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뜻 보면 지구상에 사는 생명체는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으며, 저마다 독특하게
창조된 것처럼 보인다.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물들, 예를 들어 개구리,
도마뱀, 까치, 개를 한곳에 모아놓고 보면 처음에는 모두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다른 점보다 비슷한 점이 더 많다. 눈은 모두 2개이고, 입은
하나이고, 다리는 4개이고, 발가락은 똑같이 5개. 왜 6개의 다리를 가진 개, 눈이
3개인 까치, 입이 2개인 개구리는 지구상에 없을까?
‘분류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스웨덴의 카를 폰 린네(1744-1799)는 1758년
비슷한 것끼리 함께 묶어 서로를 구별하는 것을 분류라 생각했다. 이러한 생각의
밑바탕에는 종은 불변하며 진화하지 않는다는 창조론적 이념이 깔려있었다. 실제 그는
창조론자였다. 이 방법에 의해 우리는 척추동물을 어류, 양서류, 파충류, 조류,
포유류로 구분한다. 예를 들면 악어, 도마뱀, 거북은 ‘파충류’(Reptilia) 강으로,
새는 ‘조류’(Aves) 강으로 분류된다. 이러한 구분은 깃털과 온혈성을 매우 큰
속성으로 생각하고, 새를 파충류와 동등한 수준에 놓은 것이다.
이러한 분류의 문제점은 진화의 계통을 정확히 추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파충류들 사이에 어떤 진화적 관계가 있는지, 새는 파충류 중 어떤 그룹으로부터
진화했는지를 알 수 없다.
생물의 진화사를 알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 다른 그룹들 사이의
‘계통발생학적’(phylogenetic) 관계를 밝히는 일이다. 이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이
‘분기분류학’(cladistics)이라고 알려진 계통분류학이다. 이 방법은 “새로운
특징이 있는 생물이 출현하고 그것이 자손에게 유전되면서 진화가 일어난다”는 다윈의
생각에 기초하고 있다. 이 법칙에서는 생물들 사이의 ‘공유하는 진보된 특징’에
의해서만 분류한다.
예를 들면 상어, 개구리, 공룡, 말은 조개나 벌레와 달리 모두 척추를 가지고
있어 척추동물(vertebrates)이라는 큰 그룹으로 함께 묶을 수 있다. 이들 중 개구리,
공룡, 말만이 네다리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서로 좀더 가까운 관계에
있으므로 사지동물(tetrapods)이라는 조금 작은 그룹으로 묶는다. 사지동물 중 공룡과
말만이 양수에 싸여진 알을 낳거나 태아를 가지므로 이들은
유양막류(amniotes)라는 그룹에 속한다. 그리고 말만이 한쌍의 구멍이 발달한(單弓型, synapsid)
머리뼈를 갖고 있으므로, 더 작은 그룹인 포유류(mammals)로 분류된다. 여기서 네다리,
양수, 단궁형의 머리뼈는 모두 더 작은 그룹에만 ‘공유하는 진보된 특징’이다.
이러한 분류는 ‘분기도’(cladogram)라는 도표에 의해 표현된다. 도표의 맨
밑에서부터 시작해 오른쪽으로 올라가면서 가지가 만들어지는데, 가지가 분기하는
점이 바로 진화되어 나온 새로운 특징을 나타낸다(그림1). 도표의 아래쪽은
상대적으로 오래 전에 진화된 것이라고 할 수 있고, 최근에 진화된 특징은 도표의
오른쪽으로 표시된다. 예를 들면 상어와 말은 모두 척추를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척추는
오래 전에 진화된 원시적인 특징이며, 단궁형 머리의 발달은 어류에서 척추가 생겨난
훨씬 이후에 진화된 포유류에서만 나타나는 더 진보적인 특징이다.
공룡을 분류할 때도 분기도를 이용한다. 각 가지의 분기점에서 볼 수 있는
새로운 특징들을 통해 어떠한 공룡들이 서로 가까운지, 새가 어떻게 공룡으로부터
진화돼 나왔는지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공룡과 새의 관계는 다음호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임).
공룡은 처음부터 뒷발로 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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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DINOSAURIA)을 정의하는 9가지 특징 중(과학동아 1999년 9월호 참조) 가장
중요한 것은 흡반(acetabulum)과 흡반 위로 확장된 뼈가 진화했다는 것. 공룡은
골반을 구성하는 치골, 좌골, 장골이 만나는 지점에 소켓처럼 생긴 구멍(흡반)이
발달했다. 이곳에 대퇴골(넓적다리뼈)의 머리부분이 끼워지면서 뒷다리를 몸 아래에
수직으로 뻗을 수 있게 됐다. 따라서 공룡은 거북이나 도마뱀처럼 다리가 옆으로
뻗은 원시적인 걸음이 아니라 몸 아래에서 효과적으로 다리를 움직일 수 있었다.
