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노회의 '서동노 제 55-509(1997. 3. 24.) 예태해 목사의 이단성 여부에 대한 질의의 건'이 총회 사이비이단대책위원회로 이첩(예장총 제 81-503호, 1997. 4. 21.)됨에 따라 연구에 착수하였다.
2. 연구 결과
가. 예태해 씨 문제의 개요
예태해 씨는 미국 뉴저지 소재 엠마오선교교회(Emmaus Mission Church)의 목사이며, '목양세계선교회'의 강사로 년 4-6차례 내한하여 '영성훈련 프로그램'을 인도하고 있다.
목사의 가정에서 태어난 예씨는 계명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여 대구에서 교사로 재직하다가 도미하여 종교학(M.A.)과 신학(M.Div., D.Min.)을 공부하고 1974년에 목사 안수를 받았다. L.A. 한인중부교회와 베다니교회(P.C.U.S.A.) 담임목사를 역임했다. 저서로는 [속사람(Inner Man)]과 [하나님의 능력(Gad's Empowering)]이 있다.
예씨는 "어느 날 새벽기도시간에 자신을 부르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소명을 깨달아 목회자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으며 신학교 재학중인 1970년부터 교회를 개척하였다"([하나님의 능력] p.382)고 하며, 목사 안수를 받은 후에도 목회에 큰 진전이 없어 심적 갈등을 겪던 중 1979년 L.A.에 있는 작은 기도원에서 금식하며 기도하던 중 큰 은혜와 은사를 체험한 후부터는 그가 집회를 인도할 때 방언과 신유, 그리고 쓰러지는 현상 등이 일어났다고 한다. 그러나 '예언사건'으로 시무중이던 베다니교회가 분규에 휩싸여 문제가 불거지게 되었고 노회의 권고와 결의에 따라 베다니교회를 사임하였으며, 1989년 3월에 현재 시무중인 뉴저지에 엠마오선교교회를 개척하였다.
엠마오선교교회는 예씨가 개척한 후 급성장을 했으며, 1992년 10월 5일부터 17일까지 열린 목양세계선교회의 '제1회 목회자영성수련회'의 주강사로 활약하면서 한국에도 이름을 떨치게 되었다. 그러나 예씨의 쓰러지는 현상은 예장개혁의 제 77회 총회(1992년)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고, 예장합동은 예씨의 '인간론(삼분설)' 문제와 결부시켜 제 79회 총회(1994년)에서 '비성서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장은 제 81회 총회(1996년)에서 이 문제를 다루었다.
나. 성령론(쓰러지는)의 문제점
예태해 씨는 자신의 주관적 체험을 성경적 또는 신학적으로 정립하지 못한 상태에서 목회와 설교에 적용하였다. 그가 목회자로 출발하게 된 결정적 동기도 신비체험에 의한 것이었는데, 한번은 10여명의 교인들과 함께 기도하고 있는데 갑자기 머리 위에서 물이 흐르는 것같아 눈을 떠보니 실제로 머리 윗부분이 젖어 있음을 확인했고 함께 있던 신도들이 기드온의 양털의 이슬이냐며 놀라 묻더니 이내 기도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뒤로 쓰러졌으며, 이 일을 계기로 교인들을 대상으로 첫 성회를 가지게 되었고 이 때 많은 사람들이 뒤로 넘어지는 일이 생겼다고 한다. 그 후부터 예씨는 집회 때 교인들을 일어서게 한 다음 이마에 안수를 했고, 안수 받은 교인들이 뒤로 넘어지는 현상이 일어나게 되었다는 것이다. 즉 예씨의 목회와 집회의 특징은 성령의 능력을 강조하는 은사주의 사역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쓰러지는 것, 방언, 축사, 치유, 기쁨 등이 집회 현장에서 나타나는데 특히 쓰러지는 것을 성령의 권능에 압도되어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주관적 신비체험을 체험을 성경적 또는 신학적으로 정립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나치게 강조하던 와중에 1985년에 김 모 여인의 '예언사건'이 터지게 되었다. 즉 성음을 듣고 신유의 역사를 얻었다는 김 모 여인이 공예배시간에 기도를 인도하던 중 '예 목사는 예수의 영이 함께하는 종이므로 성도들은 모두 복종하라'고 설파하는 등 예언을 남발하는 일이 생겨 교회가 분규에 휩싸였고 결국 그 교회에서 사임하기에 이르렀다.
예씨는 남미 중국은 물론 우리 나라에서도 참가자의 대다수가 '쓰러지는 현상'이 일어나는 집회를 갖고 있다.
