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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명 : 요시노가리, 일본 속의 고대 한국
· 전시일시 : 2007년 10월 16일(화) ~ 2007년 12월 2일(일)
· 관람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 위치 : 서울특별시 용산구 서빙고로 135 국립중앙박물관
· 홈페이지 : http://www.museum.go.kr/
· 批評
오랜만에 가보는 특별전에, 이렇게 관람후기를 적는 것도 오랜만인 것 같다. 오랜만에 좋은 특별전을 봤기에 더 늦기 전에 이렇게 몇자 적어보려고 한다.
아마 재작년이었을 것이다. 일본 요시노가리 유적공원에 가 보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된 것이 말이다. 연구소에 일본 선생님들이 방문하셔서 강의를 하는데 요시노가리 얘기가 나왔다. 요시노가리 유적공원에서 배포해주는 전단지도 함께 주면서 말이다.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어느 곳에서도 쉽게 찾아보기 힘든 유적이긴 하지만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그것을 완벽하게 문화 컨텐츠화했다는 사실이다. (실제 복원된 건물 등에 대해서는 학자들간 비판이 많은 편이다) 송국리 유적이나 울산 검단리 환호유적 등도 이렇게 복원한다는 말을 듣기는 들었는데 과연 어느 정도로 완성도 있게 만들어질지는 모를 일이다.
어쨋든, 그때 이후로 요시노가리 유적공원을 가 보는 것은 주인장의 여러 꿈 중 하나였다. 심지어 일본에 유학 혹은 답사차 갔던 선배들 중 요시노가리 유적공원을 보고 온 사람이 있으면 얘기해달라고 조르기도 하였다. 그 와중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요시노가리 특별전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단숨에 달려가게 된 것이다. 마침 10월 20일(토) 선배 1명이 한양대 박물관에서 열린 경기고고학회에서 유적조사 발표를 하게 되었고 겸사겸사 연구소 선배들과 함께 국립중앙박물관을 가기로 했던 것이다. 주인장은 청동기시대 전공자가 아니어서 야요이문화에 대해서도 쉽게 이해하지 못 하는 상황이었는데 마침 같이 간 선배들 중 상당수가 청동기시대 전공자들이었기 때문에 주인장한테는 더 좋은 시간이 되었다.
전시실은 입구부에 이런저런 시각전시물을 마련해서 어린이들이 보다 쉽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게끔 해 놓았다. 사진에는 없지만 동그랗게 이뤄진 7번 공간 뒷부분에는(왼쪽에 보면 뒷편으로 통하는 길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큰 TV가 걸려있고 일본 요시노가리 유적공원을 소개하는 방송이 계속 나오고 있었다. 주인장을 포함한 우리 일행도 5분 가량 방영되는 방송을 보면서 "아~잘 만들었네."라는 말을 꺼냈는데, 그만큼 세세한 부분에서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았다. 다만 조금 아쉬운 점은 방송에는 일본 요시노가리 유적공원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여러 체험학습 장면에 대해서 나왔지만 이 방송을 보고 있는 우리들은 그걸 행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물론 유적이 자리잡고 있는 현지니까 가능한 것이겠지만 말이다. 다행히 국립중앙박물관 싸이트를 가 보니 요시노가리 특별전과 관련하여 체험학습을 하긴 하는 것 같았다.
[기획특별전 프로그램]
국립중앙박물관은 '요시노가리 - 일본 속의 고대한국' 특별전시를 개최함과 동시에, 한일문화교류를 도모하고 이해를 돕기 위하여 한국인과 일본인이 함께 하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참가 바랍니다.
ㅇ일본 체험의 날 가족 대상 프로그램
- 교 육 명 : 박물관과 이웃되기 - 일본 체험의 날!
- 교육일시 : 2007. 10. 27(토) 10:00-13:00(1회) / 14:00-17:00 (2회)
- 교육대상 : 한국인 초등학생 동반 각 10가족(회당)
- 교육장소 : 교육관 제2강의실, 기획전시실
- 교육내용 : 곱은옥 만들기, 토기 붙이기 등 체험/요시노가리 기획전 관람
ㅇ한국 체험의 날 가족 대상 프로그램
- 교 육 명 : 박물관과 이웃되기 - 한국 체험의 날!
