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량나물
동의보감(東醫寶鑑)
동의보감은 선조가 임진왜란이 끝난 후 질병 치료와 의학 발전을 위 해 1596년에 허준을 비롯하여 정작, 양예수, 김응탁, 이명원, 정예남 에게 명하여 편찬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이듬해 정유재란이 일어나 의서 편찬이 중단되자 선조는 허준에게 단독으로 편찬하도록 명하여, 그는 내의원에 편집국을 설치하고 착수한지 14년만인 광해군 2년(161 0년) 8월에 모두 25권 25책을 완성하였다.
그 동안 조선 시대의 의학은 。향약집성방。, 。의방유취。, 。의림 촬요。를 주로 삼아왔는데, 。향약집성방。과 。의방유취。는 내용이 거창하여 활용하기 어려웠고, 。의림촬요。는 너무 간단하여 치료 처 방 응용에 미흡하여, 이들의 미비함을 보완한 것이 。동의보감。이다.
편집 내용을 살펴보면, 동의보감은 。향약집성방。이나 。의방유취 。, 。의림촬요。처럼 각 병증 등을 중심으로, 한 병문(病門)으로만 나누지 않고 현대 임상 의학의 분류 방법과 비슷하게 크게 5개 부문 으로 나눴다.
즉, 내경편(內景篇: 내과), 외형편(外形篇: 외과, 안과, 이비인후과, 피부과, 비뇨기과), 잡병편(雜病篇: 병리학, 진단학, 대증 치료, 구 급법, 전염병과, 부인과, 소아과), 탕액편(湯液篇: 임상 약물학), 침 구편(針灸篇: 경혈 부위와 침구 요법) 등으로 다루었다. 그리고 항목 배정에는 가능한 환자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병증들을 우선으로 하 고, 또 병증의 증상에서는 그 원인, 진단, 처방을 손쉽게 참고할 수 있도록 배열하였다. 특히, 그 처방이 자세할 뿐만 아니라 출전(出典) 을 소상히 밝혔고, 곳에 따라서는 민간의 속방(俗方)이나 자신이 체 험한 비방(秘方)을 붙여서 치료 효과를 높이게 하였다.
이 책은 단순한 임상 의서가 아니라, 중국 의학의 기본 이론을 완전 히 흡수하고 여기에 금(金)·원(元) 의학과 우리 의술 및 약재를 합 하여 만든 의서로서 한민족 의학의 총합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의 의의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종래 의학의 공상적(空想的) 이론을 배격하고 실용성을 중요 시하여 극히 과학적 입장에서 당시 의학계의 전 지식을 정리하였다.
둘째, 향약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이의 이용과 보급을 강조하였으며, 이를 위해 탕액편에 있는 향약 중 640가지의 이름을 한글로 표기하고, 누구나 쉽게 이용하게 함으로써 민족 의학을 부흥시키고자 하였다.
셋째, 80여종의 국내외 의서를 참고하여 편찬했기 때문에 내용이 풍 부하며, 임상의(臨床醫)에게 매우 유용하게 활용된다.
넷째, 우리 의학 수준을 세계에 과시하였다. 즉, 병증에 따라 병에 대한 해설과 약 처방을 모두 수록하였고, 출전(出典)과 민간 처방, 본인의 경험방까지 기록하여 의원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었기 때 문에 국내는 물론 중국과 일본에서도 여러 차례 간행되었으며, 우리 나라 사람의 저술이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읽히기는 이 책이 처음이다.
다섯째, 이 책에서 허준은 우리 나라 의학을 하나의 독립된 의학으 로 간주하고 있다. 그는 중국 의학을 북의(北醫)와 남의(南醫)로 나 누고 우리 나라 의학은 동의(東醫)라 하였는데, 그것은 조선이 단지 동쪽에 있다는 지역적인 이유에서가 아니라 독자적으로 의학을 연구 하여 왔기 때문에 。동의。라 부를 수 있다고 하여, 우리 나라 의학 이 중국과 대등한 전통과 수준을 지니고 있음을 주장하였다.
여섯째, 이 책은 애민(愛民) 정신에 의한 민족 의학 사상과 향약(鄕藥) 정책에 의한 민중 의학 사상 및 양생법에 의한 예방 의학 정신을담고 있다.
이와같이 동의보감은 그것이 지니고 있는 본래의 학술적 가치 이외 에, 위에서 지적한 바와 같은 실용적 가치와 역사적 의의도 지니고 있다.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
조선 시대 세종대왕 13년(1431년) 가을에 유효통(兪孝通), 노중례( 盧重禮), 박윤덕(朴允德)에게 명하여, 이미 간행된 。향약제생집성방 (鄕藥濟生集成方)。을 기본으로, 많은 의학 서적과 질병의 증상 및 처방을 수집·정리하여 세종 15년(1433년) 6월에 완성한 의학 서적이다.
