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님의 입원으로 여행을 갈 수가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컴퓨터의 고장까지...
누님의 갑작스러운 고혈압으로 갑자기 입원하였으나 정상으로 회복하여
퇴원하였다. 처음에는 절벽에 떨어지는 심정이었는데 다행이다.
절벽에서 떨어지다가 나무에 걸려 살아난 사람은? 덜 떨어진 사람이 아닌가?
나이가 먹으면 언제 닥칠지 모를 병마... 항상 성인병에 조심하여야한다.
‘예방의 1온스는 치료의 1파운드와 같다.’는 영국 속담... 실감이 간다.
건강과 다식(多食)은 동행하지 않으며, 입이 차고 다리가 따듯하면 장수한다.
그래서 건강한 몸은 정신의 사랑방이며, 병든 몸은 감옥에 간 것과 같다.
10여일을 온 가족이 간병을 하니 비상에 걸려 여행을 갈 수가 없었다.
누님의 퇴원과 함께 마침 ‘대전MBC 3색 겨울 테마기차 여행’을 주제로
‘단양과 함께 하는 환상선 기차여행’이 1월 16일 대전역을 출발하였다.
아침 6시 20분, 집을 나서 버스를 탔는데 뒤 출입문이 고장이 났다.
도착시간이 늦어 택시를 탈까 망설였는데 늦지는 않아 다행이었다.
운전기사는 임시 조치로 뒷문을 봉쇄하고 앞문으로만 출입을 허용하였다.
자동차가 고장이 나서 걱정은 되었지만 다행히 늦지 않아 감사한 마음이다.
고장도 원망스럽지만 침착하게 응급조치한 기사가 더 고맙게 느껴진다.
대전역에 도착하니 주관 여행사의 안내방송에 의해 300여명이 운집하였다.
7시 20분에 출발한 기차는 신탄진, 조치원, 청주를 거쳐 제천으로 간다.
충북선은 몇 차례에 걸쳐 주변 관광 코스를 안내하여 생략한다.
열차 안에서 가이드의 오늘 일정을 듣고 창밖을 바라보며 떠났다.
가이드는 기도드릴 사람은 현 좌석에 앉고 희망자는 이벤트 칸으로 가란다.
가무(歌舞)로 이어지는 이벤트 칸... 성가실 정도로 시끄럽겠지...
‘성가신 것’은 귀찮은 뜻으로 얼굴이 초췌하여 건강이 안 좋은 뜻에서 유래되었다.
가족 단위, 퇴직한 노부부, 젊은 쌍쌍으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부부 간, 가족 간, 사제 간, 친구 간... 오늘 같이 여행을 통하여 정이 깊어진다...
지팡이 짚고 다니면 내 목숨이 아닌 것처럼... 더 늙기 전에 여행을 다녀야한다.
아무리 돈이 있어도 건강이 나쁘면 부리 빠진 독수리요, 발톱 빠진 사자다.
이제 나도 연금(年金) 생활... 연금(軟禁)생활이 아니라 자유만 있을 뿐이다.
월급 속에는 사장의 욕도 포함되는 법... 자유가 억류되는 것이 아닌가?
퇴직 날짜를 잡아놓고 여행을 하니 야릇하다... 운명이 이런 것인가?
운명을 겁내면 운명에 먹히고 운명에 도전하면 운명이 길을 비켜주는 법...
먼동이 떠오르는 아침... 햇살이 유난히 눈부시다. 청주에 도착한다...
청주 주변의 넓은 들녘... 겨울 여행은 만목황량(滿目荒凉)하다.
아침을 하는지 곳곳의 굴뚝에서 연기가 난다... 아궁이에 나무 땔 때가 그립다...
청주공항을 지나니 내수역... 운보의 집과 손병희 선생 유허지...
증평을 지나면 음성... 원남면 상당리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생가...
역사의 인물들이 이곳에서 출생하였거나 연관이 있다.
세상을 다스리는 인물은 큰 덕(德)으로 하는 것이지, 작은 혜택의 나눔이 아니다.
마치 해결하지 못 할 국민연금과 신용카드 등... 선심(善心)정책에 의하여 후임
정권은 고통으로 이어지게 하였으니 시정잡배(市井雜輩)같은 정치인이 아닌가?
하기야 양심 있는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나 모두 시꺼먼 것은? 그림자다.
국민을 다스릴 때는 확실한 이해와 설득... 그리고 책임을 통감해야한다.
