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배-
광배에 대하여
김호귀/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전임연구원
광배(光背)란 부처님 몸에서 뿜어나오는
후광(後光)으로서 일반적으로 불상의 배후에 붙어 있는 것을 광배라 한다. 그래서
보다 구체적으로는 불보살의 몸으로부터 뿜어나오는 무량광(無量光)의
광상(光相)을 조각이나 회화에서 구체적으로 표현한 것을 가리킨다. 불보살의
광명은 지혜와 자비를 표현하는 상징으로서 깨달음의 빛을 형상화한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불교를 신앙하는 사람들에게는 신비함과 동시에 엄숙한 종교적
신심을 고양시키는 장엄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이와 같이 불보살에게서 나오는
광명은 크게 색광(色光) 내지 신광(身光)과 심광(心光)으로 나뉘어진다.
색광은
겉으로 드러나는 광명이라는 뜻에서 외광(外光)이라 하기도 하고, 또는 단순히
몸에서 나오는 광명이라는 뜻에서 신광(身光)이라고도 한다. 불교미술에서 배광의
표현대상은 바로 색광을 말한다. 색광은 다시 상광(常光)과 방광(放光)으로
나뉜다. 상광은 불신에 늘상 나타나 있는 광명을 말하고, 방광은 부처가 신통력을
나투어 필요에 따라 수시로 영감을 주기도 하고 기도 내지 깨달음에 상응하는
것을 드러내보이는 광명이다. 그래서 상광과 방광은 불신의
머리·이마·입·혀·가슴·양 옆구리·양 손·배꼽·성기·무릎·털끝·양
발바닥 등에서 광명을 낸다. 따라서 온 몸 전체에서 광명을 내는 것으로 보아도
좋다.
한편 심광(心光)은 내광(內光)·지혜광·자비광 등을 나타내는 것으로서
부처의 위덕을 상징하는 광명을 말한다.
여기에서 광배의 표현대상인 色光의
종류는 다양하다. 첫째 광배의 위치에 따라서는 두광(頭光) 신광(身光)
거신광(擧身光)으로 나뉜다. 두광은 머리를 중심으로 표현되는 광배이다.
여기에는 부처님상 뿐만 아니라 보살상과 천룡팔부와 명왕 등 다양하다.
두광은
달리 정광 또는 원광(圓光)이라고도 한다. 머리 전체에서 나오는 광명으로서 그
중심은 두 눈썹 사이의 미간백호(眉間白毫)이다. 두광은 그 윤곽과 형태에 따라
다시 원광과 보주광(寶珠光)으로 대별된다. 원광은 광명의 형태와 광배의
구성에 따라서
원상광(圓相光)·방사광(放射光)·연화원광(蓮華圓光)·연권광(蓮圈光)·원윤광(圓輪光)
등이 있다.
신광은 몸에서 나오는 광명이다. 이것은 몸 뒤에 붙여서 불신의
윤곽에 따라 적절한 크기로 나타낸다. 보통 몸의 형태를 따라 나타내기 때문에
원상보다는 배 모양처럼 길쭉하게 표현되는 것이 상례이다. 그러나 반드시 두광과
함께 표현되는 것이 특징이다. 두광이 없이 신광만 표현되는 경우는 없다. 함께
표현할 경우에도 두광을 먼저하고 그 밑에 신광을 나중에 표현한다.
거신광은 말
그대로 온 몸 전체에서 나오는 광명을 나타낸 것이다. 따라서 두광과 함께 당연히
신광이 나타난다. 이것은 입상이건 좌성이건간에 태좌(台座) 위에서부터 머리
위까지 불신 전체를 감싸는 모습이다. 그 형태에 따라서 이중윤광(二重輪光)과
주형광(舟形光)이 있다. 거신광의 경우 전체 모양이 배 모양처럼 끝이 뾰족하게
나타나므로 주형광(舟形光)이 된다. 단독불상의 경우는 일광일존(一光一尊)이라
하고 삼존불의 경우에는 일광삼존(一光三尊)이라 하는데 그 표현은
마찬가지이다.
둘째 표현방식에 따라서는
원상광(圓相光)·중권광(重圈光)·방사원광(放射圓光)·연화원광(蓮華圓光)·연권광(蓮圈光)·원윤광(圓輪光)·원상보주광(圓相寶珠光)·연화중권보주광(蓮華重圈寶珠光)·연대광(連帶光)
등이 있다.