- 교육일시 : 2007. 11. 10(토) 14:00-17:00(1회)
- 교육대상 : 한국인 초등학생 동반 10가족
- 교육장소 : 교육관 제1실기실, 기획전시실
- 교육내용 : 요시노가리 전시 유물 문양 쿠션 만들기/요시노가리 기획전 관람
하지만 정원도 18~20명 안팎에 대기자 10명도 꽉 찬 상태여서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런 좋은 기회를 경험하지는 못 할 듯 싶다. 암튼 입구부에서 요시노가리 유적에 대해 설명해놓은 패널도 읽고 당시 한국과 일본의 역사 · 문화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본 뒤 우리들은 전시실 안으로 발길을 옮겼다. 사진에도 나와있지만 우리들이 그날 아침 10시 무렵에 박물관에 도착했을때 이미 상당히 많은 학생들이 전시실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물론 재미도 없고, 설명해주는 도슨트도 없고, 선생님들도 제각각 다니는 상황에서 아이들이 전시를 제대로 볼리 만무했지만 뭐 어디서나 있는 일이니 별로 신경쓰이진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특별전이나 기획전에서 도슨트들의 역할이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임에 틀림없었다. (그런 면에서 봤을때 특별전 기획이나 진행, 도슨트 운영만큼은 서울역사박물관이 단연 손꼽을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딱 보면 알겠지만 전시실에는 이처럼 한글, 영어, 일본어, 중국어 4개국어로 패널이 만들어져 있었다. 그래서 오~이게 왠일이냐, 싶었지만 역시 개별 유물 설명에서는 중국어가 생략된 모습을 보였다. 그렇게 전시를 하나하나 보면서 느낀 점은 이번 특별전에서 나름대로 새로운 시도(?)했다는 사실이다.
위의 사진을 보면 느껴지는 것이 없는가? 그렇다. 녹색 받침대 위의 유물은 우리나라에서 출토된 것이며(옆에 Korea라고 쓰여있다) 빨간색 받침대 위의 유물은 요시노가리 유적에서 출토된 것들이다(역시 옆에 Japan이라고 쓰여있다). 물론 기존의 몇몇 전시에서도 한 · 일 유물을 비교해놓은 것들은 있었지만(그러고보니 한 · 중 유물을 비교한 전시는 아직 못 본 것 같다) 이번처럼 단일한 테마를 정해서 단일 유적지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비교한 사례는 처음이 아닐까 싶다. 물론 그만큼 나바다케 유적이나 요시노가리 유적에서 출토된 유물의 숫자와 종류가 방대하다는 증명일 것이다. 또한 이번 전시의 테마가 한 · 일 문화 교류인만큼 이러한 구조의 전시는 상당히 시각적인 효과가 크다고 할 수 있겠다. 흔히 알려진 것처럼 일본의 야요이문화(우리의 청동기 · 초기철기시대를 포괄하는 일본만의 시대구분)는 한반도의 청동기문화가 전해지면서 태동하고 발전했다고 할 수 있는데 그 중의 대표적인 것이 바로 농경문화의 전파를 비롯한 각종 유물(한국식동검이나 다뉴경 등)의 제작기법 전파일 것이다. 그리고 이번 전시를 통해 그런 부분을 잘 볼 수 있도록 해놓았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
전시는 크게 한반도의 농경문화와 일본 전파, 야요이 마을의 탄생, 고대 한반도와 야요이 마을의 생활, 한반도 출토 일본유물과 한일문화교류 등으로 구성되었으며 제 1부에서는 ‘한반도의 농경문화와 일본 전파’라는 주제를 다루었다. 진주 대평리, 부여 송국리 등 한반도에서도 유명한 벼농사 관련 유적을 통해 한반도에서의 벼농사의 시작과 발전을 밝히고, 일본 야요이시대 초기의 벼농사 유적인 나바다케[菜畑]유적 출토품을 전시하여 일본의 야요이시대 벼농사 문화가 한반도 벼농사의 일본 전파에 의해 형성되었음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제 2부 ‘야요이 마을의 탄생’에서는 요시노가리 유적의 초기 출토품들을 통해 요시노가리 유적의 탄생이 한반도 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고, 이와 함께 현재 복원된 요시노가리 유적을 사진 자료로 소개하여 관람객들이 요시노가리 유적을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제 3부 ‘고대 한반도와 야요이 마을의 생활’에서는 한국식동검, 다뉴세문경, 점토대토기 등 한반도와의 교류를 보여주는 유물들을 한반도 출토 관련 유물과 비교 전시하여 당시 문화교류의 양상이 어떠하였는지를 살필 수 있도록 하였다. 마지막으로 ‘한반도 출토 일본유물과 한일문화교류’에서는 한반도에서 출토된 일본 야요이 시대 유물을 통해 한·일 양국의 문화 교류가 가지는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주인장이 눈여겨 본 것들은 위에 나열된 것들이었다. 요시노가리에서 출토된 옹관과 그 안의 유물을 그대로 복원해놓은 것도 보기 좋았고(주인장이 우리나라 박물관에서 저런 옹관 전시물을 본 기억은 없다) 요시노가리에서 나온 천조각과 활(사진 속의 동그랗게 휜 것이 아니라 그 밑에 일자로 곧게 뻗은 것이 활이란다. 아직도 잘 이해가 안 간다)이 특이했다. 예전에 천조각(비단이었던 것 같다)을 갖고 야마타이국의 위치를 추정한 일본 논문을 본 적이 있었는데, 그만큼 천조각이 갖는 의미는 크다 하겠다. 우리나라 유적지에서도 저 정도 크기의 천조각이 나왔는지는 아직 모르겠다. 죽 전시된 유물들을 보면서 우리나라도 신창동과 같이 목기가 엄청나게 많이 출토된 유적이 다수 있기 때문에 요시노가리에서 출토된 목기에는 크게 눈이 돌아가지 않았다. 다만, 동시대 우리나라와 일본의 유적지에서 출토된 유물들이 한결같이 비슷하다는 사실은 눈여겨볼만 했다. 예전에 후배 한놈이 '목기시대'라는 것이 따로 있지 않았을까? 라는 말을 한 적이 있어서 실소를 금치 못 했는데, 사실상 가장 많이 쓰이는 생활용품은 아마 목기가 맞을 것이다. 물론 출토될 확률이 가장 적은 것이 목기이지만 말이다.
