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서해 연평도 앞 바다에서 남북 포격전으로 남북의 꽃다운 젊은이 여럿이 죽고 다 쳤다. 참으로 가슴아프게 생각하면서 그 젊은 넋들의 명복을 빌고 다친 이들이 빨리 낫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런 가슴아프고 부끄런 사건이 또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같은 민족끼리 별 것도 아닌 것 때문에 서로 총질을 하고 죽고 다치는 일은 바보짓이고 아주 못난 짓이며 부끄러운 일이다. 전쟁이나 총질은 월드컵 축구 경기나 야구 시합이 아니 다. 운동 경기는 구경꾼도 즐기고 심심하면 해볼 수 있는 일이지만 전쟁은 이기고 지고를 떠나서 서로 모두 돌이킬 수 없는 피해와 아픔을 준다. 하나뿐인 목숨과 살기 위한 터전이 무너지고 그 상처가 오래가는 무서운 난리다.
우리 남북 형제는 1950년에 전쟁을 한 일이 있다. 그 난리 때, 우리 민족은 수많은 목숨을 잃고 엄청남 피해가 있었다. 그 난리로 우리가 얻은 것이 무엇이고 남은 것이 무엇인가? 온 통 잃은 것뿐이다. 수많은 목숨과 재산을 잃었고 나라는 파괴되었으며 형제끼리 원수가 되 었다. 남은 것은 형제끼리 더 미워하고 싫어하게 된 것이며 서로 총칼로 맞서느라 힘과 돈 을 날리는 것뿐이다. 다만 못된 것 가운데 전쟁은 절대 안 된다는 소중한 경험과 가르침 하 나가 있다.
요즘 중동에서 종교 때문에 이웃 나라와 다른 민족이 서로 전쟁을 하는 것 보면서 그들이 한심스럽고 불쌍하다는 생각을 한 일이 있다. 그 전쟁에 대한 아무 책임과 죄가 없는 어린 이와 아녀자들이 가장 고생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 아팠다. 그리고 우린 저런 꼴이 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어떤 이유나 명목으로도 전쟁을 일으킨 자는 가장 못되고 나쁜 놈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 땅에서 전쟁을 부추기는 무리들이 있다. 나라 밖에도 있지만 우리 정치인 언론 인 학자라는 이들 가운데 그 무섭고 더러운 전쟁을 부채질하고 있다. 전쟁이 무슨 애들 병 정놀이나 운동경기로 생각하는 것 같다. 전쟁이 나면 총을 들고 싸우지도 않을 자들이 입으 로만 떠들고 있다. 남쪽이던 북쪽이던 동족끼리 총질하거나 전쟁을 일으키게 하는 놈들을 난 싫어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또다시 동족 전쟁을 해선 안 된다.
앞으로 서해에서 충돌이 있게 되면 즉각 총질할 수 있도록 교전수칙을 바꾼다고 한다. 그 것도 안 된다. 작은 싸움이 큰 싸움이 되고 더 많은 사람이 죽고 민족 비극이 될 수 있다. 꽃게는 안 잡아도 좋고, 안 먹어도 괜찮다. 아예 이참에 연평도 근처엔 양쪽 경비정 모두 총 과 포를 붙들어 매게 하자. 그리고 남북 어부가 함께 고기를 잡고 나눠 갖게 하자.
전쟁이 나면 전쟁을 부추기고 일으킨 자들보다 아무 책임과 죄가 없는 평민과 그 자식들, 그리고 어린이가 더 고생하고 피해를 입는다. 전쟁을 예방하기 위해 준비를 하는 것은 좋은 일이고, 우리 나라를 처 들어오면 싸우고 막아야 하겠지만 우리가 먼저 싸움을 걸고 싸움을 일으켜선 절대로 안 된다.
우리 50년 전에 전쟁을 해봤고 전쟁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 전쟁에서 너 무 많은 아픔과 피해를 입었다. 이제 그 상처가 아물고 잊을 만하니 또 전쟁 놀음을 하려하 다니 말도 안 된다. 넓은 마음으로 남북이 하나가 되어 재미있게 살고 함께 일어날 궁리나 하자.
남쪽뿐만 아니라 북쪽에서도 전쟁을 선동하는 것은 진짜 못난 짓이고 바보짓이고 미련한 짓이다. 함께 손잡고 즐겨 살다가 곱게 죽어도 서러운데 왜 싸우다가 죽는 단 말인가. 전쟁 할 돈과 힘과 시간이 있으면 민족 자주 문화발전에 바치자.
2002.7.11