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1 전북 장수 하늘내 들꽃마을 이재영 씨
폐교 연계 친환경 쇼핑몰 수입 연 10억
전북 장수 천천면 연평리 연평초등학교는 2003년부터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친환경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하늘내 들꽃마을로 바뀌었다.
하늘내 들꽃마을의 운영자인 이재영씨(44)는 직장을 퇴직한 후 친환경 상품 유통 쇼핑몰을 개설했다. 유통만 하던 그는 직접 농사 지은 제품을 판매하고 싶어 귀농을 결심하고 우연히 교육청 사이트에 매물로 나온 폐교 연평초등학교를 보게 됐다. 3000평이 넘는 대지에 교사 1동, 부속건물 3동이 들어서 있는 연평초등학교는 1999년 문을 닫은 상태로 장기간 방치되지 않아 비교적 상태가 양호했다.
3억원을 투자해 폐교의 주인이 된 그. 낡은 교실을 숙소로 만들고 식당이며 황토방을 짓고 유기농 야채밭과 허브정원을 갖추고 눈썰매장까지 만들었다. 시설을 갖추다 보니 어느새 구입금액 만큼의 비용을 쏟아 붇게 되었는데…….
그는 혼자서 폐교를 운영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한다.
“저는 주식회사를 설립해서 주주를 모집해 폐교를 가꿨습니다. 비용 부담도 덜고 주주들도 혜택을 얻을 수 있으니 윈윈전략 아니겠습니까?”
연평리에 거주한 지 3년째인 그는 마을 주민과의 교류에도 적극적이다. 하늘내 들꽃마을의 주 수입원은 교실을 개조한 객실과 황토방의 민박, 식당, 그리고 주민과 연계한 농사 체험 프로그램이다. 주민들은 농사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들이 수확한 농산물을 판매하기도 하는데 하늘내 들꽃마을이 생기기 전보다 판매량이 늘었을 뿐만 아니라 부족한 일손을 체험 참가자로 대치하는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작년 한 해 하늘내 들꽃마을을 다녀간 인원만 1만명 가량. 단체 연수와 가족 여행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하늘내 들꽃마을의 운영을 통한 이익은 많지 않은 편. 7명의 직원 인건비와 관리비를 제하면 남는 것이 없지만 주민들의 소득증대에 기여하고 직·간접적인 홍보 효과로 연계 쇼핑몰의 매출이 크게 늘어났으니 폐교 인수가 손해는 아니라고 말한다.
하늘내 들꽃마을이 유명세를 타면서 연계 쇼핑몰인 네추럴존은 작년 한 해 10억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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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2 강원 양양 도자기 공방 핸드메이드 정재남 씨
<가을동화> 촬영지로 유명 주말에만 200명 북적
드라마 <가을동화>의 촬영장이자 소설 《국화꽃향기》의 배경으로 유명세를 더하고 있는 도자기 공방 핸드메이드는 상호보다 상운폐교로 더 잘 알려진 곳이다. 이곳의 운영자인 정재남씨(45)는 도예가로 2000년 속초교육청으로부터 이곳을 임대받아 공방 겸 전시관으로 꾸미고 도자기 체험 프로그램의 운영과 소품 판매를 하고 있다.
드라마 촬영 이후 지역의 명소가 된 핸드메이드는 주말이면 200명 가량이 다녀가는 명소다. 핸드메이드는 도예 체험을 할 경우 1인당 1만원의 체험비를 받고 있는데 방문객의 90%가 체험보다는 구경만 하고 가는 경우가 많아서다. 지역주민들이 편하게 드나들 수 있도록 별도의 입장료를 책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방문객에 비해 수입은 적은 편이라고. 교실 한 켠에 마련된 카페에서는 차를 마신 후 자신이 마신 컵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해 방문객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정씨는 폐교를 임대받아 운영하기 위해서는 운영자의 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폐교된 후 관리가 되지 않아 수리며 운동장의 잡초를 제거하기까지 손이 많이 갑니다. 단순히 폐교에서의 생활이 낭만적일 거라는 환상을 버리고 운영 계획을 세워야 하죠. 수익이 많지 않아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떠나는 이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그러나 자연과 더불어 살고 건강한 삶을 원한다면 폐교 만큼 좋은 곳이 없지요.”
정씨는 상운폐교를 임대받은 뒤 교실을 각각 다른 컨셉트의 전시장과 카페, 개인 공방 등으로 개조하고 도자기 체험을 위해 산화불가마와 환원불가마를 설치했다.
