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기에 들어서면 샹송은 형식이 자유로워지면서 서민적으로 변모합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이나 사랑 이야기를 대담하고 도발
적인 언어로 그린 노래가 많아지고, 자연이나 동물, 일상생활의 사건을 다룬 ‘표제 상송’이 생겨납니다. 자느캥의 [새의 노래]는 새
소리를 음악으로 표현한 대표적인 표제 샹송입니다. 16세기 후반부터는 롱사르 같은 시인의 새로운 문학운동에 힘입어 시의 운율을
음악적으로 살려내는 예술성 높은 샹송이 출현하게 되었고, 샹송의 수준은 한층 높아졌습니다.
독일 ‘리트’와 프랑스 ‘멜로디’의 차이
19세기 독일 가곡에 해당하는 프랑스 가곡은 ‘샹송’ 대신 ‘멜로디 mélodie ’라고 부릅니다. 샹송은 오늘날 더 이상 ‘가곡’이 아닌 대중
가요를 의미하는 단어로 쓰이기 때문입니다. [프랑스 가곡의 해석]이라는 책을 쓴 피에르 베르냐크는 ‘표현의 명징성, 정확성, 형식
의 밀도’가 프랑스 가곡 작곡가들의 특징이라고 말한 드뷔시의 말을 인용했습니다. 독일 가곡의 직접적인 감정표현과 비교하면 프랑
스 가곡의 표현방식은 훨씬 은근하다는 설명도 붙였습니다. 각 단어가 가진 일반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기보다는 음의
관능미, 언어적 울림의 아름다움, 텍스트의 철학적 깊이 등이 곡의 가치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프랑스 가곡(멜로디)은 무엇보
다도 텍스트와 선율의 관계가 밀접하기 때문에, 프랑스어의 시적인 의미와 딕션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지 않으면 프랑스 가곡을 작
곡하거나 제대로 노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베르냐크는 강조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