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58462 윤경림
「허준수, 유수연(2002). 노인의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연구.
정신보건과 사회사업, 13권 6호, 7-35」
우리나라의 노인인구는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노년기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노인들의 심리적 상태나 정신건강에 대한 체계적 연구들이 요청되는 실정이다. 현대사회에서 노인들은 노동시장에서 배제되고, 가정에서 역할상실과 사회에서 지위저하 등은 노인의 우울감을 높게 만든다. 노인들은 신체적 질병, 배우자의 죽음, 경제사정의 악화, 사회로부터의 고립 및 일상생활에 대한 통제 불능 등 여러 스트레스를 경험하면서 우울증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노인 우울증은 다른 층에 비해 예후가 나쁜 편이며, 자살 위험성을 높게 하여 사망률 증가와 많은 연관을 가지고 있다.
이 연구는 노인들의 우울감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들을 규명하기 위해 우울감의 정도와 사회 인구학적 요인, 주관적 건강상태, 기능적 능력, 사회적 지지, 여가활동 및 생활만족도 등과의 관계를 조사하고 우울감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요인들을 규명하였다.
조사대상자는 서울시의 65세 지역사회 거주 재가노인들을 대상으로 편의모집 하여, 총 185명의 응답을 분석하였다.
우울수준을 측정하기 위해서 한국형 노인우울척도(KGDS)를 실시하였다. KGDS는 우울증세가 심할수록 높은 점수를 보인다. 14점에서 18점 사이는 경계선수준 및 경동의 우울증, 19점에서 21점 사이는 중증도의 우울증, 22점 이상은 심도의 우울증으로 분류할 수 있다. 건강상태를 측정하기 위해 주관적 건강상태, 만성질환의 유무 및 종류를 측정하였고, 기능적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ADL, IADL을 측정하였다. 사회적 지지 측정을 위해 다원적 사회적 지지척도(MSPSS)를 사용하였고, 여가활동 특성 및 참여도 측정을 위해 여가활동참여도를 구성하였다. 생활만족도 측정을 위해 생활만족척도(LSIZ)를 이용하였다.
연구결과, 조사대상자들의 일반적 특성은 평균 연령은 74.02세이고 남자가 43%, 여자는57% 이다. 교육수준은 무학이 46%로 낮은 편이다, 월 소득은 51.6%가 없었고, 사별이 67.2%로 가장 많았다. 조사대상자들의 건강상태에 대한 평균은 3.18로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수준이었고, 주관적 정신상태의 평균은 3.63으로 대체로 좋은 편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우울상태는 다음과 같다. 응답자의 우울점수 범위는 KGDS척도에서 최소 1점에서 최대 27점이다. 응답자들의 우울감 정도를 살펴보면 KGDS 척도에서 평균 우울점수는 15.19로 나타났다. 평균적으로 경계선 수준의 우울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도의 우울상태는 15.5%, 중등도의 우울상태는 15.1%, 심도의 우울증은 8.6%로 나타났다. 그리고 응답자의 39.2%가 경증 이상의 우울상태로 나타났다.
사회인구학적인 변인들에 따른 우울감의 차이가 있는지 분석하였다. 사회인구학적인 변인들로는 연령, 교육수준, 결혼상태, 동거형태, 주택형태, 신체적 건강상태, 정신적 건강상태, 생활수준, 연금의 유무, 국민기초생활보장의 수급권자 유무 등이다. 연령에 따른 우울감의 차이는 연령이 높을수록 우울의 정도가 높았다. 교육수준에 따른 우울감의 차이는 학력수준이 낮을수록 우울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별한 경우가 결혼을 한 경우나 미혼상태보다는 우울감의 정도가 높았다. 동거상태에 따른 우울감의 차이는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자택의 경우 우울감이 가장 낮았고, 임대주택에 사는 경우 우울감이 가장 높았다. 신체적 건강상태가 나쁠수록 우울감의 수준이 높았고, 정신건강상태가 나쁠수록 우울감의 정도가 높았다. 또, 생활수준이 낮을수록 우울감의 정도가 높았다. 그리고 공적 부조를 받은 응답자들의 우울 수준이 그렇지 않은 응답자들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가활동의 참여가 적거나, 생활만족도의 정도가 낮을수록 응답자들의 우울감이 높게 나타났다.