세기적 인물인 반기문 총장님...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분쟁지역을 다니신단다.
나 같은 실업자도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때가 있다. 머리 감을 때가 아닌가?
음성을 지나면 소이와 주덕을 지나 충주에 닿는다.
충주하면 달내강... 속리산에서 발원하여 괴산댐을 거쳐 탄금대로 흐르는 강이다.
임진왜란 때의 이여송 장군... 물을 마셨는데 달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충주역에서 왼편으로 바라 본 탄금대(彈琴臺)... 신립 장군이 패한 곳이다.
또한 악성(樂聖) 우륵이 고향인 가야를 그리며 가야금을 탄 곳이다.
그리움... 북에 두고 온 이산가족... 우리의 통일은 언제 이루어지나 요원하다.
정권이 바뀔 때 마다 내가 하겠다고 지도자는 말하지만 벌써 분단 60여년...
유치환의 시(詩)... ‘님은 뭍같이 까딱 않는데’처럼 북(北)의 변화가 없다.
조금 지나면 목행역... 나주와 함께 충주비료공장이 있던 곳이다.
쌀의 자급자족... 통일벼가 농업 혁명을 일으켰다.
비료 생산과 벼 품종 개발... 특히 수확량이 많았던 통일 벼...
그 뒤 짚의 길이를 짧게 개발하여 태풍에도 벼가 덜 넘어지도록 연구하였다.
‘식량은 산술급수로 증가하고 인구는 기하급수로 증가한다.’는 경제원칙...
세상이 요지경(瑤池鏡)이 되어서 그런지 쌀은 남고 인구는 줄고 있다.
瑤池鏡... 유리를 삼각형으로 맞대고 그 안에 색종이를 넣어 착시현상을
유도한 물건이다.
남한강을 건넌다. 충주댐이 완공되기 이전... 오석(烏石)채집 장소다.
‘황금을 알기를 돌같이 하라.’는 최영장군... 돌 채취... 잘못 말씀하신 것 같다.
또 하나... 일제 때 ‘뭉치면 살고 헤어지면 죽는다.’는 이승만 박사 말씀...
술꾼은 뭉치면 죽고 헤어지면 사는데... 이제 여행길은 제천방향으로...
남한강을 건너 여행길은 삼탄, 공전, 봉양을 거쳐 제천으로 간다.
충주호로 유입되는 이곳 냇물은 어느 곳보다 산수(山水)가 수려(秀麗)한 곳이다.
인등터널을 지난다... 이곳의 산 이름이 천등산, 인등산, 지등산이다.
천지인(天地人)과 같다. 퇴직을 앞둔 내 마음... 돌아올 수 없는 인생길...
오늘같이 열차를 타면 돈을 내야하는데 인생길은 무임승차가 아닌가?
그리고 연습도 없다. 중도하차도 안 된다. 목적지도 없는 미지(未知)의 길이다.
내가 갖은 것... 뜨거운 마음으로 고맙게 생각하며 쥔 것도 없으니 빈손으로 주자.
불교에서 행하는 것처럼 하루 세 번, 백팔배(百八拜)... 그러나 30번이나 하려나?
내 인생 다시 학교로 돌아간다면 요지도(要指導) 학생과 같이 하고 싶다.
그래서 무의미하게 퇴직하는 것보다 죽는 날까지 인생을 아름답게 설계하자.
삼탄역을 지나니 물 따라 터널로 이어지는 철길... 눈(雪)이 보인다.
중앙선 봉양역... 제천을 지나니 주변에 석회석 채취로 산이 흉물(凶物)이다.
삼천리표, 천마표... 주변에 시멘트 채석장이 있는 심곡역... 눈으로 쌓였다.
산천 구경이 좋고 밖에 나가면 추위도 대비할 겸 마른안주에 소주 한잔... .
왼편으로 오늘의 여행지인 도담삼봉을 지나며 바로 단양역으로.....
중간에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 안내판... ‘아버지가방에들어가신다.’처럼...
띄어쓰기라도 잘해 놓아야 읽지... ‘수양개 선사 유물 전시관’? 수양개?
마을이름인가? 지역이름일 경우는 법정 면이나 리로 지어야하는 아쉬움이다.
가이드는 이곳 유물 전시관은 구석기 시대의 유물을 전시한 곳이란다.
10시에 단양역... 도담삼봉으로 버스를 갈아타기 위하여 끼리끼리 내린다.
