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tti Page Moon River
블루문이라고 들어보셨죠?
서울의 청담동인가 있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유명한 재즈 클럽 이름이어서 드라마 같은 데 많이 나오기도 했었습니다.
남자주인공이 여자주인공에게 고백한다고 피아노치면서 노래하는 장면에 이 클럽이 많이 나왔었죠.
그래서 한번 꼭 가고 싶었던 곳이었는 데, 여자 주인공이 없어서 아직 못가고 있습니다.ㅠㅠ
Blue Moon이란 정확한 어원을 보면 미국인지 영국인지 어느 농업연감에서 한계절(3개월)에 4번의 보름달이 뜰 경우
3번째 달을 가르키는 말로 처음 보고서에 사용되었다 하는 데, 그것이 언론에 발표되면서 어쩌다 두번째 달로 잘 못
기재가 된 후, 그렇게 굳어져 버렸다 합니다. 1930년대의 일이었다 하네요.
지금은 한달에 보름달이 두번 뜰 경우, 그 두번째 뜨는 보름달을 블루문이라 합니다.
그래서 이번 달 1일이 음력 7월보름이고 30일이 추석이니 추석날 달이 블루문이 됩니다.
근데 한달에 보름달이 두번 뜨기가 참 힘든 일이라 합니다.
이번 추석에 그렇게 되면 다음은 2015년이 되어야 된다네요.
그래서 블루문을 영어숙어로 하면 blue moon은 '매우 긴 기간',
once in a blue moon 하면 '아주 드물게' 이런 뜻이 됩니다.
블루문
아마 1999년도 가을으로 기억이 되는데, 이때 블루문이 있었습니다.
그 블루문에 제가 부산, 마산, 울산 인근의 친하던 친구들을 초대해서 다대포에서 전어를 먹었습니다.
부산 다대포 전어 맛이 특별납니다. 원래 다대포 앞바다에서 잡히는 전어가 씨알도 굵고 꼬소해서
옛날 사람들이 전어회를 안 먹을 때에도 이 곳은 가을엔 항상 전어를 먹던 곳이죠.
지금은 다대포 앞바다에서 별로 잡히지는 않지만, 여기서는 써는 방법이 길이로 길게 국수처럼 얇게 썰기 때문에
딴 곳에서 먹는 것하고 맛이 좀 특별나게 틀립니다.
가족까지 열댓명이 앉아서 회를 실컷 먹고 분위기가 아주 좋아져서 어느 카페의 방에 앉았습니다.
이때 분위기가 좋았던 것은 제가 1차를 다 계산했기 때문이 아닌가 추정이 되고 있습니다.
그 카페에서 가까웠던 두사람이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서로에게 섭섭했던 점이 화두가 되었습니다. 근데 그 이야기가 기가 막히게 끝난 겁니다.
정을 두고 바라보던 친구들 사이에서, 처음엔 상상도 못한 섭섭한 이야기를 서로 주고받더니
나중에 그 앙금을 전부 털어내고 환상적으로 마무리가 되어버린거죠.
적당한 취기와 보름달 속에서 분위기도 정말 고조되어서 지금도 그 추억이 생생합니다.
그래서 제가 알았던 첫 블루문의 기억은 정말로 좋은 기억이 되었습니다.
달은 서양에서는 늑대인간도 출몰하곤 하는 불길한 뉘앙스이지만
동양에서는 풍요와 다산의 상징이어서 소원을 빌곤 하는 푸근한 이미지입니다.
우리는 우리식으로 달을 바라보면 될 일입니다.
이번 추석 블루문에는 따뜻한 정이 흐르는 좋은 날이 되길 빕니다.
오드리 햅번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한 장면
달을 떠올리게 하는 노래를 생각하다 보니 아주 오래된 노래가 생각나는군요.
남성 중창단 블루벨즈의 1968년 노래입니다.
집시의 달
달이여 집시의 달이여
우리를 비치어다오
끝없이 흘러다니는
애달픈 집시의 달이여
망향의 슬픔을 안고
끝없는 유랑의 길손
외로운 집시의 달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