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달간 개인적인 사정으로 탁구생활을 살짝 등안시 했다가 지난 주 부터 다시 탁구를 시작했습니다. 기존에 다니던 탁구장의 경우에는 코치 선생님은 매우 훌륭하신 분이었는데 함께 연습할 회원님들이 극소수였던지라 이번에는 제법 월회원이 좀 있는 탁구장으로 옮겼더랬습니다.
저는 1년이 조금 넘는 시간동안 레슨을 받았지만... 실전 경험이 거의 전무한 지라...('기본 기술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을 때까지 절대 난 게임에 휘말리지 않으리라'라는 다소 괴팍한 신념으로 전 오로지 레슨과 연습에만 충실했습니다. 단식 2, 3게임이 지난 1년간 제 전적의 전부였습니다. --;;)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다시 운동을 시작한다는게 적지않은 심리적 부담을 줬습니다.
결국 새로 옮긴 탁구장도 한번에 들어서지 못하고... 첫날은 출입문 문턱에서 발걸음을 되돌렸고... 다음 날 2차 시도만에 문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운동을 시작했는데요... 다소 뻘쭘하긴 하지만 먼저 인사하고 먼저 친한 척하고(상대방이 다소 부담스러울 정도로... ^^)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그까짓거~ 그렇게 좋아하는 탁구를 위해 소심하고 자존심 강한 성격 한번 개조 못하랴!!'
라는 심정으로 사람들에게 다가섰더니... 무엇하나 거리낄 것도 없더라구요. 집사람은 저보고 지난 10년간 봐왔던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었다고까지 이야기를 합니다.(넉살 좋아졌다고...) 음... 지금도 그 새로 옮긴 탁구장이 아닌 다른 어떤 장소에서도 그렇게 넉살좋게 살아가는 사람은 아닙니다만...
어쩌겠습니까?? 탁구를 위해서 과감하게 이중인격의 삶을 선택했습니다.
가끔씩 탁구장에서 같이 연습할 분이 없다는 회원님들도... 까짓꺼~~ 마음을 다 비우고 한번 다가가 보세요. 공자님은 '길을 가는 세 사람이 있으면 그중 하나는 반드시 나의 스승이다'(三人之行必有我師)이라 하셨는데...
이제 겨우 '이립'(而立)에 불과한 나이지만... 제가 경험한 바로는... 탁구든, 인생이든... 모든 사람이 나의 스승이 되기에 충분한 요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정파든 사파든, 막탁구든 동네탁구든, 고수든 하수든, 다소 접근하기 쉽지 않은 성격의 소유자라 할지라도 먼저 웃으면서 다가서는 사람을 매몰차게 쫓아내는 악인은 거의 없습니다.
좋은 것만 배우고 좋은 것만 전하겠다는 바른 마음가짐만 유지할 수 있다면... 다양한 사람들에게 먼저 마음을 열고 함께 탁구생활을 전개해 나가는 것 역시... 탁구실력이 느는 기쁨과는 또 다른... 뭔가 자신 스스로 더 원숙한 인격을 키워나아가는 기쁨과 자신감을 주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함께 운동할 사람이 없어서 고민이신 여러 회원님들...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가 보세요!!"
첫댓글 ^_________________^
넵... 가끔씩... 탁구장에서 매일 매일 얼굴보고.. 탁구치는 사람이지만서도 자존심 때문에 마음상한적이 가끔 있지요.. 조금만 겸손하고 굽히면 될껄... 나이도 어린데... 왜케 그게 힘든지... 좋은 충고 감솨합니다..^^
초보시절에 고수분들과 공한번 나눠보고 싶었었는데, 그말 한마디가 꺼내기 어렵죠...^^ '저런분들이 나랑 쳐주겠어?' 하는 생각을 먼저 하게되니까요. 그런데 저희코치님이 제게 그러시더군요. '크리스씨는 고수되면 초보분들이랑 안쳐줄겁니까?? 다 같은 거예요 가서 한게임 하자 그래요.' 그래서 그날 코치님 붙잡고
발리연습 했다는...-_-;;; 농담이고...^^ 먼저 다가가서 한게임 부탁드리면 어떤분이든지 거절 안하시더라고요. 거절하시더라도 아주 미안해 하시고...^^ 운동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어디가겠습니까? 다 같은 입장을 겪어 오신 분들일텐데 말입니다....^-^
예. 가슴에 와 닿는 말씀이네요. 저두 탁구장 생활한지 5개월 정도 되가는데, 처음에 내가 먼저 다가가자는 생각으로 넉살(전 절대 그런성격이 못됩니다)좋게 아무리 저보다 어려 보여도 꼭 먼저 인사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1개월 만에 회원 대부분이 스스럼없이 대해 주시더군요. 물론 열심히 탁구 쳐야 되는건 기본이구요
어떤 사람은 자기보다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절대 먼저 탁구하자는 얘기 안 합니다. 아마 그 사람은 뱃속에서 배워 나온 모양이지요. 반면 탁구를 처음 하는 사람에게 함께하자는 사람이 대부분이라 생각합니다.
# 그 사람의 탁구 치시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 분의 마음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나 혼자만의 느낌은 아니겠죠 ^^*^^ ! 아마 자신의 탁구를 자세히 한번 관찰 하시면 자신의 모습을 발견 하실수 있을것 같습니다. 오고 가는 탁구공속에 사랑의 마음도 함께 핑~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