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선생님들과 함께 익산지역 역사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역사에 문외한인 소인은 늘 배우는 것이 많은 답사여서 답사만으로도 즐겁지 그지 없지만 그래도 답사지가 전라북도 익산이라고 하니 싸구려 입맛을 가진 경상도 출신도 은근히 기대 되더군요. 답사지에 대한 이야기는 내공 부족으로 일단 접어 두고 답사때 먹었던 것에 대해 간단히 소개할까 합니다.
* 이 지역에 처가가 있다고 하시는 선생님(대단한 식도락가이시기도 하지요) 께서 첫날 점심으로 황등의 비빔밥 집을 추천하여 주셨습니다. 황등은 원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양질의 화강석 산지로 유명한데 일제때 황등역이 생기면서 황강석 뿐만 아니라 고구마도 유명하게 되었고 면단위의 장으로는 제법 큰 장시가 지금도 열리고 있는 지역이라서 한그릇 뚝딱 해결하는 비빔밥이 발달하였다고 합니다. (일단 찍사의 허접한 솜씨를 감안하시고 보셔야 합니다)
육회 비빔밥인데요.. 비빔밤인데도 맛깔스러운 반찬이... 사진 실력 부족으로 핀이 나가서 그렇지 색깔부터 먹음직스럽게 나왔습니다. 특히나 무채의 맛이 상당히 좋아 여러번 다시 주문하여 먹었습니다.
국으로는 선지가 덩어리째로 들어있는 맑은 국물이 나왔는데 구수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이것 역시 최소 두번씩 시켜먹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육회 비빔밥은 고추장을 별도로 넣지 않고
밥에 미리 양념이 되어서 나왔는데 짜지도 않고 감칠맛이 있는 것이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한 그릇 뚝딱!!
이런 상차림에 소주도 빠질 수 없죠. "일단 두병이요~~"
저희가 먹었던 집은 외지 사람들을 좋아하는 순한 맛을 내는 집이고 강한 맛을 내는 집은 좀 떨어져 있다고 하더군요.
**익산 미륵사지를 보고 나오는데 주변에서 딸기를 팔고 있었습니다. 먹음직 스럽게 보이긴 했지만 별생각없이 지날려고 하는 순간 꼬마 숙녀께서 너무나 간절하게 딸기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결국 어머니로 보이는 분이 한상자 사시더군요. 덕분에 나도 한 상자 살껄 하는 아쉬움만 진하게 남았습니다. T.T
하긴 이런 표정을 짓는데 사지 않을 부모가 어디 있겠습니까...
딸기 하나를 들고 있는 모습이 너무 귀엽습니다. ^^
*** 첫날 저녁은 부안으로 이동해 곰소항에 있는 횟집에서 해결하였습니다. 특별한 간판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족끼리 하는 횟집이었는데 서해안이란 선입견을 가질 것도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답사가 늦어져 가면서 미리 시켜 놓았는데 미리 나온 반찬과 간단한 먹을꺼리만으로 풍성하기 이를데 없었습니다.
덕분에 회는 좀 남겼다는 것이지요. 심지어 숙소로 싸서 가져갔습니다. 먹는다고 바빠서 미처 사진도 찍지 못했네요. ^^
**** 전날 이런 저런 이야기로 늦게까지 달리다(?) 보니 다들 속이 편하지 않았는데요. 이 지역에는 백합죽이 아주 별미라고 해서 내소사 앞에 있는 식당에서 먹었습니다. 한그룻에 만원으로 싸지는 않았지만 비리지도 않고 고소한 맛이 나더군요. 먹으니 속이 편안해져 술 먹은 다음날 해장으로 죽이 잘 어울린다는 사실을 이번에 추가로 알게 되었죠.
죽을 먹는대도 반찬이 10가지 넘더군요. 또 곰소에 젓갈이 유명하다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젓갈도 두가지 올라왔는데
젓갈을 좋아하지 않는 소인도 저절로 젓가락이... 김치에도 젓갈을 잔뜩 들어있었는데 시원한 맛이 또한 일품!
참, 죽을 쑤는데 시간이 걸린다고 해서 내소사를 먼저 보고 먹기로 했는데 역시나 내소사를 둘러보느라 예약한 시간에 도착하지 못하였더니 주인 아주머니께서 자전거를 타고 우리 일행을 데리러 왔었죠. 덕분에 따뜻한 죽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깊은 내공을 지니신 선생님들 덕분에 답사 자체로도 즐거웠지만 이번에는 특히나 입이 즐거운 답사였습니다.
첫댓글 구침이도는군요 언제우리 모임도 여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