'쓰러짐 현상'에 대해서는 우리 총회가 '빈야드 운동'의 문제를 다루면서 "은혜를 체험하고 쓰러지는 현상은 가장 두드러진 현상으로 이들은 쓰러짐을 정당화하기 위해, 에스겔 1:28과 다니엘 8:17을 근거로 에스겔과 다니엘의 쓰러짐을 말한다. 그러나 에스겔이나 다니엘은 하나님의 위엄 앞에서 스스로 앞으로 부복한 것이지, 빈야드의 경우와 같이 은혜의 체험으로 뒤로 넘어진 것이 아닌 것을 볼 때 전혀 성경적으로 합리화할 수 없는 현상에 속한다. 또한 그들은 예수님을 잡으러 온 군사들이 넘어진 것(요18:6), 무덤을 지키던 파수꾼이 넘어진 것(마28:4) 등을 열거하지만(John Wimber, Kevin Springer, [능력치유] 이재범 역, 서울:도서출판 나단, 1991, p.359), 성경의 그러한 예들은 은혜를 체험했기 때문에 넘어진 것이 아니므로 성경적 근거가 되지 못한다. 그리고 사울이 다메섹 도상에서 쓰러진 것이라든지(행9:4), 요한이 밧모 섬에서 쓰러진 일(계1:17) 등은 주님 자신의 직접적인 출현에 직면한 것이었다."(제 81회 총회 '빈야드 교리에 대한 연구보고서')면서 비성경적인 것으로 정리한 바 있다.
즉, 예씨의 '쓰러짐 현상'이 '빈야드'와 관련이 없는 것이라고 할지라도 암암리에 사람들로 하여금 그런 현상 자체를 중요시하고 사모하게 만들 우려가 있고 그렇게 되면 그런 체험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사이에 어떤 차별이 생기게 되고, 특정 체험이 표준화되며, 오히려 성령의 포괄적인 역사를 제한하게 된다. 바울이 고린도전서 14장에서 방언의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공개석상에서 방언하는 것에 대하여는 교회의 덕을 세우기 위한 배려를 하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한 것에 주의해야 한다. 그런 현상들을 체험한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어떤 유익을 경험했을지라도, 그것은 다른 이들에게 특히 불신자들에게, 덕이 되지 않고, 오히려 혐오감을 주게 될 우려가 있다. 또한 하나님께서 성도들에게 은사를 주시는 것은 다양하다. 성령의 은사는 기적적인 것도 있으나, 기적적인 것 같지 않아 보이는 것도 있다. 또한 그런 은사들은 각 사람이 모두 다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각 사람의 사명과 필요에 따라 하나님께서 나누어주시는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은사에는 우선 순위나 우열이 있는 것이 아니다.
다. 인간론과 구원론의 문제점
예씨는 "우리 인간은 영과 혼과 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영은 하나님과 교통하는 기관이되고, 인격이라 말할 수 있는 혼은 정신세계와 교통하는 기관이 되고, 우리 육신은 물질 세계와 접촉하는 기관이 되었습니다."([속사람] p.371)라고 하여, 인간 삼분설을 말하고 있는데, 예씨는 [속사람]이라는 책에서 구원받은 사람의 영을 '속사람'이라고 칭하고, 이 속사람은 죄가 없으며, 죄를 짓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마치 하나님은 속사람(영)을 구원시키고, 속사람의 노력으로 혼과 육을 구원해야 하는 것처럼 가르치고 있다.
"영이 구원받은 후에 우리의 혼도 구원을 받아야 합니다. 예수를 구주로 영접하지 않은 사람은 모두 혼적, 육적인 사람입니다. 예수를 영접할 때 죽었던 우리의 영이 다시 살아 납니다. 우리는 이를 거듭난다고 말하며 이것이 구원의 첫째 목적입니다. 구원의 둘째 목적은 영이 죽음으로 말미암아 사단에게 점령되어 완전히 그 지배를 받던 혼을 구원시키는 것입니다. 우리가 예수를 구주로 모시는 순간 영은 구원을 받지만 혼은 아직 구원받은 것이 아닙니다. 혼이 구원을 받는다는 뜻은 혼이 영의 지배하에 들어와서 그리스도의 형상, 즉 우리가 하나님이 원하시는 인격으로 변화된다는 말로서 성화되어 가는 것을 말합니다. --- (중략) --- 우리의 몸도 구원을 받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영, 혼, 몸의 순서로 지으셨습니다. 그러나 마귀는 순서를 뒤바꾸어 몸을 가장 중요시하게 만들고 그 다음이 혼이고 영은 죽게 했습니다. 이것을 다시 뒤바꾸어 영을 살리고 혼, 몸의 순서로 놓는 것이 하나님의 구원 계획입니다."([속사람] pp.141-142)
이상과 같은 예씨의 주장을 가지고 "그의 신앙과 신학을 대표하는 [속사람]이라는 책에서 속사람을 너무 강조하여 인간을 영·혼·육으로 분리하여 영은 죄를 짓지 아니하고 혼과 육이 죄를 범하고 영이 혼과 육을 구원한다는 영지주의적인 비성경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예장합동 [제 79회 총회보고서] pp.528-529.)고 지적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예씨는 "인간론에 대하여 삼분설을 말하고 있으나 전인적인 구원을 강조하고 있고(속사람 pp.369-382참고), 삼분법으로 설명하고 가르친 것은 영성훈련을 통해 성도의 생활이 성령께 복종함으로 거룩하고 성결한 삶을 영위하도록 인간을 기능적으로 분류하여 청중으로 하여금 쉽게 이해 하도록 하기위한 목적으로 사용한 것"이라며 "영지주의라는 지적은 오해에서 비롯되었고, 구원은 사람의 노력이나 공로가 아닌 하나님의 주권적 결과임을 믿는다"고 밝히고 있다(예태해 씨가 제출한 [답변서], [신앙고백서] 등).