끼리끼리?.. 코끼리 두 마리가 싸움을 하다가 둘 다 코가 빠졌을 때가 아닌가?
철길 옆의 초가삼간과 역 광장의 도담삼봉 모형도... 단양을 각인(刻印)시킨다.
개찰구 앞에 오늘 안내 할 문화유산해설사가 나와 정중하게 우리 일행을 맞이한다.
역 앞의 나무들이 모습이 좋다... 하지만 충남도청의 울타리... 향나무 생각이 난다.
50년 전에도 깨끗하던 향나무... 연전(年前) 데모 때문에 향나무가 타버린 생각...
울화통이 터진다. 하기야 가장 많이 불타는 나라는? 불란서(佛蘭西,프랑스)...
가장 폭력배가 많은 나라는? 칠레... 굶는 사람이 많은 나라는 헝가리가 아닌가?
역사와 문화가 살아있는 곳... 사계절이 아름다운 단양... 청정 문화관광도시다.
상진대교를 건너 재래시장으로 가는 길... 주변에 관광 안내판이 많다.
충주호 건설로 단양읍 전체가 수몰(水沒)되어 이곳으로 이주한지 20여 년...
단양 관광을 맞이하는 단양관광호텔과 대명 리조트... 도시 계획이 잘 되어 있다.
1일과 6일에 개장하는 단양 재래시장... 버스에서 내려 장 구경이 시작된다.
단양 역(驛)은 읍내와 멀리 떨어져 있다. 수몰(水沒)로 이주하였으니 당연하다.
단양 재래시장에 내리니 곶감 40개에 만원...
곶감... 꼬쟁이에 꽂아놓은 감이라 원래는 꽂감이다. 곶감에 대하여 말이 많다.
호랑이에 대한 전설이외에 알뜰히 모아 둔 것을 힘들이지 않고 하나씩 빼어
먹어 없앨 때 ‘곶감 꼬치에서 곶감 빼 먹듯’한다든가,
비웃을 때 ‘곶감 죽을 쑤어 먹었나?’ 쉬운 일일 때 ‘당장 먹기엔 곶감이 달다.’
연달아 재수가 좋을 때 ‘곶 감 죽을 먹고 엿 목판에 엎드러졌다.’는 등
곶감에 대한 속담... 애증(愛憎)의 정이 많다.
비집고 들어가기 알맞은 재래시장... 어려서 시골 장 내음이 물씬 풍긴다.
조용필의 노래...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는 화개장터처럼...
시장을 가로질러 나룻 터로... 강 건너 양백폭포... 밤에 불빛만 있다면...
사진 몇 카트... 재래시장을 돌고 다시 버스로... 예정된 시간 11시다.
이제 남한강을 따라 터널을 지나니 도담 삼봉으로 가는 길이다.
문화유산 해설사의 안내 방송... 마이크가 없으니 뒤에서는 듣는 둥 마는 둥...
10여분 후 도담삼봉에 도착한다.... 도담리 남한강 한복판에 봉우리 세 개...
누가 만들었을까? 신이 창조한 아름다운 조화다.
도담삼봉... 가운데 늠름하게 버티고 있는 봉우리는 남편 봉...
남편 봉 곁에 교태(嬌態)를 머금은 듯 서 있는 남쪽 봉은 첩(妾)봉...
이를 외면한 듯 얌전히 있는 북쪽 봉은 처(妻)봉이라 불린다.
嬌態... 예쁘고 아름다운 모습이 아니던가?
조선 개국 공신인 삼봉 정도전(鄭道傳)...
그는 맑고 푸른 물이 흐르는 이곳 남한강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곳이다.
이성계를 추대하여 조선을 개국한 일급 막료(幕僚)인 鄭道傳...
하지만 1차 왕의 란으로 태종 이방원에게 참수(斬首)를 당하였다.
그는 성리학, 외교, 행정 등 다방면에 뛰어났으나 줄을 잘못 섰으니...
역사는 도도히 흐르는 물길 속에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요즘 우리나라도 정권의 이양기... 해바라기처럼 옮겨 다니는 철새 정치인...
지난번 김정일 앞에서 뻣뻣하게 서있는 김장수 국방부 장관을 보아라...
아마 김장관은 총선에서 어느 지역구를 택하더라도, 아니 다음 대선에 출마해도
부끄럽지 않으리라. 바로 이것이 불사이군(不事二君)이 아닌가?
