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서) 위키피디아 영문판 (번역) 크메르의 세계
이 게시물은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인도문화권 전반에서 사용 중인 역법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따라서 크메르력의 기원에 대해 전체적 조망을 가능하게 해주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이 게시물에서도 크메르 전통 역법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만, 크메르 전통 달력만을 이해하기 위한 게시물을 하나 더 추가로 배치하였으니 참조하기 바람.
● 바로가기 : "[역법] 크메르력 : 크메르 짠끼떽 달력" |
크메르력 : 남방 불교력
Buddhist calendar
"불교력"(Buddhist calendar)은 캄보디아, 라오스, 태국, 버어마(미얀마) 등의 내륙 동남아시아와 스리랑카에서 사용되는 역법으로 몇 가지 변형된 형태를 갖고 있다. 이는 태음태양력(lunisolar calendar: 음력과 양력을 동시에 나타낸 달력)의 한 종류로 29일과 30일로 된 달들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며, 윤일 하루와 윤달 1개월을 더해 하나의 주기(1년)를 구성한다. 어떤 버전이든 원래는 3세기 경의 저술인 인도의 천문 수학서인 <수랴 싯단따>(Surya Siddhanta [수리야 싯단타])의 원형에 그 기원을 둔 것이다. <수랴 싯단따>의 현대적 변형도 존재하는데, 이 두 가지 모두 현대 인도의 다양한 버전의 "힌두력"(Hindu calendars)에 사용되고 있다. (주1) (주2)
(주1) J.C. (John Christopher) Eade. The calendrical systems of mainland south-east Asia. Leiden: E.J. Brill, 1995.
(주2) J.C. (John Christopher) Eade. Southeast Asian ephemeris. Ithaca, NY: Cornell Southeast Asian Program, 1989.
(크메르의 세계 해설) <수랴 싯단따>에 대한 한국의 전문 학계의 연구는 존재하지 않는다. 만일 이것을 연구한다면, 인도철학, 불교학, 인도학 전공자 가운데 누군가 해야 할 것인데, 현재 이 분야를 연구할 전문인력은 1~2명밖에 존재하지 않으며, 그들에게 부여된 과제는 너무 많아 손댈 여력이 없을 것이다. 물론 <수랴 싯단따>의 번역어도 존재하지 않다. 굳이 산스끄리뜨어의 의미를 파악해본다면, "수랴"(Suriya)는 "태양"을 의미하며, "싯다"(Siddha)는 "완성"을, "안따"(Anta)는 "끝" 혹은 "궁극"을 의미하므로, "수랴 싯단따"는 "태양의 궁극적 완성"으로 직역할 수 있다. 그러나 철학이나 과학적 전문용어로 사용할 때 "싯단따"라는 산스끄리뜨어 복합어는 "철저한 연구" 혹은 "철저한 규명", "완전한 분석"과 같은 의미를 가지므로, 의미상으로는 <태양[의 운행에 관한] 철저한 규명>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이고, 전통적인 한문권 학자들의 번역방식을 따른다면, <일성취>(日成就) 혹은 <일극성취>(日極成就)로 번역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일본어권 역시 이에 대한 연구는 미진한 것으로 나타나, 그다지 참조할만한 번역의 선례들이 아직 한문권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일단 원어의 발음대로 표기해놓았다. |
윤년과 윤달 체계
태음태양력의 윤일체계는 일반적으로 매 19년마다 7개월의 윤달(adhikamasa), 그리고 매 57년마다 11일의 윤일(adhikavara)을 보정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는 실제 계산 결과에 대해 대충 끼워 맞춘 것이다. 1년을 365.25875일로 본 것은 "마하유가"(mahayuga: 인도 고대의 우주론에서 세계가 생주이멸의 과정을 겪는 한 주기)의 주기인 432만년을 기준으로 한 것이고, 전체 난들 및 년들에서 공통되는 5,400을 빼고 간단하게 800년 당 29만2,207일로 계산한다. 이 역법에서의 1년은 현대의 항성년(sidereal year)보다 약간 더 길며, 당연히 태양년(tropical year)보다도 길다.
힌두 문화권의 역법에서는 천문학적 관행에 따라 추가적인 윤달과 윤일들을 더하기도 하고 빼기도 한다. 반면 동남아시아에서는 이러한 추가를 늦추는 편이다.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의 불교력은 윤달이 있는 행에는 윤일을 추가하지 않는다. 반면 버어마와 스리랑카의 불교력은 윤달이 있는 해에만 하루의 윤일을 추가한다.
