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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창간특집 사연공모 최우수작 당선 [청촌수필] 우리집 '가보 1호'에 얽힌 사연
윤승원
"어머니 고맙습니다. 모두가 어머니 덕분입니다." 최우수작 당선자는 시상식과 함께 '환상의 섬'으로 알려진 '뉴칼레도니아 2인 왕복 항공권'을 상품으로 준다니, 경찰생활하면서 꿈도 꾸어보지 못한 해외여행을 통해 잠시나마 기분 전환을 하고 싶다.
졸고가 발표될 때마다 따뜻한 눈길로 격려와 성원을 아끼지 않으신 전국의 수많은 경찰 동료들과 문인들, 그리고 필자의 글마당 '청촌수필' 독자 여러분들의 덕분이라고 생각되어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 2010년 3월 5일자 조선일보 창간특집 - '우리집 가보 1호'에 얽힌 사연이 최우수작으로 당선되었다.
※ 심사결과 발표 기사
※ 최우수작 관련 기사
◆ '나와 조선일보' 최우수작 ― 윤승원 - 조선일보 2010. 3. 5자 <사연 내용>
『조선일보 창간90주년기념 <나와 조선일보> 최우수 당선작』
【우리 집 '가보(家寶) 1호'】
조선일보에 응모했던 ‘편지 글’이 ‘가보(家寶)’가 된 사연
- 고생스러웠던 옛 어머니의 삶의 모습은 오늘 날 우리 가정의 '정신적인 토양' -
글. 사진 : 윤 승 원
[‘편지글’에 읽힌 사연]
견고한 통나무 판에 새겨진 이 대형 '편지 글'(가로85cm, 세로170cm)은 조선일보사가 지난 2005년 광복 60주년을 기념하여 공모한 '아, 어머니 展'에 전시되었던 편지 글이다.
조선일보사에서는 당시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렸던 '아, 어머니 展' 특별 전시회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필자에게 이 편지글을 보내주었다.
크기가 워낙 커서 택배로는 배송이 어렵다는 주최 측의 연락을 받고는 안타까운 심정을 서울에 사는 처남에게 말하였더니, 허리도 불편한 60대의 처남이 직접 열차를 이용하여 이 큰 편지글을 '등짐'처럼 멜빵을 만들어 양 어깨에 메고 大田의 우리 집까지 갖다 주었던 고마웠던 사연도 잊을 수 없다.
내가 이 편지 글을 '가보'처럼 여기면서 집안의 거실 벽에 걸어둔 것은 다름 아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 가족뿐만 아니라 앞으로 보존만 잘하면 적어도 수백 년간, 아니 자손만대(子孫萬代)에 근면과 성실, 그리고 고생스런 삶을 극복하신 '한국의 어머니像' 을 새롭게 배우고, 그와 같은 소중한 '정신적인 토양'이 한 가정의 발전과 융성은 물론, 국가와 사회발전에도 조금이나마 기여하게 되길 기대하는 마음에서다.
따라서 조선일보가 아니었다면 이 편지글은 한갓 나의 보잘 것 없는 일기장 속에나 묻혀 버릴 뻔했던 ‘가정사’로 그쳤을 일이나, '조선일보 덕분'에 이렇게 돌아가신 어머니가 다시 생시의 모습처럼 내 앞에 나타난 <부활(復活)의 의미>도 지녔으니, 그야말로 우리 가정으로서는 생생한 '가정교육 자료'로서 이보다 가치 있는 '가보'는 없다고 믿는다. 그래서나는 이 편지글을 자식들과 우리 가정을 방문하는 손님들 앞에서 자랑스럽게 "우리 집 <가보 1호>"라고 부른다.
※ 편지글 상단에는 조선일보에서 보내준 특별전시장 초대권(자녀들과 함께 관람하라는 뜻에서 주최 측에서는 가족 초대권도 넉넉히 보내 주었으나, 마침 현역 복무 중인 두 아들과는 함께 관람할 기회를 가지지 못해 초대권을 그대로 보관할 수 있었다)을 마치 '사실 증명서'처럼 붙여 놓았고,
편지글 하단 공간에는 전시회장에서 나의 편지글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는 관람객들의 인상적인 모습과, 조선일보사에서 보내준 '사례품'(금반지 선물)등을 붙여 놓음으로써, 이 편지 글이 탄생하게 된 내력과 사연을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누구나 구체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걸어 놓았다.