파렴치한 정치인... 차라리 부처님께 잘 되어 달라고 공양을 하지 말고,
배고픈 사람, 밥이나 먹이며 살라고 권하고 싶다... 이제 나도 점심시간이다.
정도전이 어린 시절 청유(淸遊)하였던 도담삼봉...
강원도 정선에 있던 삼봉산이 장마에 떠내려 와 단양은 정선에 세금을 냈다 한다.
정도전은 ‘우리가 삼봉을 정선에서 떠내려 오라 한 것도 아니요, 오히려 물길을
막아 피해를 보고 있어 아무 소용이 없는 봉우리에 세금을 낼 이유가 없으니
필요하면 도로 가져가라...’고 하여 세금을 내지 않게 되었다는 이야기...
단양 군수였던 퇴계 이황은 나룻배를 타고 남편봉인 중봉에 올라 시 한수를
읊으면 신선이 된 느낌을 받는다 하였단다.
그의 시 한 수하나... ‘산은 단풍잎 붉고 물은 옥같이 맑은데 /
석양의 도담삼봉엔 저녁놀 드리웠네.
신선의 뗏목을 취벽에 기대고 잘 적에 / 별빛 달빛아래 금빛파도 너울지더라.’라는
주옥(珠玉) 같은 시(詩)를 남겼다.
도착하자마자 식사시간이다. 300여명의 식사... 버스마다 분산된 것 같다.
우리가 간 대원식당(422-9709)... 비빔밥, 올갱이국, 김치찌개, 도토리묵 밥...
선택하란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당연히 해장국인 올갱이국...
차림표 가격 6,000... 단체이니까 4,500원... 기타 음식 주문은 본인 부담...
단체 손님을 받은 식당이지만 맛이 훌륭하다. 소개하고 싶은 식당이다.
과로한 탓인지 갑자기 코피가 난다... 잠시 쉰 후 석문(石門)으로 갔다.
계단을 타고 오르는 길... 눈이 조금씩 있어 미끄럽다. 위에 팔각정인 이향정이다.
멀리 소백산 국망봉과 비로봉... 코앞에 고드름 하나... 시야가 한 눈에 들어온다.
설경(雪景)이다. 강 건너 평화로운 마을... 오늘같이 전망 좋은 날이 또 있으랴?
팔각정에서 조망(眺望)한 후 石門으로... 눈길로 내려간다. 산 속의 육교인가?
동양 제일의 웅대한 石門이 한 눈에 들어오면서 그 아래 강물이 흐른다.
그 굽어진 모습이 마치 무지개처럼 보인다. 사진 한 장을 찍었다.
뒤 따라온 40대 정도 보이는 자칭 신혼 부부 한 쌍... 사진 촬영을 부탁한다.
그들은 분명 중년 부부인데... 처녀와 아주머니와 할머니는 어떻게 구분할까?
처녀는 처음 하는 여자... 아주머니는 아주 많이 한 여자...
할머니는 할 만큼 한 여자로 구분한다면 어떨까?
옛날 하늘나라에서 물을 길러 내려온 마고할미... 운명의 장난인가 비녀를
잃어 버렸으니... 비녀를 찾으려고 흙을 손으로 판 것이 논 99마지기...
그녀는 술과 담배를 좋아하면서 천수를 누리다가 죽어 바위가 되었는데...
지금도 긴 담뱃대를 물고 술병을 들고 있는 모습의 마고할미 바위가 있다.
역사는 야릇한 전설로 이어지면서 믿는 둥 마는 둥 넘어간다.
마고할미의 전설이 깃든 석문에서 다시 도담삼봉 광장으로...
날씨가 추운 탓인지 카메라가 작동이 안 된다. 비상 건전지라도 가져와야 하는데...
호주머니에 카메라를 넣고 잠시 기다리니 다시 켜진다.
내려오는 길에 음악분수대... ‘단양에 오면 특별한 것이 있다.
빛과 물안개가 어우러진 환상의 오락...
춤추는 음악분수와 함께 추억 만들기’... 하지만 겨울이라 물이 없다.
‘조국의 미래 청년의 책임’ 한국청년회의소인 JC(Junior Chamber) 안내문이다.
20세 이상 42세 이하의 청년이 ‘지도역량개발, 지역사회개발, 국제와의 우호증진’
이라는 3대 이념을 실천하는 봉사단체다.
그 유래는 20C 초 미국에서 교통사고를 본 기젠비어가 교통사고의 재발을
막고 지역사회의 문제점을 해결하겠다고 창시하였다.