따라서 남방의 불교력에도 4가지 형태의 태음태양력이 존재하는데, 각각 354일, 355일, 384일 혹은 385일을 1년의 주기로 한다. 이러한 윤일보정체계는 태양력을 기준으로 한 것이지만, 실제 사용되는 것은 항성년으로 역사적으로 그 1년 주기를 점차로 늘려온 것이다.
○ 태양일과 항성일(Solar and Sidereal Day) : 우리의 시간은 태양일에 기초하여 흐르고 있으며 태양은 별들에 대해 매일 1도씩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는 곧 우리가 오랜 기간을 두고 별들을 관측하게 되는 경우 별들이 매일 4분씩 일찍 뜨고 지게 되는 것을 뜻한다. 우리의 시계는 하루가 24시간이라는 것에 기초하므로 별들이 매일 4분씩 일찍 뜨고 지는 것은 별들이 23시간 56분의 주기로 일주운동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간주기는 별들에 대해 측정되는 값이므로 우리는 이를 항성일(sidereal day)이라 한다. 이것은 지구의 실제 자전주기이며 지구가 궤도의 어디에 있든 항성일의 길이는 언제나 같다. 항성일은 항상 23시간 56분이다. 한 달(30일) 후 별은 예전에 뜨던 시간 보다 무려 두 시간(30일 × 4분/하루 = 120분)이나 일찍 떠오른다. 일년 후에 이 별은 다시 오늘 떠오른 시각에 뜰 것이다. .... (중간생략) ... 지구 자전축의 세차운동은 항성시와 태양시의 또 다른 차이점을 말해준다. 이것은 일년의 길이가 어떻게 측정되느냐를 통해 알 수 있다. 일년은 지구의 공전주기로 정의된다. 그러나, 만일 우리가 태양의 위치로 방향을 잡아가는 경우 별들의 위치를 이용하는 것보다 약 20분이나 짧아진 시간차를 발견하게 된다. 별자리들이 360도의 완전한 원궤도를 그리고 다시 초기 위치까지 돌아오는데 걸리는 시간을 항성년(sidereal year)이라고 한다. 이 시간은 지구가 태양 주위를 한 바퀴 도는데 걸리는 정확한 시간으로 365.2564 태양일과 같다. 세차운동으로 인한 항성 좌표의 이동은 태양이 1항성년 후 천구적도에 대해 정확히 초기점으로 돌아올 수 없음을 의미한다. 태양년(tropical year)은 태양이 춘분점에서 시작하여 다시 춘분점까지 오는데 걸리는 시간이다. 이 시간은 365.2422태양일이고 우리의 달력은 이 태양년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몇 천년 후까지 우리가 태양년을 바탕으로 하는 달력에 따라 생활한다며 , 항성년과 태양년 사이 20분의 시간차는 여름이 몇 개월이나 일찍 오게 할 것이다.(출처: 네이버지식) |
달(月)의 명칭
월 |
산스끄리뜨 |
싱할리어 |
고-버어마어 |
크메르어 |
태국어 |
1월 |
Caitra |
Bak |
Tagu |
마까라 |
막갈라 콤 |
2월 |
Vaisakha |
Vesak |
Kason |
꼼페아 |
꿈파 판 |
3월 |
Jyestha |
Poson |
Nayon |
미니어 |
미나 콤 |
4월 |
Ashadha |
Æsala |
Waso |
메이사 |
메사 욘 |
5월 |
Sravan |
Nikini |
Wagaung |
우사피어 |
풋사파 콤 |
6월 |
Bhadrapada |
Binara |
Tawthalin |
미토나 |
미투나 욘 |
7월 |
Asvina |
Wap |
Thadingyut |
꺼꺼다 |
깔라까다 콤 |
8월 |
Karttika |
Il |
Tarzaungmon |
사이하 |
싱하 콤 |
9월 |
Margasirsha |
Undhuvap |
Natdaw |
깐냐 |
깐야 욘 |
10월 |
Pausha |
Dhuruthu |
Pyatho |
똑라 |
뚤라 콤 |
11월 |
Magha |
Navam |
Tabodwe |
윗체다 |
풋찌까 욘 |
12월 |
Phalguna |
Mædhin |
Tabaung |
트누우 |
탄와 콤 |
※ 위에서 크메르어와 태국어 명칭은 양력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일반적인 해에는 3월(Jyestha/Nayon)에 윤일을 넣어 30일로 만들어 줌으로써, 매 달이 29일과 30일로 교차되고, 4월(Ashadha/Waso)을 중복시켜 윤달을 넣어준다. 매 달의 절반 15일은 [달의 운동 상] 팽창기이고, 나머지 절반(14-15일)은 [달의 운행 상] 감소기이다.