노인의 우울감 결정요인을 분석하였다. KGDS의 5가지 요인별에 영향력을 미치는 독립변수들의 영향력을 파악하기 위해서 회귀분석의 방법으로 분석한 결과, ‘요인 1’에는, 월 소득이 높을수록, 정신적 건강상태가 나쁠수록, 사회적 지지가 낮을수록, 그리고 생활만족도가 낮을수록 감정적 불편감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 소득이 높아지면 왜 감정적 불편감이 증대되는지에 대하여 추후연구가 필요하다. ‘요인 2’에는 자택에 거주할 경우, 정신적 건강상태가 나쁠수록, 여가활동이 적을수록, 생활만족도가 낮을수록 부정적인 사고 및 불행감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인 3’에는 남성일 경우, 정신적 건강상태가 나쁠수록, 생활만족도가 낮을수록 신체약화 및 감소된 활력을 더 많이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인 4’에는 응답자들이 남성일 경우, 정신적 건강상태가 나쁠수록, 여가활동이 적을수록, 생활만족도가 낮을수록 인지기능 이상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인 5’에는 수단적 일상생활 동작의 제한이 많을수록 저하된 사회적 관심 및 활동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감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의 영향력을 파악하기 위해서 KGDS를 종속변수로 하고 응답자들의 사회인구학적 변수들을 독립변수로 하여 1단계로 분석하였다. 이 결과 교육수준과 연령의 순서로 우울감에 대한 영향력이 높았다. 2단계에서는 응답자들의 신체적 건강상태, 정신적 건강상태, ADL, IADL을 변수로 추가하였다. 이 결과 정신적 건강상태, 기능적 능력, 연금유무 및 교육 등의 순서로 우울감에 대한 영향력이 높았다. 3단계에서는 사회적 지지, 여가활동 및 생활만족도의 정도를 변수에 추가하였다. 결과 우울감에 대한 영향력은 생활만족도, 여가활동, 결혼상태, 교육 및 연령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연구의 결과가 노인들의 우울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에 대한 함축적인 의미를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노화에 따른 신체적 정신적 기능의 약화가 노인들을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노화현상에 따라 수단적 일상 활동 동작에 제한을 받게 되고 우울증상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둘째, 노인들은 상실의 경험으로 감정적 불편감을 경험하며 우울해진다는 점이다. 셋째, 사회적 지지의 부재가 노인들을 우울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넷째, 사회적 접촉의 빈도가 낮고 여가를 적절히 활용하지 못할 때 우울해진다는 것이다. 다섯째, 노인 자신의 왜곡된 인지구조가 우울에 빠지게 만들기도 한다.
앞에서 모색한 노인의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 대한 사회복지적 함의를 모색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신체적․정신적 기능약화는 우울의 문제를 일으키므로 노인들이 접근하기 쉽고 경제적 부담을 주지 않을 수 있도록 적합한 의료, 정신보건서비스 및 복지서비스를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는 전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둘째, 상실의 경험으로부터 오는 감정적 불편감을 해소하기 위해 지역사회 노인복지기관, 정신보건센터, 전문상담기관을 중심으로 상담서비스 프로그램을 개설해 노인들의 우울감을 해소시킬 수 있겠다. 셋째, 사회적 지지 부재로 인한 우울문제는 가족관계를 강화하고 장려해 노인들의 심리․정서적으로 지지해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의 조성이 필요하다. 넷째, 노인들의 사회적 참여 및 사회적 접촉의 기회를 늘리고, 여가활동을 활용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다섯째, 노인자신의 왜곡된 인지구조를 재구조화하기 위한 전문적 상담서비스 제공과 개인 종교 활동의 강화를 통해 노후생활과 죽음에 대해 긍정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개입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우울증은 노인들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주요 요인 중 하나이다. 노인들을 체계적으로 사정하고, 노인복지관련 전문가들은 효과적인 개입 방안에 대해 모색하여 고령화 사회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