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들어 카페가 많이 성장율이 빨라지는데, 나쁜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요즘 우리가 "다문화 다문화" 합니다만,
실은 이 다문화라는 것이 "이질적인" 문화를 이해하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오히려 이질적인 것들을 유연하게 이해함을 통해 기존의 자기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보다 "보편적인" 진리를 추구하는 한 방식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제가 대학 다니던 1980년대 중반만 해도
록뮤직을 연주하거나 하면, 미제의 앞잡이란 소리까지 들은 바 있죠~ ^^
그러나 이제는 락뮤직이 세계인의 것이 된 것 같고
어떤 면에서는 "산업자본주의적 젊은이들"이란 국가의 민속음악으로 변한 것도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한 인물을 통해 이 음악의 역사를 조금 들여다볼 생각입니다.
저는 클래식 음악에 대해 생각할 때
"음악의 천재" 모짜르트와 "음악의 아버지" 바하를 대비해보곤 합니다.
아시다시피 모짜르트는 천재적인 짧은 생을 살았고 음악은 격정적이며 비극성이 가득합니다.
반면 바하는 오래 살며 많은 작품을 남겼고, 정서적으로는 보다 안정적이고 편안한 모습을 줍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지난 20세기에서 발전속도와 삶에 미치는 영향력 면에서 볼 때,
인류의 3대 발명품이 컴퓨터, 자동차, 일렉트릭 기타가 아닐까도 생각합니다.
오늘날 대중음악에서 일렉트릭 기타(전기 기타)가 없었다면,
과연 그 표현양식이 이만큼 풍부해질 수 있을 것인가가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1940년대 쯤(기억이 가물가물) 만들어진 일렉트릭 기타는
1960년대부터 그후 약 30년에 걸쳐 상상을 초월한 속도로 발전합니다.
새로운 기타리스트들이 등장할 때마다 테크닉과 주법, 표현력이 확장되었고
그에 맞춰 다시 장비 자체의 개량도 이뤄져 왔습니다.
그리고 전자기술의 발전으로 장비 자체는 물론이고 수많은 부수적 악세사리들이 개발되어
더 다양한 소리들을 만들어주었습니다.
지금도 일부 기타리스트들은 기타에서 직접 앰프(스피커)로 연결하여 보다 자연스런 느낌의 소리를 추구한다. 그러나 현대의 많은 기타리스트는 기타와 앰프 사이에 소리를 변환해주는 다양한 장비와 장치들을 통과시킨 후, 최종적으로 앰프에 연결해 소리를 창조한다. 위 사진의 기타리스트 오른편 뒤쪽에는 그러한 장비들이 설치되어 있다. 두 덩어리의 기계들 중 오른쪽 검은 박스는 소리를 최종적으로 만들어 스피커로 내보내는 앰프(앰플리파이어)이다. 그리고 왼쪽의 기계 덩어리는 다양한 작은 이펙터들(음향효과용 머신들)을 정리하여 팩으로 만든 것이다.
[사진출처] www.bizesor.com/studio/ |
그리고 1984년에 데뷔한 잉위 맘스틴(Yngwie Malmsteen)에 이르면, 이 악기가 마침내 클래식 음악의 바이얼린을 능가하는 지구상에서 가장 폭넓은 표현력을 가진 악기의 지위로 올라서게 됩니다.
하여간 이러한 기타리스트의 역사에서 마치 모짜르트와 바하 같은 인물들도 발견됩니다. 바로 흑인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Jimi Hendrix)가 바로 모짜르트와 같은 삶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이 왼손잡이 기타리스트는 불과 3-4년을 활동했고, 약물로 인한 심장마비로 1971년에 27세의 나이로 사망할 때까지 신화적인 작품들을 발표했습니다. 이후 등장하는 수많은 기타리스트들이 그의 영향권 하에 있게 됩니다. 정통적인 블루스를 기반으로 헤비한 파워를 곁들인 그의 음악으로, 지미 헨드릭스는 히피 세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되었고, 반전 평화를 주장한 이들 팬들 세대와 대비적으로, 바로 베트남에서 죽어가던 미군 병사들 역시도 대마초를 피우며 지미 헨드릭스의 음악을 들으면서 잠시나마 전쟁의 공포를 잊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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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가공할 앙력을 지닌 이 왼손잡이 기타리스트는 불같은 삶을 살다 생을 마쳐 "기타의 화신"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 그의 명곡 "부두 차일드"(Voodoo Child). 한국의 신중현 세대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또한 그의 밴드 "익스피어리언스"(Experience)가 보여준 기타&보컬, 베이스, 드럼의 3인조 편성은 후대의 수퍼 3인조 밴드들의 선구가 되었다. 심지어 이 3인조 형태는 에릭 클랩튼에게조차 영향을 주었다. |