("크메르의 세계" 추가사진)
캄보디아의 가정에서 사용하는 생활용 달력의 모습. 양력 2008년 3월 6일에 촬영된 것이다. 가운데에 가장 큰 글씨로 영문이 적혀 있고, 좌측으로 크메르어 및 크메르 수자로, 그리고 우측엔 "양력 3월 6일"이란 한문이 적혀 있다. 캄보디아는 전통적인 크메르력(남방 불교력의 일종)을 사용하지만, 화교들의 영향으로 음력도 사용한다. 하단의 29일이 바로 음력 날짜이다. 한문으로 29를 표기할 때 "2"를 의미하는 "二"(이) 자를 사용하지 않고, "스물"을 의미하는 "廿"(입) 자를 사용하는 것이 이채롭다. 또한 물론 중국인들의 영향이겠지만 극동권과 동일하게 12지(띠동물)를 사용하는 관습으로 그날의 60갑자도 보여주는데, 사진 속의 날은 "을사"(乙巳)일로 뱀 그림이 그려져 있다. (사진출처: www.flickr.com)
버어마 달력의 예
정상적인 해 |
윤 년 |
Tagu |
29 일 |
|
29 일 |
Kason |
30 일 |
|
30 일 |
Nayon |
29 일 |
|
30 일 |
Waso |
30 일 |
제1 Waso |
30 일 |
|
|
제2 Waso |
30 일 |
Wagaung |
29 일 |
|
29 일 |
Tawthalin |
30 일 |
|
30 일 |
Thadingyut |
29 일 |
|
29 일 |
Tazaungmon |
30 일 |
|
30 일 |
Natdaw |
29 일 |
|
29 일 |
Pyatho |
30 일 |
|
30 일 |
Tabodwe |
29 일 |
|
29 일 |
Tabaung |
30 일 |
|
30 일 |
12 개월 |
354 일 |
13 개월 |
385 일 |
윤년에는 Kason, Nayon, 제1 Waso와 제2 Waso가 각각 30일씩 갖고 있어서 "사평상월"(four even continuous months)이라 불린다.
년도표기
각 년도의 주기는 12 궁도(zodiacal signs, 宮圖)를 가진 항성년과 일치하며, 1월(Caitra/Tagu) 6일부터 2월(Vaisakha/Kason) 5일 사이의 어떤 한 날에 시작된다. 그 경우 나머지 달들이 차례로 그 다음해의 시작이 된다. 그러므로 특정한 해에는 그 달의 일부 날들이 생략되며, 다음해에는 그 달의 시작과 끝에 동일한 날짜순서를 갖게 된다. 년도표기법에는 4가지가 있다.
이들 년도들은 모두 경과년으로 기준년도를 1년이라 하지 않고 0년이라 하는데, 그 해에는 아직 한 해가 완전히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0년에 적용된 날짜는 태양력의 처음과 동일하게 "태양"(Sun)으로 시작되며, 훗날 "춘분점 세차"(precession of the equinoxes)를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진 그레고리력(Gregorian calendar: 오늘날의 양력)에서도 사용되었다. 0년의 시작시점부터 이러한 계산이 시작되지 않아, 불기에서 명백히 불일치하는 부분을 설명할 때는 한꺼번에 그 날들을 보정했다. 기원전 544년을 기준으로 하는 체계는 4일을 차감한 것이고, 기원전 543년을 기준으로 한 체계는 369일을 차감한 것이다.
