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서울과 강릉을 오가는 길목에 위치하여 교통의 요지로 자리잡아 상당한 발전을 이룬 원주.
강원도에서 춘천과 함께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유일한 곳으로,
얼마 전엔 강원도 최초 30만명 돌파라는 쾌거를 이루기도 하였다.
문막산업단지를 비롯해 혁신도시, 비수도권 등으로 인한 각종 호재를 누리며 이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원주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버스터미널은 몇 십 년 전 그대로의 낡디낡은 모습을 하고 있다.
바로 옆자리에 위치해 있던 고속버스터미널은 번쩍번쩍한 단계동 새 건물로 자리를 옮겼지만,
시외버스터미널은 사업자와의 마찰 등으로 인해 개장이 자꾸 지연되어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었다.
몇 년을 미루고 미루다가 드디어 2008년, 시외버스터미널 이전을 확정지었다.
하지만 아직 원주 홈페이지는 커녕 시외버스터미널 자체에서도 이전에 관한 홍보가 전무한 실정이다.
원주의 얼굴이 호화롭게 바뀌게 되는 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는데도,
아직까지 터미널 이전에 관해 제대로 안내하는 것조차 하나 없어 사람들의 속을 태운다.
인구 30만명 돌파와 함께 원주는 얼굴을 새롭게 단장하며 완벽한 변신을 기다리고 있다.
아름다운 이별, 그리고 새로운 시작.
하지만 새롭게 시작하기에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난관이 너무나 많다.
그 난관을 제대로 헤쳐나가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기를 기대해 본다.
원주시외버스터미널은 1970년대말 미군부대 앞에 인공적으로 조성된 우산지구 한가운데에 위치한다.
시외버스터미널, 고속버스터미널, 우산산업단지, 상지대학교까지 한꺼번에 조성하여 기대가 무척 높았던 지역이었으나,
미군부대와 바로 접해있다는 한계점 때문에 크게 성장하지 못하고,
최근엔 오히려 중앙고속도로와 인접한 단계동, 무실동에 밀리는 실정이다.
전성기를 맛보지도 못하고 쇠퇴한 지역의 한가운데에, 새단장을 하기 직전 초라한 모습의 원주터미널이 자리잡고 있다.
제대로 전성기를 맛보지 못하고 점점 쇠락하고 있는 동네이긴 하지만,
터미널 앞 도로는 24시간 수많은 차량과 시외버스가 뒤엉켜 굉장히 혼잡하다.
원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수시로 나오는 버스들도 정체의 원인이기는 하지만,
불과 서쪽으로 700m 거리에 상지대학교가 위치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은 노후화된 시외버스터미널 이전에 찬성하겠지만,
적어도 현재의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상지대생들만큼은 이전을 반대할 것이다.
원주시외버스터미널은 중앙에 건물을 두고 양 옆으로 버스가 다니는 길이 있다.
그 옆으로는 60년대에나 볼 수 있을법한 단층의 초라한 건물들이 주루룩 위치해 있다.
버스터미널의 모습은 어딜 봐도 지금 현재 있을 법한 모양새는 아니다.
이미 노후화 문제로 여러번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던 원주시외버스터미널...
2002년 12월 이미 단계동으로 이전한 고속터미널에 비하면,
시외버스터미널의 모습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사업 자체도 나란히 같은 시기에 시작했는데, 아직까지 시외버스터미널만 5년 넘게 사업자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
이전 계획이 처음 수립된 지 벌써 10년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제자리이다.
원주시외버스터미널에 관한 문제가 너무나도 복잡하게 얽혀있는 것이다.
춘천과 마찬가지로 미군의 영향도 어느 정도 있는 지역이라 외국인도 심심찮게 보인다.
하지만 그보다는 어린이날을 맞아 원주로 놀러왔다 각자 자신의 집을 향해 가려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아마도 오늘이 원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맞이하는 마지막 어린이날이 될 것이다.
갖가지 다른 옷을 입은 사람들이, 각기 다른 지역을 향해 표를 구매하고 버스를 기다린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다정다감하게 말을 나누며 이별의 아쉬움을 토로한다.
확실히 사람들에게 가장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가장 친근한 장소가 바로 터미널인 것 같다.
으리으리하고 삭막한 기차역에서는 느낄 수 없는 사람 냄새가 낡디낡은 터미널에서 향기롭게 울려퍼진다.
현재 분단으로 인해 갈 수 없는 강원도 북부를 제외하고,
강원도 중서부의 중심이 춘천, 강원도 동부의 중심이 강릉이라면,
강원도 남서부와 충청북도 동북부를 포괄하여 중심축을 이루는 곳은 원주이다.