이 책은 모든 병을 57개의 줄거리로 나누고, 다시 959 조항의 질병 증상으로 분류하여, 각각의 큰 줄거리와 조항에 해당되는 병의 원인 과 증상, 치료 처방과 민간 요법 등을 출전과 함께 일일이 열거하였 는데, 처방이 약 1만 700여 종에 이른다.
처방에 쓰이는 약초는 되도록 우리 나라 것을 기본으로 하였으며, 민간에서 쓰는 이름까지 기록하였는데, 그 종류가 694종이다. 이 책 에는 약의 이름과 채취 장소, 성미, 효능, 적응증, 채취 시기, 가공 방법, 배합, 금기 등을 비교적 상세히 기록하여, 향약의 채취와 이용 을 권장하려는 국가적인 노력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예로부터 내려오던 의학 서적과 당시 외국에서 들여온 의학 서적들을 인용한 종류가 267종이어서, 현재 전해지지 않는 서적들의 내용을 복원하는 데 많은 자료를 제공해 준다. 이 책은 당시 국내의 실정과 백성들의 체질에 맞는 치료 방법으로 국내에서 채취할 수 있 는 자원을 이용하여 민간에서도 쉽게 치료할 수 있게 편찬한 것으로 서, 의학의 자주적 발전에 많은 공적을 남겼다.
조선조 제9대 성종 19년(1488년)에 한글로 번역되어 간행되기도 했다.
의방유취(醫方類聚)
。의방유취。는 조선조 세종 때 편찬된 의학백과 대사전으로, 현재 전해지는 것은 266권이다. 。세종실록(世宗實錄)。에는 세종 27년에 3년 간의 노력으로 365권을 완성하였다고 했는데, 그 후 수정·보완 을 거듭하여 성종 8년(1447년)에 266권으로 간행되었다.
당시까지의 모든 의학적 성과와 경험을 토대로 하고 국내외 150여 종의 서적들을 참고로 하여 이루어졌는데, 총론 3권과 각론 263권으 로 구성되었다. 총론에서는 환자를 진찰하는 방법, 처방을 쓰는 방법, 약을 먹이는 방법, 질병을 치료하는 원칙, 의사가 지녀야 할 품성, 약물의 성미와 효능 및 가공 방법 등을 기록하였다. 각론에서는 오장 을 비롯하여 내과, 외과, 급성 전염병, 안과, 이비인후과, 구강과, 피부과, 부인과, 소아과 질병 등을 91개의 큰 줄거리로 분류하였다.
각각의 병증(病症)에서는 먼저 병증의 원인, 증상, 치료 원칙 등의 의학 이론을 서술한 다음, 치료 방법에 맞는 처방과 단방 약물, 침과 뜸 치료법, 식사 요법, 안마, 도인, 음식의 금기, 신체 단련법 등을 기록하였는데, 출전의 연대순에 따라 차례로 기록하였다.
이 책은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보다 더 세분하여 대부분의 병 증을 포괄한 방대한 양의 의학 백과 대사전으로, 단순히 의학 서적의 원본을 모아 나열한 것이라고만 볼 것이 아니라, 자주적 의학을 발전 시킬 목적으로 당시의 모든 의서들을 정리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 책의 원본은 임진왜란 때 일인(日人)들에게 약탈 당하여 일본의 궁내성에 소장되어 있다.
동의수세보원(東醫壽世保元)
이 책은 사상의학(四象醫學)에 관한 이론과 치료법들을 묶어 놓은 책으로, 1894년(고종 31년)에 이제마(李濟馬)가 4권 2책으로 편찬하 여, 그가 세상을 떠난지 1년 후인 광무(光武) 5년(1901)에 출판된 것이다.
이 책에는 사람의 체질을 네 가지[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 ]로 나누고, 같은 병이라 하더라도 해당 체질에 맞게 치료하고 예방 해야 한다고 하였다.
이는 저자가 오랜 기간의 임상 치료 경험과 체질에 관한 문헌적 연 구에 기초하여 내놓은 학설로서, 사람의 체격, 얼굴 생김새, 성격, 행동과 습관, 정서 등을 종합하여 체질을 구분하고, 각 체질에 따라 병이 생기는 원인이 다르며 병의 증상에서도 일련의 특성이 있을 뿐 아니라, 약물의 반응도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게 치료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동의수세보원。은 기존의 질병관(疾病觀)과는 달리 모든 질병을 인간 중심으로 파악하였다.
더욱 중요한 것은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독특하고 뛰어 난 이론으로서, 당시 한민족 의학의 우수성과 주체성을 입증하고 있 다. 。동의수세보원。은 우리 민족 의학의 정통성 확립의 뿌리가 되었다.
사상의학(四象醫學)
사상의학은 사람의 체질적 특성에 의해 4가지로 나누고 그에 따라 병을 진단·치료하는 체질 의학으로서, 조선 시대 명의인 이제마(183 7∼1900)에 의하여 19세기말에 우리 나라에서 처음으로 나와 발전한 한의학의 체질 학설이다.
이제마는 한의학에 대한 오랜 연구와 임상 치료 경험에 기초하여 사 상의학에 대한 이론을 내놓았으며, 이를 。동의수세보원。에 집대성 하여 놓았다.
