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 비가 내립니다.
집사람과 딸아이가 외국 여행을 떠나고
빈집을 이틀째 혼자 지키다 눈을 뜨니
비는 그치지 않았습니다.
갑자기 비속을 거닐고 싶은
충동이 생깁니다.
주섬주섬 옷을 갈아 입곤 산과 호수가
반겨 줄 것 같은 춘천으로 떠납니다.
경춘선을 타고 한강가로
놀러 다니던 젊은 날을 회상하며
경춘가도에 차를 올려 봅니다.
청평을 지나 강촌을 들어 서기전에
북한강과 강을 둘러싼 산야가 안개구름에
파묻힙니다.
안개구름에 뒤덮힌 한강변
강촌으로 들어 가는 길을 따라
막국수 하나로 배를 채우곤
인근 검봉산 자락의 구곡폭포를 따라 오릅니다.
공사가 한창이라 길은 좋지 못하지만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기 위한
행정관청의 일이라 생각하니
왠지 씁쓸해 집니다.
비가 온 탓인지 평소엔 오줌줄기 같은
폭포가 제법 웅장하게 모습을 드러 냈습니다.
세상 시름을 잃게라도 해 주는 듯
힘있게 물줄기를 쏟아 냅니다.
검봉산 자락 <구곡폭포>의 힘찬 불줄기
백우산악회 회장님이신 백운봉님과 함께
폭포를 내려 오는 길에 <하늘정원>이라는
아담한 카페가 보입니다.
내리는 비를 보며 차 한잔을
나누고 싶어 드려 봅니다.
아리따운 아가씨 2명이
장사를 하고 있습니다.
카페 주인의 딸과 친구랍니다.
묵요리를 만들고 있어
같이 먹을 것을 권유해 허락을 얻어 냅니다.
고마운 아가씨들입니다.
하늘정원 카페의 아담한 전경
두 아가씨와 묵요리를 함께 하며 담소를 나누고...
카페를 나와 주차장 입구 건물의 처마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너무나 아름다워
한컷 담아 봅니다.
빗물이 주는 아름다움이 이런 곳에서도 발견된다는
혼자의 즐거움에 빠져 봅니다.
처마밑으로 떨어 지는 빗줄기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차를 몰아 10여분 정도를 달려
경춘 가도변에 <등선폭포>를 찾아 떠납니다.
삼악산(해발 636m) 자락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폭포 옆을 둘러싼 압벽과 어울어져
웅장함을 자아내게 합니다.
2단 폭포의 형태를 이루고 있습니다.
암벽이 둘러싼 폭포의 아름다운 모습
암벽 사이로 하늘이 구름에 가려...
등선폭포를 떠나 <봄봄><동백꽃>의 작가
김유정을 찾아 떠납니다.
김유정문학촌을 들어 가기 전에
<김유정역>이란 이름이 눈길을 끕니다.
어린시절 김유정님이 뛰어 놀았을
곳이란 생각을 하니
철길에 눈길이 꽂힙니다.
작가의 이름이 붙은 유일한 역이 아닐까요?
김유정님의 넋을 실어 올 것만 같은 착각에 빠져...
역과 아주 가까운 거리엔
김유정님의 생가를 복원해 2004년에
문학촌을 세웠습니다.
김유정님의 작품과 삶의 기록들이
전시돼 있습니다.
29살의 짧은 인생을 마감하기 까지의
흔적들을 보며 눈시울이 붉어 집니다.
<동백꽃>이 대표 작품이긴 하지만
머리속엔 점순이(?)와 머슴의 아들(이름이 생각 안남)밖엔
기억 나지 않습니다.
김유정 작품의 동백꽃은 머리기름으로
사용하는 동백나무로 노란색을 띈
산수유라고 합니다.
그런데 문학촌에 심어져 있는 동백꽃나무와
산수유 나무가 오버랩되지는 않았습니다.
생가터를 복원해 만든 문학촌
복원된 생가의 모습
김유정의 생애를 엿볼 수 있는 유물들이 전시된 전시관
대표작인 <봄봄>과 <동백꽃>의 인쇄본
김유정 소설의 동백꽃나무-생강나무라고도 불린답니다.
김유정을 뒤로 하고
소양댐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청평사로 가기엔 너무 늦은 시간이라
주변에서만 맴돌다 돌아 옵니다.
1년에 3~4번은 꼭 다니는
짧은 여행코스입니다.
청평사로 떠나는 여객선이 내뿜는
하얀 포말이 옛 추억속으로 나를 잡아 끕니다.
젊은 시절 한 때 머리를 깍고
절밥을 먹으며 책을 보던 곳,청평사.
그곳엔 아직도 그 때의 물건들이 제자리에 놓여 있을까?
청평사,오봉산으로 들어 가는 연락선
왔다 갔다는 인증샷 한컷 날리고...
소양댐-양구쪽을 보고...
소양댐 아래 펼쳐진 운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