춘천, 강릉이 같은 강원권으로의 이동에 비중이 크다면,
고속도로가 교차하는 원주는 오히려 강원도 외의 타 지역과의 연계에 절대적인 비중을 두고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 도시 1번지 서울을 비롯하여 정말 수많은 곳으로 향하는 버스가 각지로 깔려있다.
물론 고속버스가 절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광주, 그리고 강릉, 서울을 제외하면 말이다...
대부분의 중소도시가 그렇듯 원주 또한 고속버스터미널보다는 시외버스터미널의 역할이 더 큰 편이다.
하지만 일찌감치 새단장을 하여 호평을 받았던 고속터미널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용객이 많은 시외버스터미널은 몇 번의 사업자가 교체되는 비극을 겪으며,
아직까지 이전을 하지 못한 채 제자리에서 동동걸음만 치고 있다.
제대로 된 승차장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아 주차장을 가로질러 버스를 타야한다.
제대로 된 공간조차 없어 좁디좁은 발판에 몇 명씩 둘러서서 버스를 기다린다.
오히려 너무나도 낡았기에, 새 건물에서는 느낄 수 없는 아련한 무언가가 느껴지기도 한다.
훈훈한 사람의 향기와 정이 시외버스터미널 주변을 감싸고 도는 것 같다.
특히 오늘같아 사람들이 무척이나 북적이는 날에는 더욱 그렇게 느껴질 것이다.
40년 전에 지어졌을 법한 단층 건물들에는 미처 터미널 내부로 입주하지 못한 각종 상점이 즐비하다.
이번달 안으로 시외버스터미널이 이전하게 된다면,
수십년동안 자리잡고 있던 수많은 상점들은 어떠한 운명을 맞이하게 될까.
그리고 이 자리는 어떤 모습으로 재탄생하게 될까.
사람이 많은 시외버스터미널 건물 안보다는,
오히려 버스들이 늘어져 있는 건물 밖에 더 조용한 것 같다.
오늘같은 날은 더욱 그렇다.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할 날이 머지 않아 버스들은 한결같이 긴장된 모습이다.
오래됨(Old), 그리고 새로움(New).
그 둘은 어떤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을까.
아직 아무런 준비도 되어있지 않은 것 같은 원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잠시 고민을 하며 깊은 생각에 잠긴다.
그 깊은 생각도 잠시, 동서울로 가는 버스에 내 몸을 맡긴다.
짧지만 길게 느껴졌던 원주시외버스터미널과의 만남.
이별을 고하는 터미널의 마지막 인사가 왠지 모르게 쓸쓸하다.
첫댓글 5월자로 이전이 확정이군요. 계속 미뤄지길래 언제 이전하나 했습니다..
저도 아는 지인에게 5월이라고 듣기는 했습니다만... 아직 원주시 홈페이지에도 공고가 뜨질 않았고 원주시외버스터미널에도 공식적으로 이전날짜를 발표하지는 않았습니다. 게시글에는 5월이라고 작성하긴 했지만, 아직 정확하게 이전날짜가 발표되지 않은 걸로 봐서는 미뤄질 가능성이 훨씬 높아보입니다. 혹시나 논란의 여지가 될 가능성이 있기에 일단은 5월 확정에 관해선 지우도록 하겠습니다;;
3년전에 원주에서 근무해서 부산집에 갈때마다 여기서 타고갓는데.. 기억이 많이 남네여 .. 그리고 터미널이지만 넘 위험한거 같에여 승차장이 건너에 있어서..
굉장히 위험하죠;; 승차장까지 거리가 꽤 되어서... 중간에 버스들도 수시로 나오고 하기때문에 혼잡하기도 하고요...
원주에 천일여객이 보이네요. 어느 노선인가요?
마산, 창원행입니다. 경남고속과 강원여객이 공동배차입니다.
5월이전은 불가능 한것으로 알고 있읍니다. 시행사인 동신운수에서 설계변경 요청으로 지연되고 있읍니다.
제가 보기에도 5월 이전의 가능성은 굉장히 낮아보입니다... 그래서 일단 내용에서 5월 이전에 관련한 사안은 제외시켰습니다.
원주 터미널 !! 노후화된 시설도 문제지만 가장 큰 문제는 승객들의 안전문제 인 것 같습니다. 승하차장이 없고 버스들이 후진으로 차를 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특히 더한 것 같습니다.
정말로 안전 문제가 시급한 것 같군요. 저번 5월3일~5월5일 1차휴가 때처럼 이번 2차휴가 때에도 아무런 안전사고 없이 무난하게 공사가 마무리되었으면 좋겠네요.
우산동터미널앞이 미군부대라 금시초문이네요 1군군수지원사령부인데....
예전엔 미군정아래 있던 부대가 아니였을런지도... 지금에야 1군지사이지만요.. 이 터미널은 버스와 사람들간 사고가 빈번하기도 해서 버스기사 사이에선 긴장의 끈을 놓을수 없는 곳이기도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