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합니다. 한국이 프랑스를 쉽게 이길 것이라는 예상이 이곳 독일 현지에서 일고 있습니다.
18일 저녁 9시(한국시각 19일 새벽 4시, 이하 현지시각) 한국-프랑스전을 앞둔 17일 하루동안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돌아다니며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다양한 축구팬들을 만나봤습니다. 경기 결과를 묻는 질문도 던졌습니다. 돌아오는 답변 대부분이 한국이 승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들이 꼽은 예상 스코어 가운데는 2:1이 가장 많았습니다.
한국 축구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진 것일까요?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둔 시점에서 한국은 프랑스와 평가전을 가져 3:2로 패했음에도 “잘했다”며 나름 축제 분위기였던 추억이 잠시 머쓱해지기도 합니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승리를 예상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지난 2002년 월드컵 4강 진출팀이라는 것과 며칠 전 토고전에서 보여준 한국 축구의 저력이었습니다. 한국이 프랑스를 맞아 좁은 공간에서 강한 압박에 대비한 ‘벌떼 축구’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은 미처 모르는 눈치였습니다.
반면 그들은 프랑스의 전력이 “예전 같지 않다, 노쇄했다”는 점을 가장 큰 약점으로 꼽았습니다. 어찌 보면 ‘한국팀은 2002년 그대로인데 프랑스는 더 약해졌다’는 셈입니다.
세계 축구팬들의 예상이 빗나갈 수도 있습니다. 그들은 축구 전문가도 아니고 한국인도 아닙니다. 하지만 월드컵 경기를 보기 위해 독일을 찾은 일반 축구팬들의 생각이 가장 옳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런 면에서 한국-프랑스 전의 승자가 한국팀이 된다면, 그건 더 이상 이변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의 베컴 이천수가 골을 넣을 것”
프랑크푸르트에서도 중심지로 꼽히는 뢰머광장에서 만난 마우리시오(30, 스페인) 씨와 그의 친구들 4명은 “한국이 2:1로 프랑스를 물리칠 것이다”고 예상했습니다.
특히 마우리시오 씨는 “한국의 베컴 이천수가 이번에도 골을 넣을 것 같다”며 “프랑스는 후반전에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등 전력이 예전 같지 않아 한국이 예상보다 쉽게 프랑스를 제압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로버트슨(29, 미국) 씨는 "지난 토고전에서도 한국은 신체적 조건이 좋은 토고 선수를 스피드와 체력 면에서 오히려 압도했다"며 "최근 프랑스가 이렇다 할 경기를 못 보여주고 있는 만큼 한국에게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그가 꼽은 예상 스코어도 2:1 이었습니다.
독일 현지인인 팀 슈나이더(25)씨도 “독일과 한국이 맞붙었던 2002년 월드컵 4강전을 잊지 못한다”며 “프랑스가 유럽에서 강팀에 속하긴 하지만 한국이 토고전 승리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기에 충분히 2:1로 이길 수 있을 것 같다”고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빠르고 패스 좋은 한국, 늙은 프랑스 이길 것”
한국이 한 골도 허용하지 않은 채 2:0으로 이길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습니다. 마치 아드보카트 감독이 17일 “프랑스가 월드컵 본선에서 골을 넣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한국과 경기에서 알 수 있다”고 말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었습니다.
마르셀(27, 체코) 씨는 “한국의 박지성과 이영표, 안정환 선수를 잘 알고 있고,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이 보여준 모습을 절대 잊을 수 없다”며 “빠르고 패스가 좋은 한국팀이 나이든 선수가 많은 프랑스를 2:0으로 이길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티모르(38, 앙골라) 씨는 “토고전이 매우 인상 깊었다”며 “한국이 아시아의 강호로서 강한 정신력을 발휘한다면 월드컵 우승 경험이 있는 프랑스도 뛰어 넘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그 역시 2:0 한국 승리를 점쳤습니다.
“상당히 거친 경기가 될 것…아마도 비기지 않을까”
한국과 프랑스가 비기리라는 전망도 있었습니다.
오뉘르(21, 호주) 씨와 그의 동료 2명은 “한국과 프랑스는 상당히 거친 경기를 펼칠 것 같다”며 “프랑스의 지단과 한국의 박지성이 승패의 열쇠를 쥐고 있으며, 전통적인 유럽 강호과 아시아의 떠오르는 강호가 만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고 말했습니다. 그들은 2:2 정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빌헬름(21, 독일) 씨는 “프랑스와 경기가 한국에게 만만치는 않을 것이다”면서도 “한국이 좀더 침착하게 경기를 한다면 16강도 문제 없을 것이다”고 말해 한국을 응원해 주기도 했습니다.
한편 축구잡지사 매니저라고 밝힌 앤디(40, 미국) 씨는 “앙리를 비롯한 몇몇 프랑스 공격수들은 상당히 위협적이다”며 “한국이 이기기는 힘들 것이고 비기기만 해도 성공한 것이다”는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축구 경기에서 승패가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축구 경기 결과가 한 국가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자국 대표팀의 승전보를 마다할 국민도 거의 없을 것입니다. 이쯤에서 축구팬들이 할 일은 대표팀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도록 열심히 응원하는 것과 승패를 떠나 월드컵을 축구 축제로서 즐길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첫댓글 박지성 2 골~~~ ㅋㅋㅋ
ㅋㅋㅋ
아.. 지성이가 그래도 1골 넣어서 대마왕을 살렸네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