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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습경보] 크리스마스에서 탈출하라! 2004.12.20.월요일
솔로 부대 여러분에게 딴지일보 재해 대책 본부에서 알려드립니다. 공습 경보를 발령합니다. 크리스마스가 몰려오고 있습니다!!! 산타클로스와 캐롤을 위장 전술로 내세우고 사랑과 은총이라는 이름으로 커플족들의 애정 행각을 극대화하는 크리스마스가, 지금 솔로 부대의 심장을 얼려버리기 위해 우리 코앞까지 몰려와 있습니다. 이 경보는 실제 상황입니다. 현재 시간 온라인에서 암약하는 솔로 부대 여러분에게 공습 경보를 발령합니다. 솔로 부대 여러분은 즉시 크리스마스를 피할 수 있는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시고 기사를 읽으면서 딴지일보 재해 대책 본부 상황실의 지시에 따라 행동하시길 바랍니다. 솔로 부대 여러분께서는 크리스마스를 피할 수 있는 지하 대피소나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신속하고 질서 있게 대피하시기 바랍니다. 극장, 운동장, 터미널, 백화점 등 크리스마스 커플들이 몰려들 수 있는 곳에서는 즉각 영업을 중단하고, 솔로 부대를 대피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대피하실 때는 크리스마스 커플들의 '염장을 불태우는 애정행각 공격'에 대비하여 시각을 보호하는 썬글라스와, '심장을 얼게 만드는 캐롤 공격'에 대비하여 청각을 보호하는 휴대용 CD 플레이어 등 보호장비와 대체활용 가능한 장비를 착용하시고 대피하시기 바랍니다. 재해 본부 대책위원장, 지도요원, 교통 경찰관은 솔로 부대 대피 유도와 크리스마스 커플들의 애정 행각 통제에 임하시기 바랍니다. 크리스마스 기간 동안 유의 적절하게 대피할 수 있는 방공호는 다음과 같습니다. 각자의 사정에 맞추어 지정한 방공호로 대피하여 크리스마스 폭격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자신을 보호합시다. PC방 24일 00:00분을 기하여 인근 PC방으로 대피합니다. PC방에 들어서자마자 주인과 협상을 시작하여 26일 00:00분까지 48시간 동안 최대한 저렴한 가격으로 주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습니다. 백수 솔로 부대원의 경우 PC방 알바를 가장하여 대피하는 것도 하나의 요령입니다. 일단 자리에 앉으면 크리스마스를 홍보하는 일체의 포털 사이트 출입을 자제하며 각종 온라인 게임 사이트에 들어가 게임 삼매경에 빠집니다. 크리스마스가 깊어갈수록 대기실에 꾸역꾸역 모여드는 솔로 부대원들을 확인하며 뿌듯함을 느낍니다. 이때 크리스마스에 온라인 게임이나 하며 지내는 것이 자기 혼자가 아님을, 오히려 다수의 솔로 부대원이 자신과 같은 처지임을 새감 절감합니다. 그렇게 솔로 부대원으로서 자긍심을 느끼며 26일 0:00분까지 게임 삼매경에 돌입합니다. 수면 백수 솔로 부대원에게 권장할만한 피신처입니다. 이곳으로 대피하기 위해서는 22일부터 사전 작업에 돌입하여야 합니다. 22일 00:00분을 기점으로 일체의 수면 활동을 중지합니다. 아무리 졸려도 허벅지를 꼬집으며 무조건 깨어 있어야 합니다. 정 졸려서 못 참겠다 싶으면 크리스마스에 둘러싸여 괴로워하고 있을 자신의 모습을 상상합니다. 크리스마스 커플들이 삼삼오오 손을 잡고 여관으로 직행할 때 이를 처량하게 바라만 보는 자신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그리고 굳게 마음을 다잡고 졸음을 견뎌냅니다. 정신 상태가 바로 섰으면 과격한 운동을 통해 육체를 극한까지 혹사시킵니다. 육체의 피로는 당신을 끝도 없이 깊은 잠 속에 빠져들게 해줍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중간에 운동을 멈추어서는 안됩니다. 남성 솔로 부대원의 경우 운동 후 DDR 모드에 돌입함으로서 육체의 피로를 최대치까지 끌어올립니다. 한번의 DDR로도 성이 차지 않을 경우 몸 안의 정액이 단 한 방울도 남지 않을 때까지 몇 번이고 DDR 모드에 돌입합니다. 그렇게 22, 23 양일간 불면으로 몸의 컨디션을 조절한 다음 24일 00:00분을 기점으로 수면 상태에 돌입합니다. 만약을 대비하여 방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핸드폰의 전원을 꺼놓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준비 기간 동안 일체의 알코올 섭취를 자제합니다. 숙취로 인해 크리스마스 한가운데서 그만 잠에서 깨어날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24,25 양일간 숙면을 취하고 26일 00:00분을 기점으로 기상합니다. 