붓다의 생몰연대에 관한 이설들
불기(佛紀, The Buddhist Era)는 석가모니 붓다의 열반일(서거일)을 기준으로 한 것인데, 그 생몰연대에 대해 기원전 544년 설과 기원전 483년 설이 양립하고 있다. 기원전 483년 설은 독일의 불교학자 빌헬름 가이거(Wilhelm Geiger)가 제시한 것으로, 그는 고대 남아시아 역사의 기본 사료인 <디빠왕사>(Dipawamsa, 島史)와 <마하왕사>(Mahawamsa, 大史)를 연구하여 이러한 결론을 제시했다. 이 사료들은 아쇼까(Asoka) 대왕의 즉위일을 붓다의 열반일로부터 218년 이후라고 적고 있다. 또한 아쇼까 대왕의 조부로 마우랴(Maurya [마우리야]) 왕조의 개조이자 아쇼까의 조부인 짠드라굽따(Chandragupta [찬드라굽타]) 왕이 등극한 것은, 열반 162년 후이며 아쇼까 대왕 즉위보다 56년 앞선 것으로 되어 있다. 당시 인도에 사신으로 갔던 그리스인 메가스테네스(Megasthenes)의 기록에 따르면 짠드라굽따 왕의 즉위는 기원전 321년에서 2년 안쪽의 언제인가로 되어 있다. 따라서 이에 따르면 붓다의 열반은 기원전 485년부터 481년 사이인데, 이는 대승불교(Mahayana Buddhism)의 불기원년인 기원전 483년과 매우 잘 들어맞는 학설이 된다.(주3) 가이거에 따르면, 대승불교권과 남방불교권의 불기가 차이가 나게 된 것은 우다야 3세(Udaya III : 946-954 혹은 1007-1015 재위)와 쁘락깜마 빤댜(Pârakkama Pandya: 1046-1048 재위) 왕이 통치하던 중간의 어느 시점에, 세일론(스리랑카)이 극도의 불안정에 휩싸이면서 발생한 일로 보았다.(주3)
하지만 서기 428년에 중국에 같던 사신은 차차모하난(Cha-cha Mo-ho-nan)이 보낸 사자였다고 하는데, 아마도 이는 이 시기에 정권을 잡고 있던 "마하나마 국왕"(Raja Mahanama)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주4) 또한 중국의 구법승(求法僧) 현장(玄奘, Xuanzang) 법사에 따르면, 그는 서기 642년에 스리랑카를 방문하려 했다고 한다. 하지만 [아마도 깐치뿌람(Kanchipuram [캄치푸람])에서 만났을] 스리랑카 승려가 왕국 안네 큰 혼란이 있다고 전해주어 여행계획을 단념했다고 한다.(주5) 현장이 언급한 시기는 서기 632-634년 사이에, 악가보이 3세 스리상가보(Aggabodhi III Sirisanghabo), 젯타 띳사 3세(Jettha Tissa III), 그리고 다토빠 띳사 1세 핫탓빠트(Dathopa Tissa I Hatthadpath) 사이에 벌어졌던 격렬한 왕권다툼과 일치한다.
최근의 인도학(indological studies) 학계에서는 붓다의 열반이 이보다 더 늦은 시기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1986년 독일의 괴팅겐(Göttingen)에서 열린 학술대회에는 세계의 주요한 학자들이 참석했는데, 붓다의 열반 시기를 기원전 440-360 사이일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이 결론의 근거는 <디빠왕사>(Dipawamsa, 島史)나 <마하왕사>(Mahawamsa, 大史)가 아닌 티벳불교의 전승서에 근거한 것으로, 이 사서는 수수나가(Susunaga) 아들이자 인도의 왕이었던 깔라소까(Kalasoka)를, 빈두사라(Bindusara)의 아들인 아쇼까 대왕과 동일시하는 등 약간의 변형을 거친 것이다.(주6)(주7) 또한 스리랑카의 역사서들이 보다 이른 시기에 저술된 것이란 점과 스리랑카에서 불교의 대장경(大藏經: 빨리어 삼장)이 이른 시기에 결집되었다는 점도 고려해야만 할 것이다.
(주3) Geiger (Tr), Wilhelm (1912). The Mahawamsa or Great Chronicle of Ceylon.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for the Pali Text Society). p.300. http://lakdiva.org/culavamsa/vol_0.html.
(주4) S G M Weerasinghe, A history of the cultural relations between Sri Lanka and China: an aspect of the Silk Route, Colombo: Central Cultural Fund, 1995, ISBN 955-613-055-1, p.40)
(주5) Stephen Spencer Gosch, Peter N. Stearns, Premodern Travel in World History, Routledge, 2008; ISBN 0415229405, p.93
(주6) L. S. Cousins, 'The Dating of the Historical Buddha: A Review Article', Indology: Resources for Indological Scholarship
(주7) Charles S. Prebish, 'Cooking the Buddhist Books: The Implications of the New Dating of the Buddha for the History of Early Indian Buddhism', Journal of Buddhist Ethics |
추가로 참조할만한 항목
외부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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