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지>는 신라 19대 눌지왕(訥祗王 : 재위기간 417∼458) 때의 충신 박제상 선생의 저서다. 박제상 선생은 보문전 이손(伊飡)으로 재직하는 동안 여러 가지 책들을 열람하고 향리인 삽량주( 良州)의 간(干)이 되어 집안에 전해지는 서적들을 중심으로 <징심록>을 저술했다. <부도지>는 <징심록> 15지(誌) 중의 제1지다. 이 책의 저작 연대는 414년에서 418년 사이가 될 것이다.
<징심록> 중에서 지금은 <부도지>밖에 전하지 않는다. 박제상 선생은 이 책이 광명(廣明)의 시대부터 있었다고 했다. <징심록 추기>를 쓴 김시습 선생은 <징심록> 기술의 근본이 고사에 근거하여 증각자(證覺者)에게서 나온 것이 분명하며, 비단 박제상 선생 집안에 전해지는 책만이 아니요, 보문전 이손(伊飡) 십 년 사이에 반드시 상세한 것을 얻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국사에 있어서의 광명의 시대는 파미르고원의 마고성 시대에까지 소급된다.
우리가 마고성을 떠나올 때 백소씨는 서쪽으로 갔다. 그 후 단군왕검 때 유호씨는 백소씨의 향리로 들어가 전교(傳敎)했다고 했다. 그 이전 백소씨의 후예들은 단군왕검의 제시(祭市)에 참회(參會)했으며, 황궁씨는 둘째 아들과 셋째 아들에게 각 주를 순행하게 했다.
<구약>을 구성하는 39권의 책 중 대부분은 노예시대에 편찬이 착수되어 서기 전 5세기에 완성되었다. <창세기>, <출애급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 등의 예언서가 그것이다.
이스라엘 민족의 종교는 처음부터 일신교는 아니었다. 그들이 기도하는 신은 여호와만은 아니었으며, 페키니아의 신, 앗시리아의 신, 바빌로니아의 신 등에 대한 예배도 많이 유행했다. 이교적(異敎的)인 제의(祭儀)도 널리 행해지고 있었으며, 특히 가나안 민족과 이스라엘 민족의 의식상의 기본 용어들은 공통되는 것들이 많다. 포로시대의 문서예언가들이 그들의 종교를 일신교로 발전시켰다.
<부도지> 33장을 흐르고 있는 일관된 주제는 복본(復本)사상이다. 자기 희생적이며 순교적인 이 복본사상은 황궁씨로 하여금 천산에 들어가 돌로 변하여 자신을 버림으로써 대성(大城) 회복(恢復)의 서약을 성취하게 했으며, 유인씨에게는 계불( )을 전수했다.
기독교 사상은 약속과 희망의 사상이다. 예언자들은 지상의 종말과 하나님 및 그 백성들의 영광을 약속했다. 이 약속은 근동(近東) 신화의 자료에 따른 것이었다. 이란이나 바빌로니아에서 유래한 근동 신화의 종말론은 계속 유대교의 희망, 한국의 선후천 개벽 사상과 유사한 희망에 영향을 끼쳤다.
기독교인의 희망은 이상적인 현실이 아니었다. 그들의 희망은 모든 궁핍과 병고가 종말을 고하는 것이지만 이 세상도 함께 끝이 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궁핍과 병고가 없는 세계가 현실의 세계냐, 아니면 새로이 창조되는 낙원의 세계냐 하는 것만이 다를 뿐 회복을 갈구하는 복본의 사상임에는 다를 바가 없다.
메시아 운동이 정점에 달했을 무렵, 요단강 가에는 세례 요한이라는 한 예언자가 나타나 회개를 선포했다.