크리스마스가 없는 행복한 하루가 솔로 부대를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사찰 크리스마스가 실제적으로 기독교와는 아무런 연관도 없는 행사가 되어버렸지만 그 시작이 아기 예수의 탄생에서 기인한 바, 크리스마스 기간 동안 기독교 관련 종교 단체들의 활동은 극에 달하게 됩니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 24,25 양일간 비기독교 종교 단체의 사찰로 잠시 피신해 들어갑니다. 되도록 산 속 깊은 곳의 사찰에 운신하여 일체의 크리스마스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도록 합니다. 맑은 공기와 스님들의 목탁 소리를 만끽하며 크리스마스 따위 완전히 잊어버리고 지친 심신을 달랩니다. 여건상 산 속 깊은 곳의 사찰에 가기 용이하지 않은 솔로 부대원은 가까운 이슬람 사원으로 피신합니다. 물론 힌두교, 조로아스터교 등의 소수 종교 사원으로 피신해 들어가는 것 역시 괜찮은 피신법 입니다. 크리스마스도 피하고 평소에 잘 알지 못했던 종교의 교리를 깨우친다면 그야말로 일석이조, 양수겹장, 일타쌍피의 행운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26일 0:00분을 기점으로 사찰에서 나와 그전과는 달리 마음의 키가 훌쩍 자란 자신을 발견하며 감사의 기도를 올립니다. 각종 집회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사과나무를 심 듯 크리스마스 때에도 전국 각지에서 집회는 계속됩니다. 인터넷을 이용, 24, 25 양일간 전국에서 펼쳐질 모든 집회를 체크한 후 이틀 동안 집회 참석을 위해 팔도 강산을 떠돌아다닙니다. 정치적 지향이 자신과 맞지 않아 참석할 수 없는 집회가 있다는 분들은 그냥 크리스마스 폭격에 사망하시길 권합니다. 당신이 크리스마스 커플들의 염장 공격에 아직 뜨거운 맛을 보지 않았다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한 전국민 촛불 집회'든 '반핵반김을 위한 보수 단체의 결사 대회'든 '마을에 다리 놓는 일로 구청과 실랑이를 벌이는 지역민들의 항의 집회'든 24, 25 양일간 펼쳐지는 집회는 무슨 일이 있어도 다 참석합니다. 그리고 언제나 대오의 선두에 서서 가장 열렬하고 뜨겁게 집회에 참여합니다. 앞에 나선 연사가 "크리스마스임에도 불구하고 오늘 참석해주신 여러분" 어쩌고 하면서 집회와 크리스마스를 연계시키려 하면 당장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목이 터져라 집회의 구호를 큰소리로 외칩니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집회의 순수함이 크리스마스 정신에 오염되는 일을 막도록 노력합니다. 가열차게 투쟁의 한 길에 몰두하는 당신을 보고 "옴마~ 멋쟁이!"라고 한눈에 반하는 이성이 나타날지도 모릅니다. 이 역시 아름다운 모습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해외 수면이 백수 솔로 부대원들에게 권장할 만한 피신처였다면 해외는 돈이 튀어서 어쩔 줄 모르는, 비교적 부유한 솔로 부대원에게 추천하는 피신처입니다. 일단 23일까지 여권 및 해외 여행을 위한 준비를 모두 마친 다음 24일 0:00분을 기점으로 인천 공항을 통해 해외로 잠적합니다. 물론 해외라고 해서 다 같은 해외일 수는 없습니다. 우리 나라와 같이 크리스마스에 미쳐 날뛰는 국가가 많은 것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하여 떠나기 전에 세계 지도 및 날짜 변경선을 확인하여 도착하였을 때 날짜가 23일인 나라를 찾아 그곳으로 떠납니다. 그곳은 아직 크리스마스가 몰려오기 전의 평화로운 상태일 것입니다. 그곳 공항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역시 24일이 가까워오면 다시 비행기를 타고 날짜 변경선을 뛰어 넘어 역시 도착하였을 때 23일인 나라로 피신합니다. 그렇게 날짜 변경선을 넘나들며 24, 25일을 피한 다음 국내 날짜가 26일 이후가 되었음을 확인하면 다시 비행기를 타고 국내로 돌아옵니다. 인천 공항에서 내리면 한바탕 크리스마스 광풍이 지나간 평화로운 대한민국의 하늘을 바라볼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신의 인생 최초로 크리스마스를 완전히 피할 수 있었던 한해로 기록된다는 점에서 기념비적인 피신처라 할 수 있습니다. 하물며 항공사 마일리지가 차곡차곡 쌓이니 이 역시 기쁜 일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이 기사는 실제상황입니다. 솔로 부대 여러분께서는 신속하고 질서 있게 행동하시기 바랍니다. 이상 딴지일보 재해 대책 본부 상황실에서 알려 드렸습니다.
딴지 재해대책 본부장 |
첫댓글 병규 네놈에게도 그다지 좋은 날은 아닐듯 한데 말이야...ㅋㅋ 벌써 다이어리 수정해놨다....캬햐햐햐. 맘에 들어~
이거 조회수 제법 높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