도담삼봉 앞의 정도전 좌상(坐像)과 그의 시비(詩碑)하나...
‘선인교(仙人橋) 나린 물이 자하동(紫霞洞)에 흐르르니
반천년(半千年) 왕업(王業)이 물소래 뿐이로다.
아희야 고국흥망(故國興亡)을 무러 무상하리오,’
조선 개국 공신으로써 이태조의 총애(寵愛)를 받았던 정도전...
그는 누구보다도 고려의 흥망성쇠에 감회가 깊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역시 고려의 녹을 먹었으니 인생무상을 느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방원에게 토사구팽을 당하였으니 세상은 영원한 친구도, 적도 없다.
토사구팽(兎死狗烹)... ‘토끼가 죽으면 토끼를 잡던 사냥개도 필요가 없으니
개는 주인에 의하여 삶아 먹힌다.’는 뜻이다.
초(楚)나라 항우(項羽)와의 전투에서 이긴 한(漢)나라의 유방(劉邦)...
그는 일급 참모인 한신(韓信)을 죽일 때 한신이 狡兎死良狗烹에서 유래한 말이다.
나르는 새를 다 잡으면 활은 곳간에 쳐 박혀 있을 것이요...
적국을 평정하고 나면 지혜가 있는 신하는 버림을 받는 법인가?
1시 20분... 이제 다시 단양역으로... 역 앞에는 1일 장터로 북적인다.
순수한 토산품인 일일장터... 재래시장의 활성화가 서민 경제를 돕는 길이다.
새 정부는 문제가 되는 부분을 찾고 있다. 진짜 문제투성이(?)는 시험지에 있다.
아름다운 단양을 떠나 영주 방면으로... 더 보고픈 단양...
고수동굴, 천동굴, 노동굴. 온달동굴... 석회석이 많은 단양은 유독 동굴이 많다.
온달동굴 옆의 관광지... 고구려와 신라가 영토 전쟁이 벌어졌던 곳이다.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와의 애틋한 사랑이야기...
다음에 가고 싶은 곳이다. 열차는 영주 방면으로 출발한다...
열차에 모두 승차한 우리 일행 중 한 분이 썰매를 탔는데....
그러나 오늘 기분을 ‘기절나게 좋다.’라는 말씀... 북한 말인가?
알다가도 모를 말씀... 되든 안 되든 기분 좋은 여행이다.
열차는 영주 방면으로 출발한다... 중간에 죽령(竹嶺)터널이 있다.
단양군 대강면과 영주시 풍기읍을 잇는 4.5km의 터널...
높이가 689m라 뱀이 앉아 있는 모습처럼 똬리를 틀어 개통한 터널이다.
진상(進上)가는 송아지 배 채여도 할 말 없듯 산적에게 봉변당하기 쉬운 고개다.
봄에는 기화요초(琪花瑤草)가 아름답게 핀 곳이지만 겨울에는 앙상한 나무뿐이다...
많은 터널로 이어지는 철도... 멀리 소백산 자락은 물론 철길 옆의 소나무와
과일나무 위에 눈꽃이 피니 도심(都心)에서 볼 수 없는 진풍경이다.
죽령터널을 나오니 희방사역... 서북(西北)방면으로 보이는 소백산 줄기...
국망봉, 비로봉, 연화봉... 한 때는 신나게 저 산을 누비고 다녔는데...
여름에도 갈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연골이 줄어든 나도 저런 시절...
두 살짜리는 애들 노는 것이 재미있고, 세 살짜리는 옛 생각 하지 말고,
네 살짜리는 미래에 도전하겠다는 꿈같은 발상... 그게 순수할까?
풍기읍까지 잔설(殘雪)은 보였으나 영주에 오니 눈 하나 보이지 않는다.
북영주에서 영동선으로 이어지면서 중앙선과 경북선으로 갈라진다.
오늘의 최후 목적지인 봉화군 승부역... 2시간이 소요된단다.
나 역시 초행길이라 거리를 가름할 수 없어 지루하게 느낀다...
관광열차라 비정기적으로 열차가 정차한다. 미리 지도를 보고 올 것을...
봉화, 법전, 춘양, 녹동, 현동으로 이어져 열차는 동해안 방면으로 달려간다.
눈길은 많아져도 다시 돌아갈 줄 모르는 열차... 네 시에 승부에 도착한다.