공룡은 처음 진화했을 때부터 뒷다리가 앞다리보다 크게 발달해 뒷발만으로 걸을 수
있었다. 이것은 앞발과 뒷발의 길이가 거의 같은 대다수의 파충류나 포유류와
구별되는 특징이다.
1887년에 해리 실리는 공룡을 골반구조에 따라 크게 두 그룹, 즉 도마뱀의
골반을 가진 용반류(龍盤類)와 새의 골반을 가진 조반류(鳥盤類)로 분류했다. 이러한
구분은 1백년이 넘은 지금도 아주 유용하게 쓰인다. 두 그룹의 가장 큰 차이점은
치골의 위치다. 용반류의 치골은 앞쪽으로 뻗어있어 좌골과 함께 삼각형의 구도를
가지나, 조반류의 치골은 좌골과 나란히 뒤쪽으로 뻗어있다.
목과 꼬리가 긴 용반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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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반류(Saurischia)의 특징은 두번째 앞발가락이 가장 길고, 움켜질 수 있는
앞발을 가지고 있다는 것. 강한 엄지앞발가락은 나머지 앞발가락과 약간 분리돼
있으며, 세번째 앞발가락에서 새끼앞발가락으로 가면서 점점 크기가 작아진다.
용각류(龍脚類)의 앞발은 몸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더 커지고 수각류(獸脚類)의 앞발은
다양하게 진화돼 날개로 변하기도 했다. 용반류에는 초식공룡인 사우로포도몰파(원시
용각류, 용각류)와 육식공룡인 수각류(원시 수각류, 테타누라, 카르노사우리아,
코엘루로사우리아, 마니랍토라)가 있다.
사우로포도몰파(Sauropodomorpha)는 목과 꼬리가 길고 머리가 작은 거대한
초식공룡이다. 몸집이 크기 때문에 화석을 발굴하기가 극히 어렵고 발굴비용 또한
엄청나다. 거대한 몸이 온전하게 화석화되기는 더욱 어려워 완전한 골격이 발굴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현재까지 약 90종류가 알려져 있으나 단지 6속(genera)만이
완전하게 발견됐다. 사우로포도몰파는 다시 원시용각류(Prosauropods)와
용각류(Sauropods)로 나뉘어진다. 이들을 구별할 때는 최소한 10개 이상의 목뼈가 진화했는지
본다.
원시용각류(Prosauropoda)는 삼첩기(2억4천5백만년 전-2억8백만년 전)에
출현했다. 이들은 용각류처럼 긴 목과 작은 머리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렇게 거대하게
성장하지는 않았다. 용각류보다 원시적인 특징이 많아 이들로부터 용각류가 진화됐을
가능성이 높으나 아직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다.
원시용각류는 모든 대륙에서 산출된다. 당시 전 대륙이 함께 붙어있는
판게아(Pangea)를 형성하고 있어 이동이 자유로웠기 때문이다. 이들 화석은 종종 집단으로
발견되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독일에서 산출된 플라테오사우루스와 중국에서
산출된 루펭고사우루스이다. 발자국화석을 보면 사족보행을 하는 용각류와 달리
이족보행과 사족보행을 모두 했음을 알 수 있다. 이빨의 가장자리는 톱니모양의
돌기들이 발달해 있어 나뭇잎을 씹을 수 없었고 가지에서 나뭇잎을 훑는 정도였다. 따라서
먹이의 소화는 주로 위 속에 있는 위석(胃石)에 의존했다. 이러한 특징은
용각류에서도 나타난다.
용각류(Sauropoda)의 몸집은 지구상에서 가장 크다. 중국에서 발견된
마멘키사우루스는 그 길이가 11m에 달했다. 목은 19개의 목뼈로 구성됐으며, 몸 전체 길이의
반을 차지했다. 이처럼 긴 목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던 까닭은 그들의
목뼈구조를 보면 알 수 있다. 목뼈는 가볍지만 아주 강한 구조를 갖고 있다. 기중기처럼
구멍이 많이 난 철골구조를 연상시킨다. 이러한 구멍을
‘플로러실’(pleurocoels)이라 하는데 이 공간은 뼈를 가볍게 하는 동시에 머리를 들어올리는데 필요한
근육이 발달할 수 있게 한다. 또한 기린처럼 심장으로부터 피를 펌프질해 머리
꼭대기까지 피를 원활하게 공급하는 역할도 했다. 용각류의 대부분은 후기 쥐라기를 끝으로
쇠퇴했다.