「독사의 자식들아, 누가 너희에게 가르쳐 임박한 진노를 피하라 하더냐. 그러므로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고 속으로 아브라함이 우리 조상이라고 생각지 말라. .... 이미 도끼가 나무뿌리에 놓였으니 좋은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나무마다 찍어 불에 던지우리라.」
제례적(祭禮的)인 정결(淨潔)을 부여하는 세례는 유대교와 근동의 다른 종교에서 옛부터 행해졌었다. 세례는 회개하게 했다. 세례를 받은 자는 하나님 나라를 위해 깨끗하게 된 자다. 예수는 요한에게 세례를 받았다.
기독교의 세례는 한국의 계불과 같은 것이었다. 계불은 소도제천행사(신시, 조시(朝市), 해시)의 선행제(先行祭)로 오늘날 목욕제계라는 관습으로 아직도 우리 민족의 예속(禮俗)으로 남아 있다. 문헌상의 잔편(殘片)으로는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삼월 계욕일(계浴日)에 그들이 살고 있는 구지봉(龜旨峯)에서 무엇을 부르고 있는 이상한 소리가 났다고 한 기사에 계불이라는 말과 비슷한 계욕(계浴)이라는 말이 쓰이고 있으나, <부도지>는 계불이 복본을 위한 수증(修證) 행위임을 보여주고 있다.
계불은 우리 민족의 제천의식 중에서 종교적 정치적 의미를 고찰할 수 있는 중요한 점을 시사한다. 계불은 수계제불(修 除 ), 계사( 事), 불제( 除), 제불(除 ) 등의 말과 함께 쓰인 흔적을 남기고 있으며, 박달나무 숲에 신시를 열고 마음을 깨끗이 하여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의식의 일부였다.
계불 의식은 처음에 종교적인 행사로 시작했다. 신시 시대에 산과 바다의 여러 종족들은 생선과 고기를 많이 먹었기 때문에 희생제(犧牲祭)를 행하여, 인간으로 하여금 반성하고, 조상에 대하여 기른 공에 보답하게 했다. 제사를 행할 때는 희생의 피에 손가락을 꽂아 생명을 성찰하고, 땅에 피를 부어 기른 공에 보답하게 하였는데, 여기에는 물체가 대신하여 오미(五味)의 화(禍)에 보상하게 함으로써 재앙을 멎게 하려는 육신고충(肉身苦衷)의 고백이 있었다. 이 의식은 전 세계적으로 전파되어 각종 신에 대한 제사가 행해지게 되었다.
계불에는 계서(계誓)의 뜻도 있다. 계서는 정복민족에 대하여 피정복민족이 항복하고 귀순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의 광명 시대부터 전하여오는 <부도지>의 내용과 <구약성서> '창세기'의 몇 가지 내용은 원형이 거의 일치하고 있다. <부도지>에는 마고성이 있는 대신 <구약성서>에는 에덴동산이 있다. 둘 다 낙원이었다. 여기서 살던 사람들은 단성생식(單性生殖)을 했으며, 그들은 다같이 금단(禁斷)의 열매를 먹고 추방당했다. 그리고 나서 홍수를 만났다.
두 서적은 다같이 언어적 갈등, 이교도와의 대립·충돌, 속죄를 위한 희생제로서의 번제의식(燔祭儀式)을 기술하고 있으며, 낙원 이전 세계와 이후 세계를 구별짓고 있다. 그들은 복본을 서약하고 또 그것을 믿고 따르고 있다. 황궁씨는 마고성을 나오기 전, 마고에게 제사를 드리고 복본할 것을 맹세한 후, 그 약속을 실현하기 위하여 돌이 되어 대성 회복의 서약을 성취했다.
<부도지>와 <창세기>가 다른 점이 있다면, 지엽적인 것들은 제외하고, 두 서적의 표현상의 강도가 다르다는 것뿐이다. <구약>은 지나치게 독선적이며 자기중심적이고 권위적이며, 이원 대립적·복수적인데 비하여 <부도지>는 설득적이며 봉사적이고 헌신적·자기희생적이며, 평등의식이 투철하고 화합적이다.