<관련 자료와 '숨은 에피소드'>
▲ 소중한 가정사의 한 페이지가 된 나의 전시회장 관람 - 아내와 함께 새벽 열차를 타고 가서 관람했던 ‘아! 어머니 전’ 특별 전시관. 서울 용산 전쟁기념 입구에 내걸린 '아! 어머니 전' 안내 포스터를 보는 순간, 마치 생시의 어머니를 뵈러가는 듯, 가슴이 벅차고 설레기까지 했다. 아내와 함께 새벽 열차를 타고 이곳을 찾은 나는 ‘첫 입장객’이 되었다.(2005년 5월 1일)
▲ 나의 편지글을 읽고 있는 관람객들의 인상적인 모습 (2005. 5. 1) - 관람객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편지글을 읽는 모습이 신기했든지, 동행한 아내가 카메라에 담았다. 이 사진도 편지글 못지않게 내게는 ‘진귀한 가정사 자료’가 되어 간직하고 있다.
▲ 조선일보 <만물상>에 소개된 나의 편지 글과 '숨은 에피소드' - 김태익 논설위원이 <아! 어머니 展>의 편지글을 둘러보고 쓴 '만물상'. 고단한 삶을 살아오신 나의 옛 어머니 모습이 편지 글과 더불어 생생하게 소개되었다.
※에피소드(뒷이야기) : 신문지상에는 필자의 이름이 '유승현'으로 오기되어 있어, '윤승원'으로 고쳐달라고 편집자에게 메일을 보냈더니, 김태익 논설위원으로부터 직접 이런 답장이 왔다.
『김태익입니다. 졸고에 성함을 잘못 써 죄송합니다. 급하게 원고를 옮겨 적다가 그런 실수가 났습니다. 선생님 원고를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저희 5형제의 도시락을 모두 합해 10개씩 싸시던 저희 어머니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잘못을 바로잡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5년 5월 2일 김태익> 나는 신문사에서 내 이름자를 잘못 쓴 것이 문제가 아니라, '만물상'을 쓴 논설위원이 직접 나의 편지글을 읽고 "새벽에 일어나 저희 5형제의 도시락을 모두 합해 10개씩 싸시던 저희 어머니 모습이 떠올랐습니다."라는 따뜻한 인정이 묻어 있는 대목에 더 큰 감동을 받았다. 논설위원 자신이 학창시절에 그런 경험을 하지 않았더라면 어찌 나의 편지글에 남달리 눈길이 머물렀겠는가 싶어서였다.
