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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홍천농원 ( 한서장학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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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글방 스크랩 박수칠 때 떠나려 해도(전원일기2)
drdol(돌박사) 추천 0 조회 34 07.07.23 10:31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전 원  일 기

 

 

                     박수칠 때 떠나려 해도

우리나라 지도에서도 없고 주소도 찾아볼 수도 없는 양촌리 마을 김회장네 일용이네 그리고 소박한 마을사람들이 둥지를 틀고 살아가는 마을, 그 마을에서 일어나는 산업사회로 숨 가쁘게 달려가는 전환기적 농촌풍경을 전원일기라는 이름으로 엮어나간 이 드라마 속에서도 어쩔 수 없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사람과 풍경 그 모든 것들이 시간이라는 것에는 거스르지 못하고 변화되어 왔다.

드라마에서도 그랬듯이 밖에서도 점차 변화되어가고 있었다. 애초에 전원일기라는 사람들이 동경하는 이름으로 시작되었지만 실상 전원은 겉보기보다는 그 안에서의 생활이 농촌을 주제로 하다보니 여유 있고 풍요롭기보다는 찌든 삶에 지치게 하는 생활이라는 것을 생각 못한다.

많은 사람들이 노후에는 전원생활을 꿈꾼다. 그것은 생활이 아니라 휴식을 생각한 것이기에 그 차이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

만약 이 전원일기의 드라마가 전원 속에 별장 같은 생활무대로 시대에 따라 변모해 즐거움만을 누리는 환락의 이야기로 이끌고 갔다면 이 드라마는 계속하여 승승장구 시청률을 높이며 방영되었을 것이다.

채널을 돌리면 현란하게 움직이는 율동에 고막이 터져 나갈 듯한 음악이 난무하고. 아니면 남녀가 삼각 사각으로 얽히고설키는 드라마가 안방을 데우는가 하면, 때리고 피 흘리는 화면이 가득히 메워지는 세태에서 고리타분하게 콩 심고 소 기르는 이야기가 뭐 그리 대수인가? 그러므로 시청률은 계속 떨어지고 마침내는  골든 프로가 차지했던 저녁시간 때에서 1996년10월 27일부터 일요일 낮 시간 때로 밀려나고 말았다.

그나마 농촌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주던 드라마마저 농민들이 볼 수 없는 낮 시간으로 밀려난 것은 농민들이 더욱 살기 힘들어 지던 시기이니 무엇인가 상통되는 점이 있음을 보여준다.

왜 그래야만 했을까? 이제 시청률에 의하여 인기도를 측정하고 편성되는 민영방송사에 대고 할말은 없으나 아쉽다.

결국에는 2002년 12월 29일 제 1088회를 마지막으로 전원일기라는 이름으로 우리 농촌을 대변하며 농촌사람들의 작지만 마지막 남은 꿈마저도 거두어 가며 막을 내렸다.

“박수칠 때 떠나려 해도” 의 마지막 제목처럼 어쩔 수 없이 떠나지 못하고 농촌에 머물러 사는 사람들, 이제 이들이 꿈꾸어야할 희망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모두가 외면하고 도외시 당하는 시골의 오두막으로 남을 것인가? 농사를 짓지 않는 다는 조건으로 휴농 수당을 받아가며 살수 있을 것인가? 계속 물음표밖에는 답이 없는 우리네 고향이다.

민방으로서 농촌드라마 전원일기가 끝나고 마지막 하나 남은 공영 KBS TV의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 뿐이다. 이것마저도 서서히 도심오염에 찌들어 가는 느낌이 없지는 않지만 이 또한 시청률 저조라는 이유로 언제 막을 내릴지는 모르는 일이다. 그리된다면 그때쯤이 아니더라도 그야말로 농촌에는 별장이나 들어서고 마당에 잔디를 심고 주말이면 자가용 타고 와서 고기 구워먹고 한바탕 놀다 빠져나가는 그런 전원일기가 되어질 것이다. 

이제 더 이상의 장수를 기록하는 농촌드라마는 없을 것 같다. 뒷마당에 늙고 벌레 먹어 죽은 개 복숭아나무에서 다시 꽃이 피어나는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끝.

                                석도익 작 수필 <전원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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