라 능선을 오르락내리락하며 산행할 수 있는 탓에 산이 많지 않은 익산에서 미륵산과 함께 시민들이 즐겨 찾는 산행지이기도 하다.
익산에 살고 있는 남혜란, 김성조, 장영수씨가 길잡이를 해주기로 했다. 들머리는 724번 지방도가 올라서는 율재다. 도로공사가 한창인 율재 왼쪽으로 '산불조심' 이라 적힌 플래카드가 나부낀다. 일행을 따라 올라서자 등산안내도와 대중교통 시간표가 적힌 표지판이 서있고, 등산로 오른쪽으로는 대규모 묘지가 조성되어 있다.
능선으로 올라서는 길은 그리 멀지 않다. 길게 늘어선 나무계단을 하나 둘 세며 올라서서 가파른 산길을 10여분 걸었다 싶었는데 어느새 능선에 올라선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능선길이다. 이곳에서 왼쪽으로 꺾어진 등산로는 차가 다녀도 좋을 만큼 널찍하고 평탄하다. 낮고 길이 좋아 가벼운 차람으로 산을 오르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땅이 녹는 봄철부터는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동호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길이라고도 한다.
점차 고도를 높여가며 10여분 만에 첫번째 봉우리에 도착한다. 그곳에 세워진 정사각형 모양의 정자는 남북으로 훌륭한 전망대 구실을 하고 있다. 북쪽으로는 충청도와 전라도를 잇는 웅포대교가 금강을 가로지르고, 서해바다와의 해후를 준비하며 유유히 흐르는 금강이 눈에 들어온다. 금강 물줄기를 따라 서쪽으로 눈을 쫓으면 웅포 곰개나루에서 금강하구둑까지 날씨 좋은 날 저녁이면 황홀한 석양을 연출하기도 한다.
20여년 전까지만 해도 배가 이곳을 가쳐 강경까지 드나들었다고 한다. 차기 정부가 구상하는 금강운하는 이런 물길을 되살린다고 하지만 금강하구 10여만 평의 갈대군락지와 매년 수십 만 마리의 철새가 찾아드는 이곳이 예전처럼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그런 영광을 누릴 수 있을 것인가.
그 아래쪽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는 골프장 하나도 눈에 들어온다. 남쪽으로는 넓은 평야지대를 지나 우뚝 솟은 미륵산과 남북을 잇는 대둔산 등 금남정맥의 산줄기와 천등산이 어렴풋이 눈에 띈다. 홀로 우뚝 선 산이라 조망에 거칠 것이 없다.
전망대에서 내려서면 곧바로 교동마을로 내려서는 갈림길을 만나고 왼쪽으로는 남쪽으로 전망이 확 트인 나무 의자 몇 개가 설치된 쉼터다. 어딜 가나 산뿐인 강원도와 달리, 끝없이 지평선이 이어진 전라도의 비옥한 토지들이 한눈에 들러오는 곳이다. 천석꾼, 만석꾼이 있던 땅이 바로 이곳이라는 사실이 실감난다.
나무숲에 가린 응달이 많아지면서 그간 내린 눈이 잔설이 되어 남아 있는 몇 군데 구간을 오르락내리락하다 보면 헬기장을 만나고, 곧바로 함라산 정상이다. 넉넉한 나무그늘이 주위를 감싼 정상부는 표지석이 따로 있지 않고 의자 몇 개가 정상석을 대신한다.
정상을 지나쳐 내리막길을 내려서면 소나무길이 아늑하게 펼쳐진다. 남사면을 따라 이어진 길을 따라 익산 평야의 풍경을 감상하며 길을 걷다보면 수동마을과 최씨제각으로 내려서는 두 개의 갈림길을 만나고, 제실 방향 갈림길을 지나면 봉화산(소방봉)이다.
산불감시초소와 감시카메라, 정자가 위치한 이곳은 조선 말기까지 봉수터였다. 현재는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없지만 이곳 봉수대는 제5직봉(여수~서울 면목산)에 속해, 봉수군 75명이 배치되어 있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여타의 다른 봉수대처럼 동서남북 사방으로 터진 조망 역시 거칠 것이 없다. 금강은 금세 바다로 나갈 듯 푸른 물결은 넘실대고 낮은 산들은 너울너울 춤을 춘다.
안전시설물이 설치된 왼쪽 내리막으로 내려선다. 잔설이 많은 능선길을 따라 걷다보면 북사면에 자라는 야생차밭을 볼 수도 있다. 우리나라 차나무의 북방한계선이 금강의 이남지역인데, 그중 이곳 함라산 일대가 차 자생지의 최북단으로 알려져 있다. 날머리로 내려서는 길은 들머리처럼 가파르지 않고 완만한 능선이다. 큰 규모의 묘지를 만나고 칠목재 주차장으로 내려선다.