용각류의 진화방향은 콧구멍이 머리 위로 이동한다는 것. 카마라사우루스는
콧구멍이 머리 앞에 놓여있으나, 디플로도쿠스, 브라키오사우루스, 타이타노사우루스의
콧구멍은 점점 올라가 머리 꼭대기 눈구멍 사이에 놓여 있다. 이빨도
원시용각류에서는 잎사귀 모양이었으나 점점 진화해 카마라사우루스에서는 톱니모양의 돌기는
없어지고 숟가락 형태를 이뤘다. 이러한 이빨들은 더 진화해 앞 주둥이에만
생겨났고 모양도 연필같이 길쭉해졌다. 물론 이러한 이빨로는 씹지를 못하고 가지에서
나뭇잎을 갈퀴로 훑는 정도였다.
육식공룡인 수각류(Theropoda)는 사우로포도몰파를 제외한 모든 용반류를
말한다. 오늘날 조류는 여기서 진화했다. 첫번째와 다섯번째 발가락은 매우 작아지거나
퇴화돼 가운데 세 발가락으로 보행했다. 이러한 발 구조는 먹이를 잡기 위해 빨리
뛰는데 유리했고, 속이 빈 뼈는 몸무게를 줄였다. 아르헨티나에서 발견된
에오랩터와 헤레라사우루스는 가장 원시적인 수각류 공룡으로 여겨진다. 수각류는
원시수각류, 테타누라, 카르노사우리아, 마니랍토라로 점차 진화해갔다.
원시수각류(Ceratosauria)는 후기 삼첩기인 약 2억2천5백만년 전에 나타난 가장
오래된 육식공룡의 한 그룹이다. 날카로운 발톱과 움켜잡을 수 있는 강한 앞발이
특징이다. 원시수각류는 북미와 유럽, 남아프리카에서 발견된다. 크기는 3m 길이의
코엘로피시스에서 6m 길이의 딜로포사우루스, 케라토사우루스, 그리고 머리에
한쌍의 뿔을 가진 7.5m의 카르노타우루스까지 다양하다. 이들을 원시수각류로 분류하는
까닭은 앞발가락이 4개라는 점. 수각류는 진화하면서 앞발가락의 수가 4개에서
3개로, 그리고 2개로 줄어든다.
원시수각류에서 진화한 테타누라(Tetanura)는 네번째와 다섯번째 앞발가락이
없어져, 앞발가락의 수가 안으로 접을 수 있는 강한 엄지앞발가락을 포함해 3개
이하이다. 이러한 변화로 먹이를 매우 효과적으로 움켜질 수 있었다. 앞발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던 바리오닉스는 긴 앞발톱을 사용해 물 속의 물고기를 잽싸게
낚아챌 수 있었다. 뱃속에서 발견된 물고기의 잔해들이 이를 증명해준다.
카르노사우리아(Carnosauria)는 원시적인 큰 육식공룡들이다. 두발로 걸었으며
큰 뒷다리는 큰 발톱으로 무장돼 있었다. 과거 수각류는 크기에 따라 큰 수각류는
카르노사우리아, 작은 수각류는 코엘루로사우리아로 지칭했다. 그러나 이러한
분류는 진화관계를 올바르게 밝힐 수 없었다.
예를 들면 가장 큰 육식공룡인 티라노사우루스는 카르노사우리아 그룹이 아니라
이들로부터 진화된 코엘루로사우리아에 속한다. 전형적인 카르노사우리아에 속하는
알로사우루스는 티라노사우루스와 외형적으로 비슷하지만 뒷발과 앞발의 구조가
크게 다르다. 티라노사우루스는 앞발이 짧아지면서 앞발가락도 2개로 줄었다. 3개의
발뼈도 알로사우루스에서는 크기가 같지만 티라노사우루스에서는 발목 부분이 더
작다. 티라노사우루스의 몸집은 알로사우루스보다 더 커지며 몸에 대한 머리 크기
비율도 커진다.
코엘루로사우리아(Coelurosauria) 그룹의 특징은 점점 길어진 긴 앞발에 있다.