사상의학에서는 사람들을 체격과 체질, 내장기의 허실, 얼굴의 생김 새, 성격, 약에 대한 반응 상태, 임상적 특성 등을 종합하여 태양인( 太陽人), 태음인(太陰人), 소양인(少陽人), 소음인(少陰人)으로 분류하였다.
그리고 사상인(四象人)에 따라 질병의 원인은 같아도 각기 다른 병 의 증상이 나타나므로 치료를 개별화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사상인 에 따라 약물의 작용이 달리 나타나기 때문에 해당 체질형에 맞게 약 을 쓰도록 처방들을 새롭게 만들어 놓고 개별 약들을 정해 놓아 치료 효과를 높이도록 하였다.
방약합편(方藥合編)
방약합편은 조선 말기에 나온 우리 민족의 주체성이 담긴 책으로, 실용적 치료에 근간을 두고 시대적, 사회적 요구에 따라 만들어진 의학 서적이다.
혜암(惠庵) 황도연(黃度淵)이 그의 아들 필수(必秀)에게 서식을 전 하여, 。동의보감。을 바탕으로 의방활투(醫方活套)에 손익본초(損益本草)를 합하고, 다시 약을 쓰는 근본 요령 및 구급법·금기(禁忌) 등 십여 종류를 보충하여 。방약합편。이라 명명하고 편집케 하던 중, 혜암이 사망(고종 21년, 1884년)하여, 아들이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혜암이 사망한지 약 4개월만인 고종 21년 12월 상순에 편집을 끝내고 출간하였다.
구성은 상단에 손익본초를 두었는데, 총 514종의 약물을 식물성 약 초에서 광물성 약에 이르기까지 차례로 배열하여 찾기 쉽게 하였고, 만병회춘(萬病回春)의 약성가(藥性歌)를 외우기 쉽게 노래로 부르게 하였다. 약초의 우리 말 이름을 붙여 참고하기 편하게 하였으며, 외 국산 약재는 그 이름을 음각(陰刻)으로 표시하였다.
하단에는 임상에서 효과가 뛰어난 처방만을 골라 상·중·하 세 단 계로 분류한 의방활투를 두었는데, 이를 삼통(三統)이라 한다. 상통( 上統)은 보약이 되는 약재로, 중통(中統)은 기혈을 고르게 하고 속을 편하게 하는 약재로, 하통(下統)은 병의 원인이 되는 독을 치료하는 약재로 구성되어 있다. 또, 제조문(製造門)을 두어 약물의 가공 처리 및 복용법 등을 자세히 기술하였다. 이 밖에도 여러가지가 기술되어 있다.
이 책은 우리 나라 한의서 중 대표적인 처방집으로 손꼽히며, 약물 의 이름을 한글로 적어 놓아 알기 쉽게 하였다.
지금까지 수십 차례에 걸쳐 증보판이 나와 널리 이용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그 병증과 처방이 증보되거나 우리말로 번역·출판되었다.
사암도인(舍岩道人)과 사암침법(舍岩鍼法)
사암도인은 이조 후기의 사람으로 사명대사의 수제자로 전하여 오고 있으나 확실히 증명할 만한 자료는 없다. 다만, 。사암도인침구요결( 舍岩道人鍼灸要訣)。의 저자로서 책을 통하여 그 침법이 전해지고 있 다. 사암침법은 내경과 난경의 자모보사법(子母補瀉法)을 발전시켜 오행생극 관계의 보사를 가미한 독특한 침법으로, 사상의학과 더불어 민족 전통 의학의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사암침법은 장부의 병증을 정확히 살피어 그 허실을 조화시키는 것 이 침법의 목적이다. 즉 팔굽 관절(주관절), 무릎 관절(슬관절) 이하 의 오수혈에 오행을 배당시켜 어떤 장부가 허약하여 병이 들면 그 장 부의 오행 배속의 속성이 생성되도록 도와주는 어미 같은 오행 배속 경혈을 보해주고(虛則補其母), 어떤 장부의 병세가 강하면 오행 배속 의 속성상 그 장부가 생성하고 도와주는 아들 같은 오행 배속 경혈의 기운을 깍아내는(實則瀉其子) 것을 해당 장부의 경락과 다른 장부 경 락의 경혈에 보사법을 시행하여 치료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간허증에는 간(肝)은 목(木)이므로 해당 경락 즉 간경락 의 수(水)혈을 보하고(水生木으로 木의 어미가 水이다), 간형의 금( 金)혈을 사(瀉)한다(金克木으로 木을 억누르는 金을 깍아낸다). 또한, 다른 경락의 경혈 즉 간경락의 어미 경락인 신(腎)경락의 수(水)혈을 보하고, 간경락을 억누르는 폐(肺)경락의 금(金)혈을 사하는 것이다. 사암침법은 일본으로 전파되어 오행 침법이라고 개칭되었으며, 그것 을 자기 네의 독창적인 침법이라 하니 애석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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