전체적으로 진열장 안은 녹색과 빨간색의 조화가, 그리고 전체적인 전시실 내부는 어두운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어서 다소 몽환적이기까지 했다. 아마 원색적인 색상만으로 전시 공간을 꾸며서 그랬으리라. 그렇게 전시실을 둘러보면서 또 하나 눈에 스치는 장면이 있었다. 바로 아이들이 전시실 안에 비치된 벤치에 앉아 도로을 보는 모습이었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저 비싼 도록(38,000원이나 해서 우리들도 쉽게 구입하지 못 했다)을 저렇게 사서 읽고 있단 말인가? 라는 생각과 함께 공부 진짜 열심히 하는 학생들이다~라고 생각했는데 가까이 가서 보니 모두 헌책이었다. 박물관 안에서 따로 준비해둔 것이었다. 이렇게 도록을 준비해두니까 전시를 보다가 모르는 것이 있으면 다시 책을 보기도 하고, 상당히 좋은 것 같았다. 아마 지금까지 이런 것들이 준비되지 못 했던 것은 자금적인 문제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이 특별전은 박물관 입장료(2,000원)만 내면 들어갈 수 있었는데 이런 메이져급 박물관이 아니고서는 비싼 도록까지 전시에 활용할만한 여유느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다른 특별전에서는 이런 장면들을 볼 수 없었던 것이 아니었나 싶다.
전체적으로 한 · 일 문화교류 양상에 대해서 자세히 알 수 있었으며 현지에서 직접 볼 수 있는 것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주인장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었다. 특별전을 다녀온 몇몇 후배들과 일행들 중에는 생각보다 별로였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기대한 것만큼이 아니었다."는 소리다. 실제 전시된 유물을 보면 일본 것보다 한국것이 약간 더 많았는데 그런 면을 꼬집는 사람도 있었다. 즉, 새로운 일본 유물보다 잘 알려진 우리 유물이 더 많았다면서 기획 실패라는 것이었다. 게다가 후배들은 요시노가리 마을 전체 모형도나 복원 건물 등을 보고자 했던 것 같은데 그런 것이 많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위에 보이는 축소 복원한 고상건물 1채와 아래 보이는 유적 일부를 복원한 디오라마가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주인장 생각은 다르다. 아마 비싼 입장료(1만원 이상의)를 내지 않고 들어갔기에 자세히 관람하지 않고 후딱후딱 넘어간 부분이 있었을 것이며(그날 주인장은 대략 45분여를 관람했지만 일행들은 30여분만에 나간 사람도 있었다), 애초에 우리 실정은 생각치 않고 너무 큰 것만을 바란 면도 없지 않을 것이다. 또한 우리 유물이 더 많이 전시된 것을 탓할 것이 아니라 그와 비교할만한 일본측 유물을 그만큼 본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언제 또 현지에 가서 유적을 직접 둘러볼텐가. 그런 면에서 본다면 이번 특별전은 주인장에게 정말로 소중한 경험을 하게 해 줬다. 다가오는 11월 10일에는 요시노가리 특별전에 맞춰 국제 심포지엄이 열린다고 하니(마침 연구소장님이 발표를 하시기에) 꼭 참석해서 다시금 특별전을 볼 생각이다. 다른 분들도 12월 2일이 되기 전까지 이 특별전만큼은 꼭 보길 권해드리고 싶다. 도록이 비싸기 때문에 그것까지 구입하라고는 할 수 없지만 분명 이 특별전은 올해 세손가락 안에 꼽히는 최고의 특별전이라고 자부하고 싶다.
아~마지막으로 아래 사진들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부모님과 자녀들이 함께 관람하고 이를 통해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꼭 아이들 손을 잡고 가 보셨으면 하는 바램이기도 하다.
첫댓글 매년 연구소에서 가는 해외답사가 있는데, 올해는 요시노가리 유적을 방문하기 위해 후쿠오카로 간다고 합니다. 정말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네요. 다녀와서 얘기 많이 해드릴께요. 1월에 가는데 벌써부터 두근두근합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