긴 앞발은 카르노사우리아보다 효과적으로 먹이를 잡고 다룰 수 있었다. 이
그룹에는 시조새 크기만한 콤소그나투스, 날렵한 긴 다리와 긴 앞발을 가진 트루돈,
오니토미무스, 오비랩터, 거대한 크기의 티라노사우루스와 알베르토사우루스 등이 있다.
이 그룹에 앞발이 짧은 티라노사우루스가 속한 것이 이상하게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앞발은 2차적으로 짧아진 것이기 때문에, 이와 상관없이 다른 특징들에 의해
코엘루로사우리아에 속하게 된다.
마니랍토라(Maniraptora)는 수각류 중에서 가장 진화됐으며, 날렵한 몸집, 큰
뇌, 그리고 초생달 모양의 앞발목뼈가 특징이다. 코엘루로사우리아 중 더 진화된
앞발목뼈를 가진 데이노니쿠스, 벨로시랩터, 그리고 조류가 여기에 속한다. 이들의
앞발목뼈는 반달처럼 변해 손목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이들은 몸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뇌를 가지고 있어 지능이 뛰어나고 민첩하고 빠른 포식자였다.
궁극적으로 앞발이 날개로 변해 조류로 진화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먹이를 씹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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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반류(Ornithischia)의 공룡들은 용반류 공룡보다 진보된 골반구조를 가지고
있다. 치골은 뒤로 향해 있다. 아래턱에는 앞턱뼈가 생겨나 보다 효과적으로 먹이를
씹을 수 있었다. 이들 공룡의 치골은 새와 비슷하게 뒤쪽으로 뻗어있지만, 새와는
상관이 없다. 새는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용반류의 수각류 마니랍토라 그룹에서
진화돼 나온 것이다. 현재 새의 치골이 뒤를 향하고 있는 이유는 치골이 앞으로
뻗은 마니랍토라 공룡이 하늘을 날면서 2차적으로 뒤로 향하게 됐기 때문이다.
조반류 공룡들은 방어와 자기과시, 먹이습성과 움직임에 독특하게 적응해 다양한
모양으로 진화했다. 레소토사우루스같이 가장 원시적인 조반류 공룡들은
지나사우리아 그룹을 거쳐 케라포다, 조각류 공룡으로 진화해 나간다.
초식공룡인 조반류 공룡에게는 먹이인 식물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잘 먹을 수
있느냐가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따라서 진화방향은 먹이의 섭취능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조반류 공룡에게서 가장 먼저 진화된 그룹은 치열이 턱 가장자리로부터
안쪽으로 이동해 뺨이 진화한 지나사우리아(Genasauria)이다. 뺨이 없는 거북이나
악어와 같은 원시적인 파충류는 먹이를 먹을 때 반쯤 흘린다. 뺨은 음식을 씹을 때 입
밖으로 흘러나가는 것을 방지하고 본격적으로 씹는 작용을 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그래서 이 그룹의 공룡들은 다양한 이빨들을 발달시킬 수 있었으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여러 가지 형태의 방어수단을 지닌 티레오포라 그룹으로 진화된다.
티레오포라(Thyreophora)에는 등에 골판과 꼬리에 창 같은 뼈를 가진
판공룡(검룡류) 스테고사우리아 그룹과 여러 형태의 골판과 골편으로 몸을 감싼
갑옷공룡(곡룡류) 안킬로사우리아 그룹이 있다. 조반류에서 골판모양의 피부는 2억년 전부터
진화했다는 것은 스쿠텔로사우루스와 실리도사우루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천장을 가진 파충류’란 뜻을 지닌 스테고사우리아는 거의 전세계에 분포했다.
이들은 네발로 걸었으며, 머리가 작고, 등에 골판과 꼬리에 창과 같은 뼈가 나
있다. 지금까지 휴양고사우루스, 스테고사우루스, 켄트로사우루스 등 약 12종이
알려져 있으며 대부분 쥐라기(2억8백만년 전 - 1억4천4백만년 전)에 살았지만 몇 종은
백악기(1억4천4백만년 전-6천5백만년 전)까지 생존했다.
안킬로사우리아(Ankylosau-ria)의 몸은 조그만 골편으로 덮여 있어 공룡 중에서
가장 완전하게 몸을 무장하고 있다. 골편은 둥근 형태이거나 사각형의 형태를
지녔는데, 커다란 골편들은 주로 몸 앞쪽을 덮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쥐라기에 중국,
미국, 영국에서 발견됐으며 백악기 동안에 거의 전세계로 퍼져 나갔다.