대립의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부도지>는 그것을 복수에 의해서가 아니라 천리를 따르는 원칙과 화합에 의하여 모든 갈등을 해결하려는 수용 태도를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은 두 서적이 보여주고 있는 차이는 오늘날의 동서양 문화의 특징으로 남아 있다.
<부도지>에 나타난 순수성과 원형성은 <부도지>의 사상이 구약의 원류였으리라는 심증을 더욱 굳혀 준다. <부도지>의 선·후천의 설정 및 천지창조, 마고성과 에덴동산, 홍수 이야기, 바벨탑의 와해가 아닌 높은 탑과 계단의 축조, 포도와 선악과 등에 얽힌 기록들은 <구약>보다 원초적이고 자연적이다.
포도에 대한 기록은, <구약>이 에덴동산의 선악과와 분리 기술하고 있는데 비하여, <부도지>는 한 줄거리의 동일한 기사로 엮어냄으로써 <구약>의 선악과가 바로 포도라는 사실을 완전하게 밝혀 주고 있다. 포도는 술의 원료가 되는 과실이며, 술은 인간에게 새로운 사고와 질서를 행하게 하는 용기와 안목을 준다. 술은 선과 악의 세계를 갈라내는 마법을 행하는 묘약과도 같은 것이었다.
백소씨의 족속 지소씨가 지유를 마시기 위하여 유천(乳泉)에 갔다. 사람들에 비하여 샘이 작으므로 젖을 마실 수가 없기 때문에 다섯 차례나 양보하고 소(巢)로 돌아왔다.
지소씨는 배고픔으로 일어나는 현기증을 이길 수가 없었다. 어찌할 수 없는 한계상황에서 지소씨는 소(巢)의 난간에 매달린 포도열매를 먹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열매를 따먹었다. 먹고 나서 독에 취하여 펄쩍 뛰었다.
그는 난간에서 내려와 걸으면서 새로이 발견한 세계와 자신의 역량과 자신에게 그러한 능력을 준 포도를 찬미하고 구시대의 사회 질서를 대표하는 사상, 즉 도(道)를 부정하는 획기적인 새로운 사상을 담은 시를 읊었다. 이 사건은 결국 세계를 과거와 현재, 동·서·남·북의 산산조각으로 만들어버린 최초의 대사건이었다.
「넓고도 크구나 천지여,
내 기운이 능가(凌駕)한다.
이 어찌 도(道)인가.
포도(葡萄)의 힘이로다.」
노아가 농업을 시작하여 포도나무를 심었다. 노아는 포도주를 마시고 취하여 장막 안에서 벌거벗었다. 이것은 일대 이변이었다. 가나안의 아비 함은 그 아비 노아의 하체를 보고 밖으로 나가 두 형제에게 알렸다. 이 일이 화근이 되었다. 셈과 아벳이 옷을 가지고 들어가서 아비의 하체를 덮어 주었다.
노아가 술이 깨어, 가나안은 저주를 받아 그 형제의 종들의 종이 되기를 원하노라고 악담을 퍼부었다.「셈의 하나님 여호와를 찬송하리로다. 가나안은 셈의 종이 되고 하나님이 아벳을 창대케 하사 셈의 장막에 거하게 하시고, 가나안은 그의 종이 되게 하시기를 원하노라.」고 했다.
이것은 <부도지>와 같이 종족의 분열을 나타낸 것이지만, 자기의 잘못을 엉뚱한 함에게 전가시키고 저주를 내리게 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극히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 사고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 장에서는 지금까지 한국문화가 마치 중국에서 나온 것처럼 잘못 알려진 사실을 바로잡기 위하여 한국문화의 근원과 본체성(本體性)을 고찰하고, 나아가 한국문화의 중국문화와 서양문화가 미친 영향에 대하여도 비교·검토했다. 상대(上代)의 한국문화가 현생 인류 최초의 문화였다는 사실을 밝히는 일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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