이와 동시대의 인물로 현재까지 기타의 제왕으로 군림하는 인물이 바로 에릭 클랩튼입니다. 1960년대 말과 1970년대 초반 딥 퍼플, 레드 제플린, 핑크 플로이드을 비롯한 수많은 락의 영웅들이 춘추전국으로 등장하던 그 시대에, 에릭 클랩튼은 이미 선도적인 거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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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에릭 클랩튼의 코카인(Cocaine)은 이제 세계의 히피적 젊은이들을 상징하는 음악이 되었다. 만일 그대가 에릭 클랩튼의 "코카인"(코캐인)과 "원더풀 투나잇"을 기타로 연주할 수만 있다면, 세계 어느 도시의 라이브 바에 가더라도 금방 외국의 젊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을 것이다. 그대의 나이와 상관없이~~ 감칠맛나는 블루스 기타 솔로로 시작하는 이 동영상은 1980년대 중반의 것으로 추정됨. 유튜브 조회수 550만회 이상 기록. |
미국에서 잠시 활동하던 무명의 지미 핸드릭스는 결국 본고장인 영국으로 건너가기로 마음 먹습니다. 그는 영국에서 자신이 존경하던 유명한 영웅 에릭 클랩튼을 만나러 갔습니다. 에릭은 이미 '기타의 신'이란 별명도 갖고 있었으니 말이죠. 그리고 만나자마자 기타를 들고 함께 잼 세션을 했는데, 에릭은 천재 지미 헨드릭스의 연주에 너무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후 에릭은 지미를 피해 미국으로 가서 활동하기도 할 정도로 충격이 컸습니다. 당시는 아직 저변이 넓지 못한 시대였던만큼, 서로의 기량에 대한 에고들이 강한 시대였고, 에릭이 받은 충격은 매우 컸던 것이죠. 이후 에릭 클랩튼은 지미 핸드릭스가 불과 몇년만에 요절하자 다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기 시작합니다.
에릭 클랩튼은 한때 마약중독으로 거의 폐인에 이르기도 했었는데요, 그는 단순히 생물학적으로만 장수한 것이 아닙니다. 그는 항시 새로운 조류를 몸으로 체득해 새로운 흐름에 적응하고 이어갔습니다. 그는 자신이 이미 고수였으면서도, 한 가지라도 자신과 다른 이질적 장점을 가진 고수들이 있다면 찾아가서 공부하고 교류했습니다. 아마도 어쩌면 그것은 젊은 시절 지미 헨드릭스를 만나 자신의 에고가 부서지는 경험을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미국의 컨추리 음악의 영향을 많이 받은 락음악을 "사우던 락"(Southern Rock)이라고 부릅니다만,
그 대표적인 밴드 중에 "올맨 브라더스"가 있습니다, 바로 슬라이드 기타의 대가 듀안 올맨과 그 형제가 이끈 밴드입니다. 에릭 클랩튼은 듀안 올맨과 교류하며, 이러한 컨추리 음악적인 요소를 많이 습득합니다. 그리고 원래 올맨 브라더스의 레파토리 하나를 리바이벌 하는데, 오늘날 그를 상징하는 명곡이 된 바로 "레일라"(Layla)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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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최근의 카네기 홀에서 이뤄진 헌정 공연. 관객들이 모두 유명 스타들이다. 에릭의 음악은 같은 곡이라도 어떤 리듬을 채택하느냐에 따라 완전 다른 곡이 된다. 이번에는 아주 오랜만에 처음 발표했던 당시의 빠른 템포로 연주한다. 유튜브 조회수 320만회 이상의 동영상. |
이렇게 에릭이 함께 한 뮤지션 중에는 기타리스트 산타나도 있었고, 여타 많은 뮤지션과 함께 했습니다. 특히 자메이카 레게 음악의 거장 밥 말리와의 인연은 특별합니다. 그는 밥 말리를 통해 레게 스타일을 또 흡수하여 현재의 사뿐사뿐한 리듬기타의 특성을 강화시켰습니다. 그리고 역시 밥 말리의 곡 하나를 리바이벌 했는데, 그것이 바로 밥 말리의 유명한 곡 "난 보안관을 쏘았다"(I Shot the Sheriff)였죠. 지금은 에릭 클랩튼 버전을 더 자주 들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에릭 클랩튼을 통해 열려진 포용성이 어떠한 방식으로 보다 큰 보편적 진리를 향해 나아가는지를 보게 됩니다. 이 사람의 음악적 수련 과정은 마치 "학제간 연구"(Inter-disciplinary Studies)를 통해, 거대한 세계를 구축하는 대 학자의 모습과도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포용성과 복합성은 바로 우리 카페 "크메르의 세계"가 추구하는 이상입니다.
마지막으로 그의 명곡 중에서도 명곡인 "원더풀 투나잇"을 보내 드립니다.
모두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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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다문화의 이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면,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보편적인 문화나 주류 문화도 또 다른 재미로 다가옴을 새삼 느끼게 되네여...
<21세기 대중음악 사전> 편집을 위해 내용 좀 증보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