파우파우사우루스, 사우로펠타, 에드몬토니아처럼 꼬리 끝이 밋밋하며 머리가 길쭉한
종류(Nodosauridae)와, 머리는 넓적하며 꼬리 끝에는 커다란 곤봉모양의 뼈를 가진
안킬로사우루스와 유오플로케팔루스가 속한 종류(Ankylosauridae) 두 그룹으로 나눠진다.
케라포다(Cerapoda)는 지나사우리아 그룹에서 진화했으며, 윗이빨의 바깥쪽,
아래 이빨의 안쪽 면에만 에나멜질이 발달해 있다. 먹이를 씹을 때 윗이빨과 아래
이빨이 마주치면서 이빨이 한쪽 면만 닳게 돼 에나멜질이 있는 면만 날카롭게 남게
된다. 이로써 효과적으로 질긴 나뭇잎을 자를 수 있었다. 이 그룹에는
마르지노케팔리아 그룹이 포함된다.
마르지노케팔리아(Marginocephalia)의 특징은 머리뼈 뒤쪽에 선반모양의 뼈가
있다는 것. 선반모양의 뼈는 박치기공룡에서는 작았지만 뿔공룡에서는 프릴(frill)로
발전해 목을 덮을 정도로 커졌다. 프릴은 커다란 턱 근육의 발달을 도와 더
강력하게 식물을 씹을 수 있게 했다. 마르지노케팔리아에는 박치기공룡인
파키케팔로사우리아와 뿔공룡인 케라톱시아 등 두 종류가 있다.
파키케팔로사우리아(Pachycephalosauria)는 두꺼운 머리뼈가 특징이며 두발로
걸었다. 북미와 유럽, 아시아, 마다가스카르섬에서 몇개의 불완전한 뼈들이 발견된
것을 제외하고 단지 스테고케라스와 파키케팔로사우루스만이 자세히 알려져 있다.
크기는 1.9-9m로 다양하다. 이빨은 작고 단순하며 약간 톱니모양인 점을 빼고는 별
특징이 없다.
불쑥 돌출한 파키케팔로사우리아의 머리뼈는 오늘날의 산양처럼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수컷끼리 서로 박치기를 할 때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왜냐하면 목뼈가
충격을 방지하게 설계돼 있고 머리에서 꼬리까지 척추가 수평으로 놓여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학자들은 둥그런 머리형태가 박치기에는 적합하지 않고 상대방의
옆구리를 박을 때나 유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뿔공룡(각룡류)인 케라톱시아(Ceratopsia)는 아시아와 북미지역에서 발견되는
초식공룡으로 앵무새와 같은 부리가 특징이다. 뿔공룡의 특징은 머리뼈 뒤에 발달한
프릴이다. 이빨이 없는 앞 주둥이는 질긴 식물을 뜯는데 이용됐고 칼날 같은 입
안쪽의 이빨이 이들을 잘게 잘랐다. 긴 다리를 가진 지타코사우루스와 같은 초기
뿔공룡은 두발로 걸었으나 진화하면서 사족보행으로 바뀐다. 뿔의 형태에 따라
프로토케라톱스, 트리케라톱스, 센트로사우루스, 카스모사우루스, 펜타케라톱스,
스티라코사우루스 등 다양한 종들이 후기 백악기에 번성했다.
조각류(鳥脚類, Ornithopoda)는 아무런 방어수단 없이 긴 다리를 가진
공룡들이다. 원시적인 조반류의 턱관절은 치열과 같은 위치에 있어 먹이를 자르는 역할밖에
하지 못했다. 조각류에 이르러 턱관절은 치열 아래로 내려가 위 아래 이빨이
동시에 마주치게 됨으로써, 아래 이빨은 다른 공룡들과 달리 먹이를 부수고 갈 수 있게
됐다. 조각류의 강건한 뒷다리는 세 발가락만 발달하고 나머지 발가락은 퇴화됐다.
때로 작은 앞발을 땅에 대고 네발로 걸었지만 뛸 때는 뒷발만 사용했다.
크기가 작고 원시적인 조각류로는 헤테로돈토사우루스, 힙실로포돈 등이 있으며,
전기 백악기에 테논토사우루스와 이구아노돈이 나타났다. 후기 백악기에 다양하게
번성한 오리주둥이 공룡은 특이한 머리장식 때문에 쉽게 구별된다. 마이아사우라,
코리토사우루스, 람베오사우루스, 파라사우롤로푸스, 에드몬토사우루스등이 좋은
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