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집의 골치거리 웃풍. 어떻게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요? ( 글쓴이 : 선자연건축 대표 신일섭 )
전통 건축물인 한옥, 궁궐, 사찰, 제실, 황토집 등등은 하나같이 주요 골조를 이루는 소재가 굵은 나무로서 이들이 기둥, 인방, 보, 도리등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나무의 본래 특성인 숨쉬는 기능인 수분 조절 능력에 따라 습한 여름에는 주위의 수분을 흡수하여 나무가 이전보다 그 부피가 커지게 되고, 건조하고 실내 난방이 들어오는 겨울철에는 나무속의 수분이 밖으로 나가게 되어 그 부피가 줄어들게 됩니다.
이러한 계절적 요인에 따른 나무의 수축 팽창 현상으로 인하여 특히 겨울철에 건축물의 주요 부분인 기둥이나 인방에 접하여 있는 벽체와의 틈새가 벌어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 틈새 사이로 한 겨울의 찬 공기가 스며들게 되고 결국 집 전체의 단열 성능을 현격히 저하시켜 방바닥은 뜨끈뜨끈한데 코에서는 김이 나오는 전형적인 웃풍 현상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특히 벽체가 흙일 경우 미미하기는 하지만 나무와 마찬가지로 여름과 겨울철에 변형 작용이 일어나므로 겨울철의 웃풍 현상을 가중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뿐만아니라, 이러한 나무와 벽체의 수축, 팽창 현상은 마감의 수준을 현격히 저하시키는 주범으로 주택 내외부의 깔끔한 마감에 크랙을 유발시키고 이 크랙을 메우더라도 다시 한 겨울이 지나면 또다시 균열이 생기는 악순환이 일어나게 됩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까요?
웃풍도 잡고, 마감도 깔끔하게 유지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비책은 없을까요?
쉽게 생각해서 계절따라 고무줄처럼 늘어났다 줄어드는 틈새를 커버할 수 있는 매우 복원력이 우수한 스폰지와 같은 단열재를 나무와 벽, 나무와 나무가 접하는 부분에 처음 시공시부터 부착해 주면 해결되겠죠.
마감의 경우에는 보다 영구적인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겁니다. 외관상 나무가 아무리 늘거나 줄거나 해도 항상 깔끔한 모습을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마감을 한 벽체가 나무 속으로 일정한 편차정도 들어가 주면 가능합니다. 즉 경계가 외부에서 보이지 않게 기둥이나 인방을 파서 그 안으로 마감을 마친 벽체가 쑤~욱 들어가게 시공을 하던가 아니면 마감이전의 벽체를 안으로 집어넣고 약간 불편하더라도 마감재나 벽지를 나무속의 벽체에까지 바르는 형식으로 해야 합니다.
한가지 덧붙이고 싶은 공법은 기둥이나 인방을 치목할때 그 심부까지 일정한 홈을 파내서 기존에 나무의 내부에 들어있던 수분이 나올 길을 터주는 작업입니다. 이렇게 해야만 나무가 꽈배기처럼 돌아가는 현상을 조금이라도 완화시켜주며 나무가 쩍쩍 갈라지는 보기싫은 모습을 줄일 수 있습니다. 물론 구조적으로나 미관상 이상이 없는 상태로 말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방법이 과연 현실적으로 시공이 가능할까요?
지금 현재 제가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알아본 바에 의하면 틈새를 유연하게 채워줄 수 있는 소재는 있습니다. 문제는 소재에 있는것이 아니고 경제성에 있습니다. 나무속으로 쑤욱 들어가는 마감된 벽체를 갖기 위해서는 나무가 보다 더 큰것이 사용되어야 하므로 자재비가 늘어날 것이고, 또 나무를 벽체 두께만큼 위아래로 파내야 하므로 목수가 할 일이 늘어나서 인건비 부담이 생깁니다. 또한 엔진톱으로 나무의 심재 부분까지 파내며 홈을 만드는 일도 역시 힘들며 시간이 소모되는 일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웃풍과 마감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있지만 경제적인 측면에서 시공비가 추가로 소요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사소한 어려움들은 전통 건축의 시장이 확대되고 치목의 대량화 및 기계화가 가능해지면 결국은 해소되리라고 생각됩니다.
개척하는 정신으로 맨앞에 나서는 사람들이 숙명적으로 부딪히게 되는 시련이라 생각하고 저희 선자연건축에서는 앞으로의 모든 시공은 위에서 설명드린 방법으로 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건축주분들께서도 장기적으로는 이러한 노력들이 냉난방비를 줄이고 주택의 수명을 연장시켜 대를 이어 그 가치를 빛나게 할 작업들임을 이해하시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시공을 의뢰해 주시기를 소망합니다.
한가지 그냥 지나친 부분이 있어서 글을 계속 이어 보겠습니다.
한옥이나 흙집에서 단열에 가장 취약한 부분이 한곳 있는데 그곳이 바로 '반골매기(?)'라는 부분입니다. 이곳은 서까래가 내려와서 마지막으로 얹히는 처마도리의 윗부분인데 처마도리는 보통 굴도리집에서는 둥글고 민도리집에서는 각이 져있습니다. 이 가로로 된 처마도리와 세로로 내려오는 서까래사이를 막는 부분을 그냥 흔히 '반골매기(?)'라고 부르는데 정식 명칭이 아닐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서까래가 둥글기 때문에 발생하는데, 일본처럼 각 서까래라면 조금 수월하겠지만 보통 이렇게 둥글둥글한 서까래와 서까래사이를 막는것은 흙입니다. 옛날처럼 흙을 안밖으로 쳐발라서 이 방골매기를 만드는데, 앞에서도 말씀드린바와 같이 흙도 줄고 나무도 줄고 하기때문에 이 부분에 틈새가 많이 생깁니다. 뿐만아니라, 서까래와 처마도리가 만들어내는 공간이 삼각형이기때문에 벽체보다 단열에 취약한 구조적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때문에 서까래를 밖으로 내미는 전통 건축물은 구조적으로 단열에 취약한 모습을 하고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선자연주택은 서까래를 밖으로까지 빼지않고 처마도리위에서 끝나게 함으로써 구조적인 단열의 문제점을 해결하려고 한것입니다.
또한 위에서도 말씀드린 서까래와 처마도리에 의해서 형성되는 삼각형 모양의 반골매기 공간을 벽체에서도 사용하는 최고의 단열소재인 ALC블럭을 삼각형으로 절단하여 지붕 공사시에 동시에 같이 시공해서 이 부분의 단열 누수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나무의 특성인 계절적으로 수축 팽창하는 현상에 기인한 한옥이나 흙집의 웃풍을 차단하는 공법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여러분들이 직접 흙집을 시공하시더라도 위에서 말씀드린 부분에 특별히 신경을 쓰신다면 건강한 전통 건축물을 지으실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