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 with a clean slate
백지로 돌아가다.
혼자가 즐거웠다. 오히려 남들과 의를 맺어 희희낙락하며 사는 것 보다는, 혼자 사냥을 하고,
혼자 모닥불을 지핀채 밤을 지새는 것이, 내가 연주하는 음율을 더 선명하게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게 행복해서 난 따로 동료를 만들지 않았다. 시간이 갈 수록 그것은 더욱 딱딱하게 굳어,
동료가 없는 것이 나에게 이득으로 돌아올 정도였다. 그게 전부였다.
사람이 싫어서라던가, 그런 소설 속에서나 나오는 추상적 이유따윈, 애초에 존재치도 못한다.
챙그랑─ 챙강…
"젠장!…"
어느 이름모를 숲에 들어간 것 까지는 기억이 났다. 수많은 적들이 내게 다가와 칼과 활을 겨누었던 것 역시 기억이 난다. 휘둘리는 칼을 가볍게 제압하고 날라오는 활을 심장 코앞에서 붙잡은 뒤 되받아 치는 것조차 꽤 겨눌만 했다. 하지만 난 혼자였고, 약해빠진 적들은 많았다.
이대로 가다가는 이런 곳에서 힘도 없이 죽을 지 몰랐다.
혹시나 하는 두려움에 떨며 칼을 집어넣고 활을 꺼냈다. 화살을 한꺼번에 세개씩 장전해 원거리로 승부하려 했지만 놈들은 머리가 나빴고, 오히려 그 무식한 머리가 날 더욱 곤란하게 했다.
찌익…
활 겨누는 소리만 메아리친다. 이 숲에는 유령처럼 축 쳐진 적군의 병사들 뿐이다. 붉은 눈매가 나를 더욱 서럽게 만든다. 이대로 더욱 싸움을 진행했다가는 목숨은 저들에게 내준 것이나 다름 없었다. 애초에 시비거는 것 부터 받아주면 안됐었다.
화살을 여러방 쐈지만 맞은 것은 하나도 없었다. 빠른 몸동작의 놈들과 느린 장전을 할 수 밖에 없는 바보같은 활이 지치게 만들었다.
"될대로 돼, 더 이상 나도 상관 안해!─"
활과 칼을 모두 내팽겨졌다. 붉은 눈을 그려내며 다가오는 그들 앞에 나는 무릎을 꿇은채 눈을 감았다. 눈을 감는 그 순간에도 숲의 전경과 다가오는 칼의 몸부림이 그래도 들렸다. 옆에서 날 바라보는 활과 칼의 울부짖음에 귀가 찢어질 것만 같다. 이제 곧 내 몸속을 파고드는 쇠꼬치는 흔적도 없이 날 잡아먹을 것이다. 그리고…
챙강─챙강… 챙그랑!─
눈을 감았다 다시 떴다. 칼을 되받아치는 소리는 내 것이 아니였다. 눈을 떠보니 누군가가 내 앞에서 연신 그들을 막아대고 있었다. 적군들이 정신을 못차리는 사이, 그 사람, 그 남자가 나에게 다가왔다.
"괜찮아요?"
※
어헉 미쳤군요...............^ㅇ^...
단편이라고 쓰긴 썼습니다만, 처음도 없고 끝도 없습니다.
요즘 쓰는 단편은 뭐가 이렇게 없는지 속상할 따름이네요.
흑흑, 빨리 쓰던 소설 완결하고싶은데.
심심하면 단편, 그것도 소득세 없는 것만 쓰니 원…
그래요
뭘 절 욕하셔도되요
댓글에 욕하셔도 웃으며 받아드림
그치만 지적은 뽀뽀해드립니다
>_<...>_<
미쳤군요
무튼
혼자보단 둘이 좋아요
저번의 글하고는 꽤 모순된 글이네요
호호
ㅡ,.ㅡ
첫댓글 하나 보단 둘이 1 보단 2 라는 숫자가 더 좋단걸 알죠 ..떄론 고독을 즐길줄주 알아야 겠지만요..
맞아요. 맞아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_<
번외.........보고싶어요
ㅎㅎ아쉽지만번외는없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