※ 인터넷 조선닷컴(기사검색)에는 '윤승원'으로 바로잡은 필자의 이름이 게재되었다. (아래 스크랩북 사진)
▲ '만물상'에 게재된 나의 편지글 주요 대목 - [전략]▶ ‘집에 사발시계 하나 없던 시절 자식 5형제가 20리 넘는 학교에 다녔으니 어머니는 새벽밥 전문가이셨지요. 비가 오거나 날씨가 잔뜩 흐릴 때는 시간을 짐작하기 어려웠던 어머니는 한밤중에 수십 번도 더 일어나셨지요. 그러니 어느 하룬들 편히 주무셨을까요.’(윤승원·대전)[후략] (김태익 논설위원 tikim@chosun.com)
[편지 글 全文] 설 명절에 경찰서 당직근무를 하면서 어머니 생각이 몹씨 났습니다. 오늘따라 시계를 깜박하고 나왔거든요. 당직 근무 중 시계가 없어 겪는 불편은 순찰을 돌 때입니다. 순찰함에 시각을 적어야 하거든요. 문득 웃음이 납니다. 어머니께서는 그야말로 '시계 없는 세월'을 사셨지요. 자식 5형제 모두 20여리가 넘는 머나먼 학교에 다녔으니, '새벽밥 전문가'이셨어요. 집안에 시계가 없었던 그 시절, 어머니는 새벽 시간을 육감으로 짐작하여 밥을 지으셨습니다. 그렇게 어림 시간으로 지어 주신 밥을 먹고 학교에 다녔어도 자식들은 지각 한 번 하지 않았습니다. 비가 오거나 날씨가 잔뜩 흐릴 때는 시간을 전혀 짐작하기 어려웠던 어머니는 한 밤중에 수 십 번도 더 일어나셨지요. 일어나 바깥 내다보기를 반복하셨지요. 그러니, 어느 하룬들 편한 잠을 주무셨을까요. 낮에는 고단한 농삿일하시고, 새벽에는 자식 통학 길 늦을세라 밤을 하얗게 밝히신 어머니. 어쩌다 제가 잠에서 깨어 "엄니, 엄니는 왜 안 주무셔요?"하면 어머니께서는 "시간이 어찌 돼 가는지 몰라서 그런다."하셨습니다. 어머니! 그 시절 어머니 머리맡에 사발시계 하나만 있었더라면, 얼마나 행복해 하셨을까요. 이 자식은 그저 가슴이 아려 옵니다. ■
관련기사 바로가기 [조선일보 창간 90주년 특집] 잊지 못할 조선일보의 추억… 수상작마다 감동 듬뿍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3/05/2010030500039.html [조선일보 창간 90주년 특집] 심사 어떻게 했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3/05/201003050003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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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축하드립니다. 자애로운 어머니 얼굴이 참 곱네요. 하늘나라에 계신 어머님도 기뻐하시겠어요. 훈훈한 글에 마음 적시고 갑니다^^
따뜻한 축하의 말씀 고맙습니다. 요즘 건강관리를 위해 퇴직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마음이 왠지 착잡했는데 뜻하지 않게 큰 상을 받게 돼서 조금은 마음의 위안이 됩니다. 최우수작 당선자는 시상식과 함께 뉴칼레도니아 2인 왕복항공권을 상품으로 준다니 경찰생활하면서 꿈도 꾸어 보지 못했던 해외여행으로 잠시나마 기분 전환을 하려고 합니다. 모두가 저를 애정어린 눈으로 성원해 주시는 우리 수필예술 회원님들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
가슴이 찡해옵니다. 좋은 글 읽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수상 축하드립니다.
윤회장님, 오랜만에 들어왔더니 깜작 놀랄 경사가 났군요. 훌륭하신 어머님과 그 아들이십니다. 이 세상 누구보다도 고마우신 어머님과 어떤 분보다 장한 아들을 조선일보가 발굴했습니다. 축하드리고 좋은 여행을 빕니다.
축하해 주신 설산 선생님, 육상구 선생님 고맙습니다. 천국의 섬, 또는 환상의 섬으로 알려진 뉴칼레도니아 2인 항공권 상품이 또 다른 걱정을 낳고 있습니다. 아내는 한사코 무서워서(?) 안 간다고 하여 서양화를 전공하는 미술대학원생 둘째 아들과 동행하기로 결정(큰 아들은 직장일로 어려워)하였는데, 아직 비행기도 타보지 못한 아들은 자못 기대가 된다고 말하지만 낯선 외국여행이 단순한 문제는 아닌 것 같군요. 차라리 최우수작 당선이 아니라 우수작 입선이었으면 LED텔레비나 대형냉장고 하나 받으면 이런 엉뚱한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될텐데...쯧쯔
어머니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뭉클해옵니다. 축하드리고 큰 경사라 생각합니다. 제가 몇년전에 어머니사진과 기사를 문협게시판에 올렸는데 요번에는 영광스러운 상에 해외여행이라니 또 축하드리고 축하드림니다. 어머니 모습이 너무 고와요.
언제나 반갑게 대해 주시는 문 선생님, 과분한 축하의 말씀에 기분이 고조됩니다. 할머니이면서 아가씨 같은 문 선생님, 늘 건강하세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