*산행길잡이
율재-(20분)-전망대-(20분)-함라산-(25분)-봉화산-(1시간)-칠목재
함라산은 총 연장길이 6.1km로 능선 오른쪽으로는 8.5km에 이르는 임도가 산을 따라 이어지고, 교동마을과 기도원, 제실 등 중간에 내려서는 길도 많아 다양한 산길을 오를 수 있는 이점이 있는 산이다. 가장 긴 능선도 2시간 남짓이면 산행이 가능하다. 산길 또한 험하지 않아 편안하고 호젓하게 금강과 익산의 넓은 평야를 두루 감상하며 산행을 할 수 있어, 미륵산과 함께 익산 시민들에게 편안한 휴식처를 제공하는 산이다.
율재나 칠목재 어느 곳으로 올라도 그리 힘들지 않고 산길 또한 넓고 정비가 잘 되어 있다. 등산로가 뚜렷하고 일정 간격으로 세원진 산행안내판이 있어 길을 잃을 염려 또한 없다. 다만 계곡이 얕고 능선상에서는 식수를 전혀 구할 수 없으므로 작은 물통 하나 정도를 챙겨가는 것이 좋다.
율재에서 시작한 산행은 나무계단을 지나 10여분 걸으면 능선에 닿고 이후부터는 널따란 능선길을 따라 양쪽으로 펼쳐진 시원한 풍경을 감상하며 걸으면 된다. 전망대가 있는 첫번째 봉우리나 함라산 정상이나 헬기장, 봉화산 정상 등 전망이 좋고 편히 쉬어갈 수 있는 장소가 많은 것도 이 산만의 장점이다.
*교통
함라산 산행기점은 익산이다. 기차는 용산에서 출발하는 KTX와 새마을호, 무궁화호까지 하루 50회(05:20~23:10) 이상 운행한다. 센ㅇ트럴시티터미널 호남선에서 출발하는 익산행 고속버스는 하루20~30분 간격으로 수시 운행(05:30~22:30)하며, 남부터미널에서는 하루 18회(06:20~20:30, 요금 8,500원), 동서울터미널에서는 하루 12회(07:30~20:30) 운행한다.
함라산 들머리인 율재까지는 숭림사행 37, 38, 42, 44번 시내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익산에서 함열까지 수시 운행하는 시내버스를 타고 함열 버스종점에서 택시를 이용, 들머리까지 이동하면 편리하다. 함열택시 063-862-1666.
함라산 날머리인 칠목재에서 익산까지는 06:56~21:25까지 수시로 버스가 다닌다.
*잘 데와 먹을 데
함라산 근처에서 잘만한 곳이 많지 않다. 숙박은 가까운 익산 시내를 이용하도록 한다.
함라나 웅포 쪽에 맛깔스런 식당이 많이 있다. 금강식당(063-862-7000), 어부식당(862-6827), 시골집(856-3266), 일송가든(862-3170), 산내들가든(856-9373), 거시기가든(861-4648) 등.
*볼거리
숭림사[崇林寺] 함라산 들머리에 선 숭림사는 고려 충목왕 1년(1345)에 창건되었다. 중국의 달마대사가 숭산 소림사에서 9년간 앉아 도를 닦았다는 옛 이야기를 기리는 뜻에서 지어진 숭림사에는 지혜의 빛으로 세상을 비춘다는 비로자나불을 모신 보물 제825호 보광전이 들어서 있다.
[보물 제825호 숭림사 보광전]
규모는 앞면 3칸, 옆면 3칸이며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사람 인자 모양을 한 맞배지붕 형태로 닫집이라는 특이한 구조로 되어 있다. 닫집은 부처님이 설법할 때 햇볕을 가리지 위해 사용한 산개가 이후 닫집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익산보석박물관 왕궁보석테마관광지 내에 위치하고 있다.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이곳에는 우리나라 왕조별, 영국 왕실보석관련 복제 유물들과 보석의 원료가 되는 대형 원석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각종 진기한 보석들을 볼 수 있다. 또 한쪽에 마련된 화석전시관에는 공룡모형과 각종 연삭물, 화석 등이 전시되어 있어 아이들의 교육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1월1일과 매주 화요일은 휴관일이며, 관람시간은 10:00~18:00, 3,000원의 입장료를 받는다. 글쓴이:전재완 객원기자
참고:월간<사람과산> 2008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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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벗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