개혁교회는 인간을 영·혼·육으로 나누는 삼분설을 대부분 취하고 있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삼분설 자체를 비성경적이라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를 지나치게 세분하여 강조하고 주관적인 신비체험에 무리하게 적용하여 구원론에까지 혼란을 주는 것은 온당치 않다. 참고적으로 본 교단 [교리교육지침서]의 인간론의 삼분설에 대한 견해를 밝혀 둔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인간을 영·혼·육의 세 가지 구성요소로 이루어진 존재로 보는 소위 3분법적 인간이해를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희랍철학에서 유래했다고 보는 3분법적 인간관은 한때 일부 고대교회 교부들의 지지를 받기도 했으나 아폴리나리우스(Apolinarius)가 이 견해를 이용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완전한 인성(人性)을 손상시킨 후부터는 불신당하기 시작하였다(벌코프, 권수경·이상원 역,「조직신학(상)」(크리스챤 다이제스트), p.401f). 우리는 영혼에게 단지 인간과 이 세상 사물에 관하여 느끼고 생각하고 판단하고 의지(意志)하고 행동하는 지(知), 정(情), 의(意)의 기능이 있을 뿐 아니라, 하나님을 알고 그를 사랑하며 그의 뜻대로 행하는 등 그와 교제관계를 가지는 능력도 있을 수 있다는 의미에서 전자를 혼적기능, 후자를 영적기능으로 구분하여, 전체 인간존재에 영적 요소, 혼적 요소, 육적 요소로 인정하는 사고에 동의할 수 있다. 그러나 영적 요소와 혼적 요소가 어디까지나 영혼의 두 기능적 요소로 이해되어야 하며, 영과 혼이 각각 별개의 실체요, 그래서 인간은 영·혼·육이라는 세 구성요소로 이루어진 존재라고 보아서는 안 될 것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벌코프도 "성경에 지배적으로 나타나는 인간본성에 관한 논의는 명백히 이분법적이다"라고 밝힌다.(예장총회 교리교육지침서편찬위원회 편, 「교리교육지침서」, 한국장로교출판사, 1994, pp.116-117)
라. 연구결론
이상의 연구결과 예태해 씨가 인간의 삼분설을 강조하는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 받을만한 일이다. 또 예태해 씨의 자행하는 쓰러짐 현상과 주관적인 신비체험에 토대를 둔 가르침은 성경을 올바로 적용하지 못한 부분이 다소 있어 우리 장로교 신앙을 혼란케 할 우려가 있으나, 예씨가 자신의 은사가 성도간에 갈등이나 문제가 생기지 않게 하고 교회에 덕이 되도록 절제하며 근신하겠고 교리적으로나 신학적으로 잘못된 것이 있을 때에는 언제든지 지적해주면 교정할 것이라는 서신을 보내왔으므로, 그의 약속 이행을 지켜보면서 예의 주시하기로 하다.
마. 참고자료
1. 예태해. [속사람]. 목양세계선교회, 1993. 2. 예태해. [하나님의 능력]. 예루살렘, 1996. 3. 예태해. "성령이 권능으로 임할 때" - [현대종교], 1992년 12월호 4. 예장개혁 보고서. "예태해 목사의 이단성 종합정리". [현대종교], 1993년 8월호. 5. 예장합동 보고서. "예태해 목사의 신학성분 규명". [제79회 총회보고서], 1994. 6. 기장 보고서. "예태해 목사의 이단성규명 5인위원회 보고". [제81회 총회보고서] 1996. 7. 본 위원회에 제출한 예태해 씨의 [답변서], [신앙고백서] 등 서신 다수. 8. 예장교리교육지침서 편찬위원회 편. 「교리교육지침서」, 한국장로교출판사, 19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