원상광은 원판형으로서 나타내는 것이다. 광배 가운데 가장 일반적인
형태이다. 따라서 여래 내지 보살을 비롯하여 명왕과 천룡팔부에 이르기까지 두루
사용된다. 두루 둥근 원형으로 나타내는 방법이다. 중권광은 동심원을 여러 개
겹쳐서 표현한 방식이다. 조각에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구조상 회화에 주로
나타나 있다. 방사원광은 중심에 원상을 만들고 그 주위에 방사선 모양의 광명을
나타낸 것이다. 두광 뿐만 아니라 신광 내지 거신광에도 표현된다. 연화원광은
원광의 중심에 연화문양을 넣어 표현한 것으로 장식적인 의미가 가미된 것이다.
연권광은 연화원광과는 반대로 중심을 비워두고 그 주위에 연화문양을 넣어
표현한다. 원윤광은 두 개의 동심원으로 된 고리 모양으로 나타낸 것이다.
원상보주광은 원상의 바깥 주위에 화염문양을 붙인 것과 단순히 화염 모양만
나타낸 것이 있다. 연화중권보주광은 연화문양을 중심으로 하여 2중 또는 3중으로
중권을 만들어 당초문(唐草紋) 또는 보상화문(寶相華紋)·연주문(連珠紋) 등을
배치하고, 그 주위에 화염문(火焰紋)을 두고 화염문 속에는 많은 화신불을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한 것이다. 따라서 두광 가운데서는 가장 화려하고 장식적인
모습이다. 연대광은 광명이 흐르는 모양을 나타낸 것이다. 가령 미간에서
백호광명이 나와서 발바닥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한 가닥 혹은 몇 가닥의 띠
모양으로 나타낸 것이다.
셋째는 표현양식에 따른 분류로는
화염문(火焰紋)·두광연화문(頭光蓮華紋)·보주연화문(寶珠蓮華紋)·당초문(唐草紋)·광망대(光芒帶)·비천(飛天)
등이 있다. 화염광은 원광 혹은 기타의 주변에 불꽃 모양의 문양을 외곽으로
둘러싸 표현한 모습이다. 그러나 화염문은 불상의 광배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불상 전체에 걸쳐 일반적으로 표현되는 문양이다. 원광이 광명의 한계를
구분지어 표현한 것이라면, 방사광(放射光)은 부처의 지혜와 자비의 광명이
끝없이 퍼져나가는 모습이고, 화염문은 광명이 위로 치솟아 올라가는 것으로서
끝없이 불퇴전하는 정진의 향상과 발전을 나타내기도 한다. 화염문에도 몇 가지가
있다. 순수화염문은 불꽃 모양만으로 나타낸 것이고, 반화염문은 불꽃과 여기에
약간의 변형된 문양을 가비하여 나타낸 것이며, 잡화염문은 화염문에다 여러 가지
기하학적인 모양과 변형된 모양을 뒤섞어 나타낸 것이다. 이와 같은 화염문에도
단순히 불꽃을 밖으로 나타낸 것이 있는가 하면 불꽃을 무더기로 표현하여 테두리
속에 표현한 것도 있고, 몇 구역으로 구획을 지어 각각의 틀 속에 나타낸 것 등등
다양하다. 두광연화문은 연꽃문양을 통하여 표현한 것이다. 이것은 연꽃의 속성을
통하여 광배의 상징적인 의미가 강하다. 보주연화문은 보주가 항상 연화 맨 위에
장식적으로 표현된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맨 위 뿐만 아니라 좌우 대칭적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불꽃마다 하나하나 모두 표현하기도 한다. 따라서 거의가
당초문의 형식을 한 연화문양과 함께 등장한 것이 특징이다. 당초문은 덩굴형태의
꽃을 연속적으로 이어서 광배를 나타낸 연속문양이다. 그 재료로 등장하는 것은
주로 포도·연화·국화·인동초·보상화(寶相華) 등이다. 광망대는 주로 방사성
모양을 구체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 명칭도
폭상문대(輻狀文帶)·폭상권(輻狀圈)·방사원광(放射圓光) 등 여러 가지이다.
이것은 끝없이 순황하는 법륜을 의미하기도 한다. 비천은 많은 제천의 기악과
악기를 든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이와 같은 다양한 분류에 있어서 그 색채의
표현은 조각의 경우는 단색이 대부분이지만 회호의 경우는 광배에 여러 가지
색채를 가비하여 화려한 장식을 표현하기도 하였다. 그리하여 광배는 불상의
종류에 따라 그리고 불상의 수에 따라 약간 달리 나타날 수는 있지만 그 기본
형식과 문양과 위치는 차이가 없다. 그리고 반드시 불상에는 광배가 표현되어야
한다는 법은 없다. 그러나 불보살의 위엄과 위덕으로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것으로는 광명을 구체적으로 표현한 광배만한 것이 없다. 방편으로 단순히
입체적인 불상만 배치하고 광배는 탱화를 장치함으로써 탱화 속에서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방법도 많이 응용되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