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차 문화가 발달한 중국인지라 커피는 별로 마시지도 않고 파는 곳도 흔치 않을 거라 생각하시면 큰 오산입니다. 베이징[北京]도 이제 두 건물 건너 한 건물은 카페이다. 경제 발전과 함께 생활이 한층 여유로워진 20-30대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커피 문화가 급속도로 확대됐기 때문인데, 글로벌 체인 중 에서는 스타벅스 카페[星巴克]가 거의 장악을 했다. 워낙 성업 중인지라 어딜 가든 초록 인어 로고를 쉽게 발견하실 수 있고, 최근엔 영국의 유명한 코스타 카페[咖世家咖啡]가 매장 수를 늘려가고 있다. 자, 그럼 포스팅 제목이 거창하게 커피 로드지, 그냥 가볍게 산책해보는 베이징의 카페 탐방을 시작해볼까?
얼마 전, 베이징에서 이미 소문이 날 대로 소문난 만 카페[漫咖啡]에 다녀왔다. 베이징 주재 한국 분들이라면 다 아시는 리두[丽都]의 고급 한식당 강산에[爱江山] 바로 옆에 위치한 곳인데, 1층에서 2층에 이르기까지 매우 넓은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커피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꽉꽉 들어차있었다. 그야말로 이 곳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주말이라 한참을 기다린 끝에 겨우겨우 자리를 잡았다. 주문을 하면 번호표나 빨간 불이 들어오는 기계 대신 테디 베어 인형을 준다. 중국풍의 등과 낡은 나무로 만들어진 테이블, 한쪽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아이 맥 등 인테리어가 참 독특한데, 한국분이 사장님이신데 엄청 신경쓰셨다는 소문이 들린다. 사람이 너무 많으니 정신이 하나도 없는 와중에 대체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은 것일까? 커피와 와플을 기다리면서 연구를 해 보았을 정도이다.
게다가 주차 가능한 복합 카페이다. 강산에에서 밥먹고 바로 오기 좋다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추측되는데 무엇보다 이 와플이 한 몫하는 것 같았다. 아직 베이징에는 커피와 같이 곁들일 수 있는 와플 문화가 정착되지 않았는데, 오디, 블루베리, 산딸기가 와플 위에 팍팍 올라가있다. 그래도 역시 와플 맛은 한국이 더 좋은 것 같다. 살얼음을 얹어주는 것이 독특한 아이스 라떼, 그래도 이 커피맛은 아주 만족스러웠다. 요즘 리두에서 뜨고 있는 카페답게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어느새 스타벅스 카페의 뒤를 졸졸 따라가고 있는 코스타 카페, 베이징에서는 이상하게 커피빈이 들어오질 않고, 대신 이 코스타 카페가 스타벅스 카페와 함께 양대 산맥을 구축하려는 분위기이다. 여름철 주력하는 아이템은 쿨러[Cooler]라고해서 슬러시처럼 나오는 음료이다. 가격은 작은 컵이 28위안 정도, 커피, 망고 등 요즘같이 더운 날씨에 제격이. 포브스가 조사한 커피값 비싼 도시 20곳 중 베이징이 1위라더니 정말 환율 계산해보니 우리 나라보다 더 비싸다.
그래도 무료 무선 인터넷이 되니까 좋다. 직원들한테 비밀번호를 물어보는 것도 참 번거로운데, 베이징의 어떤 카페는 창문에 비밀번호를 엄청 크게 적어놓아서 보고 막 웃었던 기억이 있다. 한번쯤 시간되면 베이징 대표 카페 별 무선 인터넷 비밀번호를 싹 정리해서 알려드릴까 생각 중이다. 그나저나 베이징도 카페 테이블에 앉아 아이패드나 아이폰을 쓰는 사람들이 진짜 많다.
복합 쇼핑몰 더 플레이스[世贸天阶]에서는 에스콰이어스 카페[易思凯]가 눈에 띈다. 깔끔한 인테리어와 함께 처음 보는 브랜드가 주는 신선함이 매력인 카페로 영국, 뉴질랜드 그리고 중국에까지 진출한 캐나다의 커피 프랜차이즈이다.
올해 신 메뉴로 플랫 화이트 커피[Flat White Coffee]가 출시되다. 에스프레소의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는 라떼로 거품 대신 스팀 우유를 부어 만든다고 한다. 호주, 뉴질랜드에서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커피의 한 종류인데, 최근에는 영국으로 넘어가 엄청나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베이징에서도 우리나라에서도 맛볼 수 있는 카페가 속속 생기고 있으며, 베이징에서는 슈수이 시장[秀水市场]과 798 예술구[798艺术区] 등에서 CAFE FLATWHITE라는 이름의 카페가 생겼다고 한다. 대륙에서 맛보는 베이징의 커피 맛이 궁금하다면 지금 떠나보자.
한국 브랜드 카페베네 소식
카페베네가 미국에 이어 중국에 진출하며 글로벌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페베네는 중국 베이징 왕진, 올림픽공원, 중관촌 등에 3개 매장을 동시에 오픈하고 본격적인 중국 시장 진출을 시작했다고 4월 29일 밝혔다.
카페베네가 중국을 택한 것은 중국의 커피 소비량이 적어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선권 카페베네 대표는 "차(茶) 문화로 대표되던 중국에 대표적인 커피 브랜드들이 진출하는 것은 전통 음료인 차 대신 커피를 즐겨 마시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며 "무한 성장 가능성을 가진 중국시장에서 선점브랜드와 경쟁해 3년 이내에 1위를 차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오픈한 왕징, 올림픽공원, 중관촌 등 3개 매장은 중국 현지인들에게 차별화된 한국 커피전문점 이미지를 그대로 소개하기 위해 한국과 동일한 인테리어로 꾸몄다.
북카페 콘셉트를 적용해 중국 서적을 배치한 것은 물론이고, 메뉴 역시 한국과 동일하게 구성했다. 단 커피에 익숙하지 않은 중국인들을 위해 보다 상세한 설명과 기호에 따른 추천서비스를 적용했다.
전 매장 와이파이 설치와 넓고 안락한 테이블과 의자로 인해 대학생과 젊은 층의 고객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카페베네 관계자의 설명이다.
카페베네를 찾는 중국 현지인들은 주로 라떼나 카푸치노 등 달콤한 커피음료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으며 넉넉하게 주문하는 것이 미덕으로 생각하는 음식문화의 영향으로 와플세트 등의 메뉴도 주목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