정확한 임대료를 공개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정씨는 다만 폐교 임대료는 다양하지만 관리비를 포함하면 1000만원 이상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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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3전북 고창 고인돌 들꽃학습원 이학성 씨
소년원생 교화 위해 원예 전문가로 육성
고인돌 들꽃학습원은 이름처럼 들꽃과 나무를 비롯한 각종 식물이 1000여 종 이상 자라고 있는 생태학습 및 자연학습을 위한 최적의 장소다.
고인돌 들꽃학습원의 전신은 고창 서 초등학교다. 고창에서 전자제품 대리점을 운영하는 이학성씨(51)는 아이들이 도시로 떠나자 폐교가 된 이곳에서 다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오도록 하겠다는 결심으로 5년 전 학교를 매입했다. 폐교 매입금액은 3억2천만원. 그러나 이씨의 실제 매입 금액은 12억원이다. 학교 인근의 땅을 추가로 구입했기 때문이다. 매입 후에는 길을 내고 온실을 만들고 교사를 단장하고 각종 식물을 구입해 심고 가꾸는데 15억원이 고스란히 투입됐다.
사람을 고용해 학습원을 만들었다면 빨리 완성이 됐겠지만 그는 작은 것 하나에도 자신의 손길이 담기길 바랐다. 4년 간 땀을 흘리며 일군 이곳은 지난해 9월 정식 개원했다.
그는 소년원 출신 아이들의 아버지로 불린다. 이곳을 가꾸면서 소년원 출신 아이들에게 원예 전문 교육을 시키고 전문가로 키워 사회에 내보낸 것이 68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현재도 학습원 내에 2명의 아이가 방문객들을 안내하고 식물에 대해 설명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
6300평에 달하는 들꽃학습원에는 수생식물원, 온실, 약용식물원, 테마조경원 등이 들어서 있는데 개원 후 하루 평균 200명이 다녀가고 있다. 일평균 입장료 수입만 50만원 수준인데 여기에 현장 학습비와 식물 초본, 분재 판매 등을 통해 월 평균 2000만원의 수입을 거두고 있단다.
“지역에 무언가 도움이 되고 싶어 학습원을 만들게 됐습니다. 학습원에서 얻은 수입은 그대로 재투자를 하고 전자제품 대리점에서 얻은 수입의 일부도 이곳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식물은 계속 가꿔야 하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가지만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들이 이곳을 찾을 때마다 얻는 보람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죠.”
학습원은 매년 겨울 휴관하는데 올해 3월 1일 개관할 예정이란다. 방학동안 그는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구상해 지역 환원 사업의 가치를 높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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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4강원 횡계 수하산알파인롯지클럽 박윤숙 씨
스키장 주변 폐교 임대 수련원 새 단장
스키 마니아인 박윤숙씨(50)는 스키를 즐길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스키장 부근의 폐교를 임대받게 됐다.
2000년 9월부터 횡계초등학교 수하분교를 임대받은 그는 지난해 5년 간의 임대기간이 만료된 후 교육청으로부터 군이 임대받게 된 이 학교를 재임대한 상황이다. 군의 임대를 받은 후 그는 지자체와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그 동안 수하산알파인롯지클럽은 비정기적으로 국악캠프를 운영한 바 있으며 겨울철에는 스키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스키 마니아답게 지역 주민을 위한 스키 교실을 운영하기도 한다.
“막연히 스키가 좋다는 생각에서 폐교 활용을 시작했지만 이곳에 와보니 지역주민들의 문화소외가 심각하더군요. 때문에 주민들을 위해 무료캠프를 열기 시작했죠.”
박씨는 연 600만원에 학교를 임대받은 후 5억원을 투자해 교실동과 부속동을 새단장했다. 교실은 숙박시설로 개조했고 식당도 마련했다. 스키를 탄 후 피로를 풀 수 있도록 사우나 시설까지 갖췄다.
대대적인 투자를 한 만큼 수하산알파인롯지클럽의 수익구조는 다양하다. 우선 숙박시설은 7만원에서 15만원까지로 인근 펜션의 절반 가격 수준이어서 경쟁력이 높다. 식당 눈섬은 강원도 한우부터 황태요리 등 지역 특산품을 이용한 음식을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사우나 이용료까지. 그러나 이용객이 여름과 겨울에 집중돼 안정된 수익을 거두기는 힘든 편이라고.
“캠프 수익금은 고스란히 유지관리비로 사용합니다. 큰 이익보다 즐거운 노후를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이 폐교에서 생활하는 이유죠. 폐교 투자요? 투자 생각하고 임대받은 사람들은 모두 떠났어요. 지역을 위해 일한다는 생각해야 할 수 있죠.”
그는 폐교 운영에서 돈보다 중요한 가치로 지역사회에 환원하면서 얻는 보람을 꼽고 강원도와 달리 매각을 실시하는 지역의 폐교는 좀더 수익성이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