열차에서 내리니 땅거미는 져가고 매서운 추위만 몰아친다.
‘하늘도 세평이요. 꽃밭도 세평이라, 영동의 심장이요. 수송의 동맥이다.’라는
안내문... 좁은 국토... 철도 한편에 이승만 전 대통령의 친필인 ‘영암선 개통기념비’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는 말씀...
권좌에서 물러난 그는 하와이에서 영면하였으니 권불십년이 아니던가?
독립을 위해 일생을 바쳤지만 장기집권 야욕 때문에 4.19의거... 패가망신...
패가망신(敗家亡身)... 방향은 틀렸지만 어우동(於于同) 생각이 난다...
어우동하면 안방 스캔들... 역사는 뒤돌아가야 한다.
성리학을 주축으로 근간을 세운 조선... 그 뿌리가 내리기 전의 애정 행각...
오늘로 보면 바로 치마 바람이 아니던가? 돌고 돌아가는 인생길인가?
이승만 박사... 개국 공신인 대통령보다도 더 친숙한 말이다.
이승만 박사는 영친왕의 관계에서 욕심이 있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역사를 뒤돌아서 영친왕을 다시 보위(寶位)로 올리는 입헌군주국이었다면...
영친왕은 자유당 시절에 입국을 거절당하고 1963년 환국하였으니...
알고 속으면 양보요, 모르고 속으면 사기가 아닌가? 욕심은 무릎에서 가슴까지이다.
가슴이상 올라가면 물에 빠져 죽고, 무릎이하 내려가면 굶어 죽는 일...
‘산골 간이역인 승부역방문을 환영합니다.’ 안내문이 우리를 반겨준다.
춘향전에 나오는 이몽룡은 실존인물인 성이성 선생을 모델로 하였다 한다.
KBS 역사스페셜에서 그는 봉화군 물야면 가평리 계서당이 그의 고향이란다.
잠깐 계곡으로 내려가 사진 촬영... 더 이상 어둠이 오기 전에 찍어야한다.
추위 속에서도 우리 관광객에게 물건을 팔기 위해 나온 연세든 주민들...
늙으면 치아와 시력과 정력이 약해진다는데... 기(氣)를 살려야 한다.
氣속에 米(미)... 그래서 밥이 보약이란다.
사는 것이 이렇게 힘들 수 있을까? 요즘 서해안의 재난... 걱정스럽다.
하지만 이곳 주민들은 평생 어렵게 찌든 목숨으로 사는 느낌이다.
소주 2,000원, 가래떡 구이 2,000원... 값이 문제가 아니라 도와주고 싶다...
다시 플레트 홈으로 올라오니 용관바위에 대한 유래...
용관바위... 이성계의 7대조인 절충장군...
그는 승부로 가는 귀양길에 이곳 주막에서 유숙(留宿)하게 되었는데 꿈을 꾸었단다.
꿈속에서 나타난 용은 ‘재를 넘지 말고 물길을 따라 가라.’는 말씀...
재 넘어 있는 큰 바위를 자신의 갓이라 하여 용관바위라고 불리었다.
해발 5-600m정도의 고지대에 있는 승부역에 4시 50분에 승차한다...
열차가 제천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계속 동해 방면으로 가는데 어두워진다.
석포역을 지나 철암역에 도착하니 태백방면으로 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더 이상 여행 일기는 어둠 때문에 쓸 수 없고, 29일 태백 눈꽃 축제 때
제천 태백으로 여행할 예정이니 이만 여행일기를 줄인다.
기차 안에서 옆에 앉아있는 관광객과 말동무를 하면서 영월을 거쳐 제천으로...
옆에 있는 관광객의 한 말씀이 인상 깊은 이야기...
‘가정에서 회초리가 사라지고 과보호를 하니 학교교육이 무너진다.’는 말씀..
바로 그것이 내가 명예 퇴직하는 이유인데 공감이 간다.
하나 더... 나무는 일생을 옷 한 벌로 살아가 검소함을 알려주고, 그늘과 맑은
산소를 주어 봉사정신이 강하고, 목재와 화목을 주니 거룩한 사랑 정신이란다.
마지막 열차에서 경품... 삶은 계란 10개를 받았다. 고마운 여행이다. 감사합니다.
도담 삼봉과 정도전 상
도담삼봉의 석문과 승부역의 애환을 달래는 석비
첫댓글 잘보앗 습니다,,근데 사진은 날러갔네 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